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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abel

  • 작성시각: 2012.08.30 12: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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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제목: [文] 「시간 밖의 문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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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과 사를 담담히 실존의 위치에서 감읍하는 순간이, 근자엔 가장 아름다운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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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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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아르코








                                                                                                                           
웨이드 데이비스,「시간 밖의 문명」중에서


최근에 나무 십자가가 세워진, 한겨울에 아이를 낳다가 죽은 여인의 무덤이 야영지의 끝자락에 있었다. 그녀의 운명에 관한 질문을 받은 올라우크는 “그녀는 아기를 원했다.”라고만 대답했다. 이러한 절제된 감정표현은 초기 영국 탐험가들을 당혹스럽고 두렵게 만들었다. 그들에게 이뉴잇은 야만적이고 인간미가 결여된 냉담한 사람들이었다. “안녕”, “잘가” 혹은 “감사합니다”와 같은 말이 없는 언어, 또는 노인을 죽게 내버려 두거나 방금 죽은 사람의 시체를 개가 파내서 먹는 걸 그대로 놔두는 사람들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 이처럼 영국인들은 북극에서는 다른 삶의 선택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끝내 받아들이지 못했다. 참을성 많은 이뉴잇은 굶주림에 웃으며, 숙명론적인 냉담함으로 슬픔을 맞이한다. 왜냐하면 그들에게는 그 외에 다른 선택이 없기 때문이다. 죽음과 결핍은 매일 그들과 함께한다. 야영지의 한 늙은 여자는 어쩔 수 없이 인육을 먹어야 했던 마지막 시간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것은 ‘세상이 멈춰진’ 1930년대 말의 일이었다. 모든 동물들이 사라져서 그녀의 대가족 중 한 남자가 죽기를 자청했다. “누군가가 살아남으려면 누군가는 죽어야 했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그 사건 이후로, 무리의 여성들은 길게 딴 머리를 잘라 친족을 희생시킬 수밖에 없었던 자신들을 남들에게 알렸다.
영국인들은 그와 같이 본능에 따르는 원주민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이뉴잇의 본성을 알 수 없었다. 그들을 야만이란 단어로 정리했을 뿐, 상아와 뼈, 사슴뿔, 동석(凍石), 점판암, 가죽, 그리고 황금만큼이나 귀한 나뭇가지들만으로 북극에서 살아갈 수 있는 능력보다 더 훌륭한 지성의 척도는 없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이뉴잇은 추위를 견디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용한다. 연어 세 마리를 가죽으로 싸서 얼린 후, 빙판 위에 얇은 얼음 막이 만들어지도록 밑면에 순록의 내장 기름을 칠하여 썰매의 날로 사용했으며, 썰매의 판은 순록의 뼈대로 만들었다. 그리고 이런 작업은 모두 인분으로 만든 칼로 했다. 정착지로의 이사를 거부했던 한 노인에 대한 잘 알려진 이야기가 있다. 가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가 빙원에서 계속 지내려고 하자, 함께 가기를 원했던 가족들은 그의 도구를 모두 치웠다. 그랬더니 그는 이글루 밖으로 나가 겨울 강풍의 한 가운데서 용변을 본 후, 언 똥을 타액으로 날카롭게 다듬어 칼을 만들었다. 그리고는 그 칼로 개를 죽여 갈비뼈로는 썰매를, 가죽으로는 마구를 만들어 또 다른 개에게 채우고는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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