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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abel

  • 작성시각: 2011.06.29 20:3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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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제목: 7월분 설왕설래


2011 OCI YOUNG ARTIST

오유경_정혜련展   2011_0629 ▶ 2011_0717 / 월요일 휴관


오유경_Created Mountain_종이컵_가변설치_2010
  초대일시 / 2011_0629_수요일_05:00pm 오유경 'Dream of Material' 정혜련 'Memory of Fantasy' 후원/협찬/주최/기획 / OCI미술관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OCI 미술관 OCI Museum Of Art 서울 종로구 수송동 46-15번지 Tel. +82.2.734.0440 www.songamfoundation.org

  오유경움직이는 사물 오유경은 오브제, 즉 세상의 모든 물건, 사물, 물체, 물품 등을 모티프로 작업한다. 그의 오브제에 대한 애지적(愛智的) 관심과 작업은 다음 몇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고장이 나거나 수명을 다해 용도 폐기된, 버림받은 물품들을 주워서 새로운 그 무엇으로 바꾸어 놓는다. 둘째 본래의 기능과 용도, 형태, 재료적인 부분 등으로부터 취한 사물에 대한 구체적 인상, 이른바 지각(知覺) 표상과 선입견을 비표상화, 관념화시킨다. 셋째 이런저런 곳에서 주운 오브제에 대한 부분적인 수선(mending)과 예술적 개입을 통해 새로운 형태와 생명을 부여한다. 넷째 버려진 오브제 이외에도 특정 목적을 가지고 대량생산된 신제품, 예를 들면 쓰레기봉투라든가, 고무풍선, 일회용 종이컵, 복사용지, 풀을 먹인 광목천 등을 사용해서 새로운 예술형식과 질서를 창출한다. 이러한 오유경의 오브제 작업에는 그것을 어루만진 작가의 인간적 호흡이 치밀하게 배어 있다. 재료의 물성과 형태가 먼저 다가오기보다는 전체적으로 따스한 기운이 우선 느껴진다. 오유경이 제시하는 오브제는 제품이라는, 예술이라는 특정 용도와 기능을 위해 단순 봉사하는 오브제가 아니다. 그의 오브제 작업은 직관적이기보다는 그것을 접하는 인식주체로서의 관객의 경험과 뜨겁게 조우하는 심적 복합체로서 기능한다.  
오유경_Created Mountain_종이컵_가변설치_2010
오유경_Dreamlike_탁구공_가변설치_2011
  오유경 오브제 작업의 공통점은 재활용용품이든, 신제품이든 작가의 연금술사와도 같은 어루만짐과 호흡이 시종을 일관하며 개입한다는 점이다. 모두 예술작품으로 재탄생함은 물론이다. 차이점이 있다면 버려진, 주운 오브제들이 작가의 부분적/전면적, 예술적 재활 과정을 거쳐 새로운 생명체로 부활한다면, 기성의 신제품들은 작가 자신은 물론 외적인 동인, 이를 테면 바람, 관객의 개입, 빛, 전기적인 동력 등에 의한 움직임, 또는 동어반복적인 집적(集積)과 해체과정을 반복한다는 점이다. 일종의 키네티컬(kinetical)/옵티컬(optical)한 물리적/시각적 흔들림과 움직임(cinétisme)을 총제적으로 선사하고 있는 것이다. 달리 말해 오유경의 오브제 작업은 사물의 의미 자체가 고정되지 않고 '움직이는', 개념으로서의 오브제작업이다. 또는 오브제 자체가 물리적으로 움직이는, 또는 오브제는 물리적으로 움직이지 않지만 보는 이가 오브제들의 병렬적, 반복적, 집합적 집적으로 인해 일종의 므와레(moiré) 현상을 경험하기도하는 '움직이는 사물'이다. 따라서 그의 오브제 작업은 사물에 대한 고정 관념을 예리하게 건드리는 일종의 지적인 개념유희일 수도 있고 시각유희일 수도 있다.  
오유경_Paper City_A4 용지_가변설치_2010
  또다른 차이점은 버려진 오브제들이 자신들에게 주어진 기능을 소진하거나 일정 부분 상실하였다는 점이고 신제품의 경우, 기능을 드러내기도 전에 작품의 재료로서 포획되어 전혀 다른 맥락에서 기능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오브제로서 후자는 전자에 비해 자칫 경직되고 차가운 느낌을 전달할 수도 있으나, 결과적으로 작가 특유의 호흡으로 주조되어 두 경우 모두 잔잔한 떨림과 울림을 각각 선사하고 있다. 이러한 오유경의 오브제 작업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아이러니다. 그는 오브제가 가지고 있던 대상으로서의 객관성을 탈각시킨다. 가벼운 것을 무겁게 하고 무거운 것을 가벼운 것으로 치환(置換)시킨다. 물리적, 시각적으로도 그러하다. 나아가 물리적 치환을 넘어 보는 이의 경험 구조 속으로 파고든다. 오유경은 자신의 오브제 작업을 특정 대상으로서의 오브제로 소급하려는 관객의 태도나 감정을 경계하며 그것을 다른 차원으로 확산시키고 있는 것이다. 오브제로서의 개념은 환원적이지만, 개념으로서의 오브제는 확산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 오유경의 최근 오브제 작업에서 발견되는 또하나의 특징은 반복이다. 행위와 형태, 비슷한 모듈이 수 없이 반복된다. 이를 테면 광목천에 풀을 먹여서 일정 형태, 예를 들어 의자를 만들고 다시 그것을 물로 녹여서 평범한 천으로 되돌리는 행위, 일회용 종이컵을 수 만개 동원하고 그것을 며칠에 걸쳐 바닥에 가득 늘어놓는 지난한 행위 등이 그것이다. 또한 헬륨 가스와 공기를 적당히 섞은 튜브를 이리저리 치고 던지는 관객들의 반복되는 행위, 복사용지로 입방체를 만들어 쌓아 놓은 후에 선풍기 바람을 틀어 무너뜨리고 다시 무너진 박스들이 원하지 않은 질서로 쌓이는 과정과 행위 등이 반복되는 작업들이 그것이다. 작가와 관객의 반복되는 행위는 퍼포먼스와 그 결과로도 강조되고 나타난다. ● 사물을 관념화하고 대상을 주관화하는 오유경의 작업은 그의 오브제가 다름 아닌 자기 자신임을 고백하고 있다. 그의 오브제들은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작가 자신의 내면을 투명하고 있다. 이는 몇 해 전 숨쉬기도 힘들고 걷기도 힘든 고산지 라다크 답사를 하면서 관심을 가진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와 손에 잡히지 않는 에너지'에 대한 생각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작업 전체를 통해 두드러지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비물질적인 존재다. 대상으로서의 사물들은 무거워 보이는 것들이지만, 작가의 작업 안에서 이들의 공통점은 가볍다는 것이다. 대다수의 작업들이 바람에 흔들리거나 날리는 반응을 보인다. '거룩하고 무거워 보이는 것들의 가벼움, 그것이 의외로 얕고 가벼울 수 있다는 생각으로부터 출발한 것'이 바로 오유경의 오브제 작업이다. 생각의 깊이와 원재료와 기능을 뒤집어 보는 연금술사로서의 작가의 예술적 경지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오유경_Absolute_혼합재료_가변설치_2009
  오유경의 작업은 대부분 달려 있거나 놓여 있다. 공중에 떠 있는 경우와 특정 사물, 혹은 바닥에 더해져 있는 경우다. 이런 독특한 설치방식은 사물에 대한 고정 관념이라든가 권위, 무거움을 떨쳐버리거나 간단히 제거해버린다. 쓰레기 봉투가 하늘을 나는 아이러니를 상상해보라. 트레이싱페이퍼로 만든, 오를 수 없는 사다리, 바닥에 견고하게 놓여 있던 의자를 하늘 높이 매달아 바람에 날리게 하는, 바닥에 놓여 있던 것들을 높이 날리듯 들어 올리는 오유경의 발랄함을 떠올려보라. 마지막으로 오유경의 작업에서 공통적으로 읽을 수 있는 것 중 중요한 하나는 그의 작업이 집적(aggregation)의 형식을 취한다는 점이다. 동일한 모듈이 반복되면서 형성하는 증식으로서의 멀티플 양상이 압권이다. 주지하다시피 동어반복은 강조다. 반복은 힘이다. 하나 같이 사소하고 힘없는 연약한 오브제들이지만, 하나하나 쌓인 먼지의 두께를 보는 듯하다. 연약한 재료들로 구축되고 병렬적인 집적을 보이는 그의 작업에서 느끼는 기운은 바로 힘이다. 시각적인 힘, 물리적인 힘이다. 공격적이지 않고 둔탁(heavy)하지 않으면서 편안한 생물학적 세포분열, 증식을 경험하는 듯하다. 마치 자연의 규칙을 보는 듯 일정한 방향성을 보이기도 하는 오유경의 오브제 작업은 살아 움직이며 인간 세상의 심리적 지형을 그려내듯 오늘도 이곳저곳의 시공을 점유해 나간다. ● 공간과 매스에 대한 지적인, 역학적인 관심이 돋보이는 오유경의 오브제 작업은 단순 기능의 부활이라기보다는 버려진 오브제에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고 그것을 새로운 맥락으로 끄집어내는 정신적 수선이요 예술적 재활이다. 그의 행위와 작업은 간호하고 치유하는 치료적 행위이자 하나의 의식, 제의적인 설치 과정이다. 오유경의 작업을 '오브제를 통한 주술적 행위'라 부를 수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그의 설치 작업은 연출(Mise en scéne)적인 특성을 강하게 보인다. 또 하나의 특징은 현장에서(In Situ) 작업한다는 점이다. 현장을 조각하는 오브제 작업이다. 따라서 대단히 시적(詩的)인 동시에 치밀하고 즉흥적이다. 전후 맥락을 가늠할 수 없는 표현주의 시 같이 난해한 독해불가능한 시가 아니라, 하나의 편안한 서정시 같은 것이다. 관객이 편하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는 이유다. ■ 박천남  
정혜련_memory of fantasy 4_자작나무 합판, 가죽, 모터_110×100×110cm_2011
정혜련_memory of fantasy 3_자작나무 합판, 가죽, 모터_50×35×22cm_2011
  정혜련기억이라는 판타지 인간은 현실의 억압을 일탈하기 위해 환상기제를 가동한다. 정혜련은 자신과 사회의 억압을 들춰내고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운 감성의 세계를 창출하기 위해 환상을 만들어 낸다. 그것은 유년기의 기억 속에 자리 잡고 있는 놀이공원이라는 환상이다. 정혜련의 작품에 있어 놀이공원의 형상은 유년의 기억을 재생하는 매개체이자 그것을 증폭하는 장치이다. 그러나 그 놀이공원은 기억을 재현하기 위해 동원되는 매개체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놀이공원에 등장하는 곡선이라는 요소를 확대재생산한다. 정혜련은 비정형의 드로잉을 평면과 공간 속에 풀어놓는다. 그는 곡선이라는 조형 요소를 통해서 시지각을 자극하는 감각적 표현 방식을 통해서 기억이 어떤 방식으로 존재하는지를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기억의 존재를 이성적으로 서술하지 않고 감성적으로 흩어놓는다.  
정혜련_memory of fantasy 1_자작나무 합판, 모터_220×400cm_2011
  정혜련은 한동안 가죽으로 특정 형상을 만들고 그 위에 형상을 새겨넣는 형상표현 작업을 해왔다. 이 과정에서 그는 가죽이라는 작업 재료의 특성과 효과에 천착함으로써 가죽으로 작업하는 작가로서의 이미지를 굳히기도 했다. 이것은 그를 특정 재료를 가지고 독특한 작업을 만들어내는 작가, 그러니까 특정 스타일로 인정받는 작가로 만들었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시각예술에게 있어서 내러티브와 스타일이 어떻게 상호 갈등과 보완의 관계에 놓여있는지를 생각해볼 수 있다. 작가의 사유가 방법을 창출하는듯하면서도 작가가 만들어낸 방법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작가의 사유와 감성을 재생산하는 경우도 있다. 자칫 작품활동의 앞뒤를 분간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그는 가죽에서 나무로, 2차원에서 3차원으로, 서사에서 감성으로 자신의 코드를 변화시켰다. ● 「Fantastic Memory 1」은 비정형적인 원들을 중첩으로 이뤄진 시각적 착란의 세계이다. 가지런한 정원(正圓)들의 질서 정연한 배열이 아니라 불규칙한 타원이나 나선(spiral)들을 중첩한 나무패널을 원운동으로 재구성하여 착란을 일으키게 하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종이 위에 연필 드로잉을 재구성한 결과물이다. 정혜련은 여러 장의 나선형 드로잉을 만들고 그것을 디지털 편집 방식으로 재구성한 후 자작나무 패널로 옮겨 놓았다. 11개의 패널들은 그 자체로 몇겹씩 겹쳐져 질서가 아닌 혼돈의 세계를 보여줄 뿐만이 아니라 전동모터에 의해 원운동을 함으로써 더욱 심난한 착시효과를 만들어 낸다. 작품을 마주하는 관객은 각각 다른 크기와 모양을 가진 이 원반들이 각각 다른 속도로 돌아가는 이 작품 앞에서 무한의 세계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착시를 일으킬 수 있다. 이 작품은 정연한 서사체계로서의 기억이 아니라 하나의 환상체계로서의 기억을 암시한다.  
정혜련_memory of fantasy 2_혼합재료_400×400cm_2011
  평면을 분절하는 선이 공간을 유영하는 선으로 확장할 때, 우리는 더욱 깊은 상상력의 세계로 빠져든다. 「Fantastic Memory 2」는 공간을 유영하는 유려한 선을 비정형의 곡선으로 휘어서 연결한 비정형이 공간 드로잉(spatial drawing)이다. 이 작품은 직선의 세계가 아니라 곡선의 세계이며, 정형화한 공간이 아니라 비정형의 공간으로서 선의 울림을 통해서 무한의 세계로 이어진 환상의 기억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가로와 세로가 4미터에 달하는 공간 속에 자작나무 패널을 잘라 만든 목재 선들을 정교하게 얽어 놓은 이 작품은 물리적인 공간을 창출할 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공간을 창출한다. 그것은 정지상태의 빈 공간이 아니라 유동상태의 가득 찬 공간이며, 고체 상태의 공간 드로잉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는 선의 율동을 통해서 감성의 해방을 촉구하는 판타지의 세계이다. ● 「Fantastic Memory 3」나무 패널들을 이어붙여 만든 모자 위에 놀이동산의 기구를 얹어놓은 입체조작 작품이다. 이 모자는 유년의 기억을 되살리는 매개체이다. 정혜련은 자신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여러 장소에서 인물 사진을 찍고 그 인물 위에 이 모자를 얹어 놓는다. 실물의 나무모자와 사진을 통해 재현된 나무모자는 스타일과 내러티브의 결합이라는 차원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Fantastic Memory 4」는 입김으로 불면 빙글빙글 돌아가는 모형 놀이동산을 원반 위에 올려 놓고 그 아래 우산대 모양의 지지대를 달아 마법의 우산 위에 펼쳐진 놀이동산이라는 단출한 서사를 구축한 작품이다. 모자와 우산이라는 특정한 사물의 형상 위에 놀이동산의 이미지를 덧댄 두 작품 모두 자작나무 패널 자체가 보여주는 유려한 선의 맛과 가죽을 잘라 만든 얇은 선의 아기자기한 느낌을 살려서 동화 속 세상의 아늑한 환상을 보여주고 있다.  
정혜련_memory of fantasy 2_혼합재료_400×400cm_2011
  정혜련은 자신의 작품 속에 질서와 법칙을 부여하기 보다는 무질서와 불규칙성을 부여함으로써 단선적인 메시지 전달을 회피하고 의미생성의 층을 두텁게 만들었다. 인간의 행위는 근본적으로 자연상태로 되돌아가려는 무질서도, 즉 엔트로피(entropy)를 줄이고, 인공상태의 질서체계로 묶어두려는 질서도, 즉 네겐트로피(negentropy)를 높이려고 한다. 근대 이후의 예술은 네겐트로피를 줄이고 엔트로피를 높여 정보소통의 속도와 양을 조절해왔다. 다시 말해서 근대 이전의 예술에서 강조했던 의미정보를 줄이고, 질서도를 낮춰서 미적정보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성립한 것이 근대미학에 입각한 예술이다. 정혜련의 작품에서도 무질서도를 높이고 질서도를 줄이려는 경향이 짙게 나타난다. 정연한 질서체계로 이뤄진 인공물들을 비정형의 곡선들이 무질서하게 유동하는 세계로 집약함으로써 재현으로서의 의미정보를 줄이고 표현으로서의 미적정보를 높였기 때문이다. ● 그는 개인의 감성을 통해서 사회의 구조를 드러내려고 했던 이전의 태도를 조금씩 바꿔나가는 중인데, 특히 이번 전시의 출품작들에서 보다 더 단순하고 명료하게 정리하고 있다. 파편화한 기억의 조각들을 환상의 세계로 집약한 결과이다. 그는 사회적 억압이니 개인의 소외와 같은 서사의 강박으로부터 한 걸음 뒤로 물러나서 자신의 감성 속에 존재하는 환상으로서의 기억들을 드러내보임으로써 이성적인 판단이나 비판의 근거로서의 기억이 아니라 감각체계 속에 흩어져있는 감성의 원천으로서의 기억을 불러 모은다. 정혜련은 아득히 먼 과거의 기억에서부터 가까운 과거의 기억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두뇌가 정렬해놓은 기억의 낱낱을 질서가 아닌 혼돈의 세계로 표현하고 있다. 요컨대 그는 과거의 기억을 정연한 질서의 세계로 얽어내기보다는 파편화한 혼돈의 세계로 흩어놓는다. 우리의 기억이 실재를 재구성하는 기제가 아니라 혼돈과 무질서의 세계이며 환상 기제라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 김준기




