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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시각: 2011.03.11 18:3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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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을 받다_Embedding the moonlight

이재삼展 / LEEJAESAM / 李在三 / painting   2011_0309 ▶ 2011_0403 / 월요일 휴관


이재삼_달빛 心中月(Dalbit-Moonshine)_캔버스에 목탄_259×582cm_2009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01010j | 이재삼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1_0309_수요일_05:00pm 작가와의 대화 / 2011_0312_토요일_03:00pm 기획 / 아트사이드 갤러리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아트사이드 GALLERY ARTSIDE 서울 종로구 통의동 33번지 Tel. +82.2.725.1020 www.artside.org

달빛이 편애하는 나무들 ● 어둡고 깊다. 적막하고 적요하다. 칠흑 같은 밤의 서늘하고 음산한 분위기도 베어 나온다. 검은 먹 빛 같고 짙은 갓 색깔과도 같은 배경을 뒤로 하고 우람하고 억세며 옹골찬 나무가 부감된다. 오랜 수령을 지닌 소나무와 매화나무다. 이전에는 대나무 숲이 가득했는데 근작에는 단독으로 설정된 나무가 주를 이룬다. 더러 물, 폭포가 등장한다. 유교적 텍스트를 이념화한 전통회화에서 흔히 접하던 소재들이다. 나무와 물은 어둠을 밀고 나와 환하게 빛난다. 달빛에 의해 반짝이며 드러난 품위 있는 자태다. 화면 속에 달은 부재하지만 거의 정면에서 수직으로 내리는 달빛을 가득 품고 있는 모양새다. 나무와 물이 그렇게 달빛을 온 몸으로 흡입해내고 있는 듯 하다. 그 달의 음기를 자기 내부로 빨아들여 무엇인가를 회임하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 선조들도 여성이 임신을 원할 때면 달빛을 한껏 쐬게 하였다. 여성의 생리주기는 달과 일치한다. 그래서 달은 여성, 음을 상징한다. 유교이념 속에서 달의 차가운 느낌은 군자의 덕을 상징했으며 맑고 높은 절개의 상징이기도 했다. 특히 달의 밝은 빛은 정화하는 힘의 상징이었다. 달빛은 신비한 기운을 주는 것으로 인식했던 것이다.
이재삼_달빛 心中月(Dalbit-Moonshine)_캔버스에 목탄_227×553cm_2009
이재삼은 그러한 달빛을 받고 서 있는 나무를 그렸다. 치밀하고 엄격하게 그렸다. 달빛을 보여주기 위해 배경을 단호한 어둠으로 마감했고 그 달빛의 보이지 않는 힘을 가시화하기 위해 발산하는 나뭇가지와 수직으로 하강하는 물줄기를 그렸다. 나무와 물은 생명력으로 충만한 상황을 어둠 속에 정지상태로 증거한다. 작가가 그린 그림은 대나무나 매화, 물(사실 물이 그려져 있는 것은 아니고 그 주변의 바위가 그려져 있어서 빈 부분이 물처럼 보일 뿐이다. 그러니까 엄밀히 말해 물 그림은 바위, 돌을 그린 그림이기도 하다.)이라는 대상의 재현이라기보다는 보이지 않는 달빛, 음기를 가득 품고 있는 자연계의 비의적인 상황, 그 오묘하고 신비스러운 기운으로 자욱한 긴장의 순간의 시각화하려는 시도 같다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그렇게 느껴지는 비의적인 분위기, 묘한 아우라야말로 이재삼이 보는 한국의 풍경에서 풍기는 것이고 이 땅의 식물이고 나무고 물의 존재성에서 그가 보고 읽고 느낀 것은 아닐까? 그러니까 그 사군자나 십장생과 같은 전통적인 문화의 코드에 길들여진 상징에 기대어 그리기 위해 소나무와 매화, 물이 요구되었던 것만이 아니라 그 대상이 전해주는 기운, 그 대상 너머의 보이지 않는 것들의 기이한 송환, 한국인이라면 자연스레 공감하고 우연히 알아채는 묘한 심상의 기억 같은 것을 그리고자 하는 것은 아닐까? 전통이란 그런 심상의 기억을 통해서 환생한다. 그것은 구체적인 물질과 대상을 통해 드러난다. 비록 그 시간대를 경험하거나 체득하지 못했어도 선조들의 삶이 이루어졌던 이 땅의 모든 것에 은닉된 것들을 산 자들은 절로 깨우친다. 문화유전자는 이렇게 인체 내부의 피에 의해서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몸의 바깥에 있는 사물과 풍경과의 접촉에서 유전되고 전파될 수도 있다. 사물과 풍경의 기억이나 체험을 통해서 문화의 정체성은 세록세록 만들어진다. 두터워진다. 이어령의 표현처럼 한국인은 한국인의 생활 속에서 만난 여러 가지 사물이나 도구, 풍경을 통해서 그 문화유전자를 만들어왔고 그것이 유전되고 있다. 이재삼 역시 그가 보고 만난 우리의 풍경에서 느끼고 깨달은 심상의 기억을 반추해서 그리고자 한다. 그에게 그림 그리는 행위는 매화나 소나무, 폭포(물)을 보면서 무의식 속에 잠들어 있던 혹은 잃어버리고 있던 우리 문화의 상형문자를 찾아내고 해독하는 일이다. 그러니까 이재삼이 그간 대나무와 매화, 소나무, 물을 그리는 것은 다분히 한국적인 풍경, 전통적인 미의식과 연관된 의식적인 행위이었다고 본다. 그는 오랫동안 전국을 답사하며 소나무와 매화를 찾아나섰다. 신묘하고 영험스러운 오래된 나무를 보면서 그 나무와 그 나무가 있는 땅과 공간을 체득하고자 했다. 당산목을 찾아 나선 손장섭이나 경주 소나무와 종묘를 찾던 배병우의 행적이 그와 겹친다. 이들 모두가 구체적이고 친숙한 소나무를 보여주지만 결국 그들의 작업은 그것의 소박한 재현이 아니라 그 대상으로부터 발산하는 기운을 포착하는데 사로잡혀있음을 알 수 있다.
이재삼_달빛 心中月(Dalbit-Moonshine)_캔버스에 목탄_291×388cm_2010
이재삼_달빛 心中月(Dalbit-Moonshine)_캔버스에 목탄_182×454cm_2010
밤은 어두워야 비로소 밤이다. 그러므로 밤을 밝히는 조명 역시 대낮의 빛을 모방하는 것보다는 달빛이나 별빛처럼 으스름한 광체를 지닌 것이야 제격이다. 인공의 조명이 아닌 달빛이야말로 진정 밤을 밤답게 한다. 그것도 그냥 밝은 달이 아니라 구름 속에 가린 달빛을 더 좋아한 것이 우리 선조들이다. 으스름한 빛, 어렴풋한 빛, 깁 속에서 번져 나오는 청사초롱의 불빛 같은 그런 빛이 있는 밤이 진짜 밤풍경이다. 이재삼이 그리고 있는 밤이 그런 밤이다. 오묘한 달빛이 나무와 물을 비추고 있다. 엄격한 검은 빛이 나무를 감싸고 있고 달빛은 그 나무의 피부를 감싸안는다. 달빛이 소나무의 표면을 애무한다. 편애한다. 하늘의 천기와 땅의 지기가 맞물려서 선회한다. 양기와 음기가 그득하다. 교교하고 스산한, 이상한 섬뜩함이 가득하다. 그 기운은 면천에 목탄을 수없이 겹쳐 올리며 낸 검은 깊이 속에서 피어난다. 작가는 겹쳐 그리는 독특한 방식에 의해 그만의 목탄의 깊이를 얻는다. 목탄은 나무를 태운 것이고 그 목탄으로 인해 나무는 다시 환생한다. 자연이 자연을 환생시키고 죽은 자연이 살아있는 자연을 흉내낸다. 매우 사실적인 묘사로 이루어졌지만 역설적으로 상당히 관념적인 그림이 된다. 나무와 물이 뿜어내는, 그 주변에서 발산하는 이상한 기운에 초점을 맞춘 그림이기에 그렇다. 그 기운은 설명하기 어렵지만 분명히 한국인이라면, 문화유전자를 간직한 이들이라면 알아차릴 그런 것이다. 그것이 그림으로 가시화될 수 있는가, 되었는가? 속단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분명 그의 그림 앞에 서면 어딘지 이상한 기운에 노출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재삼_달빛 心中月(Dalbit-Moonshine)_캔버스에 목탄_162×90cm_2011
이재삼_달빛 心中月(Dalbit-Moonshine)_캔버스에 목탄_162×90cm_2011
그는 수 백년 된 신령스러운 나무, 당산목의 기운과 그 신기를 접하고 그 오묘한 기운을 그리고자 한다. 검은 목탄은 그와 궁합이 잘 맞는다. 면천과 나무, 자연을 소재로 한 그림은 서로 상응한다. 그는 목탄을 비벼 면 천안으로 밀어 넣거나 단호하게 발라간다. 무수한 레이어를 지닌 검은 깊이가 만들어진다. 목탄을 쌓아올렸다. 그로인해 무광의 절대적 어둠은 막처럼 펼쳐진다. 그 검음은 달빛을 보여주기 위한 배려다. 검은 배경을 뒤로 하고 날카롭게 나무와 물/폭포가 드러난다. 차갑고 엄격하고 냉정한 침묵이 흐른다. 좀 흐트러져도 무방해 보이는데, 여운이 감돌았으면 하는데 그게 좀 아쉽다. 너무 깔끔하고 정확하고 완벽해 보인다. 그의 성격일 것이다. 그리고 자폐적이고 고독하고 엄격함의 내음도 난다. 그는 식물성을 지향한다. 식물성의 존재들이 주는 교훈을 듣는다. 왜 조선시대 선비들은 한결같이 동물성의 육체를 지우고 식물성의 존재가 되기를 갈망했을까? 왜 난이나 대나무, 바위나 물이 되고자 했을까? 왜 그러한 자연이 되고 싶었을까? 이제 그는 전통이란 다소 무거운 의미를 간직하고 있던 도상적 차원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 그는 어떤 대상을 그리더라도 한국인이라면 알아차릴 수 있는 기미, 느낌이 있는 분위기로 그려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 하찮은 풍경이라도 자신의 필치를 거치면 한국인의 진솔함이 베어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어떤 것을 그려도 한국인이라면 느낌이 오는 그런 분위기, 기운이 묻어나는 그림을 원한다. 결국 그는 우리 산하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라는 화두를 붙들고 목탄 가루를 산처럼 쌓아가면서, 면 천안으로 안으로 하염없이 밀고 들어가면서 진정한 우리 산하의 '디테일'을 그려보고자 하는 것이다. ■ 박영택




Smileplanet at Royal and Skape

윤정원展 / YOONJEONGWON / 尹廷原 / installation   2011_0308 ▶ 2011_0410


윤정원_make heaven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94×259cm_2010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080315c | 윤정원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1_0308_화요일_06:00pm_갤러리 로얄 갤러리 로얄 & 갤러리 스케이프 기획展 관람시간 / 11:00am~07:00pm / 토_11:00am~05:00pm / 일,공휴일 휴관 갤러리 로얄 GALLERY ROYAL 서울 강남구 논현동 36-8번지 로얄TOTO빌딩 2층 Tel. +82.2.514.1248 art.royaltoto.co.kr 관람시간 / 화~금요일_10:00am∼07:00pm / 토~일요일_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스케이프 GALLERY skape 서울 종로구 가회동 72-1번지 Tel. +82.2.747.4675 www.skape.co.kr

「Smileplanet」이라는 브랜드화된 명칭으로 2007년부터 선보이고 있는 윤정원의 작업은 일상 속 각종 기성품, 시장에서의 플라스틱 오브제, 버려진 재활용품 등 쓸모없고 하찮아진 소소한 오브제들을 재활용하여 꼴라주한 특징을 가진다. 작가만의 우연적이고 기발한 상상력을 통해 조합된 오브제들은, 예술이라는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회화, 설치, 의상, 생활소품, 조명, 제품 디자인 등 여러 장르로 생산돼 왔다. 이렇게 일상과 디자인, 그리고 예술 사이의 경계를 넘나드는 윤정원의 작업은 궁극적으로 미술의 의미와 영역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이라 할 수 있다.
윤정원_make heaven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94×258cm_2010
윤정원_make heaven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00.5×199.5cm_2010
갤러리 로얄과 갤러리 스케이프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이번 개인전에서 작가는 사회적 생산물과 아이디어를 서로 적극적으로 매개하여 상상력이 사회적으로 활용 가능한 다양한 방식들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갤러리 로얄에서는 기성품인 구두를 이용한 조명 및 설치 작업, 6m 높이의 대형 목걸이 조형물을 설치하여 공간의 분위기를 기발한 상상력의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 이러한 시도는 미술의 영역을 미술과 대중 사이에서 경계 지어진 고급예술의 벽으로부터 나와 일상을 꿈이 실현되는 장소로 제안하고 타인과 즐거움을 공유하는 교감의 장소로 제안하고자 한 것이다. 또한 갤러리 스케이프에서는 「Smileplanet」의 원천이었으나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회화 작업 「make heaven」 연작이 전시된다. 이번에 새롭게 시도된 회화의 경우, 설치 작업의 모티브들이 화폭 속의 모티브들과 서로 자유분방하게 꼴라주 되어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윤정원만의 기상천외한 원더월드를 구성하여 보여준다.
윤정원_shoes light_스테인리스 스틸, 신발_200×300×300cm_2011
윤정원_star ring_스테인리스 스틸, 우레탄_600×300×200cm_2011
윤정원_dragonfly ring_2011_스테인리스 스틸, 우레탄_600×100×150cm_2011
윤정원_chandelier by smileplanet_혼합재료_가변설치_2008
윤정원의 「Smileplanet」은 회화, 설치, 디자인, 공공미술 등 상이한 매체의 경계들을 가로지르며 아티스트가 시도하는 작지만 다양한 의미들을 생산, 활용하고, 새로이 매개시키고 있다. 방문객들은 설치(갤러리 로얄)와 회화(갤러리 스케이프)로 구성된 두 개의 전시 공간을 오가는 가운데 하찮고 볼품없던 아이디어들이 창조해내는 여러 생산물들을 목격하고 창조적 에너지의 힘을 서로 공유하게 될 것이다. ■ 갤러리 로얄 & 갤러리 스케이프