Kichen, 키친

안서윤展 / AHNSEOYUN / 安敍? / photography   2011_0701 ▶ 2011_0707


안서윤_키친_잉크젯 프린트_50×40cm_2010
  초대일시 / 2011_0701_금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30am~07:00pm   갤러리 아트사간 GALLERY ART SAGAN 서울 종로구 사간동 69번지 영정빌딩 3층 Tel. +82.2.720.4414 www.artsagan.com

  일상을 향한 강박적 미학 ● 부엌의 공간을 생각해보면 여러 가지 장면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떠오른다. 그것은 부모님과 함께 밥을 먹는 장면, 어머니가 쌀을 씻을 때 들리는 일정하고 반복적인 소리, 어느 날 술에 취해 귀가해서 물을 마시려고 부엌에 갔다가 의자에 앉아 있는 나의 모습, 한가롭게 커피를 마시며 대화하는 장면 등이다. 이런 모습들은 일상에서 가족들의 특징적인 모습을 부엌이란 장소가 간접적으로 대변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부엌은 평소에 관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부엌은 인간의 식욕에 대한 욕망과 생존본능을 해결해주면서 동시에 대화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지만 그 고마움을 평소에는 알지 못한다. 그런 의미에서 안서윤의 부엌은 일상에서 무관심한 장소에 대한 재인식,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여자의 일상에 대한 의미, 음식이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고 얼어붙은 마음을 열어주는 작용, 한 여자이기에 작가의 심리상태를 간접적으로 드러낸 사진이라는 점에서 많은 의미를 부여한다.  
안서윤_키친_잉크젯 프린트_50×40cm_2010
안서윤_키친_잉크젯 프린트_50×40cm_2010
안서윤_키친_잉크젯 프린트_50×40cm_2010
  일상과 키친의 함수관계 ● 일상의 모티브가 중요한 주제로 등장하는 짐 자무쉬 감독의 『천국보다 낯선』은 일상의 반복된 대화를 통해서 황폐한 미국생활을 암시한다. 영화는 주인공들이 자신이 사는 뉴욕에서 클리블랜드와 플로리다로 이동한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의 장소이동은 더는 상징적인 의미가 없다. 클리블랜드로 가는 차 안에서 주인공들은 어딜 가나 다 똑같다고 얘기한다. 어디를 가든지 자신의 일상은 변하지 않으며, 자신이 사는 곳이 아닌 다른 공간을 가더라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환경과 위치가 바뀌더라도 사람이 사는 것은 다 똑같으며 그 일상의 테두리 안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처럼 우리는 일상을 벗어나고 싶지만, 벗어날 수 없는 한계를 금방 체험하게 된다. 일상을 얘기하려면 전제조건으로 반드시 사회성을 끄집어내야 한다. 그 이유는 일정한 테두리 안에 동시에 존재하는 안과 밖의 개념으로서 그것을 구별하는 경계에서 관계가 형성되며 일상과 사회성의 관계는 서로 맞물려서 존재하기 때문이다. 일상은 어떤 의미에서는 한없이 보잘것없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 이유는 일상에서 매일같이 지루한 일을 반복적으로 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편한 인간관계, 해결되지 않는 금전적 문제와 욕구에 관한 관계 등은 궁핍의 연속, 채워지지 않는 욕망과 함께 비루한 인생의 반복처럼 인식되기에 그렇다. 이러한 표현은 앙리 르페브르의 '일상의 비참함'에서 언급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일상의 비참함에서 탈출해야 하는가? 일상은 단순하게 비참한 것들만 있고 즐거움이란 없는가? 일상을 미세하게 들여다보면, 작고 사소한 우리 주변의 이야기들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된다. 이러한 지적은 제한적인 삶을 살면서 필요 이상의 욕망을 추구하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가치 있는 삶을 고민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앙리 르페브르는 일상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인간의 삶은 땅 위에 뿌리를 박고 영원히 지속'하는 특징을 '일상의 위대성'이라고 한다. 일상의 지루함을 벗어나기 위해 여가를 즐기고 여행을 다녀와도 그 행위가 끝나면 일상은 다시 반복적으로 시작된다. 안서윤은 인간이 살아가는 현실에서 반복적인 생활 일부분인 '키친'과 '일상'에 대해서 주의를 기울인다. 일상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 키친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키친의 의미를 떠올릴 때 우리는 이곳에서 발생하는 과정들이 별로 특별하게 인식되지 않는다. 하지만 사회학, 역사학, 문학적 측면에서 일상과 연관해보면 특별한 공간이 부엌이다. 안서윤은 일상에서 매일 접하면서 눈여겨보지 않았던 키친에 관심을 두면서, 부엌에서 밥상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장소성에 주목한다. 안서윤은 키친에서 홀로 일하는 '일상적 노동'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밥상 위의 반찬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서 그 뒤에 숨어 있는 '정성과 노동'에 주목한다. 작가의 반복적인 행동은 거주공간에 대한 일기의 형식으로 구성된다. 예를 들면, 반찬 중에서 생선이 도마에서 잘린 모습, 갈치의 비늘이 식칼에 묻어 있는 모습, 고무장갑을 사용한 후에 싱크대에 올려진 모습, 음식을 다 차린 후 버려진 과일의 껍질이 있는 모습 등 여성의 가사노동 흔적을 기록한다. 그녀의 작업은 익숙한 집안의 곳곳을 헤집으며 일상의 사소한 미시사의 키친을 들여다보게 유도하며, 일상과 키친의 함수관계는 처음엔 싫었다가 시간이 흐른 후엔 익숙해지고 그 다음에는 녹아들어 가는 심리적 과정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한다.  
안서윤_키친_잉크젯 프린트_50×40cm_2010
안서윤_키친_잉크젯 프린트_50×40cm_2010
안서윤_키친_잉크젯 프린트_50×40cm_2010
  생성, 소멸, 흔적의 강박적 요소 ● 세상의 모든 질서에는 양면적인 성질이 존재하는데, 동전의 양면과 같은 야누스적인 성격은 정반대처럼 느껴지면서 한편으론 동질성을 확보한다. 그것은 시작도 없고 끝도 없으며, 생성과 소멸은 서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연관 되어 있어 순환적 세계관에서는 시작은 끝을 나타내고 그 끝은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한다. 결국, 생명의 끝은 소멸이 아니며, 또 다른 생성의 시작으로 연속된 순환과정의 한순간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흔적은 어떠한가? 그것은 대상이 지나간 자리에 남긴 자취와 그것을 통해 남겨진 모든 자국이다. 흔적은 어떤 대상이 과거에 지나가고 현재는 없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의미한다. 지나간 사실을 가리키는 지시적 의미는 존재하지만, 지나간 대상 자체를 보여주지 못한다. 이러한 문제는 현재 남겨진 과거와 지나가고 없어진 과거, 남아 있는 과거와 이 과거에 대한 사유의 동일성과 차이에 대해 묻게 된다. 엠마누엘 레비나스는 흔적의 정의를 다음과 같이 말하는데, '비 현상'이고 '나타나게 하지 않음'을 뜻하며, 타자와 타자성이 보존되면서 타자로서 드러나는 방법으로 규정할 때 타자의 초월성을 가진다고 한다. 흔적은 과거의 의미로 볼 때 역사가들의 근거로 작용하는 하나의 기호이다. 만약 흔적이 항상 과거의 흔적, 지나가고 없는 것의 흔적이라면 그것은 과거가 현재 속에 남겨놓은 기호로서 사료의 성격을 가진다. 그런 점에서 과거를 통해 현재에 남겨진 모든 자취는 곧 흔적인 셈이다. 안서윤은 생성과 소멸에 관해서 두 가지 개념적인 접근을 한다. 첫 번째, 여성이 부엌에서 온갖 재료를 사용해서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생성과 소멸'에 관한 문제에 있다. 두 번째, 본인이 부엌에서 노동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생각과는 관계없이, 오로지 한 가지 일에 몰두하면서 일순간 없어져 버리는 시간적 순간을 소멸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생성과 소멸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계속 반복된다. 부엌에서 음식을 만든 과정에서 발생하는 흔적의 이미지는 사진을 통해서 본인이 볼 수 있는 것과 볼 수 없는 것으로 구분한다. 볼 수 있는 것들은 완성된 음식, 주방기구를 포함한 것들이며, 볼 수 없는 것들은 요리를 하다가 남겨진 음식 찌꺼기로서 폐기된 것들이다. 정확하게 언급하면 볼 수 없다기보다는 보기 싫은 것이기도 하다. 또 한가지 그녀가 주목한 것은 사진으로 기록된 생성과 소멸, 흔적의 모든 과정은 순환되는 시간적인 개념으로 인식한다. 안서윤이 부엌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일상의 순간적 행위는 개인적으로 가치가 있는 일이다. 그 가치란 시간이 지난 후에 자신을 되돌아보게 한다는 점, 자신이 존재했었다는 현재의 증명이란 점 때문이다. 안서윤의 작품에서 흔적은 과거가 현재 속에 남겨놓은 기호로 작용한다. 흔적은 지울 수 없는 '존재의 말소불능' 인 셈이다. 그것은 현실의 그림자로서 대상의 존재감이 명백하게 드러나지 않은 모습을 하고 있다. 사각형 프레임의 표현 방법은 강박적인 요소로 작용하는데,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자신의 강박적이며 숙명적 일상의 시간성을 나타낸다. 이러한 이미지는 생성과 소멸의 순환적 반복에서 발생하는 여성의 권태와 허무가 무의식적으로 드러난 것이다. 안서윤은 작품제목에서 암시하듯이 작가의 일상적인 삶과 사고의 층위는 생성과 소멸을 통한 '강박적인 미학'을 솔직하게 전달하고 있다. ■ 김석원





Take care of your space

강유진展 / KANGYUZEEN / 姜有珍 / painting   2011_0701 ▶ 2011_0710


강유진_Flowerpot_장지에 채색_50×50cm_2010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강유진 홈페이지로 갑니다.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입장료 / 100원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일요일 12:00pm~05:00pm   갤러리 담 GALLERY DAM 서울 종로구 안국동 7-1번지 Tel. +82.2.738.2745 www.gallerydam.com

  인간은 대게 자신이 어딘가에 속해 있는 소속감으로 자신이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스스로에게 일깨워 주는 습관이 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가정에 의한 소속감, 학연에 의한 소속감 또는 직장에 대한 소속감을 느끼며, 자신이 어느 소속된 곳에서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있다. 그럼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깨닫고 그 소속단체에 대해 열과 성의를 다하며 살아간다. 각자 자신이 필요로 하는 곳에서 자신의 가치를 타인과 빗대어 살아가고 있다. 예를 들어 타인의 삶이나 가치관 또는 소유물 등을 자신과 비교해 가며 그 가치를 높일 때도 있지만 자신이 위안이 될 경우도 있으며 동질감을 얻기도 한다. 이것이 좋게 작용을 한다면 상당히 발전이라는 것이 될 수 있지만 잘못 작용 될 경우는 서로에게 마이너스가 되는 것 같다.  
강유진_Flowerpot_장지에 채색_50×50cm_2010
강유진_Flowerpot_장지에 채색_102.9×148cm_2009
  그 안에 작가가 나타내고자 하는 것은 자신만의 공간이라는 것이다. 일종의 틀에서 자신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 일종의 스포츠 유니폼만 보더라도 같은 소속을 나타내기 위해 입는다. 그리고 그 팀을 서포트 해주는 것으로 소속을 나타내기 위해서 그 유니폼을 사 입는다. 그런 것으로 '우리는 같은 단체이다.','우리는 같은 팀'이라는 것을 나타내게 된다. 그 것은 자신에게 외로움이라는 반대되는 안정감 이라는 것을 심어 주는 것 같다. ● 사람들은 자기의 공간에서 자신만의 사물을 나타내기도 한다. 작가가 흥미롭게 관찰 된 것은 집 앞이나 가게 앞의 정원에 자신이 좋아하는 식물을 심어 넣기도 한다. 혹은 그 자연물들을 화분이라는 공간에 담아내어 그것을 가꾸게 된다. 자신이 속한 카테고리 안에 또 자기의 공간을 만들어 낸다.  
강유진_Flowerpot_장지에 채색_80.3×95cm_2009
강유진_Flowerpot_장지에 채색_90.9×70cm_2011
  작가가 사용하는 기법은 전통 동양화 채색이다. 분채를 곱게 갈아서 아교와 섞어 깨끗한 물을 넣는다. 물감은 상당히 옅어서 수많은 붓질을 통해 그 색감을 차곡 차곡 쌓아야 원하는 색감이 나오게 된다. 이러한 반복적인 쌓는 작업을 통해 분채로 공간을 나타내며, 혹은 유화나 아크릴을 사용하더라도 공간에 초점을 맞추어 올려 나간다. 주로 사용하는 것은 분채를 이용한 채색인데 그 이유는 층층이 쌓이는 동양화 채색은 반투명의 방식으로 레이어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유화와 아크릴과는 다르게 분채에는 상당히 투명성이 있어서 그러한 방식이 작가가 나타내고 싶은 표현을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수분의 채색과 드라이한 연필을 주로 복합적으로 사용하는데 그 것은 두 이질감의 절충점을 찾아내서 표현을 한다. 가끔씩 사용하는 중묵의 원 표현은 프레임 안에서 바깥을 바라볼 때에 조금 더 포커스를 맞추기 위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을 더 강조하기 위해 사용하기도 한다. 또 그 견자가 어느 틀 안에 있다고 하는 느낌을 보여주고 싶고 많은 원들은 틀 안에 있지만 계속 하여 밖과 소통하고자 하는 것을 나타내고 싶었다. 화판이라는 프레임 안에서 더 강조되는 시선을 보여주기 위한 이 검은 프레임은 공간에서 다른 공간을 보는 시선을 처리하고자 한 것이다. ■ 강유진





Restructure of Climax

임안나展 / LIMANNA / 林安羅 / photography   2011_0625 ▶ 2011_0722


임안나_Restructure of Climax Scene#1_피그먼트 프린트_170×250cm_2011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진화랑 JEAN ART GALLERY 서울 종로구 통의동 7-38번지 Tel. +82.2.738.7570 www.jeanart.net

  절정의 재구성 (Restructure of Climax)-미를 놓치지 않은 시뮬라시옹(simulation) ● 실제 전쟁 현장은 인류의 역사상 최고 절정의 순간(climax)이라 할 것이다.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극도의 긴장된 순간, 개인과 전체의 운명이 뒤바뀌고, 역사가 새롭게 쓰여 지는 그 순간만큼 절정이란 표현이 잘 어울리는 곳은 없을 듯하다. 헌데 이때의 절정은 그 순간을 넘어섰을 때 도달하는 지점이 황홀경이 아니라 평화수호의 미명 아래 무조건적으로 참혹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는 점에서 긍정과 부정이 미묘하게 교차하는 지점에 있다. 따라서 전쟁에 있어서의 절정의 순간은 그 궁극적인 목적이 평화인 반면 그 과정에서 수반되는 파괴감과 처참함으로 인해 평화라는 단어가 무색해질 만큼의 두려움을 상기시키는 모호한 순간(blurred moment)이다.  
임안나_Restructure of Climax Scene#5_피그먼트 프린트_85×125cm_2011
임안나_Restructure of Climax Scene#7_피그먼트 프린트_170×250cm_2011
  임안나는 이번 개인전에서 군사무기와 전쟁을 소재로 한 미술적 드라마를 펼쳐 보인다. 미디어를 통해 접하게 되는 군사 뉴스는 대중에게 전쟁의 위험에 대한 두려움과 분노를 일으키지만 각 개인의 정치적 입장은 반영되기 어렵다. 반면 전쟁에 관한 영화나 게임 등의 가상현실(시뮬라크르simulacre)은 대중들에게 있어 자유로운 재조합과 감정이입이 가능한 공간으로 기능하면서 현실보다 더 영향력 있는 매체로 존재하게 되었다. 작가는 이러한 현상에 주목하여 영화의 한 장면 한 장면이 연상되는 드라마틱한 예술작업을 창작해냈다. 작가가 실제 전쟁 앞에서의 무기력함과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영화처럼 재구성한 화면은 관객에게도 비현실적인 꿈(unrealizable dream)을 꿀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함으로써 현실이탈의 쾌감(escape from reality)을 맛보게 한다.  
임안나_Romantic Soldiers s#7_피그먼트 프린트_60×120cm_2011
  임안나는 실제 군사기지와 장난감으로 이루어진 비현실적 공간 모두 그녀가 지휘 제작하는 하나의 영화 세트장처럼 연출하였다. 리스트럭쳐 클라이막스(Restructure of Climax) 시리즈는 실제 군사용 비행기와 탱크에 촬영용 조명을 화려하게 비추는 모습 자체를 담았다. 이는 군사무기가 지닌 엄청난 파괴력과 잔인함을 상기시켜 현실감을 높이면서도 스포트라이트로 인해 아름답게 빛나는 무대의 주인공처럼 보여지도록 한다는 점에서 허구와 비허구의 경계를 모호하게 한다. ● 임안나의 로맨틱 솔져(Romantic Soldiers) 시리즈는 장난감 군인들과 그들이 놓인 공간 전체를 하얗게 탈색하고 상큼 달콤한 과일이나 사탕 등은 실제 크기와 색감을 살려 조합한 장면이다. 생활 속에서 가장 쉽게 소비할 수 있는 대상을 향해 군인들이 잔뜩 긴장한 채 총을 겨누고 있는 모습은 실제 군사무기 앞에서는 아무 의미도 없는 사소한 대상과의 관계를 전복시킨다. 작가의 화면에 등장하는 모든 대상은 드라마적 오브제(dramatic object)가 된다. 화이트와의 색상 대비와 더불어 무표정한 음식과 역동적인 병정들 간의 표정대비는 전쟁의 두려움과 비극을 잊게 하기에 충분히 흥미롭고 산뜻하며 유쾌하다. 임안나의 자유로운 놀이 속에 빠져있는 순간 전쟁이라는 이슈에서 파생되는 피로감은 잠시 잊을 수 있고, 이는 작게나마 전쟁으로 인한 아픔과 두려움에 대한 치유(healing)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 전쟁 후의 육체적 상처를 치료하는데 하얀 붕대를 감는 것처럼 하얗게 탈색된 세상은 정신적 치유를 도울 수 있을 것 같다.  
임안나_Romantic Soldiers s#12_피그먼트 프린트_60×120cm_2011
임안나_Romantic Soldiers s#13_피그먼트 프린트_60×120cm_2011
  2011년 6월 25일, 한국 전쟁의 61주기를 맞는 시점에 임안나라는 예술가가 일궈낸 화면은 그만의 미적유희를 통해 전쟁이 남긴 상처로 인한 슬픔과 두려움의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시간을 마련해줄 것이다. 이와 함께 임안나의 작업은 현실의 전쟁가능성에 대해서는 엄청난 두려움을 가지는 반면 시뮬레이션을 통해서는 매우 자연스럽게 전쟁에 관한 테마를 즐기곤 하는 대중의 양면성과 전쟁이 지닌 양면성을 함께 자각하게 함으로써 전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의 지평을 열어줄 것이다. ■ 신민

 



Rainforest

임소담展 / LIMSODAM / 林昭潭 / painting.drawing   2011_0701 ▶ 2011_0723


임소담_틈(Crack)_종이에 유채_38×28cm_2011
  초대일시 / 2011_0701_금요일_06:00pm 주최 / KT&G 상상마당 기획 / KT&G 상상마당 시각예술팀 관람시간 / 10:00am~10:00pm   KT&G 상상마당 갤러리 I KT&G SANGSANGMADANG GALLERY I 서울 마포구 서교동 367-5번지 KT&G 상상마당 2층 Tel. +82.2.330.6223 www.sangsangmadang.com

  자연과 진보 사이에 길을 잃은 젊은 세대의 자화상 ● 성장과 발전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 세대의 정신적 공황을 다루고 있는 임소담 작가의 개인전 『Rainforest』는 작가 스스로 젊은 세대로서 자기 성찰 과정을 통하여 동시대의 공통 문제를 환기하는 현대인의 자화상을 그려내고 있다. ● 임소담 작가는 현 사회가 일상적으로 대면하는 발전의 징후를 작품의 모티브로 등장시킨다. 회색조의 콘크리트는 희뿌연 공기와 함께 삭막한 일상의 모습을 묘사하며 화면 내부에서 감정적 불안을 야기한다. 익명적 존재의 개인은 본연의 색채를 잃고 의식 없이 무감각하게 놓여있다. 이는 자연과 진보 사이에서 부표를 잃고 건조하게 세상을 대하는 젊은 세대의 '의지 없는 신체(corps sans volonté)'의 표상이다.  
임소담_Banana Trees_리넨에 유채_130×162cm_2011
임소담_Celebrate_리넨에 유채_130×97cm_2011
  초국가주의와 초국적기업으로 대변되는 현 자유주의 시스템 안에서 무차별적인 성장과 속도 전쟁, 그리고 이에 따르는 인간 소외와 계급 격차는 웹 3.0의 보라 빛 전망에도 문제적 현상의 본질을 주지하지 못함이다. 젊은 세대는 풍요를 누리면서도 한편으로는 경쟁과 발전에 허덕인다. 이는 인류의 동시대적 과제임과 동시에 매일 작가 자신이 마주하는 질문이기도 하다. 허나, 그 안에서 현상만을 읽어내거나 담아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것의 해결을 모색해 보는 작가의 실천적 방식이 특이 할 만하다. 그리고 그 해결 방안의 획득은 진보적 이데올로기 내의 성립이 아닌 사유의 확장과 의식의 전환에서 불거졌다는 점에서 주제와 표현이 동일하게 유지 됨을 볼 수 있다.  
임소담_Explorer_리넨에 유채_97×130cm_2011
임소담_Luv Connection_리넨에 유채_162×130cm_2011
  문제에 대한 탐구는 내적 태도의 발전으로 형식상의 표현 기법과 표현 대상을 변화 시킨다. 전기 작에서 서로를 의식하지 못하고 한 화면에 동시에 드러난 각각의 형상들은 현실에서 점차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틈(자연과 문명의 간극)'에 대한 인식의 출발이다. 하지만 계획과 단계의 인위적 방식을 제거하고 '위안'을 바라는 마음으로부터 출발한 후기 작업은 현재 잃은 것에 대한 연민일수도 또는 사회와 다르게 발전 없이 정체된 대상에 대한 안도의 감정일 수도 있는 야생의 생명력이다. ● 작가는 성찰의 끝에서 작품 내부에 등장하는 물질 문명의 잔해를 관람자가 딛고 있는 현실의 공간으로 대체하고, 작품 내에 존재하는 생명력 없는 투명의 존재를 작품을 보고 있는 관람자의 위치로 전이 시킨다. 전기 작업에서 관객들이 관찰자로서 관조적 방식의 바라보기에 그쳤다면, 작가는 후기 작업을 통하여 이를 관람객에게 주체화 하려는 시도를 보인다. 개인의 내적 질문이 우리 모두 공통의 문제로 환기되는 그 지점이 바로 작품을 바라보는 '지금, 여기'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 KT&G 상상마당 갤러리  
임소담_Stage_종이에 유채_28×38cm_2010
임소담_Wall_종이에 유채_28×38cm_2010
  Artist Lim Sodam reveals humans 'in between' nature and advance while lingering around. The advance in contemporary society equates to a spiral in which human mental advance never keeps up with external expansion in her understanding. ● She adopts ambiguous meaning of white in her early works. The pieces from city which indicate material civilization and monotone color in grey scale represent psychological anxiety resulted from the development. 'A will-less body (corps sans volonté)' in white tinged with blue in her work is mere an ashen body deprived of one's own color as young generation insipidly encounter with the world. ● In her late works, she represents human figure existing inner world as an audience put in city life, and lets them see who they are now while facing with solely wild nature. ■ Jamie Joung




Private Public

이지연展 / LEEJIYEN / 李知? / photography   2011_0701 ▶ 2011_0729 / 일,공휴일 휴관


이지연_Moonlight shadow_피그먼트 프린트, 뮤라섹_4500×900cm_2011_부분
  초대일시 / 2011_0701_금요일_06:00pm 기획 / art company H 관람시간 / 11:00am~07:00pm / 토 11:00am~06:00pm / 일,공휴일 휴관   살롱 드 에이치 Salon de H 서울 강남구 청담동 31-2번지 신관 Tel. +82.2.546.0853 www.artcompanyh.com

  Private Public 사적 공적공간 ● 특정 공간을 인식하는 기억은 개인마다 차이가 존재한다. 공간에 대한 기억은 시간성과 개별인식의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비록 같은 공간에 있었던 사람들일지라도 그들은 각자의 기억과 경험이 담긴 장소로 공간을 바라보게 된다. 이지연은 카메라의 시선으로 공공장소에서 개인들이 속한 공간을 끊임없이 찍고 있다. 그의 이러한 카메라의 찍음이라는 행위는 대중들이 속해 있는 공간과 시간을 잘라내는 시선이다. 카메라 셔터에 따라 분절된 이미지 속 개개인들에게 카메라의 사각프레임은 보이지 않는 막을 치고 지극히 개인적인 기억의 공간을 만들어 주게 된다. 이렇게 공공장소에서의 공간과 시간의 자름을 통해 이지연의 Private Public (사적 공적 공간)이 드러난다.  
이지연_Above the timberline_피그먼트 프린트, 포토 콜라주_122 ×1100cm_2011_부분
  이지연의 사진은 시간과 공간의 편린이다. 그는 깜박거리는 눈의 시선과 같이, 보여지는 이미지를 시간과 공간에서 순간순간 잘라낸다. 반복적 자름의 행위를 통해 나타나는 조각난 이미지들은 작가의 재배열, 재조합의 작업을 통해 새로운 관계성을 가지고 결합하게 된다. 서로 다른 시간대에 존재했던 인물들은 편집과정을 걸쳐 사진 프레임 안의 한 공간에 공존하게 되고, 결국 동일한 장소에서 잘라진 이미지 조각들의 결합은 서로 이질적인 시간성을 내포한 확장된 공간으로 보여진다. 이 확장된 공간에서 조각난 이미지들은 패턴, 리듬을 가지고 조합되는데 이는 관람자들에게 일정의 거리가 필요한 시선을 요구하게 된다. ● 이지연 작업에서 또 다른 흥미로운 점은 대중 속의 타자를 통해 나를 인식하게 된다는 부분이다. 작가는 공공장소 한 곳을 정하고 그 곳에서 장시간 동안 사람들을 바라본다. 이렇게 익명의 군중을 바라보는 시선은 상대를 통해 나에게 되돌아와 자아의 재인식으로 이어진다. 즉, 어떤 대상을 찍음으로써 그 대상은 의미를 부여 받고, 그 존재를 통해서 나란 존재를 확인하게 된다. 이는 라깡의 ‘거울단계’에서 아이가 거울 속 타자적인 이미지 확인을 통해 자신을 인식하게 되는 심리학적 경험과 맞닿아 있다. 나란 존재의 의심은 끊임없이 대중 속에 개인의 현존을 확인함으로써 사라지게 된다. 이지연이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은 타인과의 새로운 관계성을 통해 자신에게 의미를 부여하는 시선이다.  
이지연_gloomy sunday_피그먼트 프린트, 뮤라섹_60×60cm_2011
  어느 곳에나 볼 수 있는 계단, 다리, 광장 등 사람들에게 통로적 역할을 하는 플랫폼(Platform) 같은 공공장소가 이지연 작품의 배경이 된다.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는 공간은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등의 현대사회에서 생산된 기계적인 이동수단으로만 한정되어 있다. 이 수직적인 동선의 이동수단에는 문명의 발달로 인해 생겨난 현대인들의 수직적 욕망이 내재되어 있다. 이러한 기계적 이동수단에 탑승한 사람들은 목적을 가지고 있음에도, 개개인의 움직임은 기계에 의해 수동적으로 읽혀진다. 즉 이동수단에 의해 공간은 이동하고 있지만 신체적 체험이 동반되지 않은 개개인들의 움직임은 공간과 분리된 수동적인 방관자로서 비쳐진다. 기계적 이동수단의 움직임에 의해 의식이 배제된 사람들은 현대인의 타성적인 삶의 단면을 닮아 있다. ● 공공장소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지만 찍는다는 행위를 통해 공간은 작은 단위로 분절되고, 이는 개인들의 기억을 담은 사적 공간으로 변모한다. 서로 상충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는 Private Public (사적 공적 공간) 은 시간과 공간의 자름(cut)이라는 행위를 통해서 이지연의 작업 속에 존재하게 된다. 살롱드에이치에서 7월 1일부터 29일까지 4주간 진행되는 Private Public은 이지연이 한국에서 선보이는 첫 개인전이다. 전시에는 사진과 영상작업 10여 점이 전시될 예정이다. 이지연은 홍익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하고 런던 골드스미스(Goldsmith) 에서 fine art 석사과정을 졸업하였다. ■ 이유영