Child Play

마리킴展 / MARI KIM / printing.painting.drawing   2011_0310 ▶ 2011_0324


마리킴_Name of Cruelty_캔버스에 울트라크롬 잉크 프린트_162.2×130.3cm_2011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091223f | 마리킴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1_0310_목요일_05:00pm 관람시간 / 12:00pm~08:00pm 텔레비전12갤러리 TELEVISION 12 GALLERY 서울 마포구 서교동 360-12번지 2층 Tel. +82.2.3143.1210 www.television12.co.kr

팝초현실주의 작가로 불리 우는 마리킴 작가의 다섯번째 개인전이 오는 3월 10일 텔레비전12 갤 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소품 70여 점, 드로잉 20여 점, 입체 5점 등 총 100여 점의 작 품을 선보이는데 기존의 프린트 작품을 비롯하여 회화, 드로잉, 입체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볼 수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작업의 시발점이 되는 드로잉 작품이 처음으로 공개되는 것과 프 린트 작품의 대부분을 소품으로 제작하여 독특한 설치 방법을 통해 선보이는 것이다.
마리킴_Hell Doll Super_Never say Yes_캔버스에 울트라크롬 잉크 프린트_108×108cm_2011
◁마리킴_자화상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크리스탈 클리어 바니쉬_65×53cm_2010 ▷마리킴_자화상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크리스탈 클리어 바니쉬_65×53cm_2010
◁마리킴_4 Different Eyes_종이에 색연필_50×35cm2010 △마리킴_Serin Mind_종이에 연필_35×28cm_2009 ▷마리킴_Hardl_종이에 연필_35×28cm_2009
마리킴_텔레비전12갤러리展_2011
마리킴의 작품에는 귀엽고, 사랑스러우면서도 반면 그로테스크한 미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인물 들이 등장한다. 화려한 색채와 강렬한 형상의 작품 속 인물들을 통해 작가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 을까. 작품 속 인물들은 모두가 만화경 속 이미지 같은 독특한 눈을 가지고 있다. 작가는 이 눈 을 통해 보여 지는 사람의 내면, 특히 현대인들이 갖고 있는 다양한 심리상태를 끌어내고 싶었다 고 한다. 그래서 ‘눈은 마음의 창’이라는 의미를 착안하여 내면세계를 눈 속에 투영시켰다. 드러 내고 싶지 않은 인간의 복잡한 감정들은 표정이나 행동으로 감춰지는 것 같지만 이내 진심은 눈 을 통해 보여 지는 것이다. ● 이번 『Child Play』전은 마리킴 작가의 상상력이 가득 찬 만화경을 보듯 다양한 장르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다. ■ 텔레비전12갤러리




Silent Films

카를로스 아모랄레스展 / Carlos Amorales / video.mixed media   2011_0311 ▶ 2011_0521 / 일요일 휴관


Carlos Amorales_Discarded Spider_16mm 필름 변환 비디오_00:05:35_2008
초대일시 / 2011_0311_금요일_05:00pm 작가의 대화_2011_0312_토요일_02:00pm_송은 아트스페이스 지하 2층 S.Atrium 한정 좌석으로 조기 마감될 수 있으니, 온라인 사전 신청을 권장합니다. info@songeunartspace.org 로 이메일 (이름, 연락처 기재 필수) 접수 받습니다 아티스트 토크 시작 30분전부터 예약자 우선으로 선착순으로 입장합니다. 주최 / (재)송은문화재단 기획 / (주)로렌스 제프리스 후원 / 주한 멕시코 대사관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일요일 휴관 송은 아트스페이스 SONGEUN ART SPACE 서울 강남구 청담동 118-2번지 Tel. +82.2.3448.0100 www.songeunartspace.org

카를로스 아모랄레스는 1970년생의 멕시코시티 출생 작가로, 암스테르담 게리트 리트벨트(Gerrit Rietveld)아카데미와 라익스아카데미(Rijksakademie)에서 수학했으며 비디오 애니메이션, 회화, 드로잉, 조각,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멕시코 현대 문화와 이슈들을 소재로 자신만의 작업세계를 구축하면서 국제무대에서 매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이다. 『베를린 비엔날레』 (2001)와 『베니스 비엔날레』 (2003)등에 참여했으며 그의 작품들은 Tate Modern(런던), MoMA(뉴욕), 퐁피두센터(파리), 모리미술관(도쿄) 등의 주요현대미술관들에서 전시되었다. 이미 국제무대에서 그 역량을 높이 평가 받고 있는 카를로스 아모랄레스는 국내전시 경력으로는 『멕시코현대미술전』 (아트선재센터, 2001) 『부산비엔날레』 (2002), 『서울국제미디어아트 비엔날레』 (2008)에 참여한 바 있으나, 한국에서의 첫 개인전을 2011년 송은 아트스페이스에서 개최한다.
Carlos Amorales_Obsolete Color Charts 20_종이에 실크스크린, 흑연_39×27cm_2011
Carlos Amorales_Obsolete Color Charts 12_종이에 실크스크린, 흑연_39×27cm_2011
카를로스 아모랄레스는 멕시코인으로서 유럽에서 보낸 유년기, 네덜란드에서의 미술유학과 같은 개인적 경험들을 통해 서로 다른 문화간 또는 문화 내에 존재하는 이원적인 특성들에 자연스럽게 주목할 수 있었다. ● 1990년대 후반, 멕시코의 아마추어 레슬링 경기에서 영감을 받아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탐구한 퍼포먼스 「Amorales vs. Amorales」 로 국제 미술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작가는 멕시코 문화와 현대 이슈들에 대한 독창적인 탐구와 해석이 돋보이는 작업들을 선보여왔다. 특히, 카를로스는 다양한 이미지들을 수집한 데이터베이스 「Liquid Archive」 를 1999년부터 시작하였는데, 그의 작품들에 주로 등장하는 새, 거미줄, 나비 등을 비롯한 총 3,000 여개가 넘는 벡터 드로잉 이미지 자료들이 수집되었으며 이는 자신의 향후 작품 구상에 있어 중요한 원동력이 되었다. 이들 이미지들은 나무, 비행기와 같이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상들로, 작품에서 각각의 이미지들이 지시하는 바가 명확하면서도 형태에 따라 동시에 여러 해석이 가능하며, 놀랄만한 섬뜩함과 매혹적인 속성이 동시에 공존하고 있다. 애니매이션 전문가와 뮤지션에게 각각 커미션을 주어 완성된 2채널 비디오 설치작품 「Dark Mirror」 (2007)와 검은 종이로 만들어진 25,000개에 이르는 나방떼가 거대한 스펙터클을 이루는 「Black Cloud」 등의 대표작들이 바로 「Liquid Archive」의 저력으로 탄생된 작품들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카를로스는 단독 작업에 머물지 않고 각 분야 전문가들과의 적극적인 협업과 소통에도 깊은 관심을 갖는다. 작가의 스튜디오는 애니매이션 「Manimal」 을 제작하기 위해 2005년에 조직되었는데, 이후 단순한 작업 스튜디오의 개념을 너머 카를로스의 리더 하에 심도있는 리서치 수립과 다양한 미디어 실험의 장으로서 활동하고 있다.
Carlos Amorales_Skeleton images(compositions) 9_포토그램_50×40cm_2011
Carlos Amorales_Skeleton images(compositions) 14_포토그램_50×40cm_2011
본 전시에서 카를로스는 「Discarded Spider 「(2008), 「Work Tools」(2010) 필름 2점과 포토그램 신작 14점, 드로잉 25점, 그리고 악보를 모티브로한 설치 및 퍼포먼스 작품 」Graffiti Songs」(2011)를 선보인다. 특히, 포토그램 작품은 이번 개인전을 통해 처음 선보이는 것 으로 만 레이가 「레이요그램(Rayogram)」이라 명하기도 한 이 기법은 초현실주의 사진에서 주로 등장했으며 카메라를 사용하지 않고 감광지 위에 물체를 놓고 빛을 비추어 음영을 만드는 기법이다. 빛의 노출 정도, 오브제의 위치 및 투명도 등에 따라 음영의 결과물이 좌우되는 포토그램은 작가가 그간 탐구해 온 주요 모티브 중의 하나인 인간과 동물 「manimal」(man/animal)과 같은 주제들을 새로운 매체로 구현하고자 심혈을 기울인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전시실 2, 3층에 걸쳐 전시될 드로잉과 포토그램 작품들은 2차원적인 시각접근을 통해 산출되는 이미지들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선사한다. ● 전시실 4층에 상영될 영상물 「Discarded Spider」 는 2008년도에 제작된 16mm 무성 필름으로, 작가가 유연한 알루미늄 재질의 거대한 거미줄을 늘어뜨리거나 구부리는 행위를 실루엣으로 보여준다. 이는 아카이브에 축적된 주요 이미지 중의 하나인 거미줄이 3차원적으로 재현된 것으로, 평면의 드로잉에서 이미지의 반복과 합치를 통해 새로운 형상으로 발전되던 양상이 3차원의 매체에서는 물리적인 힘을 가함으로써 거미줄이 다양하게 변형되는 모습과 과정들을 매우 정적으로 보여준다. 비교적 최근에 제작된 「Work Tools」 역시 무성의 흑백필름으로 해골, 인체, 새와 같은 아크릴 스텐실들이 던져지는 모습들을 담고 있는데, 각각의 스텐실들이 겹쳐지면서 우연히 만들어지는 오버랩 형상들을 담아냄으로써 작가가 주목하고자 하는 이미지 생성과정들을 조명한 필름이다.
Carlos Amorales_Work Tools_16mm 필름 변환 비디오_2010
Carlos Amorales_Graffiti Songs_판지에 스텐실_2011
본 개인전에서 선보여질 의미 깊은 작품으로, 마치 그래피티를 하듯이 전시장 벽면에 악보를 스텐실로 그려가는 설치 및 퍼포먼스 작업이 선보여진다. 작가가 개인전을 위해 한국에 처음 방문하면서 구상된 「Graffiti Songs」는 한국어와 서울에서 겪은 문화적 충격과 새로운 경험들을 일종의 「그래피티 뮤직(graffiti music)」으로 풀어내는 설치 작품 으로, 전시장 벽에 잘려지고 무작위로 정렬된 스텐실 악보들을 보고 자유로이 노래하는 퍼포먼스가 어우러진다. ● 「Silent Films」 라는 주제하에 영상, 사진, 드로잉, 퍼포먼스에 이르는 작가의 다각적인 접근들이 망라될 본 개인전은 카를로스의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심도있게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한국에서의 첫 개인전을 위해 작가가 직접 전시와 함께 설치 전반과 오프닝, Artist Talk 프로그램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순수미술뿐만이 아니라 디자인, 애니매이션, 퍼포먼스, 음악 등 다양한 분야와의 협업에 적극적인 카를로스의 작업세계를 직접 듣고 작가와 함께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 ■ 송은 아트스페이스




Abwesenheit 부재

양지영展 / YANGJIYOUNG / 梁智英 / photography   2011_0311 ▶ 2011_0324 / 월요일 휴관


양지영_Weisse Wand/ White wall_Lamdaprint with Acrylplate_100×100cm_2009
초대일시 / 2011_0311_금요일_05:30pm 관람시간 / 10:30am~07: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온 GALLERY ON 서울 종로구 사간동 69번지 영정빌딩 B1 Tel. +82.2.733.8295 www.galleryon.co.kr