열정을 만나다

롯데갤러리 본점 이전개관 기념-스페인 거장 판화展 Spain Masters in Graphic Art   2011_0701 ▶ 2011_0731


파블로 피카소 Pablo Picaso_포도밭의 사나이 L'homme à la treille_에칭_56×76cm_연도미상
  초대일시 / 2011_0701_금요일_03:00pm 오픈식 특별행사 / 플라멩고 기타연주 : 호세리 외 3인조 기타연주 참여작가 파블로 피카소 Pablo Picasso_살바도르 달리 Salvador Dali_호안 미로 Joan Miro 에두아르도 칠리다 Eduardo Chillida_안토니 타피에스 Antoni Tapies 후원/협찬 / 주한스페인대사관_갤러리 아르떼10_드림액자 주최/기획 / 롯데갤러리 본점 관람시간 / 금~일_10:30am~08:30pm / 백화점 휴점시 휴관   롯데갤러리 본점 LOTTE GALLERY 서울 중구 남대문로2가 130번지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14층 Tel. +82.2.726.4428 www.avenuel.co.kr/guide/guide_project.jsp

  롯데갤러리 본점의 이전을 알리는 첫 전시로 7월 1일부터 31일까지 마련한 스페인 거장 판화전. 국내에 잘 알려진 피카소, 달리, 미로를 비롯해 세계적인 거장 칠리다, 타피에스까지, 스페인이 낳았지만 20세기현대미술사에 큰 획을 그은 현대미술 거장 5인의 판화작품 60여 점을 한자리에 모았다. 작가의 대표적 경향을 한자리에서 살필 수 있을 뿐 아니라, 대가들이 사용한 리도그라피, 목판화, 에칭, 에쿼틴트나 드라이포인트 같이 다양한 기법의 판화가 선보인다. 뿐만 아니라 피카소, 칠리다, 달리의 경우 판화기법으로 만든 판화책과 달리의 가방도 선보여 그 시대의 시대상과 출판기법, 그리고 작가의 독특한 정신세계를 감상할 수 있다. 파블로 피카소 ● (Pablo Picasso, 1881~1973) 입체파를 창안한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1881~1973)는 일찍이 전문판화가(인쇄업자)와 출판업자의 '합작'이라는 끈끈한 동업을 통해 2,000장이 넘는 판화를 남김으로써 판화의 부흥을 이끈 장본인이다. 설탕을 사용한 에칭, 에쿼틴트, 드라이포인트 등 판화기법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면서 주변인물과 신화 속 인물을 주제로 말년에는 거의 판화로만 작업할 정도였다. 특히 최고의 딜러이자 인쇄업자이면서 1901년 피카소의 첫 개인전을 열어준 앙부르아즈 볼라르(Ambroise Vollard, 1966~1968)의 영향을 받아 에칭 100선 작품집(일명 볼라르작품집, Vollard Suit)을 탄생시켰다. 17세기 렘브란트의 에칭을 비롯해 그가 직접 개발한 슈가리프드 잉크(Sugar Lift ink, 설탕과 아라비아 고무를 섞어 매우 짙고 끈적끈적하게 만들어 낸 잉크)로 보다 짙고 풍부한 명암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물론 드라이포인트, 에쿼틴트까지 다양한 기법과 미디어를 복합적으로 사용한 매우 수준 높은 판화작품이 탄생한 것이다. 특히 이번 전시작인 「쉬고 있는 광대(1905)」나 「말의 목을 축이는 모습(1905)은 피카소 판화의 가장 초기작으로써 피카소의 드로잉과 판화적 실험을 엿볼 수 있다. 평소 피카소는 '판화는 관음이다, 판화작품 앞에서는 항상 관음자가 된다'는 말을 남겼다. 즉 작품을 구상하지만 그것을 구현하는 것은 전문판화가의 몫인 판화의 특징을 가장 단적으로 표현한 말임을 알 수 있다. 호안 미로 ● (Joan Miro, 1893~1983) 한편 화가이자 조각가, 도예가였던 호안 미로(Joan Miro, 1893~1983)는 밥 굶기를 밥먹듯하며 늘 몽유적인 상태에서 환상을 그렸다는 일화처럼 달리와 함께 대표적인 초현실주의자로 불린다. 그러나 달리와는 다르게 미로의 작업은 단순히 초현실주라고 한정하기에는 내적인 풍부함이 가득했다. 보통 초현실주의라고 하면 무의식적인 붓질인 '자동기술법'(automatism)에 의존하는 부분이 많은데, 그의 그림이 단순히 무의식이나 꿈의 내용을 기술한 것이 아니라 고전적인 재현화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표현되어 있다. 미로 특유의 초현실주의는 상상력, 무의식, 자동기술법을 병합한 형태를 표현함으로써 유기적인 생명감을 강조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초현실주의가 막을 내린 1940년대 이후에도 미로는 자신의 기법을 고수하면서 자신만의 초현실주의를 완성해갔던 것이다. 미로의 초현실주의는 자연적 형태들을 자유롭게 그리고 철저하게 변형시켜 기호에 가까운 형태로 표현하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미로 작품은 그의 노년기 작품들로 선의 확고함과 인간형상의 독특한 도상, 그리고 스페인내전 동안 두드러졌던 검은색이 주조를 이룬다. 또한 그가 성장한 스페인의 열정, 특히 카탈로니아 지방의 주변 풍광들이 근저에 놓여져 있다. 돌출된 환상적인 형태의 바위들과 그 색깔, 카탈로니아의 환상적인 자연은 바로 미로의 정서가 되었으며 초현실적이며 몽환적인 작업의 토대가 된 것이다. 그의 제목을 살펴보아도 까탈루냐어를 사용하고 있어 해석이 불가능한 고유명사인 경우가 많다. 살바도르 달리 ● (Salvador Dalí, 1904~1989) 미로와 함께 초현실주의자이면서 기이한 행동으로 주목을 받았던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í, 1904~1989)는 어릴 때부터 보기 드문 조숙아로 일찍이 인상파나 점묘파•미래파의 특질을 터득하고 입체파나 형이상회화 등의 감화를 받으며 다양한 경향의 작품을 제작한다. 그러나 1925년경부터는 심기일전하여 정밀한 세부묘사로 전향하고, S.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설에 공명, 의식 속의 꿈이나 환상의 세계를 자상하게 표현하기 시작하였다. 그의 작업들은 종종 너무나 현학적이면서도 일반적인 상식을 뛰기가 일수임에도 불구하고 예술가만이 지닐 수 있는 독특함과 그것을 풀어내는 달리의 천재적인 능력 때문에 사람들은 그의 작업에 열광한다. 이번 전시에 선보일 「영원불멸의 10개의 처방전(1973)」 작품은 그런 달리의 특징을 단적으로 잡아낸다. 이 작품은 커다란 가방 안에 10개의 책으로 구성되는데 각 책마다 달리 자신이 직접 글을 쓰고 일러스트를 한 작품으로 이루어진다. '영원불멸을 위한 최상의 비책은 신의 은총 곧 믿음이다'라고 시작되는 달리의 책은 자동기술법으로 그렸던 그의 작품처럼, '영원불멸'을 주제로 각 권마다 유사한 형식의 글과 판화 혹은 오브제로 구성된다. 달리가 정리한 영원 불멸의 10가지 방법을 살펴보는 것도 전시의 색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에두아르도 칠리다 ● (Eduardo Chillida, 1924 ~ 2002) 한편 추상조각의 아버지로 불리는 에두아르도 칠리다(Eduardo Chillida, 1924 ~ 2002)는 주옥 같은 흑백판화로 전시에 힘을 더한다. 칠리다는 스페인 소수민족인 바스크족 출신으로 무엇보다 고도로 절제된 형태로 대상과 공간의 대비가 특징이다. 스페인의 풍부한 자원인 철광석과 훌(줄)리오 곤살레스 등을 낳은 스페인 전통적인 단철 기법을 이용한 추상조각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1985년 카네기상을 비롯하여 수많은 상을 받는다. 형식과 공간은 그의 예술의 본질적인 내용이 되었으며, 작품에 나타나는 형태들은 시적이며 형이상학적 측면으로 추상적이고 부드러운 곡선과 선명한 점들을 기호로 한 기하학적인 작품으로 전개된다. 조각작품 못지않게 판화작업으로 유명한 칠리다는 판화 역시 철제조각에서 오는 견고함과 설명이 필요 없는 단순함을 특징으로 한다. 극도로 절제된 구조적 형태와 구성은 특히 흑백이 강한 대비를 이루어 긴장감을 유도하며 그의 철학적 깊이를 느끼게 한다. 이번 전시에서도 선보이는 작품으로는 1972년 뮌헨올림픽 메인포스터였던 그의 포스터를 비롯하여 나뭇결을 그대로 살려 일본지에 찍은 판화 「벨트자」 시리즈, 손의 움직임을 세밀한 에칭으로 표현한 「에스쿠」시리즈가 눈에 띤다. 특히나 독특한 출판형식으로 구성된 목판화 책, 『Mas alla(저 너머, 1973, Maeght)』는 호르헤 길렌의 텍스트에 칠리다의 목판화가 엠보싱 기법으로 구성되어 목판의 간결하면서도 힘있는 느낌과 칠리다의 구성이 조화를 이룬다. 안토니 타피에스 ● (Antoni Tapies. 1923~) 마지막으로 이들 중 유일한 생존작가 안토니 타피에스(Antoni Tapies. 1923~)는 까탈루냐의 화가로 초현실주의로 시작했으나 동양사상의 영향을 받아 앵포르멜 예술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의 A.브츠리, A.포베라 등의 예술세계와도 일맥상통한다. 피카소 작업량의 두배 작업량으로 유명한 타피에스의 이번 작품들은 판화가 꼴라쥬가 주를 이룬다. 그래피티 아트로도 불리는 그의 작업은 즉흥적으로 휘갈겨 쓴 화살표와 문자를 단순한 기호로 표현해 나갔다. 또한 무너진 집의 담벼락과 같은 마티에르 위에 일상의 오브제(신문지, 종이상자, 낙서조각 등)를 작품에 꼴라주하여 보다 상상력을 자극하였다. 어떻게 보면 자칫 장난스럽거나 가벼워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인간의 실존, 물질의 본질 등 무거운 철학적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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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송이의 여행 / Traveller Greenhorn





권도연展 / GWONDOYEON / 權度延 / photography   2011_0705 ▶ 2011_0711 / 월요일 휴관




권도연_애송이의 여행_피그먼트 프린트_80×80_2010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권도연 홈페이지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1_0705_화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30am~06:30pm / 월요일 휴관

류가헌 ryugaheon 서울 종로구 통의동 7-10번지 Tel. +82.2.720.2010 www.ryugaheon.com




작디작은 피사체가 만들어낸 큰 사유적 공간 ● 권도연의 사진 속 사물들은 '작다'. 날고 있는 종이비행기는 '손톱만하다'라는 말의 규모를 보여주려는 듯, 아니 손톱보다도 작다. 작은 꽃의 향기를 동력삼아 종이비행기는 날고, 책의 한쪽 면을 대지 삼아 새싹이 자란다. 글씨들의 행간이 밭고랑일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게 하는. ● 작은 종이비행기가 날자 책이 한 장 한 장 넘어가기도 하고 반대로, 책갈피가 넘어가면서 일으키는 미세한 바람에 종이비행기들이 새처럼 부유하기도 한다. 여인이 길게 늘어선 벽 모퉁이를 막 돌아 나오는 제법 와이드 한 풍경조차 자세히 보면 책장에 꽂힌 음반의 겉표지일 뿐이다. 책장 밖에서 음반을 향해 날아가는 작은 종이비행기는, 곧 여인의 어깨나 발치에 안착할 것만 같다.
권도연_애송이의 여행_피그먼트 프린트_40×40_2009
권도연_애송이의 여행_피그먼트 프린트_40×40_2009

책과 종이비행기 등, 피사체는 모두 종이로 이루어진 물건들이다. 종이의 물성 그 자체보다는 '접혀서 뭔가 새로운 모습'으로 변환되는 종이의 속성이 그려낸 세상이다. 아이가 '접기가 끊임없이 두 부분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그리고 접힌 지점과 정도에 따라 서로 다른 모습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종이접기에 매료되듯이, 종이를 '접기'라는 방식으로 새롭게 재구성해서 독특한 의미기저를 지닌 새로운 이미지를 생산해내는 것에 사진가는 매료된 듯하다.
권도연_애송이의 여행_피그먼트 프린트_80×80_2010
권도연_애송이의 여행_피그먼트 프린트_80×80_2010

종이접기의 과정을 거쳐 탄생한, 손톱만큼 작은 사진 속 대상들이 만들어낸 사유적 공간은 그러나 결코 작지도 좁지도 않다. '같은 종이로부터 여러 가지 사물이 태어나는 것은 신비로운 일이다'라고 한 권도연의 말을 그대로 빌자면 '같은 사진으로부터 여러 가지 사유가 태어나는 것' 역시 신비로운 일이며, 그 사유는 관람객의 몫이다. ● 올해 신인작가의 등용문인 제12회 사진비평상을 수상한 사진가 권도연의 행보가, 앞으로 그려나갈 여러 가능성의 내일을 가늠케 한다. ■ 류가헌_박미경
권도연_애송이의 여행_피그먼트 프린트_80×80_2010



책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기 전에 종이를 접으며 세상을 이해하던 시절이 있었다. 같은 종이로부터 여러 가지 사물이 태어나는 것은 신비로운 일이었다. 세밀한 손의 움직임과 눈으로 헤아린 짐작이 가장 연약한 재료 안에서 만나, 복잡한 설명에 따라 접히고 난 후, 마지막으로 사물의 모습이 나타날 때 나의 몸과 생각은 서로 조화롭게 화해했다. 종이접기 놀이는 단 하나의 세계로부터 무수히 많은 세계들이 태어나는 깊은 비밀들을 내게 보여 주었다. ● 주어진 도안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접기에 도전하는 아이라면 끊임없이 고민할 것이다. 머리와 날개는 어떻게 구분하고, 선체와 돛은 어떻게 구분할까? 아이들은 종이 접기의 핵심이 접히는 부분에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는 접기가 끊임없이 두 부분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그리고 접힌 지점과 정도에 따라 서로 다른 모습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 마찬가지로, 마음속에 인상적인 여진들이 남게 되는, 책을 읽고 사물을 바라보는 일은 무한히 많은 주름을 생산하는 일이다. 글을 읽는 순간, 우리는 단어 또는 생각을 나누면서 동시에 그것을 연결한다. 종이와 잉크의 접점, 사물과 사유의 접점을 둘러싸고 나타나는 이미지의 안개 속에서 우리는 그와 같은 나눔과 연결을 끊임없이 계속한다. ● 한줌의 종이는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기 위해 주름을 만든다. 그 주름이 타인의 잃어버린 인상의 조각일 확률은 극히 미소하지만 그 확률에 자신을 걸고 불가능성에 자신을 건다. ■ 권도연






 




과잉 superfluous



편린(片鱗) 두 번째 그룹展   2011_0701 ▶ 2011_0712



홍성군_Digital box_디지털 C프린트_53×160cm_2011 조상아_Surplus city_디지털 C프린트_53×90cm_2011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강원철_김가예_김승태_김신애_김윤지_박세미 유인선_윤보람_이서영_이충희_임서희_조상아 조선흠_주현민_차진혁_형세린_홍성군

관람시간 / 10:00am~10:00pm

뚝섬전망문화콤플렉스 자벌레 Ttukseom Culture Complex J-Bug 서울 광진구 자양동 97-5번지 뚝섬한강공원 7호선 뚝섬유원지역 3번출구 Tel. +82.2.3780.0760 hangang.seoul.go.kr



17개의 조각들 ● 그룹『편린(片鱗)』의 두 번째 전시는 총 17명의 젊은 작가들이 참여한다. 드로잉과 사진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에서는 기술의 진보를 역행하는 인간성의 상실, 과잉 생산된 상품들에 의한 경제위기와 환경오염 등 현대 사회에서 넘쳐나는 모든 것들에 대한 통찰과 자본주의의 근본적인 모순을 드러내고자 한다. ■ 홍성군
윤보람_Shanghai_디지털 C프린트_60×90cm_2011 임서희_과잉_디지털 C프린트_63×90cm_2011
김승태_기린_종이에 연필_29.7×21cm_2011 형세린_Hang 1_디지털 C프린트_90×60cm_2011
차진혁_Connection or relation_디지털 C프린트_90×60cm_2011 김윤지_4390g_디지털 C프린트_90×60cm_2011
주현민_My diagram_혼합매체_80×120cm_2011 이충희_This is not Maze_패널에 펜_55×79×6cm_2010
이서영_Scary2_캔버스에 유채_91×116cm_2011 박세미_Overreaction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5.1×90cm_2011
강원철_그날밤의 거짓말_캔버스에 유채_72×90cm_2011 김가예_Indifference_디지털 C프린트_60×90cm_2010
유인선_관계_종이에 아크릴채색_60×50cm_2010 조선흠_Individual Heart_캔버스에 펜_41×32cm_2011
김신애 Sticker's_디지털 C프린트_73×60_2011






 



LIFE STORY


김경민展 / KIMGYUNGMIN / 金庚民 / sculpture 2011_0706 ▶ 2011_0731 / 월요일 휴관


김경민_2011 서울모터쇼_F.R.P에 아크릴채색_250×400×180cm_2011

초대일시 / 2011_0706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화~토 10:00am~06:30pm / 일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선컨템포러리 GALLERY SUN CONTEMPORARY 서울 종로구 소격동 66번지 Tel. +82.2.720.5789, 5728~9 www.suncontemporary.com


김경민의 팝 리얼리즘 15년사 - 근작 「라이프 스토리」와 관련하여 ● 김경민의 근작 「Life Story」에는 작은 눈과 큰 코, 넉넉한 입과 큰 테의 안경, 사선으로 내리 뻗은 길다란 말상을 한 마음씨 좋은 남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는 작은 선물보따리를 양손과 팔에 휴대하고 분주하게 움직인다. 빨간 넥타이와 푸른 상의, 세로줄무늬의 바지에다 두툼한 구두를 신고 활달한 걸음으로 걷고 있다. ● 근작 속의 사람들은 야위었고, 팔과 다리는 금새 꺾일 듯 가냘프다. 현실 속의 사람 같지 않다. 분명히 어느 시사 풍자만화나 코믹 스트립comic strip에서 길고 가느다란 인간, 이른 바 스트립들로서 살고 있는 사람이다. 외관상 특징이나 결점을 우습고 재미있게 과장한 풍자화의 주인공들이다. 확실히 캐리커처caricature의 공간에 살고 있는 주인공이다. 이 주인공은 과도한 부담을 짊어지고 현실의 무게에 짓눌려 있다. 비틀리고 구부러진 모습이 역역하다. ● 남성 주인공의 파트너로서 핑크 빛 의상에다 길다란 검정 부스를 한, 아주 더 가냘픈 여성 주인공이 등장한다. 여성 주인공 역시 여리고 핏기 없는 긴 팔과 다리를 하고 있다. 남성과 여성은 이내 변장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변용된다. 검은 경주용 승용차를 대동하거나, 서로 때를 밀어주는 흐뭇한 자태를 보이기도 하고, 아빠가 아이들을 어깨에 메고 자전거를 몰고 달리면 엄마는 하늘을 향해 얼굴을 치켜든다. 급기야는 녹슨 바퀴가 소음을 내고 속도를 더한다. 달리기가 끝나면 귀가해서 변기에 앉아 일을 보는, 하루하루의 반복되는 가족들의 일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즐거운 풍경이 아닐 수 없다.
김경민_집으로_스틸, F.R.P에 아크릴채색_53×80×15cm_2011

김경민의 근작 조각들의 연원은 일찍이 1997년 대학원 시절로 소급된다. 당시 작가는 「풍자적 리얼리즘에 관한 조형성 연구」라는 석사논문을 쓰고 「자유의 야성적인 행복감」, 「도시의 남자」같은 해학과 풍자를 담은 인간상을 다룬 작품을 발표한 바 있다. 근작들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아닐 수 없다. ● 애초 김경민의 조각은 1900년대 초 채플린의 일생을 영화화한 희극을 조각으로 옮기려는 데서 시작되었다. 당시 작가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삶 속에서 추함 비속함 하찮음 얄팍함, 간단히 말해, '이상과 모순'을 감지해내어 웃음 아이러니 사어캐즘에 의해 세계를 부정할 수 있을 때에만 희극적인 것이 된다. 지금까지 조각은 인간의 미적 측면을 긍정하고 찬미하는 예술이었지 '심판하는' 예술은 아니었다(「풍자적 리얼리즘에 관하여」 1997, 2에서 일부 번안). ● 이 언급은 김경민이 자신의 조각세계를 일상의 삶이 내재하고 있는 이상과 모순을 있는 그대로 직파하는 데서 찾고자 하였음을 말해준다. 일상을 찬미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희극양식으로서 '비판'이 담긴 조각을 창도하려는 데 목적이 있었음을 시사한다. ● 그녀의 비판으로서의 조각은 일상을 겨냥하는 한편, 일상에 대한 비판을 통해서 현실을 포착하려는 데 있다. 그 방법이 웃음, 아이러니, 사어캐즘이다. 작가에게서 '웃음'은 이를테면, '웃음 속에 칼이 있다'는 말처럼, 웃음 자체보다는 웃음을 빌려 실상을 끄집어내려는 수단이다. 흔히 우리 말의 '해학'諧謔 humor이 여기에 속한다. 겉으로는 익살스럽고 품위 있는 농담이고 표정이긴 하나, 이를 빌려 자신의 내면에 은폐하고 있는 실상을 드러내는 방법이다. '아이러니'irony는, 예컨대 '웃음'을 앞세워 웃는 것과는 정반대로 익살과 비꼼의 의지를 표출하는 방법이다. '사어캐즘'sarcasm은 이를 통해 타자에게 상처를 가하고 힘으로 대응하는 방법의 하나다. 격렬할 뿐 아니라, 조소와 격멸, 악덕함과 우매함, 부조리를 폭로하려는 데서 '새티이어'satire를 동반한다. ● 이렇게 해서 김경민은 현실의 부조리에 대해 웃음, 아이러니, 사어캐즘을 대응시킨다. 이 방법은 리얼리즘을 창출하는 확실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서구의 경우, 쿠르베가 아니라 도미에 류에서 찾을 수 있는 리얼리즘의 선례를 상기시키는 방법이라 할 것이다.
김경민_기념일_F.R.P에 아크릴채색_150×90×45cm_2011

김경민의 근작들은, 엄격히 말해 리얼리즘의 계보라는 점에서, 팝아트의 대열로 이해하기 보다는 '팝 리얼리즘'Pop Realism이라는 신조어를 빌려서 이해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그녀의 작품세계를 기존의 팝아트와 엄격히 구별해야할 뿐 아니라, 재현에 근거를 두는 도미에 류의 리얼리즘과도 엄히 구별해야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보았을 때, 김경민의 팝 리얼리즘은 아주 새로운 장르의 것이다. 올덴버그나 리히텐슈타인, 나아가서는 워홀 류의 팝아트와 전혀 다른 면모를 드러낼 뿐 아니라, 국내외의 재현적 극사실주의의 리얼리즘과도 궤를 달리하게 된다. ● 팝 리얼리즘은 소비사회와 팝 문화를 배경에 둔 시대의 삶을 조망하는 방법의 하나라는 점에서, 팝과 리얼리즘을 아우르는 방법으로서 리얼리즘이라 할 수 있다. 팝과 리얼리즘을 아우르는 방법의 진의는 추후에 언급하기로 하고, 그 대신 김경민이 이 길을 걸어온 15년사를 일별해보는 것이 더 유익할 것이다. 여기에는 1997년 첫 개인전(서경갤러리, 공평아트센터)에서 2011년 근작전(선 컨템포러리)에 이르는 14회의 기획초대전을 모두 망라하게 된다.
김경민_친한사이_F.R.P에 아크릴채색_44×23×55cm_2011

그의 초기 시절(1회~5회전)의 작품들은 도시 속에서 일상인들이 내뿜는 야성과 지성, 허위를 진실로 위장하고 있는 정치적 야망을 테제로 하였다. 추락하는 인간상, 상실한 인간상, 대결로 치닫는 인간상을 화두로 '풍요 속의 감옥'(마르쿠제)으로 비유되는 전자기기들, 세탁기 냉장고 텔레비전, 오디오 속에 갇혀 매몰되어가는 인간상을 다루는가 하면, 여성으로서 감내해야 하는 일상 속의 질곡들, 이를테면, 무거운 사다리를 어깨에 메고 끈에 매여 끌려가거나 바쁘게 조깅하는 모습을 주요 테마로 다루었다. ● 2천 년대 중후반부터 시작되는 작가의 2단계의 작업들은 풍요 속에서 정신적 황폐화를 겪는 여성심리를 전면에 부각시켰다. 「성형미인」, 「갈등」, 「당신의 자리」를 위시해서 오늘날 '신여성'이 겪는 일상의 상황을 심리분석법을 빌려 그들의 적나라한 자태를 묘파하였다. 채색조각이 갖는 순도와 색상을 보다 더 원색적으로 클로즈업함으로써, 보는 이의 시각을 강열하게 자극하는 건 물론 식탐에 의해 비만을 겪거나 사회의 지도적 위치를 유지하고자 긴 발걸음을 내딛거나 설레임과 흥분으로 쇼핑하는 자태는 물론, 자아의 울타리에 갇혀 허둥대는 모습이나 고정관념을 시사하는 눈과 안경은 이 가운데의 일부이다.
김경민_똑!똑!_F.R.P에 아크릴채색_37×22×72cm_2011

그러나 김경민의 가장 견본적인 팝 리얼리즘은 2008년 제 13회 개인전으로 가졌던 선화랑 초대전의 작품들이다. 여기서는 종래의 극한적인 갈등상이 사라지고 「우리 엄마」, 「굿 모닝」, 「돼지 아빠」와 같은 훈훈한 인간상이나, 「달빛 소나타」 같은 남녀의 대화와 사랑, 여행, 그림그리기, 독서, 기타연주, 수다쟁이들이 등장한다. 그럼으로써, 우리 시대의 풍속도로서 남녀 간에 있어야 할 습속이 무엇인지를 고취시킨다. ● 이 연장선상에서 이번 근작전(선 컨템포러리)의 「Life Story」가 상재된다. 근작들은 이 글의 첫 머리에서 언급한 것과 같은 일상적 삶의 진솔함을 보여준다. 인체의 볼륨을 크게 줄여 미소화된 인간상을 등장시킨다. 해학을 보다 더 밝은 쪽으로 경도시킨다. 브론즈에다 아크릴릭 컬러링을 하거나 F. R. P를 사용한 보다 진한 색채조각을 구사하는 게 눈에 띈다. 작가가 치열하게 모색해온 양식과 형태가 팝 리얼리즘의 브랜드로서 모습을 한층 더 확연히 드러낸다.
김경민_외출_F.R.P에 아크릴채색_125×95×24cm_2011

말미에 추가해둘 건 김경민의 팝 리얼리즘이 갖는 현실적 배경이다. 작가는 일찍이 '땅 위에 삶을 세운다'(1997년「노트」)는 걸 모토로 삼아왔다. 그녀의 조각들은 그래서 얼굴을 밝은 하늘을 향해 치켜세운 건강한 얼굴로 경쾌하게 달리는 동태적 인간상을 형상화해왔다. 다른 한편, 조각 속의 주인공들은 근자에 이를수록 더 마르고 왜소한 몸매를 드러낸다. 이러한 표정들은 소비사회의 물신物神들의 표정을 상기시킨다. ● 근작들의 인간상의 표정은 거대도시의 무게에 짓눌린 인간들의 왜소함으로 읽힌다. 일견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읽힌다. 정신적 가치를 상실한 인간들이 물성적 가치에 의지해서 그날 그날을 연명하는 가벼운 존재들의 해학적인 미소微小함을 리얼하게 보여준다. ■ 김복영





너와나의 몸짓들

소민희展 / SOMINHEE / 蘇敏姬 / painting 2011_0707 ▶ 2011_0717


소민희_몸짓11_광목에 아크릴채색, 흑연_53×53cm_2011

초대일시 / 2011_0707_목요일_06:00pm

주관 / 갤러리 팔레 드 서울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갤러리 팔레 드 서울 gallery palais de seoul 서울 종로구 통의동 6번지 Tel. +82.2.730.7707 www.palaisdeseoul.net


동양의 오랜 생각들에 의하면 우리는 모두 무(無)로부터 왔다고 한다. 인간 존재의 시작과 근원이 그러하듯이, 우리의 삶 또한 대부분은 예측할 수 없으며, 비현실적면이 많다.
소민희_몸짓6_광목에 아크릴채색, 흑연_41×32cm_2011
소민희_몸짓들3_광목에 아크릴채색, 흑연_73×91cm_2011
소민희_몸짓17_광목에 아크릴채색, 흑연_41×32cm_2011

한치 앞을 알 수 없어 불안하고 먹먹한 우리의 삶과 영혼이 좀 더 편안해지기 위한 길은 '우주를 관망하는 커다란 힘' 앞에 자신을 내려놓는 것이다. 여기서 '내려 놓는다' 는 것은, 허무하고 무기력한 상태로 내버려두는 것이 아니다. 두려워하지 않고 걱정하지 않으며, 부끄러움 없이, 진실 되고 진정한 하루를 보내는 것이다. 모두에게 평등하게 주어진 하루하루를 아낌없이 만끽하는 것이다.
소민희_몸짓들4_광목에 아크릴채색, 흑연_130×194cm_2011
소민희_몸짓20_광목에 아크릴채색, 흑연_72.5×72.5cm_2011

작가에게 있어서 작업과 삶은 '성찰하며 비우는 과정'의 의미를 갖는다. 궁극적으로는 '내 안의 나는 없다' 는 것을 인정하고, 결국에는 나는 모든 세상과 연결되어 있음을 온몸으로 깨닫게 되기를 바란다. 작품 속 배경처럼 말이다. ● 다만 우리가 알 수 있는 건, 지금 이 순간 '너와 내가 함께 있다는 것' 이다. ■ 소민희





"I confess"

장지아展 / CHANGJIA / 張知芽 / photography.installation 2011_0707 ▶ 2011_0730 / 월요일 휴관


장지아_Sitting Young Girl_사진_170×150cm_2009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장지아 홈페이지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1_0707_목요일_06:00pm

작가와의 대화 / 2011_0730_토요일

관람시간 / 11:00am~07:3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정미소 GALLERY JUNGMISO 서울 종로구 동숭동 199-17번지 객석빌딩 2층 Tel. +82.2.743.5378 www.space-act.net