Abwesenheit (부재)우리가 일상적으로 보아온 혹은 그 일상을 다루는 공간에 대한 관심에서 나의 작업은 시작된다. 보여진 주위환경들은 우리 삶의 일부분이며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들이다. 그곳은 인간과 유희하는 공간적 의미를 가지기도 하고 알듯 모를 듯 인간의 욕망을 노출시키며 슬그머니 존재를 드러내기도 한다. 나 또한 이러한 존재들을 사진이라는 작업 안에 나만의 욕망을 드러내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냥 지나쳐버릴 수 있는 공간, 대상들을 작가가 어떠한 시각으로 받아들이고 보여주느냐에 따라 다양한 의미해석 혹은 세상바라보기가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 그곳에 있지 아니하다라는 부재의 이야기는 내가 바라보는 세상 속의 인간과 사물이 공존하는 사이의 틈새를 다르게 바라보는 나만의 이야기 방식인 것이다.
양지영_Wohnwagen/ House trailer_Pigmentprint with Acrylplate_80×80cm_2008
나의 사진 속에는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다. 행위의 주체가 부재된 공간, 그 안에 들어있는 공간 혹은 사물들이 인간의 행위를 통해 얻어진 결과물임에도 불구하고 그것들은 제각기 자기들만의 독특한 냄새를 풍긴다. 사물들은 그만의 존재이유가 있고 인간과 어떠한 관계를 유지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를 인정받는다. 그러나 사물 자체가 가지고 있는 의미를 고정적인 시선에서 벗어나게 되는 순간 그 의미는 변화되어지고 새로운 관계성립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펄럭이는 공사장의 비닐 끈 들은 원래 가지고 있던 용도로서의 의미보다 만국기가 펄럭이는 당당함을 보여주며 조형적인 미와 더불어 새로운 의미관계가 성립되는 것이다. ● 사물들끼리의 충돌은 의미확장을 만들어내고 본래 가지고 있던 의미의 부재를 낳게 되는 것이다. 어떠한 시선으로 공간구성을 이루어 내는지에 따라 달라 보일 수 있는 점 또한 사진이 가지고 있는 큰 매력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그 시선을 잡아내는 것이 작가의 몫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공간, 그리고 그 안의 사물들이 인간과 맺고 있는 다양한 관계들, 그 관계들 안에서 나는 다양한 모습의 부재들을 보고 이야기를 하려 한다. 양지영
양지영_Auftrittsverbot/ Stage ban_Lamdaprint with Alu dibond_50×50cm_2009
일상의 재구성인간은 기억할 수 있는 능력으로 지식을 형성하고 그것을 발전시킨다. 달리 표현하면, 우리가 외부적으로 받아들인 모든 것들은 우리의 뇌 안에서 하나의 아카이브를 형성한다는 얘기다. 기억은 우리에게 있어 외부와 연결고리가 되는 가장 기본적인 장치인 것이다. 무엇이든 좋으니 머리속에 그림을 그려보자. 무언가가 떠올랐다면 그 그림들은 그냥 단순히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가 아니고 실제로 우리가 경험한 세계일 것이다. 하지만 그 기억과 경험들은 때때로 서로 파편적으로, 또는 의식과 무의식의 다른 무게감으로 얼기설기 엮어 흐릿한 심연속에 자리잡고 있다. 양지영의 사진은 우리의 무의식이 기억하고 있는 무언가를 끊임없이 환기시키고 있다. 즉, 관찰자로 하여금 기억을 상기시키는 매개체로서 기능하고 있는 것이다. 사진을 보며 우리의 기억안에서 그림을 짜맞추고 사진 속에는 나타나있지 않은 스토리텔러가 될 수 있다. 관찰자가 그의 사진을 만나는 순간, 일상다반사에서 일어나고 사라지는 순간들이 그의 작업 속에서 끊임없이 확장되어 수십, 수백장의 사진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양지영_Schwan/ Swan_Lamdaprint with Alu dibond_50×50cm_2009
양지영의 사진을 읽는 출발점은 아마도 일상성의 개념일 것이다. 그의 작업 타이틀인 부재Abwesenheit에서도 보여지듯이 그의 작업은 '있다가 사라진 것, 혹은 있어야 할 자리에 지금은 없는 것'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의 작업에는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다. 주체자가 결여된 동시에 그로 인해 발생하는 행위도 없다. 번잡스러울 법한 공간이 그것을 공유하는 주체없이 사물만이 남아있는 상황은 생경한 이물스러움을 준다. 그곳에 나를 세워보자. 이야기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다. 주변의 것을 담았지만 그의 작업이 으젠느 앗제의 파리사진이나 토마스 스투르투의 거리사진이 갖고 있는 채집적인 성격과 다르게 분류되는 중요한 부분이다. 그들의 사진과는 달리 양지영의 사진은 인간의 필요에 의해 생산되어진 사물들이 그 기능을 상실했을 때 만들어지는 확장된 문맥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양지영_Golfplatz/ Golf place_Lamdaprint with Alu dibond_50×50cm_2009
2008년부터 3년간 만들어진 시리즈 부재Abwesenheit에서 또 한가지 눈여겨 볼 것은 공간구성이다. 논리적으로 읽을 수 있는 소실점 대신 그는 관찰자에게 느닷없이 연속성을 파괴시키고 방향성을 암시하지 않는 공간을 펼쳐놓았다. 그것은 즉, 촬영자의 위치도 암시하지 않는 것이다. 강하게 화면을 분할하는 지평선, 혹은 모티브에 의한 선들, 그것들은 또다시 사진을 분할하고 있는데 이러한 화면구성은 사진은 현실을 기록한다는 사실을 무색하게 할 만큼 현실성을 떨어트린다. 모티브와 촬영자, 그리고 관찰자가 갖는 안정된 삼각구도 대신 양지영만의 색으로 구성된 공간이 자리잡는다. 일상의 공간을 자신만의 색과 위트로 재구성하는 양지영의 세상보기를 함께 만들어보는 재미를 느껴보는건 어떨까한다. ■ 김선정
양지영_Parkplatz/ Parking_Lamdaprint with Alu dibond_50×50cm_2009
Reconstruction of Everyday Life




어둡지만 정감어린

조송展 / JOSONG / 趙松 / painting   2011_0308 ▶ 2011_0329 / 월요일 휴관


조송_인생은 피흘리는 멜로디언_종이에 먹, 혼합재료_112×145cm_2011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090513c | 조송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1_0312_토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일요일_01:00pm~07:00pm / 월요일 휴관 그문화 갤러리 SPACE OF ART, ETC. 서울 마포구 당인동 28-9번지 1층 Tel. +82.2.3142.1429 www.artetc.org

정성스럽게 빚은 도자기에 바트 심슨의 얼굴을 상감기법으로 그려 넣은 듯 한 느낌이랄까요. 조송 작가의 『어둡지만 정감어린』展은 진득한 표현 속에 담겨있는 젊은이의 시니컬한 시선을 무겁지만 가볍게, 어둡지만 정감 어리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의 이미지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쌓아올려 만들어집니다. 그렇게 생산된 깊은 어둠 속에서 슬며시 내민 형상은 어디선가 지나쳐 봄직한 인물들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기억 속에 창피하게 자리 잡고 있던 표정으로 순간순간 포착 되어있지만 창피해하지도, 불만스러워 하는 기색은 없습니다.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이내 작가가 만들어 놓은 성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 곳은 실제적인 슬픔 보다 포장된 위로가 머무는 곳입니다. ● 그문화 선정작가인 조송의 『어둡지만 정감어린』展은 그로테스크라는 표현의 카테고리 속에서 작가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작은 성의 대문 앞으로 우리를 초대합니다. 그녀만의 작은 성은 일등만이 아닌 이등도 알아주는 세상이며, 천년만년 웃어만 주는 얼굴도 있으니 우리가 사는 세상 보다는 넉넉한 셈입니다. 대문 앞 조명은 조금 어두울지라도 문을 열고 들어오면 정감어린 풍경과 포근한 감성으로 위로하며 맞이할 조송작가의 성으로 당신은 초대되었습니다. ■ 그문화 갤러리
조송_괜찮아, 절대 안깨물꺼야_종이에 먹, 혼합재료_51×130cm_2011
조송_아 금방 끝날거다_종이에 먹, 혼합재료_51×130cm_2010
조송_며느리 눈치를 보다 잠이 든 어느 시아버지의 초상_종이에 먹, 혼합재료 31×23cm_2010
조송_독일 소세지 재벌가의 가족사진_종이에 먹, 혼합재료_77×100cm_2010
조송_위대한 성악가_종이에 먹, 혼합재료_80×60cm_2011
조송_외출하기가 귀찮은 어느 신생아의 초상_종이에 먹, 혼합재료_31×23cm_2010
어둡지만 정감어린 ● 단 한번도 일등을 못해본 전교 2등의 초상. 왠지 그를 기억해야 할 필요까지는 느끼지 못하겠다. 하지만 이름이 아닌 '만년이등'의 타이틀로 그려진 그의 초상화는 왠지 기억해줘야 할 것만 같다. 그로인해 항상 선망의 대상이었던 우등생은, 항상 그의 뒤에 그림자처럼 붙어있는 '있어 보이는' 그 무엇인가를 벗어버린다. ● 작가 조송의 초상화 시리즈는 이렇듯 대상을 한없이 재미있게 만든다. 그가 유명한 힙합뮤지션이건, 석유재벌이건, 갓 태어난 아이이건 상관하지 않는다. 작가는 작가의 독특한 시선으로 어떤 대상들이 갖는 진지함의 무게를 미묘하게 비켜본다. 이러한 삐딱한 시선은 보는 이로 하여금 즐거움을 불러일으킨다. 고풍스런 액자 속에 담겨있는, 근대의 명화를 연상시키는 작업들의 타이틀들은 작품의 무게감을 훌훌 털어버린다. ● 이미지들 역시 이러한 시선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인종을 확인 할 수 없는 (먹이라는 재료상의 특징 때문에 그렇게 되어버렸다고 작가는 말한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힘을 갖는 사람들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 상황을 연출한다. 꽃을 머리에 꽂고 있는 개, 옷에 금장을 단 사람, 소세지로 벤츠 마크를 만들어 걸어놓은 소세지 장인 등, 자세히 자신들의 내면을 엉뚱하게 드러내는 인물들의 집합은 역시 묘한 대조를 이루며 조소를 이끌어낸다. ● 먹과 아크릴. 전통적인 방식인 배접을 사용한 작품 제작과 서양의 앤티크한 가구 느낌 나는 액자. 그의 작업은 텍스트, 이미지, 심지어 제작 과정과 마무리에 있어서까지도 비틀기가 존재한다. 그 비틀기는 단순한 비꼼을 넘어선 그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다고 느끼게 만든다. 그리고 그의 작품을 매력 있게 만든다. ● 이 시대에 살기 때문에 익숙해져버린 피상적인 웃음이다. 우리가 그의 작품을 보면서 다시 한 번 웃게 되는 것은, 그 웃음이 담고 있는 그 어떤 씁쓸함 때문이 아닐까. ■ 고재욱






고요한 항해 A Voyage to Silence

강소영(릴릴)展/ KANGSOYOUNG(liilliil) / 姜素永 / animation.video   2011_0316 ▶ 2011_0420 / 월요일 휴관


강소영(릴릴)_검은파도 Black wave_Single-channel drawing animation_B&W_Full HD_Play loop_2011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강소영(릴릴)홈페이지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1_0316_수요일_06:00pm
독도수중자료협찬 / KBS 미디어영상사업단_KBS연수원교수 최훈근PD 한국문화예술위원회_경기창작센터,서울문화재단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조선 GALLERYCHOSUN 서울 종로구 소격동 125번지 Tel. +82.2.723.7133 www.gallerychosun.com

Description of my work ● 2006년 남극 킹조지섬에서 조디악 고무보트에 몸을 싣는 것이 내게 그리 어렵지 않던 이후로 배를 타고 여행하는 것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먼저 내가 살고 있는 한반도의 가장자리 섬부터 전부 둘러보기로 결심했다. 철책과 바다로 에워싸인 작은 땅에 사는 내가 자연스레 발길이 닿은 군사지역의 섬을 작업의 모티프로 삼게 된 건 어쩌면 필연적인 듯 하다.
강소영(릴릴)_용의 이빨-썰물 Dragon's Teeth-at low tide_2-channel video projection_ Color_Full HD, Approx. 00:20:00_Stereo_Shooting & Editing: Soyoung Kang_2010

2009년 2월 백령도에서 시작한 첫 섬 여행은 마라도~독도~마라도~가파도~금문도~백령도로 다시 도돌이표처럼 이어졌다. 처음 백령도를 갈 때만해도 다소 긴장이 감돌긴 했으나, 오히려 한가로운 느낌이 더 많이 들었고, 역사적 시류와 상관없이 늘 평화롭게 존재하는 풍광과 한적한 삶의 모습으로 다가왔었다. 뱃멀미 하나 없이 그렇게 가볍게 마쳐진 첫 바닷길에 자신감을 얻게되자, 태평양을 마주한 최남단 마라도에서 바닷소리 앞에 6개의 마이크를 세우고 사운드엔지니어들과 라이브녹음을 했다. 내친김에 독도까지 어렵게 스케쥴을 잡아서 동도와 서도, 섬 전체를 휘돌며 둘러보게 되었다. 그렇게 일년이 지났고, 처음 백령도를 갔을 땐 고화질 HD촬영을 못한 터라, 베테랑 촬영감독님과 제대로 찍으러 다시 가려니 너무나 많은 사건이 서해바다에 터지면서, 2011년 2월에 꼬박 2년이란 시간이 흘러서야 다시 갈 수 있었다. 원래 '고요한 항해-A Voyage to Silence'는 이름 그대로, 복잡한 문명을 떠나 조용하고 사람의 발길이 적은 곳으로 가고자 했던 나의 조그만 바램에서 출발한 것이다. 이 끄트머리 섬들을 처녀 뱃사공처럼 유람하며 보고 느끼며 선입견 없이 그려내려고 했는데, 작년 9월, 타이페이 개인전을 하며 대만과 중국사이의 금문도(金門島)를 가게되면서 작업의 방향이 좀 더 역사적 시간을 조망해보는 풍경비디오 설치 로 압축되었다. 말 많고 한 많았던 동북아시아의 섬에서 마주한 것 중 몇 개의 작업만 이번 『고요한 항해-I』에서 보여준다. 그 동안 정말 많은 이미지와 이야기, 소리들을 채집했지만, 이번 개인전에서는 세 개의 섬 풍경비디오와 옥상정원에 관객이 향유하며 산책하고 사진도 찍을 수 있는 유사해변을 설치하는 것으로 요약하였다. 백령도에서 직접 담아온 굴껍떼기들로 엮은 돌꽃나무 밑에서 한가로이 해먹에 누워서, 눈 앞에 몰아치는 검은파도를 상상해볼 수 있을 것이다.
강소영(릴릴)_용의 이빨-밀물 Dragon's Teeth-at flood tide_2-channel video projection Color_Full HD_approx. 00:20:00_Stereo_Shooting:Cheong Ok Oh_& Editing: Soyoung Kang_2011

추운 겨울 회색 빛 백령도 북쪽 해안가, 햇살 비치는 늦가을 금문도 해변, 그리고 1948년 미 공군의 폭격으로 두 동강이 난 포탄 가득한 독도의 물 속 깊은 곳. 모두가 때로 성난 시기를 거쳤지만, 때로 평화로운 곳이라는 유사점이 있다. 2010년 우연한 초대로 금문도를 먼저 못 보았다면, 백령도가 단지 위험하고 슬픈 곳으로만 보였을지 모른다. 그러나 갈등이 해소되고 시간이 흘러도 표표히 있는 섬의 모습과 금문도 사람들을 만난 후, 나는 사라져간 풍경과 지나간 세월의 모습을 어떻게 드러낼 것인가 깊이 생각하게 됐다. 시간의 무상함 속에서도 끈질기게 살아남은 흔적인 ‘용치’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굴, 그리고 그걸 따서 다음세대를 키워낸 할머니들은 무엇보다 위대하게 느껴졌고 이번 전시에서 돌꽃나무로 다시 피어났다. 이제 나의 고요한 항해는 출발일 뿐이다. 앞으로 비슷한 경험을 공유한 동아시아의 바닷길을 더 다니고자 한다. 한가롭고 깨끗한 섬 바람과 갈매기소리를 기대했던 나의 유람은 곳곳에 포탄의 흔적, 깨끗한 해변가에 세워진 섬뜩한 용치(龍齒)를 만나게 되었지만, 여전히 삶을 튼튼히 이어가는 아름다운 흔적도 발견하게 된다.
강소영(릴릴)_항해일정 Description of my voyage_2009~11
강소영(릴릴)_Wind & waves_6-channel surround sound recording at Marado Island and Dokdo Island_ South Korea_Sound recording engineer:Byeong-Joon Hwang_Soo Duk Kim_Photo:Seung Goo Ra_2009

『고요한 항해』전시는 비디오설치를 통해 관객에게 해안가 산책을 하는듯한 경험을 줄 것이다. 관객이 작품을 통해 이미 지나간 시간의 흔적과 현재를 교차시키며 풍경들을 보게 되길 바란다. 「검은파도」애니메이션은 종이에 한 장씩 그려 제작했고, 격렬한 파도는 물과 불을 동시에 상징한다. 작년 가을 송광사에서 마주한 사물(四物)소리인 법고, 범종, 목어, 운판 소리는 '지상.하늘.바다.지하'의 모든 것의 초월을 염원하는 니르바나(Nirvana)의 소리로써 이번 전시 내내 울려 퍼진다. ■ 강소영(릴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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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양재광展 / YANGJAEKWANG / 梁在光 / photography   2011_0317 ▶ 2011_0326 / 일요일 휴관





 

Homo-Substitutio


2011_0315 ▶ 2011_0330 / 일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1_0315_화요일_05:00pm

참여작가 / Agus Putu Suyadnya_성태진_왕지원

기획 / Gallery LVS

관람시간 / 10:00am~06:00pm / 토_10:00am~05:00pm / 일요일 휴관

갤러리 LVS Gallery LVS 서울 강남구 신사동 565-18번지 쟈스미빌딩 B1 Tel. +82.2.3443.7475 www.gallerylvs.org


Homo (호모)는 진화론적 측면에서 인류의 진화 (Human Evolution)를 나타낼 때, 특징적 인간 군상을 학술적으로 표현할 때 쓰는 단어로 '인간'을 뜻하는 라틴어이다. 호모사피엔스 (Homo- Sapiens : 슬기로운 사람), 호모루덴스 (Homo-Ludens : 유희하는 인간), 호모하빌리스 (Home- Habilis : 손재주 있는 사람) 등 으로 진화하는 인간의 특징적 분류로 사용된다. 인간은 끊임없이 시대의 흐름이나 주변 환경에 맞게 변화하고 있다. 이것은 비단 외모적 측면에서 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측면에서 더욱 확장되고 발전된다고 볼 수 있다. 발전된 세상에서 자신을 대체하는 다양한 아바타로 살아가는 세상을 정의하는 인간으로 '호모 서브스티투시오(Homo-Substitutio)'로 정의 내린다.* Substitutio (서브스티투시오)는 Substitution의 라틴 유래어
성태진_넘어지진 않을거야 나는 문제없어_목판에 부조_112×162cm_2010
성태진_잘살아보세_목판에 부조_122×122cm_2010
성태진_어머니 어머니_목판에 부조_160×120cm_2010
성태진_함께 있을때 우린 두려울것이 없었다_목판에 부조_160×100cm_2010
영문 'Substitution' 은 대체, 대리인을 뜻하는 말로 실재하는 존재를 그것과 동등한 위치의 다른 매개체를 통해 대신하는 것을 뜻한다. 즉, 실체를 대신하는 동등한 가치이다. ● 최근 이러한 개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영화 아바타『Avatar』이다. 영화 속에서 지구인은 새로운 행성(세상)에 접근하기 위한 방편으로 자신을 대체하고 그들과 어울릴 수 있는 가상의 존재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그 아바타를 통해 새로운 세상에서 소통한다. 인터넷이 발전되고 더 이상 인터넷이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없는 요즘 소셜 커머스, 소셜 네트워크 등 사이버 세상에서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매체들이 만들어져 우리의 삶과 떼어낼 수 없는 가치가 되고 있다. 블로그, 미니홈피, 페이스북, 트위터 등은 타인에게 나를 보여주는 하나의 'Substitution'인 것이다. 우리는 오늘도 자신을 'Substitution' 하는 매개체로 사이버상에서 소통하고 유희하고 있다.
Agus Putu_Lost in first roun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50×150cm_2011
Agus Putu_The lost mother's lov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50×150cm_2011
Agus Putu_Ekstase mode on #2(kecanduan main PS)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50×150cm_2009
미술의 영역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사실 이 개념은 미술분야에서는 새로울 것이 없다. ● 미술을 한다는 것 자체가 작가 자신의 생각을 다양한 재료로써 구상 혹은 비구상의 매개체로 표현해 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미술을 하는 것은 작가 자신을 대변할 수 있는 가치를 상징적으로 제시하며 그들의 생각을 미술이라는 범위 안에서 논하고 대중과 호흡하는 'Substitution'적인 활동인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작가 본인을 대체하는 직접적인 캐릭터가 작품 속에 등장하는 작가들이 있다. ● 독특한 표현법과 자신만의 개성으로 'Homo-Substitutio' 시대를 향유하는 3명의 작가. ● Agus Putu(아구스 푸투), 성태진, 왕지원이 그들이다.
왕지원_Pensive mechanical Bodhisattva s_우레탄, 금속, 기계부품, 전기기구(CPU 보드, 모터)_58×30×40cm_2010
태권브이 작가로 주목 받는 성태진은 목판화의 양식으로 나무판을 조각하지만 찍어내지 않고 그 위에 직접 채색하여 그 동안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기법으로 표현하는 작가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작가 자신을 대변하는 우리나라 대표 캐릭터 태권브이를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 젊은 이들(작가 본인의 세대)의 시대를 풍자하고 함께 삶을 영위한다. ● 인도네시아의 Indonesia Institute of the Art를 졸업하고 자국 내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Agus Putu(아구스 푸투)는 검은 피부의 영웅 즉, 슈퍼맨, 배트맨 등의 영웅 옷을 입은 인도네시아인(본인일 수도 있는)을 통해 무분별한 서구 문명이 초래하는 자국의 정체성 혼란을 표현한다. ● 왕지원 작가는 예술과 기술의 결합으로 상상력의 힘을 극대화시키는 작가이다. 그는 인간과 기술 사이의 관계를 예술 조형적인 측면에서 사이보그(Cyborg)의 신체를 통해 표현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작가 본인을 닮은 사이보그 작업을 통해 그는 현대 사회와 미래의 삶에서 인간의 존재(작가 본인)론 적 가치에 대해 고민하고 질문한다.
왕지원_Buddha_z in the steel lotus blueprint No.1_C 프린트_148×113cm_2010
이번 전시는 Homo-Substitutio : 호모 서브스티투시오 시대를 살아가고 직접적으로 표현해 내고 있는 이 세 작가들의 작품으로 시대를 반영하고 분석해보고자 한다. 이들의 눈을 통해 현실을 바라보며 영화 '아바타'에서 그랬던 것처럼 직접 작품 속 캐릭터가 되어 그들의 삶을 느껴보는 것이 어떨까. ■ 조재현


 
2011.03.16 02:41:30 / Good : 398 +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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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시각: 2011.03.17 15: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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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랩소디 - 역사와 기억의 몽타주









2011_0317 ▶ 2011_0605 / 월요일 휴관






구본창_어머니전상서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90×67cm_2010 / ©구본창





초대일시 / 2011_0312_토요일_04:00pm

참여작가 구본창_김기창_김수자_박생광_박수근_백기영_서용선 이인성_이종상_이중섭_장욱진_조덕현 등 66명

관람료 코리안 랩소디_일반 7,000원 / 초중고생 4,000원 상설전_일반 10,000원 / 초중고생 6,000원 Day Pass(상설+기획전 패키지)_일반 13,000원 / 초중고생 8,000원

관람시간 / 10:30am~06:00pm / 월요일 휴관

삼성미술관 리움 Samsung Museum Of Art Leeum 서울 용산구 한남2동 747-18번지 Tel. +82.2.2014.6901 www.leeum.org






삼성미술관 Leeum은 2011년 첫 전시로 3월 17일부터 6월 5일까지 『코리안 랩소디-역사와 기억의 몽타주(Korean Rhapsody-A Montage of History and Memory』展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급속 성장한 오늘날의 한국 사회를 있게 한 고난과 격동의 20세기가 시각 예술에 어떻게 반영되고 기억되고 있는지를 살펴봄으로써, 현재 우리 삶의 모습들의 의미를 확인해 보고자 기획되었다. 이 전시는 한국 근현대사를 1부 '근대의 표상(1876~1945)', 2부 '낯선 희망(1945~2011)'로 나누어 미술사에 남겨진 역사적인 작품들과 현대작가들이 역사를 소환하고 기억을 재해석한 작품들의 만남을 적극적으로 주선한다. 또한 근현대 다큐멘터리 사진과 영상, 우국지사의 유묵(遺墨), 조선관련 일본의 우끼요에 등 다양한 시각문화 자료들을 병치시켜 비교와 충돌, 동일성과 차이, 연속과 불연속을 통해 한국 근현대사를 새롭게 해석하고자 하였다. 이번 전시는 역사를 개념이 아닌 하나의 '이미지'로 읽어 내기 위한 시도로 '코리안 랩소디'라는 제목이 시사하듯이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우리 역사를 조명한다. 이 과정에서 민족의 애환과 근현대사의 급속한 변화와 역동성을 재구성해 봄으로써 역사와 기억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살펴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특히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이 한국 근현대의 역사와 문화를 전시를 통해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문화예술 전반과 친근해 질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김수자_떠도는도시들-2727km 보따리트럭, 11일간의 한반도 퍼포먼스 중에서_ 단채널 비디오 프로젝션_00:07:33_1997 / ©김수자
김옥선_해피투게더_디지털 영상_가변크기_2002~4 / ©김옥선