"그것은 너무나 이상적이기에…그토록 잔인하다." (도스토예프스키, 『학대받은 사람들』) 인간이 타자에게 가할 수 있는 최대한의 고통의 감각과 또 인간이 타인으로 하여금 받을 수 있는 과도한 고통으로 뭉친 불안한 심리를 고스란히 드러내기 위해 이번 장지아의 작업은 다름아닌 고문의 역사 속에서 출발한다. 그가 이번 작업을 통해 보여주려는 세계는 3천년 동안 합법적으로 집행되어왔던 고문의 역사 속에서 가혹하고 잔인했던 인간성을 되돌아 보기 위해서도 아니고, 장엄한 역사 속에서 한 개인이 행동의 범주를 합법화 시키기 위한 도구로서도 아니다. "I Confess(나는 고백한다)"는 개인이 가지고 있는 죄의식에 관한 고백을 비롯하여 외부에서 기인되는 고통의 감각으로 하여금 죄를 고백해야 하는 강압적인 상황까지 아우른다. 따라서 "I Confess"는 종교적인 의미에서 자신의 죄를 고해성사 하듯이 스스로 독백하는 방식과 더불어 고문을 당하면서 자신의 죄를 억압받는 상황에서 무엇인가를 언급해야 하는 급박적인 상황을 동시에 다루게 된다. 이러한 지점을 모두 작업에 담아내기에 작업에는 타자에 대한 설정은 없다. 다만, 화면 안에는 거대서사에 현존하는 고문의 역사가 아닌 작가 개인이 자신의 위트로 설정하고 풀어낸 고통 받고 있는 사람만이 존재하게 된다. 또한 이번 전시에서 선 보이게 될 연출된 사진과 오브제 형태로 제작된 고문의 도구들은 과거에서 비롯된 고문의 컨텍스트에서 기인되었지만, 그가 궁극적으로 표현하는 지점은 과거의 흔적을 재현하려는 시도보다는 그러한 무거운 역사성의 소통들이 결국에는 각각의 개인으로 향해 죄를 묻는 형식의 고문이 되는 것이다. 가령 인간이 자신 스스로에 죄의식에 갇혀 자책을 하게 되는 지점이 있는가 하면 또 어떤 사람들은 어떠한 문제에 대해 자신을 배제한 채 사건을 해결한다. 장지아는 전자의 경우에서 주체 스스로가 자신을 둘러싼 사건에 대한 문제의식을 받아들이게 되면서 죄의식이 강해 지는 상황을 설정하며, 그렇기에 본 전시의 이야기의 흐름은 인간의 보편적 죄의식을 넘어 지극의 개인의 죄의식을 되묻는 방식으로서 시작된다.
장지아_I confess my sins_설치(Electric wire, Pulley, a car battery, lighting)_3.5×4×2.5m_2011

내면의 죄의식에서 기인되는 고문의 고통_I Confess my sins ● 전시장에 들어서자 마자 마주하게 되는 노출된 피복전선으로 새겨진 「I Confess my sins」는 전기고문을 하는 오브제를 착안하여 제작하였으며 실제로 전시장에서는 전기고문을 연상케 하는 사운드가 존재한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고문자체의 고통스러운 감각만을 전달 받기를 강요 받지 않게 되는데, 전기 충격을 받기 위해 도르레에 메달려 있는 고기덩어리와 작가 자신이 본 전시의 작품들을 준비하면서 줄 곧 착용해 왔던 작업복이 동시에 걸려있다. 작가 스스로의 자아를 대변하기도 하는 작업복은 인간 개개인이 느끼는 죄의식의 출발 지점을, 또한 전기 불꽃이 닿일 때 전기고문 소리를 내면서 그을려지는 고기덩어리는 마치 외부로부터 고통 받고 있는 개념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즉 장지아의 고문의 광경은 첫째 자신 스스로의 내면의 의식 깊은 곳으로부터 오는 죄의식과 둘째로는 외부로 강압적으로 받게 되는 고문의 고통적 상황을 동시에 표현하고 있다. ● 사회에서 통용되는 비도덕적 잣대를 논하는 문제와는 상관 없이 장지아 스스로의 죄의식에서 출발을 시도한 작업이 「I Confess my sins」 라면 그의 또 다른 작 「동공은 빛을 조절한다」는 타인이 느끼는 개별적 죄의식을 다룸으로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내적 죄의식의 보편성을 제시한다. 이 영상 작에 등장하는 각각의 배우들은 자신이 떠오르는 죄의식에 대해 고백한다. 그 내용은 소소할 수도 있고 또 굉장히 비도덕적인 내용까지 포함할 수 있지만, 그것을 판단하는 기준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또 그것의 옳고 그름의 판단도 없다. 그렇기에 인간 개별적인 죄의식은 사회적으로 규범화의 법률적인 문제와는 거리가 있으며, 또한 그러한 단계에서는 해결될 수 없는 무기력한 상태에 놓여있는 현상을 다룬다.
장지아_Pupils adjust light_단채널 비디오_00:06:04_2011

고통적 감각과 쾌락의 경계 ● 이렇듯 고문의 형식을 빌려 장지아가 이야기 하고픈 지점은 다름아닌 고문과 학대를 통한 고통의 감각적인 부분과 동시에 그러한 고문을 통해서 가해자가 얻을 수 있는 쾌락의 지점도 포함된다. 고통이 감각적으로 수반되는 과정에는 인간 스스로의 자학적인 행위의 결과와 타인으로 인해 빚어지는 경우, 이 두 가지 상황의 고통들이 다시금 쾌락으로 넘어 갈 수 있는 이전 단계에 집중한다. 실제로 작업에서도 고통을 겪고 난 이들의 최후의 종말은 없다. 단지 고문이 이제 막 시작되기 이전의 팽팽한 긴장감이 도사린다. ● 이렇듯 화면에서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고통-쾌락 사이의 긴장감의 시간은 매저키스트의 형식적 기다림의 상태이다. 들뢰즈에 따르면, 매저키스트는 기다림을 그 순수한 형태로서 경험하는 것이라고 여긴다. 이렇게 순수한 기다림이라고 하는 것은 두 가지의 동시적인 경향들로 이루어진다. 첫 번째로 기다림의 대상, 본질적으로 늦도록 되어있으며 실제 항상 늦고 연기되는 어떤 것을 보여준다. 두 번째는 기대되는 어떤 것으로서 기다림의 대상의 촉진은 바로 여기에 의존한다. 두 가지의 리드미컬한 시간의 흐름으로 나뉘어진 이러한 형태는 당연히 쾌감과 고통의 특수한 조합에 의해 "채워져야"만 한다. 고통이 기대되는 것을 실행시킬 때, 그와 동시에 쾌감은 기다려졌던 것을 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질 들뢰즈『매저키즘』, 이강훈 옮김, 인간사랑, 1996, p. 86.)
장지아_Boy Lying in the Bamboo Forest_사진_100×150cm_2010
장지아_His Face was Twisted with Pain_사진_120×120cm_2009

대표적으로 「앉아있는 소녀」와 「대나무 밑에 누워있는 소년」에서의 등장 인물들은 고문의 현장 속에 덩그라니 놓이게 되지만 그 화면에서는 그들이 고통스러워하는 고문의 현장은 아니다. 어쩌면 평온해 보이는 이 두 사진 장면은 시간이 흐른 뒤, 어떠한 고통이 수반될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만을 연출한다. 이는 무엇보다 자신의 화면을 통해 자신의 죄를 고백하기 위해 강압되고 철저히 외부로 오는 고통의 잔재만을 표현하지 않기 위함이었다. 그렇기에 그 화면 이면의 수반되는 작용은 다름아닌 쾌감이 늦을 수 밖에 없는 그 어떠한 것으로부터의 기다림이며, 육체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쾌감의 출현을 약속하는 조건으로서 고통을 기대한다. ● 또 다른 사진 작「His Face Was Twisted With Pain」은 고통과 쾌락의 경계에서 작용되는 감각과 행위에 대한 집결적인 장면이다. 남자를 매질의 대상으로 여기고 힘껏 행동하는 여자, 반복적인 장면이지만 시간의 흐름을 위해 배치된 두 장의 「His Face Was Twisted With Pain」는 고통과 쾌락 사이에 존재하는 무수한 감정의 장치들이 비주얼로 표현되어 있다. 즉, 환상의 특별한 중요성, 긴장감의 요소, 논증적인 또는 더 정확하게 표현하려는 설득적인 시각이미지, 도발적인 두려움의 요소를 동시에 표출한다. (테오드르 라이크(Theodore Reik)는 매저키즘에 적용된 형식적 정신분석의 분야에서 매저키즘의 네 가지 기본적인 특성을 다음과 같이 구분하고 있다. 첫째 "환상의 특별한 중요성"으로 즉 이것은 환상의 형식(환상자체를 위해 경험하는 환상, 꿈꾸어지거나 극화 또는 의식화된 장면으로서, 이는 매저키즘의 필수적인 요소이다)를 의미한다. 둘째 불안이 성적긴장을 조성하고 그 해소를 금지하는 방식을 표현하는 기다림과 지연에서 야기되는 "김장감의 요소", 셋째 매저키스트가 자신의 고통과 당황, 굴욕을 드러내는 특수한 방식으로서의 "논증적인", 또는 더 정확한 표현으로 설득적인 요소, 넷째 자신들의 불안을 해소하고 금지된 쾌감을 즐기기 위해 강력하게 처벌을 받기 원하는 "도발적인 두려움"이다, 같은책, p. 90.)
장지아_The beautiful instruments series_Objects-나무몽둥이, 원시적fetish로서의 채찍, 여성의 장신구들을 이용한 채찍, 불에 달군 구리구두_설치_2009
장지아_"I confess"展_갤러리 정미소_2011

고문하는 아름다운 도구들 ● 고문을 기록하고 있는 판화의 장면을 나무 판에 드로잉하고, 그 뒷면에 16c유행했던 독일의 장식문양으로 조각한 나무몽둥이, 머릿카락과 쇠 체인으로 제작된 원시적 fetish로서의 채찍, 여성의 장신구들을 이용한 채찍, 불에 달군 구리구두의 오브제에서 우리는 장지아가 제시하는 또 다른 메시지를 전달 받는다. 거대한 고문의 역사와 사회적인 맥락에서 금기시되고 터부시되는 상황들을 넘어서 지극히 개인의 영역으로 그러한 문제를 풀고 있는 그의 고문하는 도구들 시리즈들은 어쩌면 우리가 관습적으로 통용하고 인정하는 사회적 맥락의 규모가 가지는 상하 한계선상의 가치에 자유로운 사고와 유희를 허용한다. ● 가령 우리가 가지고 있는 사회의 규율과 법은 이성적인 인간으로서 법에 복종하여 그 권위를 인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사고의 유희와 유머에는 사회적인 관습을 지킬 수 있게 하는 요소가 그 속에 있다. 그래서 아이러니와 유머는 법을 이해하는 기본적인 형태이며, 법에 대한 이들의 기본적인 관계에 의해 아이러니와 유머는 그 기능과 중요성을 획득하는 것이다. 아이러니는 법을 그보다 우월한 선의 개념에 의존케 하는 사고의 과정이며, 유머는 법보다 훨씬 더 정당한 최선이라는 개념으로 복귀함으로써 법을 인가해 주려는 시도이다. (같은책, p. 98.) 따라서 아름다운 도구들 시리즈에서 사람을 처벌하기 위해 재판에서 사용했던 도구들을 주관적인 관점으로 바꾸고 재 해석하는 지점은 사회적 맥락에서 터부시 되는 영역을 기본적으로 전제하고 있다. 그리하여 전시장의 선반에 올려진 각각의 오브제들은 더 이상 실질적인 고문을 가하는 도구의 역할 탈피로 사회적인 관습과 법 그리고 주관적인 미적 감각 사이에 놓여있게 설정된다. ● 또한 얼마나 끔찍한 고문들이 실행되었을지 상상할 수 없는 고문의 도구들로 미적 체험의 대상으로 전달되지 않을 때, 이는 고문이 실질적으로 많은 이들에게 얼마만큼 포장되고 실질적으로 적나리하게 드러나 있지 않았는지를 되돌아 보게 하는 지점이다. 실제로 임상실험으로 행해진 고문들은 끔찍한 고문자체가 마치 인류를 위해 필요한 필 수 불가결한 요소로 포장하고 있는 상황들에 대해서도 일격을 가하는 또 다른 예술적 코드가 바로 유머러스인 것이다. ● 만약 법이 더 이상 기존의 상위의 원리로서의 선에 의존하지 않으며, 그 내용은 전적으로 미정의 상태로 남은 채 자체의 형식에 의해서만 타당성을 가진다면, 법에 복종하는 의로운 사람의 행위가 최선이라는 목적을 위한 것이라는 말은 더 이상 성립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법에 복종하는 사람은 그로 인해 의로운 사람이 되거나 의로움을 느끼게 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죄의식을 느끼며 이미 죄인이 되어 버린 것이다. 게다가 법에 엄격하게 복종 할수록 그의 죄는 더욱 커진다. 이것이 바로 법이 절대적 순수로서 자신을 표현하며 우리의 죄를 증명해 나가는 과정이다. (같은책, p. 101.) ● 앞에서도 언급한 바 있듯이, 그의 작업의 결과물에서는 그 죄를 묻기 위해 물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고통을 가하는 자는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그 고통을 받고 있는 자들만이 화면에 남는다. 즉, 이는 고문 받고 있는 작품을 보는 것 자체가 불편 하다고 인식하는 지점을 다시금 뒤엎고 싶은 것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있을법한 감각이지만 그를 오히려 외면하고 혹은 인정하지 못하는 자아에 대한 언급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면서 인간에게 닥칠 수 있는 죄의식의 보편적 감정과 또 그것이 어떻게 내적으로 증명되어 나가는지를 목격하게 한다. 이렇듯, 장지아의 또 다른 형식의 반항은 인간 본유의 고독과 고통을 대한 자유로운 애착이며 동시에 그만의 펼칠 수 있는 예술에 대한 열정이다. 특히, 장지아가 이번 전시를 통해 궁극적으로 제시하고자 하는 지점은 세상에 펼쳐져 있는 인간 근본이 느낄 수 있는 죄의식, 즉 일상적인 관심과 세상을 향한 다양한 활용적인 지점에 몰입하여 잊고 싶었고 도피해 버리고 싶었던 그런 세상을 드러내는 것이다. ■ 이은주





3부 빛의 오로라

2011_0706 ▶ 2011_0712


전현석_유영하다_2010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김민정_김밝음_김병호_김성곤_김수연_김원정_민경숙 박경희_박고운_박수연_박장순_박지영_박혜경_송은아 송재심_신가영_신윤아_양선아_양정윤_윤종_윤인자 윤주혜_이계숙_이수지_이철우_이탄욱_임소희_전현석 최경식_최정순_허호녕_홍광표_홍은진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갤러리 스카이연 Gallery Sky Yeon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7-28번지 백상빌딩 1층 Tel. +82.2.720.0567 www.galleryskyyeon.com


반갑습니다. 갤러리 스카이연의 연지리 실장입니다. 이번 갤러리 스카이연에서는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작품들로 빛의 오로라전을 기획했습니다. 북극과 남극의 황홀하고 환상의 빛을 발하는 Aurora는 대상 또는 빛에 따라 각기 다른 극광을 제공합니다. 극한의 추위 속에서도 환상의 빛을 발하는 오로라처럼 자신의 꿈과 사유를 시각예술 자체로 보여 줄 수 있는 전시로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갈 것입니다. 환상의 빛을 발하는 오로라처럼 아름답거나 즐겁고 재미있는 작품들로 구성됩니다. 훌륭한 작품으로 출품해주신 작가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연지리
김성곤_내품으로 오라_사진_16×20inch_2010
박장순_사람이 풍경이 될 때..._사진_16×20inch_2011
박지영_테이블_디지털 프린트_20×20inch_2011 박고운_현실도피_디지털 프린트_60×50cm_2011
신가영_소풍_디지털 프린트_2011
이탄욱_흐린날의 오후_사진_2011 이철우_궤적(trajectory, 軌跡)_사진_29.7×42cm_2011
김병호_눈과 바람이 만들어 낸 조화_사진_16×20inch_2011
양선아_무위자연_장지에 채색_130×160cm_2011
민경숙_가난한 행복_캔버스에 유채_2011
최정순_상황 - 201100511_혼합재료_40×40cm_2011 윤종_The Secret City Story Telling_캔버스에 유채_72×76cm_2011