역사는 과거이지만 동시에 현재의 일부분으로 우리 삶의 조건을 만들어 온 실체이기도 하다. 오늘날 한국사회의 급속한 경제성장은 일제 강점기와 민족 간의 전쟁과 분단, 해방 이후에는 국가재건과 친일청산, 반공이데올로기, 유신독재와의 끊임없는 반목과 투쟁, 시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일구어 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국토 개발과 사회적, 경제적 역동성에 밀려 '기억의 터'가 사라지고, 역사교육은 점차 변방으로 밀려나고 있다. 『코리안 랩소디-역사와 기억의 몽타주』展은 격동의 한국 근현대사를 기억을 통해 되살리면서 우리의 역사와 삶의 모습들을 되돌아보고 미래를 전망해 보고자 기획되었다. 이를 위해 지난 100여 년간 미술사에 남겨진 역사적인 작품들을 씨줄로 삼고 현대 작가들이 과거의 역사와 기억을 재해석한 작품들을 날실로 삼아 한국의 근현대사를 재구성하였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그리고 분단과 이산의 과정에서 미술사의 많은 부분이 공백으로 남아있지만 최근 미시사 연구를 통해 사진, 영화, 잡지, 도시와 건축 등 근대인의 삶과 일상문화에 대한 연구가 미술사의 결손 부분을 메워 주고 있다. 이번 전시에도 다큐멘터리 사진과 영상, 우국지사의 유묵(遺墨), 무용가와 시인, 일본의 우끼요에(다색목판화) 등 시각문화 자료들을 추가하여 한국 근현대사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입체적인 감상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작품의 설치 역시 연대기적인 연출을 지양하고 몽타주 방법론에 따라이미지를 병치, 대립하고 과거와 현재를 통시적으로 결합하여 새로운 의미를 창출하고자 하였다. 이번 전시는 특히 비교와 충돌, 동일성과 차이, 연속과 불연속을 통해서 한국 근현대사를 새롭게 해석하고 연출하는 데 많은 의미를 부여하였다. 더불어 '랩소디'라는 음악적 용어가 시사하듯이 근현대사의 굴곡이나 민족적 애환, 한국사회의 급속한 변화와 역동성을 자유로운 서사적 형식으로 보여 주고자 한다. 사회가 발달하고 복잡해질수록 과거에 대한 관심과 대중적 욕구가 생겨나기 마련이어서 최근 드라마나 영화, 뮤지컬, 출판물 등을 통해서 과거가 활발히 재생산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역사와 기억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의 일부를 찾고자 한다. 마샬 맥루한의 지적처럼 예술가들은 '인류와 시대의 안테나'로서, 기억의 상실, 정체성의 위기의 징후를 포착하고 경고하고자 존재하기 때문이다.
서용선_동학농민운동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00×350cm_2004 /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서용선
서도호_유니폼/들:자화상/들:나의39년인생_직물, 섬유유리 합성수지, 스테인리스 스틸, 옷걸이 바퀴_ 169×56×254cm_2006 / 개인 소장, © 레만 머핀 갤러리, 뉴욕

1부 : 근대의 표상(1876~1945) / 블랙박스 ● 개항 이후 구한말부터 일제강점기를 다루는 1부에서는 당대에 제작된 작품들과 함께 이 시기를 재해석한 현대작가들의 작품들이 병치되어 연속과 불연속을 거듭하면서 관람객들에게 당시 역사와 사회에 대해 다양한 상상력을 일으킨다. 전시는 개화기 조선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기록한 휴버트 보스의 「서울풍경」(1899)과 국가를 잃은 설움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안중식의 「백악춘효」(1915)가 손장섭의 「조선총독부」(1984)와 함께 역사적 표상이자 민족정체성의 상징인 광화문과 경복궁을 반추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역사적 고증과 작가의 상상력이 결합된 박생광의 「명성황후」(1983)는 김은호의 「순종어진」(1923~1928사이)과, 망국의 한을 담은 채용신의 「유학자 초상」(20세기초)은 서용선의 「동학농민운동」(2004)과 함께 배치되어 암울한 시대 상황을 조명한다. 한편 이육사의 「의의란」(1944), 안중근의 「국가 안위노심초사」(1910)는 우국지사의 기개를 증언하고 있다. 이번에 새롭게 소개되는 일본 메이지시대(1868~1912)의 조선관련 우끼요에 6점과 사진 평론가 이경민이 기획, 편집한 일제강점기 다큐멘터리 사진 동영상인 「인물도감」, 「한성에서 경성으로-식민지 수도 경성의 변모」, 「황실의 초상」은 일제가 자신들의 조선 통치를 어떻게 정당화하고 있는지를 살펴 볼 기회를 제공한다. 조선황실의 비극적인 가족사를 다룬 이상현의 2시간 분량의 영상물 「조선의 낙조」(2006)는 구술사를 통해 미시사적 접근으로 한국 근현대사의 단면을 보여 주고 있다. 1910년대 이후 일본 유학을 통해 인상파와 후기인상파 등을 배우고 돌아온 화가들과 1922년 시작된 '조선미술전람회'의 영향 하에서 1930년대부터 신문화 수용양상이 본격적으로 결실을 맺기 시작한다. 김기창의 「가을」(1934), 이인성의 「경주의 산곡에서」(1934), 김중현의 「농악」(1941)은 식민지 정책과 부합하면서 지역적 색채를 보여 주고자 하는 양면성을 지닌 조선 향토색 경향을 대변한다. 또한 국내에서는 문화적 검열의 대상이 되었던 나체를 김관호, 나혜석, 오지호, 김인승 등이 아카데미 미술의 일환으로 시도하기도 하였다. 1930년대 이후 서구식 근대 자본주의 문화와 함께 들어온 대중문화는 우리의 식습관, 주거문화, 생활풍습 전반을 변화시킨다. 이 시기 야수파와 입체파, 추상미술에 대한 관심이 구본웅의 「인형이 있는 정물」(1937), 김환기의 「론도」(1938), 유영국의 작품에서 나타나기 시작한다. 한편 1920년대 조선일보에 연재되었던 안석주의 만평을 팝아트적으로 재현한 이동기의 「모던 걸」, 「모던 보이」(1998)는 당시의 무조건적인 외래문화 수용세태를 풍자하고, 1930년대 신여성과 당시의 모습으로 분장한 딸을 함께 묘사한 조덕현의 「리플렉션 리플렉션」(2011)은 시공간을 뛰어넘어 한국사회에서 여성의 삶을 반추한다. 여기에 한국근현대미술연구소에서 제작한 모더니스트 이상과 당대를 풍미한 최승희의 영상물이 전시된다.
이인성_경주의 산곡에서_캔버스에 유채_130×194.7cm_1934 /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
이쾌대_해방고지_캔버스에 유채_181×222.5cm_1948 / 이한우 소장, © 삼성미술관 리움

2부 : 낯선 희망(1945~2011) / 그라운드 갤러리 ● 해방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근현대사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2부 또한 역사적 사실과 기억, 고증으로 제작된 작품들과 현대 한국사회를 증언하는 다양한 작품들을 병치하여 각기 다른 연상 작용을 통해 주제를 강화시키고자 하였다. 해방은 우리에게 건국의 꿈을 실현하는 계기를 마련하였지만, 혼란과 분열이 거듭되는 가운데 통일된 민족국가의 꿈은 멀어져 갔다. 이쾌대의 「해방고지」(1948년)와 강요배의 「한라산 자락 사람들」(1992)은 이러한 상황을 대비시켜 보여 준다. 한국전쟁과 민족분단의 비극, 이에 따른 반공이데올로기는 전쟁을 배경으로 한 기존의 작품과 전쟁의 트라우마를 상징적으로 나타낸 전후의 작품들, 그리고 한국전쟁을 주제로 한 현대작가의 작품들로 보여진다. 변영원의 「반공여혼」(1952)은 이중섭의 「투우」(1956), 전화황의 「전쟁의 낙오자」(1960)와, 구본창의 한국전쟁관련 신작들(2010)은 송영수의 「작품 59-2」 (1959)와 함께 연출된다. 그런가 하면 신세대 작가 조습의 「그 날이 오면」(2004)은 '태극기 휘날리며'의 영화음악을 차용하여 한국사회가 양산해 온 집단기억을 해체하며, 조동환/조해준 부자의 「1937년에서 1974년까지」(2002~2010)는 실제 경험을 재현한 드로잉 설치작업으로 기억과 구술을 통한 미시사적 접근이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격변하는 시대에 미술이 당대의 삶과 풍속을 반영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장욱진의 나룻배」(1951), 박수근의 「시장」(1950년대), 박상옥의 「시장소견」(1957) 등 전쟁 이후 고단했던 서민들의 삶을 담아 낸 작품들과 기억을 통해 과거를 재구성한 윤석남의 「어머니Ⅱ-딸과 아들」(1993), 안창홍의 「봄날은 간다」(2005)를 함께 비교해 보면 흥미롭다. 정치적 인물들은 우리의 집단 기억 속에 생생하게 존재하며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제공한다. 김동유의 「이승만」(2006)은 이승만과 김구로 대변되는 민족의 분열상을 보여 주며 박영근의 「박정희의 무궁화/유지자사경성(有志者事竟成)」(2006)은 박정희 시대의 계몽주의 이데올로기와 체재의 어두운 그늘을 함께 연상시킨다. 1960년대 박정희 정권은 국가 재건을 목표로 산업화를 적극 독려하는데 산업현장의 역동성을 재구성한 이종상의 「작업」(1962)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를 반영하며, 그 옆에는 산업현장의 모습을 두루 촬영한 김철현의 1990년대 산업사진들이 거대한 스펙터클로 변모한 한국사회의 산업화 단면을 보여 주고 있다. ● 한편 2부에서도 새마을 운동과 유신, 산업화와 민주화와 관련한 사회적 변화 과정과 일상의 모습들을 보여 주는 사진 동영상이 「일상, 그 낯선 친숙함-태극기로 본 일상의 현대사」, 「테이프 커팅과 새마을 가꾸기-근대화/산업화풍경」, 「유신과 반공, 그리고 민주화」라는 제목으로 상영되어 한국 현대사의 기억들을 생생히 되살리고 있다. 1960~70년대의 미술계는 변화와 혁신, 그리고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하는 국가정책과 맞물려 예술적 아방가르드가 미술제도 속에 자리잡기 시작한다. 예술가들이 사회현실에 반응하는 방식은 정치적 논의를 배제한 앵포르멜 미술 경향이나 행위예술, 단색주의 회화와 권진규, 전혁림, 백남준, 한운성, 육태진 등 자신만의 독자적인 색채를 보여 주는 작가들의 작품들을 통해 조망해 보고자 한다. 한국근현대미술연구소가 제작한 「1960~70년대 한국의 행위예술」 영상물도 이러한 이해를 도울 것이다. 1980년대 이후 우리의 일상 문화, 사회와 역사에 대한 관심이 미술계에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다. 미군부대 주변의 사진관에서 수집한 남녀 사진으로 1960~70년대 한국사회의 풍속도를 재구성한 김용태의 「DMZ」(1989)와 파독 광부와 간호사를 주제로 한 백기영의 「잃어버린 고향」(2002)은 미시사의 방식으로 역사를 재구성하고 있다. 오윤과 이종구의 1980년대 작업은 고도성장과 더불어 대두된 자본주의 사회의 정치, 경제, 사회적 모순을 풍자하고 있다. 한편 신학철의 「한국근대사-종합」(1982~1983)은 거대서사, 지배담론을 비판적으로 형상화하는 데 반해 서도호는 「유니폼/들:자화상/들:나의39년인생」(2006)에서 개인적 경험과 기억을 토대로 한국사회의 문화적 정체성을 요약적으로 함축한다. 50년 만에 평양에서 성사된 남북정상회담의 과정을 통해 분단 현실과 통일에 대한 불안정한 미래를 함축하고 있는 박찬경의 다큐멘터리 영상 「비행」(2000), 이사가 잦았던 자신의 과거와 세계를 오가며 유목민처럼 살고 있는 현재를 담고 있는 김수자의 「떠도는 도시들 2727km-보따리 트럭」(1997)은 기억을 통해 끊임없이 재구성되는 역사의 단면을 보여 준다. 현재, 오늘날 우리의 모습은 일상에서 쉽게 만나는 아줌마의 전형을 적절히 포착한 오형근의 「아줌마」(1997)나 물질적 풍요와 다국적 자본주의의 실태를 고발한 김기라의 「코카킬러」(2010)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또한 급속히 변화하는 한국사회의 단면들이, 달동네 재개발 사업을 기록한 안세권의 「서울, 침묵의 풍경」(2011), 국적 불명의 놀이문화를 통해 전통과 현대, 어설픈 서양문물이 혼재된 한국사회의 진풍경을 표현한 구성수의 「마술적 리얼리티」(2005),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는 풍경을 국제결혼한 커플을 통해 기록한 김옥선의 「해피투게더」(2002-2004)에 담긴다. ■ 삼성미술관 리움
안창홍_봄날은 간다_패널에 사진, 아교, 드로잉잉크, 아크릴채색_207×400cm_2005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 안창홍
박영근_박정희의 무궁화/유지자사경성(有志者事竟成)_캔버스에 유채_141.4×90.9cm_2006 이상원 미술관 소장, © 박영근





전시 프로그램

□ 심포지움 : 20세기 한국의 시각문화 - 모더니티와 기억 한국 근대사의 근간을 이루는 시대 정신인 '모더니티'에 관하여 미술사, 미학, 문화연구 전문가들을 초청하여 심도 깊은발제와 토론을 통해 한국 사회를 시각문화중심으로 재해석해 보는 학술행사 - 일시 : 2011_0326_토요일_02:00pm~04:30pm - 장소 : 리움 강당 - 대상 : 미술 애호가 및 일반인 200명 - 신청방법: 3월 14일부터 홈페이지 www.leeum.org를 통해 선착순 접수(무료) - 세부 프로그램   14:00~14:10   심포지움 개최 의도 / 진행_이준   14:10~14:40   한국근대미술과 모더니티(가제) / 발제_심상용(미술사/평론)   14:40~15:10   현대, 해체된 기억의 풍경 / 발제_김진송(시각문화연구)   15:10~15:20   휴식   15:20~15:50   문자문화와 시각문화(가제) / 발제_천정환(문학비평)   15:50~16:30   질의 및 종합토론 / 진행_강수미(미학,미술평론) - 문의: Tel. 02.2014.6900

□ Teen's Workbook(청소년용 워크북) 및 교사용 지도서 입학사정관제의 도입으로 진로와 연계된 체험 활동이 강조되고 있는 흐름에 발맞추어 청소년들이 이번 전시를 통해 미술, 국어, 국사, 사회 교과를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한국근현대의 역사와 문화를 상상하면서 문화 예술 전반과 친근해 질 수 있는 기회 제공

□ 교사초청 행사 전시에 대한 큐레이터의 강의와 함께 워크북과 지도서에 대한 안내를 받을 수 있는 중등교사 대상의 초청행사 - 일시 : 2011_0319_토요일_02:00pm~04:00pm - 장소 : 리움 강당 - 대상 : 현직 중등교사 200명 - 신청방법: 홈페이지 www.leeum.org를 통해 선착순 접수(무료) - 문의: Tel. 02.2014.6900

□ 체험 프로그램 '시간 여행자(Time Traveler)' 장소성의 상실과 그 안에 담긴 기억의 정치학을 다루고 있는 전시의 주요 개념을 교차하는 과거와 현재의 착시 화면 사이로 관람객이 직접 공간을 이동하면서 기념비적 장소(광화문, 청계천)와 풍경(시장, 가족)의 시각적 변화를 체험하는 미디어 공간

□ 전시설명 프로그램(무료, 약 50분 소요) 한국어 : 화~일요일 오전 11시, 오후 1시, 3시 영어 : 토,일요일 오후 2시

□ 모바일 전시도록(무료)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 사용자用 모바일 전시 도록 T-스토어 內 삼성Apps에서 다운로드(무료, 도록 판매가 15,000원)

■ 기타 * 예약제 없이 편리하게 Leeum을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 20인 이상 단체는 예약 필수(관람료 할인)

 


동방의 요괴들 in the City






2011_0317 ▶ 2011_0423 / 월요일 휴관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동방의 요괴들 클럽으로 갑니다.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강상우_강숙진_고석민_김규리_김다혜_김대환_김민재 김보남_김웅현_김은주_김준영_김지영_김춘재_김타조 박민수_박민하_박상아_변상환_안예원_엄해조_염지희 유재연_윤석원_이슬기_최다찰_최현석_추수희_애나한

주최 / 충무아트홀 주관 / 월간 art in culture

관람시간 / 평일_1100am~08:00pm / 주말_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충무갤러리 CHUNGMU GALLERY 서울 중구 흥인동 387(131번지)충무아트홀 Tel. +82.2.2230.6629 www.cmah.or.kr






충무아트홀은 월간 art in culture와 함께 『동방의 요괴들 in the city』展을 기획하여 충무아트홀 갤러리 에서 전시한다. 이번 전시는 2010년에 이어 개최되는 2번째 전시로 2011년 ‘동방의 요괴들’ 공모 작 가 중 28명을 선정하여 진행된다.
김대환_ART Ruler / 김보남_Modified forms
김춘재_붕괴 / 박상아_The Animalbody Streamline -Fish 엄해조_Filled of emptyⅠ / 고석민_"ㅁ"

개인의 기억을 다양하게 형상화하는 강상우 강숙진 김타조 유재연 추수희, 시간과 공간의 의미를 현 대인의 감성으로 재해석하는 고석민 김준영 김춘재 박민수 변상환 이슬기 한소영, 객관적인 사물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이야기하는 김대환 김보남 김은주 박민하 안예원 엄해조, 사회적 이슈들을 비판적 태도로 비트는 윤석원 최다찰 최현석, 사회와 인간, 그리고 존재에 대한 근원적 질문에서 출발하는 김 규리 김다혜 김민재 김웅현 김지영 박상아 염지희가 참가한다. 도심 속에서 살아가는 젊은 작가들의 새롭고 신선한 관점을 담아낸 전시로 현대인의 심리와 감성을 대변한다. ■ 동방의 요괴들




Story of BLACK









심승욱_이림展   2011_0317 ▶ 2011_0415 / 일,공휴일 휴관











초대일시 / 2011_0317_목요일_05:00pm

기획 / art company H

관람시간 / 11:00am~07:00pm / 토_11:00am~06:00pm / 일,공휴일 휴관

살롱 드 에이치 Salon de H 서울 강남구 청담동 31-2번지 신관 Tel. +82.2.546.0853 www.artcompanyh.com






Story of BLACK 스토리 오브 블랙 ● 심리적인 결핍이나 고립에 대한 경험은 어떤 사물이나 상황에 대한 집착으로 귀결된다. 전시는 검은색이라는 개념적이거나 시각적인 어둠에 대해 집착하는 두 작가의 이야기를 다룬다. 심승욱이 유학생활 동안 겪은 심리적 고립은 black의 어둠에 대해 친밀감을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된다. 이러한 어둠은 작가의 작업에서 불완전하고 불확정적인 모순적 의미를 담기 위한 개념적 수단으로 이용된다. 어린 시절, 이림이 경험한 사람과의 관계 속 결핍은 트라우마로 남아 사람들간의 교감에 집착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이를 표현하기 위한 인물의 정서적 교감은 Black의 어둠을 통해서 더욱 극명하게 연출되어 보여진다. 2011년 salon de H 첫 번째 기획전시로 심승욱, 이림 작가의 2인 전 『Story of BLACK』을 3월 17일(목)부터 4월 15일(금)까지 약 한 달간 진행된다. 이 전시에는 심승욱의 설치, 부조 작업 7여 점과 이림의 드로잉과 페인팅 작업 10여 점이 전시될 예정이다. 전시는 다른 듯하지만 닮아 있는 두 명의 젊은 작가의 작업이 Black이라는 시각적 혹은 개념적 어둠을 통해 어떤 형식으로 진화되고 있는지 알아보고 이를 통해 그들의 작업에 대해 재조명해보는 자리를 마련한다.
심승욱_Black Gravity_접착제, 알루미늄_2010
심승욱_Black Gravity_접착제, 알루미늄_2011

말레비치의 「검은 사각형」에서 검은색으로 뒤덮인 사각의 캔버스에서 인식 가능한 어떠한 대상이나 형체를 찾을 수 없다. 대상의 재현과 서사적 연출에서 벗어나 오직 직관에 의해서만 작품 바라보기를 유도하고 있는 말레비치의 작품은 심승욱의 「Black Gravity」시리즈를 연상시킨다. 우리는 예술을 바라볼 때 습관적으로 작가가 의도한 숨겨진 의미를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확정적 정의 내리고 싶어한다. 그러나 예술이 과연 확정적인 단어를 쓰기에 적합한 것일까. 심승욱의 작업은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가 아닌 이것이 무엇인가라는 사물을 바라보는 가장 직관적 질문에서부터 시작된다. 심승욱은 2007년 기점으로부터 시각적으로 black에 한정된 작업을 선보인다. 유학시절 그가 겪게 되는 심리적 고립은 내면의 상상을 훈련시키고, 이는 어둡고 낯선 구조의 검은 덩어리를 생성해냈다. 검은색의 실리콘들이 집적되어 만들어내는 이 낯선 덩어리는 우리가 사물을 인지하는 기존의 인식체계를 마비시킨다. 이제껏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그 물체를 인식하는데 있어 논리적 접근을 위한 어떠한 실마리도 제공되지 않는다. 또한 검은색의 통일된 색감은 드러냄과 숨김의 중의성을 지닌 개념적 어두움으로 작업에서 불완전하고 불확정적인 모순적 의미를 더욱 증폭시킨다. 작가의 무의식이 만들어낸 생경한 검은 풍경은 끊임없이 낯선 형태로 증식하여 이제는 지시적 기호나 언어체계로 표현할 수 없는 영역에 자리잡게 되었다. 이렇게 의미가 파괴된 지점에 자리잡은 어둡고 낯선 덩어리는 우리에게 인식불능의 불쾌와 미지의 깨달음의 쾌를 동시에 경험하게 하는 '숭고'의 체험을 동반한다. 이 어둡고 낯선 숭고함은 '미'나 '추'로 구분될 수 없는, 미적 범주를 벗어난 정의내릴 수 없는 그 어떤 것으로 귀결된다.
이림_confusion no.5 _캔버스에 유채_142×170cm_2010~11 / ⓒ 이림
이림_confusion no.4_캔버스에 유채_194×112cm_2010~11 / ⓒ 이림
이림_absence no.6_캔버스에 유채_194×130.3cm_2009 / ⓒ 이림
이림_the surrealistic painting no.1_캔버스에 유채_162×130.3cm_2009~11 / ⓒ 이림

연극의 한 장면처럼 연출된 것 같은 화면 속, 애절한 표정과 몸짓을 하고 있는 인물이 있다. 배경이 사라진 화면 속에 흑백의 물감이 인물의 얼굴과 신체의 외면을 어지럽게 훼손시키고 있다. 사라진 배경과 훼손된 인물의 형상. 그대로의 재현을 방해하는 장치로 인해 이미지와 이미지 사이의 서사적 연관이 파괴되었다. 이로 인해 인물은 소통이 단절되고 소외된 개체로 인식된다. 또한Black의 어둠은 형상의 고립을 더욱 극명적으로 드러낸다. 이림은 작업 속 인물을 통해 타자와 교감하고 소외된 자아를 치유하고자 한다. 어린 시절, 특정 인물과의 교감이 거부되어 생성된 결핍은 트라우마로 남아 사람간의 관계에 집착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이러한 타자와의 관계성에 대한 집착은 그의 작업 안에서 여러 가지 방식으로 드러난다. 우선, 이림의 회화는 3가지 매체를 거치는 번거로운 노동의 방식을 택한다. 스스로의 몸에 페인트 칠을 하는 퍼포먼스를 한 뒤 그 모습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사진을 통해 회화로 재현하게 된다. 이러한 매체의 확장을 통한 재현은 인물과 이미지 사이의 또 다른 관계를 보여준다. 하나의 이미지와 다른 이미지들이 연결되며 생기는 관계성이다. 실제의 인물이 담고 있는 감정의 순간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그 이미지는 다시 회화성을 띄며 찰나의 감정을 지속시키는 이미지 간의 관계는 교감을 위해 필요한 과정으로 인식된다. 최근, 신작에서 소통을 위해 배치되었던 인물의 형상이 캔버스에서 사라지며, 그는 또 다른 관계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작가의 시선은 익명의 사람과의 관계 속 교감에서 자신과 초현실주의 화가 막스 에른스트 Max Ernst와의 관계로 이동하기 시작한다. 에른스트 대표작 「신부의 의상 The Robing of the Bride」에서 붉은 부엉이 형상의 모피를 입은 여성은 작가와 동일화되어 The surrealistic시리즈에서 보여진다. 에른스트와 이미지 중첩을 시도한 작가는 더욱 친밀히 교감을 하게 되고 이러한 새로운 관계성의 확보는 제 존재를 다시금 확인하는 자기 치유의 방법이다. ● 검은색은 가장 이율배반적인 색감이다. 동양적 사유에서 검은색은 침묵, 고요함 등의 명상적인 정서를 담은,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는 색으로 해석되어지지만 서구 문화권에서는 죽음, 어두움 등의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어진다. 색을 판단하는 시각은 매우 주관적이고, 절대적인 색감이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한 가지 색을 정의할 때 다양한 관점이 존재한다. 『Story of Black』에서 두 명의 작가는 서로 다른 의미의 black을 제시하고 있다. 심승욱과 이림의 작업은 표면적으로 검은색을 포함하고 있지만 정작 그리고자 하는 것은 검은 "색"이 아닌, 검은 색을 통한 내면의 이야기이다. 그들의 story of black을 통해 검은색에 대한 관점의 확장을 기대해본다. ■ 이유영





홍상현 사진전 ‘시간잉여공간’


           
            갤러리 나우(02-725-2930)
            2011-03-23 ~ 2011-04-05
            2011-03-23 오후 6시