 






An infinitely comfortable lifestyle

마사야 치바展 / Masaya Chiba / painting 2011_0708 ▶ 2011_0807 / 월요일 휴관


마사야 치바_An arrow_캔버스에 유채_97×194cm_2011

초대일시 / 2011_0708_금요일_05:00pm

작가와의 대화 / 2011_0708_금요일_05:3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현대_16번지 GALLERY HYUNDAI 16 BUNGEE 서울 종로구 사간동 16번지 Tel. +82.2.2287.3516 www.16bungee.com


허구와 환상 사이: 마사야 치바(Masaya Chiba)의 이중초점(Bi-focal)의 상상력1. 원시적 풍경과 인위적 무대설정 마사야 치바는 흰 얼굴 없는 조각상들과 가면들만이 서식하는 황량한 장소를 보여주는, 한번 보면 쉽게 잊혀지지 않는 풍경을 그린 회화 작품으로 유명하다. 대재앙을 겪고 나서 원시적 상태로 돌아간 듯 폐허가 된 유적지를 연상케 하는 그의 풍경은, 허구의 자연을 나타내고 있다. 작품에 나타난 자연이 허구인 것은 흰 조각상과 가면을 받치고 있는 나무 막대기와 같은 인공적인 소품들과 작품에 그려진 풍경과 닮아있는 사진들을 통해 드러난다. 이러한 상반된 요소들의 병치는 "초현실주의"를 능가하는 독특한 효과를 생산해내게 된다. 이러한 방식은 의식의 끝에서 유보되고 있는 꿈을 전달하기도 하고, 꿈을 꾸는 사람이 지각하는 환상을 제시하는 듯하기도 하다. 그렇지만 분명히 살아 숨쉬는 리얼리티 또한 유지되고 있는데, 이는 작품이 실질적으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작품이 전달하는 이 같은 환상은 구성된 자연을 드러낼 계산된 순간에, 분석적인 태도로 작품에서 거리를 유지하며 감상하고 있는 관객의 마음에 침투하여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 2004년에 그려진 두 작품을 예로 들어 살펴보도록 하겠다. 「바위가 많은 산에 있는 친구3 A Friend in the Rocky Mountain 3」, 「오본(일본의 추석을 일컫는 명칭) 중에 등산 Mountain Climbing During 'Obon'」 이 두 작품 중 전자의 경우, 하얀 얼굴 없는 인물은 바위가 많은 산을 뒷 배경으로 하여 서 있다. 흰 인물은 한쪽 팔을 길게 뻗고, 주먹은 아래로 향하게 한 수수께끼와도 같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와 비교하여, 후자는 비슷한 흰 인물이 또 다른 산 앞에 서 있다는 점에서는 유사하나, 그 인물을 지탱하는 나무 막대기가 이 인물상이 인형처럼 조작되고 있는 상태를 관객에게 그대로 노출시키고 있어 앞의 작품과 차이를 드러낸다. 회화적 재현에 있어서 위와 같은 초점의 변화는 작품이 가지는 기능과 영향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는데, 전자에서 착각을 일으키는 실제를 볼 수 있었다면, 후자에서는 마주하고 있는 작품이 실제가 아님을 환기하게 된다. 이렇듯 초점의 변화를 통해 관객은 마술적이라고 느낄 수 있었던 전자의 작품과는 달리, 후자의 작품에서는 대상이 가지는 매우 모순적이고 역설적인 특성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 치바의 환상의 역설적인 거리 두기 방식의 정도 변화는 「평화로운 마을 Peaceful Village」이라는 시리즈에서 가장 눈에 띄게 잘 나타난다. 2006년에 처음으로 그려지기 시작한 이 시리즈에서 토템적 기념비와도 같은 8개의 가면과 서있는 물체들은 원시적 숲과 푸른 호수 반대편에 놓여 있다. 이러한 종류의 작품은 2007년과 2008년, 2011년에도 변형되어 제작되었는데, 이러한 작업들은 작가가 얼마나 끈질기게 폐허가 된 곳에 대한 상상을 지속해왔는지, 또한 그의 작업에서 인위적으로 이루어지는 과정을 폭로하는 일에 관심을 가져왔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2007년에 제작된 작품은 노란 사막 앞에 가면들과 인물들이 놓여 있는 테이블을 보여주고 있다. 2008년 작품에서는 두 개의 테이블과 검은 사무용 의자가 등장하는데, 그 위에 작은 사이즈의 그림들과 더불어 더욱 다양한 물체들이 놓여 있다. 뒷 배경에는 거대한 강이 폭포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2011년 작품은 붉고 바위가 많은 산의 산등성이에 40개 이상의 작은 물체들이 깔끔하게 정렬되어 있는데, 이는 마치 움직이는 인물들과 같이 보여진다. 새로운 빙하기의 계속되는 이야기를 구현해내는 캐릭터와 같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마사야 치바_Study for Village_캔버스에 유채_130.3×162cm_2008

2. 알레고리의 구체화와 시각적 정보의 상호연결장치 ● 치바의 작품은 원시적인 풍경의 우화적인 묘사와 분석적인 설명 가운데에서 어느 하나로만 규정지을 수 없는 유연한 특성을 가진다. 그의 작품은 또한 촉각적인 것과 상상적인 것 두 개의 핵심적 요소를 가지고 있다. 그는 10에서 15센티미터 정도 되는 작은 페이퍼 마셰(펄프에 아교를 섞어 만든 일종의 종이)로 만든 물체들을 실제이거나 혹은 사진으로 찍은 풍경의 배경 앞에다가 위치시킨다. 이러한 과정은 작가가 가공의 장면을 만들어내기 위한 것이다. 우화적 묘사 혹은 분석적 설명 이라는 두 양극단 사이에서, 촉각적 물징성과 순수한 허구성은 작품을 두 개의 다른 스타일과 테마를 가지도록 돕는다. 이러한 양극화는 특별히 슈고 아츠 (Shugoarts) 에서 열린 두 개의 갤러리 전시에서 잘 나타나는데, 2008년 12월부터 2009년 2월까지 열린 "미쯔쿄 Mitsukyo"와 2011년 1월부터 3월까지 열린 "내가 살아있기에 볼 수 있는 멋진 세상 The Wonderful World I Got to See Because I was Alive"이 그 두 전시이다. ● 그의 초기 작업에서 주로 사용하던 조각상과 같은 인물과 뒷 배경으로 사용한 원시적 풍경 모티브에서 떠나서, Mitsukyo 에서 전시된 작품들은 더욱 기념비성과 물질성이 강화되었다. Mitsukyo 에서의 재현적인 작품들은 두 개의 캔버스가 하나의 큰 캔버스로 연결되어, 259 센치에 330 센치 정도 되는 거대한 사이즈로 만들어졌으며, 그러한 작품은 높이 70센치의 받침대 위에 놓여진다. 작품에는 원시적인 숲이 있는데, 그곳에는 다양한 식물들이 매우 빽빽하고 무성하게 들어서있다. 보라색과 분홍색의 팔레트에는 물감이 두텁게 발라져 있는데, 거친 붓 자국이 더해져 더욱 무성한 느낌을 주고, 회화 표면에 촉각적 특성을 부여한다. 흰 인물상은 3차원적 입체성을 강조해주는 빛의 사용과 역동적인 자세로 제작되어 마치 인물상들이 실제 삶으로 튀어나오는 듯한 기이한 인상을 남긴다. 작품에 등장하는 허구의 이미지들은 과장된 촉각성과 의인화된 설치 재료들을 통해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위반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우는 얼굴 Crying Face」에서는 조각의 얼굴 없는 머리 부분이 제시되는데, 이는 커다란 나무의 연장된 가지 반대쪽에 위치되어있고, 눈물 방울로 보이는 것을 뚝뚝 떨어뜨리고 있다.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로봇이 멸종된 문명에 대해 슬퍼하고 있는 듯한 이미지를 통해 디스토피아(반이상향)를 구체화하지만, 나무 테이블과 머리를 지탱하는 막대기, 머리 뒤에 연결된 호스와 같은 추가적인 요소들은 이것이 이상한 분수에서 시작되어 물을 공급하는 인공적인 장치임을 알려준다. 동시에, 이 작품은 받침대 위에 설치되어 있고, 나무 프레임이 둘러져 있어, 작품의 전체 높이가 160 센치 정도에 이른다. 이를 통해 머리 이미지는 일반 성인 관객의 평균 눈높이에 맞추어지게 되고, 마치 실제 인물상을 직접 보는 듯한 느낌을 전달한다. 작품의 이러한 육체적인 영향은 물감의 두꺼운 적용을 통해 심화되는데, 이는 작품의 표면이 울퉁불퉁하고 거친 질감을 표현해내, 바위투성이의 돌과 같은 촉각적인 효과를 만들어낸다. ● 「내가 살아있기 때문에 볼 수 있는 멋진 세상 The Wonderful World I Got to See Because I was Alive」 이 작품은 대조적으로, 침착해 보이는 실내 환경을 나타내고 있다. 부드럽게 발린 물감과 치바의 창조 과정을 모방하는 듯한 성격을 강조하는 이미지는 이러한 대조적인 특성을 향상시키는데 일조하고 있다. 그 이미지는 다양한 이미지들을 연결한 것으로, 다양한 방식을 통해 인공적인 야생의 꿈을 구현하고 있다. 「교활한 Sneaky」에서는 그의 초기 작품에서 사용되었던 작은 장식적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이는 각각 소파, 테이블, 그리고 다른 인테리어 소품들 위에 올려져 있다. 인물상들은 작은 사진들과 함께 놓여져 그의 작품에 배경으로 사용되었던 풍경을 상기시킨다. 소파를 장식하고 있는 종이 뱀이 백 스테이지의 환경을 강화하는 반면, 위협적 존재의 암시를 약화시키고, 각각의 작품은 원시적 자연에 대한 암시적 창문과도 같이 기능하고, 일상적인 현실의 기저가 되는 여러 다른 종류로 이루어진 층을 암시한다. 마술적인 것과 역설적인 것의 병치는 「50명의 거실 A 50 Person Living Room」에서 잘 나타난다. 작품에서 관객은 작가가 사용하는 방의 인테리어와 그 곳을 가득 메운 페이퍼 마셰 물체들과 사진들, 크고 작은 진행 중인 작품을 볼 수 있다. 화면을 동등하게 비추는 빛은 각각의 물체에 알레고리로서의 중요성을 부여하는데 이는 마치 북구 르네상스 작품에 나타나는 효과와 동일하다. 몇몇의 작품들, 사진들, 조각상, 장갑, 접시들은 특정한 방식으로 정렬되어 두 명의 인물이 비스듬히 의자에 기대어 있는 것을 암시한다. 이는 인간의 정체성이 다양한 정보의 조각들로 이루어짐을 침착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아이팟, 컴퓨터, CD, 책, 비디오 테잎의 존재는 이러한 효과를 내기 위해 사용된 것이다. 각각의 대상에서 얻어낼 수 있는 가능한 의미들의 편재성은 연합된 우주의 확장과 애매한 상징들의 불협화음 속에서 이루어지는 의미의 상실, 이 두 가지 의미를 다 가진다. 이러한 일상적 현실의 비-안정화와 실재성과 정신성 사이의 보류는 모든 평범한 사물에 완곡한 알레고리적 특성을 부여한다. 평범한 사물의 사용은 치바의 작품이 마술적 리얼리즘의 카테고리에 들어갈 수 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다. 이는 New-matter-of-Fact라는 종류의 바이마르 공화국의 회화 작품과 유사한 것으로, 한 예술 평론가에 의해 이렇게 기술된 바 있다. "리얼리즘은 평범한 일상의 사물을 그리는 것이지만, 그것들에 내세의 빛을 불어넣어 형이상학적이고 공상적인 장소로 나오도록 해야 한다."
마사야 치바_Fairy #3_캔버스에 유채_130×162cm_2011

3. 미술사와 그것에 대한 불만들 ● 알레고리와 아이러니 사이에 있는 치바의 작품은 후기 모더니즘 작가들이 미술사의 무거운 짐에 대항하여 원본성을 획득하기 위해 노력하는 장점과 딜레마를 지칭한다. 그가 사용하는 "작품 안에 있는 작품의 프레임"은 이전의 예술작품들에 진 빚과, 그를 둘러싼 풍부한 시각적인 소재들을 상징한다. 그는 이러한 시각적 재료들을 다시 사용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한 재료들이 가진 인위성에도 불구하고, 치바의 이미지들이 가지는 정신적인 호소력은 전혀 감소하지 않았다. 그 이유 중 하나는, 폐허를 암시하는 꿈의 반복된 구성이 한 문명의 끝과 새로운 문명의 시작의 가운데에 있는 상태를 암시하기 때문이다. 이는 창조적 능력의 부활에 대한 강한 갈망을 전달하며, 불필요한 문화적 기억들을 떨쳐내는 기능을 한다. ● 그가 기존에 존재하는 이미지들을 적용한 것과, 문화적 타불라 라사 (tabula rasa '아무 것도 안 쓰인 흰 종이' 라는 의미)에 대한 갈망을 담은 것과 더불어, 그는 마마 앤더슨 Mamma Andersson 이라는 스웨덴의 컨템포러리 작가와 함께 작업을 진행한다. 앤더슨은 작은 프레임들은 작품 안에 포함하는 작가로 종종 과거의 대작들을 그녀의 작품에 담고 있다. 동시에 그녀는 익숙한 리얼리티의 소멸을 제안하는데, 특별히 문화적 기억이 담긴 기록보관소 역할을 하는 도서관이나 미술관에서 그것이 이루어질 것을 제안한다. 이러한 의도는 특정 패턴으로 희미하게 표현된 인물이나 풍경을 만드는 방식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어지러운 효과를 만들어내어 말 그대로 인물 이미지가 점과 부분들로 녹아 내리는 과정을 보여준다. 앤더슨의 2005년 작품 「신에 의해 만들어진 Touched By Gods」을 예로 들어보면, 도서관의 바닥은 귀신과도 같은 인물들에 의해 침입되는데, 그러한 귀신들은 용해된 이미지들의 범람 속에서 발생된 것으로, 그 방의 중앙 벽에 부착된 회화 작품에서 누락된 내용이 현실에서 구체화된 것이다. 옆면의 벽에 부착된 작은 패널은 뭉크 Edvard Munch와 피터 도이그 Peter Doig, 앤더슨 Andersson 의 작품을 지칭하는 것이다. 디스플레이 케이스를 바라보는 관객의 몸은 점점 사라지게 되는데, 이는 귀신과 인간이 같은 차원의 공간에 존재하는 것을 암시한다. 혹은 이러한 시뮬라크르가 실제 삶을 넘어서서 더 중요해지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치바의 「50 Person Living Room」에서 인간의 존재는 다른 매체들로 대체되는데, 이는 시각적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서 인간성의 소멸을 상징한다. 「Peaceful Village」의 2011년 버전은 광활한 자연이 작가의 스튜디오에 침범하는 모습을 시각화 하는데, 이러한 명백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빛은 산등성이에 내리쬐며 딱딱하고 울퉁불퉁한 질감을 드러내준다. 이를 통해 환상의 정신적 실제성을 강조하며, 환영을 하나의 부인할 수 없는 물질적인 것으로 만든다.
마사야 치바_Crying face #2_캔버스에 유채_70×83cm_2011