폐허의 시공간

―홍상현의 “시간잉여공간”에 부쳐―

공간은 단순히 눈앞에 보이는 대상들의 총합이 아니다. 따라서 공간은 그것들을 포괄하는 또 하나의 대상, 전체-대상도 아니며, 차라리 의식의 발효(發效) 이전에 주어지는, 주체가 사물들을 의식의 대상들로 포착하기 이전에 나타나는―전 의식적이고 전 반성적인―, 모든 경험의 조건이자 토양일 것이다. 공간의 그 비대상성(非對象性)을, 공간 자체가 주인(주체)이 되어 무엇보다 먼저 내 안에 스며든다는 사실이 증명한다. 그 스며듦의 작용이 남긴 표식 또는 징표를, 아마 마르틴 하이데거는 ‘감정(Gefühl)’ 또는 ‘기분(Stimmung)’이라 불렀을 것이다. 공간은 능동적 의식 작용에 따라 우리의 눈앞에 일정한 거리를 두고 세워지지 않으며, 우리 자신이 어쩔 수 없이, 우리를 수동성 속에 묶어두고 우리 안에서 퍼져 나가거나 울린다.
그 공간의 퍼져 나감, 공간이 시선이나 의식에 고정되지 않고 일종의 에너지처럼 우리 안에서 공명함, 그것이 보이는 공간이 남기는 보이지 않는 흔적, 즉 공간이 아니라 시간적인 어떤 것이다. 공간이 그렇게 시간의 자기 전개로, 시간적 울림(음악)으로 전환된다는 존재론적 사건에, 모든 사진 예술의 가능성(또는 불가능성)이 놓여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의심할 바 없이 공간을 재현(représentation, 또는 모방imitatio)하는 대표적인 예술인 사진 예술의 핵심은, 앙리 카르티에-브레송에게, “결정적 순간(instant décisif)”을 포착해야 하는―붙들 수 없는 시간을 붙들어야만 하는―움직임에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음악은 말할 것도 없고 회화에 비해 보아도 보이는 공간과 그 안에서 보이는 것에 더 붙박여 있을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난 가장 재현적인 예술인 사진의 (불)가능성은, 가장 비재현적(비가시적)인 시간을 포착할 수 (없는) 있는 (불)가능성과 다르지 않게 된다. 가장 재현적(모방적)인 예술인 사진의 성패가 가장 비재현적인 것에 매달려 있으며, 이는 사진이 재현될 수 있는 것과의 대비(차이) 아래에서 그 비재현적인 것을, 시간의 현전을 효과적으로, 극적으로 드러내야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홍상현의, “시간잉여공간”이라는 표현으로 대변되는 일련의 작품들은, 사진 예술 자체가 근거하고 있는 존재론적 사건(공간의 시간으로의 전환, 공간이 시간으로 현전함, 공간이 시간으로 응결됨)에 대한 탐색의 결과이다. 이 작품들은 사진 예술의 가능성의 기본적 근거를 다시 묻고 있다.
거기에서 어떤 공간이 ‘말하고’―또는 ‘울리고’―있는가? 다시 묻는다면, 거기에서 어떤 시간이 ‘보이고’ 있는가?
그것은 폐허의 공간, 폐허의 시간, 보다 정확히, 폐허의 시공간이다. 물론 우리는 “시간잉여공간”에서, 이제는 더 이상 사용되지 않고 사람들이 찾지 않는 무너져 내린 공간들과, 과거에 멈추어버린 시간, 또는 죽은 과거만을 반복하고 있는 현재와 마주하게 된다. 세워진, 구성된 공간이 아니라 ‘주저앉은’ 공간, 흐르는 시간이 아니라 멈춰 선 시간, 폐허의 시공간, 그러나 그것은 이상하게도 폐허라기보다는 ‘살아 있는 자연’과 같은 어떤 것으로 나타난다. 말하자면 그것은 우리가 그 사용 가치를 극대화사키기에 골몰하고 있는 일상의 시공간(우리가 욕구들을 만족시키거나 즐거움을 얻기 위해 소비했던, 폐허 이전의 현실의 시공간)과 변증법적으로 대립하면서 폐허의 주관적 낭만성이나 비극성을 부각시키지 않으며, 차라리 무채색(‘무채색’, 그것은 “시간잉여공간”에서 보이는 것일뿐더러 보이지 않는 것이다)의 텅 빈 중심을, 이 도시에 내려앉은 잔잔한 어둠을, 그러나 체념이 아닌 비움과 내어맡김을 현시(現示)시킨다. 사실 그 흑백의 텅 빈 중심을 홍상현은 전작 “건축공간변주”에서 빌딩과 아파트 숲 중앙에, 사진 이미지들 한가운데 위치한 하늘의 흰 빛으로 형상화해냈었다. 그러나 이번 “시간잉여공간”에서 그 빈 중심은 이미지들 중앙에 놓여 있지 않고 곳곳에 산재해 있을 뿐이고, 보다 정확히 말해, 가시적 형상 안에 공간적으로 직접 드러나기보다는 다만―작품이 재현해내고 있는 과거 또는 폐허의 시간이 아니라―작품 자체의 시간으로서 우리에게 말하거나, 우리 안에서 울려 퍼진다. 작품 자체의 시간……, 그러나 그것은 작가가 마주했던, 마주하고 있는 시간일 뿐만 아니라, 바로 ‘우리’ 모두의 익명적 시간이, 무명씨들의 삶이 아니겠는가? 이 자본주의적 도시문명에 둘러싸여 있지만, 그 문명이 결코 침식해 들어갈 수 없는 (빈) 중심, 어떤 ‘자연’, 그 문명에 단순히 낭만적?비극적으로 대립하지 않으면서 다만 그로부터 단호히 돌아서서 침범할 수 없는 것으로 스스로를 드러내는 단단한 중핵……

박준상(숭실대 철학과 교수)

민병헌 사진전 `WATER FALL`    


    
           
            한미사진미술관(02-418-1315)
            2011-03-13 ~ 2011-05-07
            2011-03-12 오후 5시

민병헌의 작품을 마주하면‘희미함’이란 단어가 맨 처음 떠오르고, 흐르는 시간, 지금은 사라져 버린 잊혀졌던 감각들이 느껴진다. 그는 동양적이며 동시에 서구적 회화 전통에 기반을 둔 채‘자연’을 주제로 일련의 시리즈로 작업을 꾸려 나간다. 눈 덮인 산야, 안개 낀 도시와 들녘의 하늘, 갈대 숲, 어둠, 나신(裸身)등 실제 현실의 풍경은 그의‘순간 포착’으로 담겨지며, 이어서 섬세하고 덧없는 감동의 추상화로 발현된 독특한 이미지로 창조된다.
민병헌의 관심사는 자연의 변형, 그 변신으로서, 예를 들어 식물, 비, 바람, 폭풍, 눈, 피어나고 사라지는 안개 등에 대한 작가만의 재해석을 통해 작업에 이르는것이다.“ 자연이 거기 있을 때 우리는 그것이 거기 있음을 깨닫지 못한다. 그러나 그것이 사라지거나, 모습을 바꾸면, 우리는 그제서야 거기에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러니까 오로지 결핍의 순간에만 다시 기억을 회복하는 것이다. 나는 어떤 대단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작은 것, 사소한 것, 자연스럽게 변하는 것들에 관심을 두고자 하며, 그것들을 정말 몸소 느낀다1).”이렇게 민병헌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사소한 것들에 대해 음미하고 느끼며, 자연과 일체가 되는 자신만의 열정적인 방식에 대해 이야기한다.
민병헌은 오직 흑백으로 작업한다. 비단처럼 윤택하고 은은한 회색조와 부드러운 종이의 질감은 시적이고 세련된 그의 창작세계를 한층 더 강화시키며, 마치한 폭의 수채화나 서예 작품을 보는 듯 거의 동일한 미감을 뿜어낸다. 작가는 본인의 작품을“새벽녘 입안에 남은 전날 밤 꿈의 맛2)과 닮았다”고 표현한다. 모든 것이 그에겐 감각의 문제이다. 다시 말해 카메라 셔터를 누른 그 순간을 프린트 과정에서 다시 회복시키는 것이 관건이란 것이다. 그는 1998년 이래로 서울 집에서 양평군 서정면 문호리 작업실을 오가며 <안개> 시리즈를 구상했으며 마침내 완성했다. 일출과 일몰에 맞춰 강가에서 피어오른 물안개는 그의 길을뒤덮고, 식물과 가옥, 자욱하고 빽빽한 하얀 운무 속에 파묻힌 산봉우리를 연기처럼 채운다. 민병헌의 <안개> 시리즈 작품을 형식적인 측면에서 엄밀하게 말한다면, 구성의 단순함, 형태의 순수함, 미니멀리즘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색채와 관련해서, 흔히는 밝은 회색에서 순수한 백색, 그리고 드물게는 진한 단색조 회색을 추구하며 그 색조들의 단조로움을 지키기 위한, 일종의 원근법과 콘트라스트의 부재로 특징지을 수 있다. 물론 그의 <안개>는 그 크기에 상관없이, 온통 세밀한 것들로 넘쳐나며 나타났다가 바로 사라져 버리는, 우리 내면 깊숙한 곳에 자리한 갖가지 감각의 세계로 감상자의 시선을 인도한다.
공학에 흥미를 잃고 사진을 익힌 민병헌은 그 무엇보다도 앙리 카르티에-브레송처럼“결정적 순간”을 카메라에 담아내는 사진의 기록적 역량에 작업의 가치를 두고자 한다(1970년대 한국의 사진가들은 앙리 카르티에-브레송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던 것 같다). 그러므로 그는 일단 처음 기록된 이미지에 손을 대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즉 그것은 실재를 훼손하기 때문에 이미지를 다시 조작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민병헌은‘순수사진’의 신봉자로서 이미지에 대한 일종의 추상화를 지향하며, 한 작품에서 다른 작품으로, 한 시리즈에서 다른 시리즈로 나아가며 서로를 융합하려는 경향을 보이는데, 예를 들어 눈덮인 작은 골짜기는 여성의 나신을, 산 정상은 하늘을 향한 여인의 젖가슴을 연상케 한다. 그리고 눈보라는 숲을 덮으며, 운무는 나무 꼭대기에서 하얀 장막을 드리운다. 반면 민병헌은 최초의 음화 형태를 그대로 보존하지만, 현상 시에는 기꺼이 손을 대어 교정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가 사진을 찍었을 때 자신이 보았던 것, 느꼈던 감각, 그러나 이제는 사라져 버린 그 느낌을 생생히 재생시키고자 시도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감각은 무한히 작은 것, 만질 수 없는 어떤 영역에 속하는 것들로, 작가는 자신이 어떤 것을 느끼는 찰나를 기다리고, 자신의 무의식이 명령하는 그 순간 마침내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다시 암실로 돌아와 현상과 인화작업을 거치며 그 찰나의 경험을 재차 반복하는 것이다. 민병헌은 프린트의 색조가 그의 첫 감동을 정확히 반영해 줄 그순간까지 초조하게 기다리는 것이다.
추상적 형태, 뒤엉켜 변형된 시각, 을씨년스런 풍경, 무의식의 역할 등은 우리에게, 우리 서구인들에게 초현실주의 이미지를 생각나게 한다. 그런데 민병헌은 유럽의 초현실주의(surréalisme)에 특별한 관심을 둔 적이 없다고 말한다. 특히 그의 <안개> 시리즈는 브라사이(Brassaï)의 <파리의 밤>의 모습을, 안개 속의 네이장군(le Maréchal Ney)상을떠올리게하는데, 브라사이는스스로가초현실주의자로비춰지는것을거부하며다음과같이말했다.“ 내작품에있어서 초현실주의란 시각에 의해 환상적으로 표현된 현실일 따름이다. 나는 사실을 표현하려고만 하였다. 왜냐하면 어떤 것도 그 이상 초현실적이지 않기 때문이다.3)”
특정 예술사조나 예술운동으로부터 거리를 두었던 민병헌 역시 이 문장에 공감할 것이다. 결국 민병헌의 작품은 세상으로부터 고립된 듯, 시간의 밖에 놓여 있는 듯, 사적 은밀함 속에 격리된 듯, 오늘날 한국 동시대 미술의 일부가 된 대형 사이즈의‘조형적 칼라 프린트의 해일’주변에서 자신을 방어하며 키워나가고 있다. 극도의 섬세함으로 이뤄진 민병헌의 작품은 자연을 관찰하는 인간의 감성이 더해져 낭만적, 서정적 흔적을 간직한 집단적 무의식 속에서 메아리로 울리며, 살아 있거나 잊혀진 감성들을 다시 떠오르게 한다. 그리고 평화의 안식처로서 명상과 내적 성찰의 순간을 제공한다.

엠마누엘 드 레코테








나무, 숲 그리고 우리



임승천展 / LIMSEUNGCHUN / 林承千 / sculpture   2011_0316 ▶ 2011_0501



임승천_유랑 Wandering_혼합재료, 가변크기_2011_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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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1_0316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공간화랑 GALLERY SPACE 서울 종로구 원서 219 공간사옥 지하 Tel. +82.2.3670.3500 www.space-culture.com



임승천(1973~)은 가상의 시나리오를 집필하고 그 스토리 구조를 기반으로 드로잉부터 대형 설치에 이르는 다양한 형식의 작품들을 창작함으로써 내면의 개념을 시각화 시켜온 작가이다. 세상의 멸망 이후 존재하는 디스토피아의 암울한 분위기를 연상시키는 분위기를 가진 임승천의 이야기들은 미래를 가정한 허구이지만 그 면면은 동시대의 현실적 맥락들로부터 분리될 수 없는 것들이다. ● 임승천의 스토리 구조는 각각의 스토리들이 연결되며 이어지는 서술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가 풀어내는 이야기의 매 국면들은 그 동안의 개인전 등을 통해 단절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져왔던 것이다. 이번 공간화랑에서의 전시 또한 앞서 그가 발표했던 네 개의 스토리들에 이어지는 다섯 번 째 스토리에 기반한 것이다.
임승천_유랑 Wandering_혼합재료, 가변크기_2011_부분

임승천이 풀어내는 이야기의 서막은 대규모의 개발공사나 수몰 등으로 인해 삶의 터전이 소멸되어 정착이 불가능해진 사람들이 자신들의 재산을 모아 배를 장만하여 (드림쉽3호) 남태평양 해역 어딘가에 있는 무인도로 이주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긴 항해도중 폭풍을 만나 배가 파손되는데, 항해를 지속하고 목표지점에 도달하기 위해 가장 안전한 구조로 배를 개조하게 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의 격론 끝에 결국 뱃머리가 세 개로 만들어지게 되면서 어느 방향으로도 나아갈 수 없는, 스스로 초래한 고립의 상황이 연출된다(에피소드 1). 망망대해에 갇혀버린 사람들은 공포와 공황 상태에 빠져 분열과 대립을 반복하며 극한 상황에 치닫게 되고, 정신적 피로감 속에서 고립은 더 깊어져만 간다(에피소드 2). 공황상태에 빠진 이들은 생존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들이 떠나온 사회와 비슷한 수직적 위계관계를 구축하고 기형적인 증식을 통해 스스로의 안전을 도모하게 된다. 그러나 외부와의 소통이 단절된 이들은 점차 비이성적인 논리에 함몰되고, 오해와 공포로 말미암아 전체가 자멸하는 결과로 치닫게 된다(에피소드 3). 이 드림쉽 3호에서 유일하게 살아 남은 '낙타'라는 소년은 희망과 좌절을 번갈아 경험하며 홀로 표류한다. 그는 표류중 우연히 북극에서 벌어지는 자원 전쟁의 참상을 경험하게 된다. 멀지 않은 미래, 북극의 얼음이 녹아내리며 새롭게 드러난 북극점 아래 매장된 엄청난 자원을 차지하려는 주변국들의 분쟁은 결국 '산타존'이라는 국가간 협의지대를 창설하는 것으로 이어진다(에피소드 4). ● 이렇게 전개되어온 그의 이야기들은 '낙타'의 '유랑'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새로운 국면으로 이동하는데 그 내용들이 이번 공간화랑 전시에서 발표된다. 작가 스스로 염두에 두고 있었던 다섯 번 째 이야기는 공간화랑이라는 전시 장소가 결정되면서 장소적 성격과 조우하는 새로운 작품들로 구체화된다. ● 표류를 거듭하며 피로에 지친 낙타는 어느 날 새로운 희망의 날개가 자신의 등에서 돋아난 것을 알게 되고 기쁨에 젖게 되지만, 잠시 잠든 사이 날개는 어떤 물고기가 먹어버리며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된다. 마지막 희망을 잃어 버린 낙타에게 세월의 흔적이 더해지며 변화된 모습은 공간화랑 중간층 한쪽에서 관객들을 맞게 된다. 또한 소년의 희망의 날개를 먹어버리고 비대해진 자신을 주체할 수 없게 된 거대한 물고기는 소극장 공간사랑 한쪽에서 가쁜 숨을 몰아 쉬는 키네틱 작품으로 전시된다.
임승천_유랑 Wandering_혼합재료, 가변크기_2011_부분

무엇보다 이번 전시의 중심은 전시장 끝 부분의 무대 설치이다. 유랑을 상징하는 서커스 천막 형태의 무대에는 몇 명의 인물 군상들이 등장하는데, 그들이 서 있는 판의 회전과 사이키 조명의 반복되는 암전으로 마치 인형들이 움직이며 춤을 추고 있는 듯 한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인류가 최초의 동영상을 만들기 위해 회전하는 장치를 고안해 내었던 수 세기 전의 상상력이 새로운 연극적 무대로 재현되고 있다. ● 임승천은 독특한 감수성과 특별한 형식미를 가진 작가이다. 그의 이야기들은 암울한 심리적 통로의 내부로 들어가는 여타의 작품들과는 달리 현상적인 차원을 초월하여 상상의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내는 것을 지향한다. 그리고 그 모든 이야기들은 본인이 발을 딛고 서 있는 현실 세계의 비루한 모습들과 부대끼는 것에서 시작한다. 손댈 수 없이 꼬여버린 탐욕과 갈등의 고리들은 현재의 암울한 모습들을 만들어 내고, 그러한 현실에 임승천의 상상력이 더해져서 그려진 미래의 모습들이 바로 그의 작품들에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임승천의 작품세계가 갖는 중요한 미학적 특별함이다. ■ 고원석

 


풍속의 지형도-나는 나의 두려움이 두렵다



김진展 / KIMJIN / 金眞 / painting   2011_0318 ▶ 2011_0331 / 월요일 휴관



김진_나는 나의 두려움이 두렵다 시리즈 중-최후의 심판이미지_ 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97×130cm / 150×150cm_2002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091125h | 김진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1_0318_금요일_05:3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쿤스트독 KUNSTDOC 서울 종로구 창성동 122-9번지 Tel. +82.2.722.8897 www.kunstdoc.com



개별화와 전체화의 이중구속 ● '풍속의 지형도'라 붙여진 김진(金眞)의 개인전은 권력이 편재적으로 작동하는 현실의 지형을 그려낸다. 그것은 현실이나 지도처럼 투명성을 전제로 하는 것이 아니다. 현실의 한 단편이 굳어져 전승되는 풍속이란 때로는 부조리하기도 하며, 지금 여기를 다시금 출발점으로 삼아 더듬어 나갈 수 있을 뿐인 지형도란 전체를 아우르는 조망적 시점과는 거리가 있다. 풍속이든, 지형이든 모든 상황의 필요충분조건이 충족되었다고 가정되는 보편성과 그것에 근거하는 형식주의와 달리, 상황과 문맥이 문제시되는 것이다. 그것은 영원히 고정된 성좌 같은 것이 아니라, 새로 찍혀진 점에 의해 좌표계 자체가 재조정되거나 다시 출렁거리는 과정 중의 실체이다. 이 전시에는 1999년에서 시작하여 2011년까지 10년 이상 작업한 다양한 작품들이 재맥락화 된다. 그렇다고 그녀의 작품이 우연성을 절대화시킬 뿐인 상대주의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상황과 문맥을 강조하기 위해 보편이나 본질은 끊임없이 호출된다. 탈 중심화의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중심이 포함되어져야 한다. 그것은 핵심을 외면한 채 주변만 맴돌면서, 중심이 아우르는 지배 권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전형적인 보수주의를 벗어나는 방식이다.
김진_나는 나의 두려움이 두렵다 시리즈 중-범죄 현장 이미지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97×260cm_2002

김진은 지배 사회를 성공적으로 유지하는데 동원되는 가장 기본적인 정서로 두려움을 지적한다. 「나는 나의 두려움이 두렵다」라는 큰제목 아래의 두려움 시리즈는 범죄나 테러, 생지옥, 망가진 신체 같은 이미지들이 등장한다. 제목을 'oo 이미지'라고 붙인 이유는 지배 이데올로기가 두려움에 대해 강한 동일화와 감정이입적인 전략을 사용하는 것과 구별하여, 그것을 이질화하고 거리를 두기를 위함이다.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없는 편파적인 풍요와 성장이 가능하기 위한 짝패는 공포와 두려움이다. 지배적 이데올로기는 막연한 두려움을 이용하여 권력에 대한 자발적인 동의를 이끌어내고, 체제의 안정을 도모한다. 두려움은 살아있는 현재와 불확정적인 미래를 저당 잡는다. 두려움은, 불타 무너지는 쌍둥이 빌딩을 그린 작품 「테러 이미지」(2002)나 묵시록을 연상시키는 작품 「최후의 심판 이미지」(2002-2011)처럼 거시적 차원부터, 「범죄 현장 이미지」(2002)나 「밤길 이미지」(2011)처럼 일상적인 차원, 더 나아가 「피부가 손상된 얼굴 이미지」(2002)나 「처진 가슴 이미지」(2009)처럼 내밀한 차원에 이른다. ● 그러나 김진의 작품에서 크고 작은 차원의 재앙이 가져다주는 두려움의 실체는 밑도 끝도 없는 실존적 문제나 자연적 운명이 아니라, 사회적 기원을 가지고 있다. 두려움은 무엇보다도 권력의 문제인 것이다. 정방형의 같은 크기로 제작된 「거인의 시선은 어디에나 있다」 시리즈는 얼굴이 없는 거인들이 관객을 주시하는 듯이 설치된다. 중세의 이콘화를 떠오르게 하는 이 방식은 머리와 표정을 없애버림으로서 편재하는 익명적 권력을 표현한다. 이에 대해 작가는 '이미 하나의 신앙처럼 되어버린 현대 자본주의에 대한 의인화를 시도하며, 자본의 욕망(자본가의 욕망이 아닌)과 자본주의 시스템에 얼굴을 부여하고자 한다'고 말한다. 작품 「거인의 시선은 어디에나 있다」(2009)는 얼굴 없는 양복 입은 남자의 몸통에서 나온 네 개의 손이 와인 잔, 황금 알, 거위, 하프 등을 각각 들고 있다. 그것은 이윤이나 쾌락 등 거대 자본의 포용력이나 포식성 등을 상징한다. 이 시리즈 중의 하나는 거만하게 꼬고 있는 손의 자세를 통해, 대상의 가치를 판가름 하는 배후의 실세를 표현하며, 또 하나는 몸통에서 나온 네 개의 손이 덫과 연결된 쇠사슬을 쥐고 있는 무시무시한 심판자의 모습이다.
김진_나는 나의 두려움이 두렵다 시리즈 중-밤길 이미지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0×197cm_2011

김진의 작품에서 권력은 정장을 입은 모습에서 드러나듯이 합법적인 형태를 띄고 있으며, 그것이 그 법의 자의성과 폭력성을 감춘다. 법이 폭력과의 연결성을 보다 명확히 보여주는 실체는 국가이다. 그래서 국가는 '합법적 폭력 수단을 토대로 한 인간에 의한 인간의 지배 관계'(베버)로 정의되곤 한다. 카프카의 「심판」에 나타나듯이, 현대예술 작품에서 법의 등장은 부조리한 양상을 띈다. 조르조 아감벤은 「호모 사케르」에서, '단순한 관계들의 이념'(칸트)으로 변모한 법, 그리고 의미는 없지만 유효한 법에 복종하는 삶을 묘사한다. 그에 의하면 카프카가 그려낸 것은 바로 그러한 유형의 삶으로, 거기에서 법은 내용이 없을수록 더욱 집요하다. 법의 순수한 형식이란 단지 관계의 공허한 형식에 지나지 않는다. 법의 총아인 국가는 사회와 대립한다. 국가는 사회적 결합을 억제하며 개별화시킨다. 독점하고 가치를 매기고 심판하는 얼굴 없는 권력 앞에는 불가피하게 얼굴을 드러낸 희생자들이 있다. 촛불 시위의 현장에서 영감을 받은 최근작은 시위대들에게 쏘아지는 공격적인 강한 빛에 노출된 사람들이 등장한다. 거기에는 피사체를 향해 앞이 안보일 강한 빛을 쏘고, 그 뒤에 숨어서 잠재적이거나 명시적인 질서 교란자(범죄자)를 특정 하는 누군가가 숨어 있다. ● 해로운 화공 약품 같이 쏟아지는 강렬한 빛에 노출된 채, 얼굴을 가리거나 눈을 감거나 표정을 일그러뜨리는 사람들은 낱장의 그림으로 하나하나 개별화되어 있다. 폭력적인 강한 빛은 탈주자들을 감시하는 집단 수용소처럼 보이기도 하는 지옥도나 범죄현장 이미지 등에도 등장한다. 저항하는 작은 촛불들을 깔아뭉개는 이 센 빛을 쓰는 자는 누구인가. 거기에는 두 가지 빛으로 전환된 물리력이 대치하고 있다. 강한 빛이 발산되는 보이지 않는 중심에 해당되는 회화의 장치는 원근법상의 소실점이다. 「거인의 시선은 어디에나 있다」 시리즈 중의 한 작품은 모든 시선을 흡수하는 하나의 점과 같은 위치에 지구본이 있고, 이것을 손아귀에 넣은 거인이 형상화 되어 있다. 근대적 독점 자본주의를 넘어선 후기자본주의 사회에서 권력은 분명히 분산되어 있지만, 권력이 익명화되어 있을 뿐 그것의 독점과 집중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것이 작가의 생각이다. 거인 시리즈에 전제된 원근법은 이러한 시점에 내재된 권력관계를 강조한다. 장면을 바라보는 모든 이의 시선을 흡수하여 강한 빛으로 되 반사하는 이 자리는 누구의 자리인가? 거인은 이콘화의 전지전능한 신처럼, 때로는 마술사처럼 등장하는데, 그들은 모두 관객을 향해 열린 무대 위에 앉아있다.
김진_나는 나의 두려움이 두렵다 시리즈 중-테러 이미지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94×130cm_2002

안 쉬르제는 무대장치의 역사를 다룬 「서양 연극의 무대장식 기술」에서 모든 것을 한눈에 보게 해줄 수 있는 이상적인 위치, 즉 원근법의 중심을 차지하는 무한 소실점을 무한 초월과 연결시킨다. 허구적 무대에서 환영이 가장 잘 실현되는 소실점 맞은편 자리가 바로 무대를 만들어낸 왕의 자리이다. 즉 원근법적 무대는 왕의 시점이 구현되는 장소인 것이다. 안 쉬르제에 의하면 원근법으로 된 허구의 이상적 모델은 반영효과에 의해 왕에 의해 조직된 세상의 질서를 가리킨다. 그것은 왕의 세계를 조직하고 확대하는 것을 지향한다. 왕권 중앙 집중화의 표현인 동시에 그 도구 중의 하나인 이러한 무대는 왕의 눈이라는 기준점을 중심으로 하여 왕을 위해 창안되었는데, 여기에서 두 개의 질서(실제 세계와 재현된 세계)는 동형적으로 일치한다. 재현된 공간의 이상적 질서가 은연중에 현실에서의 질서를 가리키며, 재현된 무한대는 거울처럼 왕의 눈에 맞추어져
2011.03.17 15:11:26 / Good : 384 +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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