4. 심오한(deep) 이미지와 시뮬라크라 ● 치바의 원시적 자연 이미지는 정서적인 리얼리티를 전달하는데, 이는 '시적인 이미지'로, 다른 말로는 "심오한 이미지(Deep Image)"라고도 불린다. 이 개념은 미국의 동시대 시인인, 로버트 블라이 Robert Bly 나 제임스 라이트 James Wright에 의해 1960년대에 정의되고 또 발전되었다. "심오한 이미지"는 인지의 무의식적 패턴을 포착해내는 원형의 이미지로, 개인의 자아라는 경계를 뛰어넘어 정신이 외부적 현상과 살아있는 물체에 연결고리를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생성된다. 일상의 모습과 풍경에서 찾아질 수 있는 두 개의 구체적인 사항은 시인에 의해서 축적되는데, 그 시인은 그것들을 은유적으로 변형시키고 요약하여, 단순하지만 다양한 가치를 지닌 이미지로 만든다. 이는 정신의 깊이에서 우러나와서 진행되는 작업인 것이다. ● 수많은 치바의 이미지들은 "심오한 이미지"로 불리기 적합하다. 왜냐하면 그들은 손으로 만든 물체와 실제 풍경 그리고 프린트되거나 그려진 소재의 병치와 축적을 통해 창조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단순한 이미지는 흰 얼굴 없는 조각상이라는 고립된 인물로서 표현된다. 이런 인물상이 원시적인 자연을 방문한 듯한 치바의 작품은 수많은 해석을 이끌어낸다. 특별히 그의 작품은 인간의 유한성 이라는 알레고리를 제공해주는 바니타스(Vanitas) 의 현대적 변용으로 기능한다. "심오한 이미지"는 초기 작업인 2006년 「예쁜 엠 Pretty M」에도 잘 나타난다. 이 작품에는 커다란 눈이 벽의 윗 부분에 그려져 있는 빌딩이 등장하는데, 건물의 파사드(facade)는 땅거미가 지는 배경과 함께 제시된다. 아무도 살지 않을 것 같은 시골 지역에 있는 이 빌딩 주변에는 세 개의 개별적인 캔에서 불이 붙어 있다. 이는 즉각적으로 안과의사의 간판에 관련한 『위대한 개츠비 The Great Gatsby』라는 소설을 연상시키는데, 이미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교적, 감정적, 혹은 과학 공상적 문맥을 환기시켜, 관객의 기억에 입각한 범주를 확장시킨다. 치바는 초현실적인 회화기법을 기반으로, 실제로 Niigate 현에 존재하는 Fukutake House 빌딩에 눈을 그리고, 불이나 다른 디테일들을 각기 다른 문맥에서 발췌하여 그것들을 조합한 것이다. 그는 그가 가지고 있는 내부적인 상상력을 가장 잘 번역한 이미지를 만들어낸 것이다. ● 치바의 작품은 또한 철학자 질 들뢰즈(Gilles Deleuze)의 시뮬라크라의 개념을 구체화 해냈다. 그는 시뮬라크라를 "자각의 행위"라고 기술하였는데, 이는 정신적인 형성이 논리적 인과관계나 개인적 감정에서 해방되는 것으로, "우주의, 비인격적인, 그리고 전-개인주의적인 특이성"을 발견해내는 것이다. 고대 철학에서 이루어진 시뮬라크라의 두 개의 정의를 비교해보면, 플라톤이 시뮬라크라를 단순한 복제본으로 정의하는 것과는 달리, 에피쿠로스는 현존하는 현상의 유일성이 온전히 정신적인 것에서 기원한 것임을 주목한다. 초기 단계에 있어서 에피쿠로스의 시뮬라크라는 소리, 냄새, 맛, 온도, 색채와 형태와 같은 시각적 구성요소 와 같은 물질적인 영향과 혼합되어, 원래의 원본의 사물에서 동떨어진 이미지를 생산해내는 것이다. 더 진화된 단계에서는 원본과는 완전히 독립적으로 자율적인 "환영"을 형성하게 된다. 이는 "꿈의 상상"으로 꿈을 꾸는 주체가 가진 내적 욕구에 적합한 요소들이 그 주체에 의해 선택되고 또 농축되어 만들어진 것이다. ("그들의 권리를 적용하는 공상에 적대감을 조달한다.")
마사야 치바_Crying face #3_캔버스에 유채_68×71cm_2011

치바의 이미지는 에피쿠로스 학파의 시뮬라크라 초기 개념과 진화된 단계에서의 개념 그 중간에 있는 듯 하다. 그의 작업이 상상의 것을 만들어내는 것과 촉각적인 것을 만들에내는 것, 양 극의 욕구에 의해 지탱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다양한 시각적인 자료의 축적을 통해서 그의 이미지가 구성되고 있
2011.06.30 17:48:29 / Good : 531 + Good

zabel

  • 작성시각: 2011.07.06 20:4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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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Intersection







2011_0707 ▶ 2011_0724





김희연_숨 #3_리넨에 아크릴채색_193.9×130.3cm_2011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 김희연_이수진_이혜선_장고운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가나 컨템포러리 GANA CONTEMPORARY 서울 종로구 평창동 98번지 Tel. +82.2.720.1020 www.ganaart.com





가나아트에서 펼치는 신진 작가들의 미래: Gana Contemporary 시리즈 2 ● 가나아트는 역량 있는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고 이들의 작품을 소개하기 위해 시작된 Gana Contemporary 시리즈 두번째로 『The Intersection』展을 개최한다. 지난 4월 첫 시리즈로 문을 연 설치작가 강영민의 개인전『Combat』에 이어, 이번 전시에는 김희연, 이수진, 이혜선, 장고운 등 미술대학에 재학 중이거나 갓 졸업한 신예 작가 4인이 참여한다. 이들 네 명의 작가는 참신하고 개성 있는 표현방식과 주제의식을 가지고 일상의 풍경 이면에 내재된 현대 사회의 다양한 면면을 그려 화단의 주목을 받고 있다. 캔버스에 녹아 든 현대인의 삶, 그 풍경의 교차로에 선 4인: The Intersection ● 'The Intersection', 곧 교차로를 뜻하는 제목처럼, 본전시에서만나게될작품들은각기다른시선으로재해석된현실을보여주지만, 일상의 소소한 면에 주목한다는 점에서 서로 교차한다. 이들 4명의 여성작가는 우리가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한번쯤 경험했을 법한 사소한 일상의 모습을 그린다. 평범하기에 무심히 지나쳤던 주변 풍경들은 작가들에 의해 주관적으로 재해석되고 유의미한 공간, 상황으로 표현된다. 이번 전시는 향후 한국미술의 주역이 될 신진 작가들의 무한한 에너지와 잠재력을 체감할 수 있는 기회이며 이들이 들려주는 각양각색의 '세상 바라보기'를 통해 일상의 신선함과 마주 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김희연_차가운 그늘_리넨에 아크릴채색_130.3×283.3cm_2011

4개의 시선이 그려낸 각양각색의 세상 이야기김희연_소외된 공간으로의 여행● 콘크리트 벽 사이로 몸을 내민 나무 한 그루, 공활한 하늘을 가로지르는 공장 굴뚝의 연기 등, 김희연은 인적이 드문 재개발지역이나, 폐허가 된 공간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가는 우리 주변에 분명 존재하는 이 공간을 모호한 시공간으로 묘사함으로써 관람자로 하여금 불완전한 공간으로 인식하게 만든다.
이수진_주인없는 연기_캔버스에 유채_45.5×53cm_2010
이수진_모서리진벽_캔버스에 유채_49×21cm_2010
이수진_오늘도 좋은일이 일어납니다_캔버스에 유채_72.7×116.7cm_2011

이수진_소소한 일상을 하나의 사건으로 재구성하기 ● 이수진은 도시의 소소하지만 다채로운 일상에 주목한다. 그녀는 길가에 누워 있는 개, 불을 끄는 소방관, 전신주 위의 기계공처럼 평범한 일상을 과장하여 의미 있는 혹은 주목할만한 사건으로 재구성한다. 여백이라는 공간과 인간이 주는 드라마틱한 대비감은 이러한 풍경이 담고 있는 내부 존재의 관계에 대한 관심으로, 일상 속 인물에 대한 세심한 탐색이자 일종의 기록화이다.
이혜선_Ruffian von Favian III_실크스크린, 캔버스에 유채, 아크릴채색_162.2×130cm_2010
이혜선_Henry de Francois_실크스크린, 캔버스에 유채, 아크릴채색_100×80.3cm_2011

이혜선_동물의 왕국, 그들이 지배하는 세상 ● 이혜선은 동물을 통해 사회를 풍자한다. 여기에는 오랜 시간 인간의 파트너였던 동물들에 대한 관심이 담겨있다. 그녀는 동물의 뿔을 모방하여 권력의 상징인 왕관을 만든 인간처럼, 왕관이나 뿔을 쓴 개의 모습이나 인간의 주거공간을 장악한 동물들의 모습을 그린다. 이를 통해 역설적으로 동물이 인간과 동일한 지위를 지니거나 혹은, 동물이 인간을 지배하는 사회를 보여줌으로써, 동물을 지배하는 인간의 권력을 희화화한다. 때문에 그녀의 작품은 동물을 액세서리처럼 여기는 사회풍조를 담아내고 있지만 비판적이기 보다 오히려 해학적이다.
장고운_검은그림자_캔버스에 유채_140×90cm_2009
장고운_건너편 빛그림자_캔버스에 유채_35×100cm_2009
장고운_이태원 작업실2_캔버스에 유채_40×100cm_2011

장고운_파편화된 이미지로 보여주는 동상이몽 ● 장고운은 동일한 사건에 대해 개개인의 판단 기준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고 다양한 생각들을 풀어내는 현상을 가시화 하고자 한다. 작가는 자신의 작업실이나 방의 구조를 쪼개어 문틀이나 천장모서리와 같은 공간의 일부를 확대하고, 이를 재조합한다. 이렇게 하나의 장면이 파편화된 이미지들로 분리, 재구성된 화면은 한 공간에 있어도 각자 다른 방향을 바라보듯 인간의 시점과 인식능력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는 현상에 대해 이야기 한다. ■ 가나아트







오브제, 오브제, 오브제





Object, Object, Object展   2011_0708 ▶ 2011_0720 / 월요일 휴관




아담 톰슨 Adam Thompson_Untitled_Grand piano lid, Perspex, Lead ball_Dimensions variable_2010



초대일시 / 2011_0708_금요일_06:00pm

참여작가 아담 톰슨 Adam Thomson (UK) 저스틴 가이어 Justin Gainan (USA) 요그 오버그펠 Jörg Obergfell (Germany) 요 오카다 Yo Okada (Japan) 강승희 Seunghee Kang (Korea) 박성연 Sungyeon Park (Korea) 박지혜 Jihye Park (Korea) 이윤미 Yoonmi Lee (Korea) 장유정 Yujung Chang (Korea) 최대진 Daejin Choi (France)

후원 / 서울문화재단 협찬 / 아트스페이스 에이치

관람시간 / 화~토요일_10:00am~06:00pm / 일요일_10:00am~05:00pm / 월요일 휴관

아트스페이스 에이치 ARTSPACE H 서울 종로구 원서동 157-1번지 Tel. +82.2.766.5000 www.artspaceh.com




강승희와 9명의 작가들은 현대미술에 있어 중요한 쟁점이었던 오브제 object 문제를 동시대 맥락 속에서 환기시킨다. 20세기 오브제 문제가 불러일으켰던 예술에 대한 전복과 충격은 사물을 다르게 생각하도록 했고, 형식과 내용 모두를 외부로 확장시켰다. 과연 현대미술은 개성 있는 오브제로 넘쳐나고 있는가? 오브제의 반복과 과잉은 전환과 확장 외에도 진부와 소모라는 부가현상side-effects을 양산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들은 여전히 이러한 반전의 생산자가 자기 자신 이길 바라면서 또 다른 동시대의 확장을 욕망한다. 그리고 이들은 차이 나는 오브제가 우연히/필연적으로 충돌하고 융합함으로써 이번 전시가 의미 있는 대화의 장이 되길 원한다. ● 이들에게 작업은 동시대의 정서를 대변한다. 또한 타자들의 이야기이기도, 주체적인 삶을 제안하는 상징으로서 사회문화적 기능의 실천적 담론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의미 있는 생성의 소통방식으로서 작용하게 된다. 「오브제, 오브제, 오브제」는 10명의 작가들의 '모임 get together'을 전시한다. 10명의 작가에게서 유사성을 찾거나 계보를 이어보려는 노력은 무의미하다. 이 모임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작가들은 유사한 형식과 내용의 전시를 의심한다. 어떠한 담론이나 쟁점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있는 전시보다는 가벼운 모임이라는 행위자체에, 이들 관계에서 작용하는 경험적이고 인지적 차원에서의 논의들에 집중하고자 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어떻게 모였는가라는 형식보다는 관계적 반향들이 생성하는 내용적 변주들에 집중하자는 취지인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이번 전시는 작가들 사이의 관계형성 과정을 보여주는 것, 그리고 차이 나는 오브제들이 모였을 때 발생하는 반응들을 보여주는 것이 관건이겠다. ● 10명의 참여 작가 중 강승희 작가는 스스로를 이번 전시의 제안자로 칭한다. 그리고 그녀는 이번 전시의 연결고리이다. 국적을 떠나 작가로 만나 이번 전시로 맺어진 10명 작가들은 단단한 문화 실천적 연대tie를 형성하고 있다. 작가들이 만나는 경험적 환경과 여기서 수집된 감각 기억들은 예술의 물질성에 대한 저항으로도 또는 경험들의 간극에 대한 낯섦과 불안을 드러낸다. 작가들 모두 다양한 실천적 방법들을 취하고 있지만 신화에 저항하는 정서로 구분하자면 아담 톰슨Adam Thompson, 저스틴 가이어Justin Gainan, 요그 오버그펠Jörg Obergfell, 최대진은 전자에 해당한다. 그리고 강승희, 박성연, 이윤미, 요 오카다Yo Okada, 박지혜, 장유정은 후자로 분류해 볼 수 있다. ● 아담 톰슨이 발견한 지극히 주관적 일상의 사물들은 전시라는 환경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불러일으킨다. 작가가 선택한 사물들은 교묘하게 현대미술의 클리셰cliche를 건드리면서 맥락 안으로 진입한다. 설치된 사물들은 1960년대 이후 미국에서 진행되었던 물성의 문제와 그 예술적 변용문제를 해체한다. 아우라aura가 거세된 기하학 형태의 사물들은 온전히 그것 자체로 독립된 객체이면서 동시에 이것이 원래 있었던 상황에 대한 의문과 함께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이유에 대한 물음을 자아낸다. 그리고 다른 상황에 의한 질문의 교차는 오브제로서 작품에 대해 상처를 가한다. 그랜드피아노 뚜껑, 깨진 유리거울조각, 발포 고무판, 폴리에스터 필름 등은 산업사회의 산물들이며, 이것이 전시라는 새로운 환경에 가장된 포즈로 또 다른 예술에 대한 환영을 만들어낸다. 이 사물들의 조합이 생성해내는 정서는 근대화의 적나라한 모습이기도 하지만 거세된 멜랑콜리melancholy의 모습이다. 또는 소외되고 타자화된 예술노동자의 모습이기도 하다. 유럽을 중심으로 작업하던 그가 한국 창동스튜디오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그려 낼 오브제-환경 스터디는 어떠할지 궁금해진다. 동시에 한국의 미술계, 한국의 관객들이 아담의 수집품을 어떻게 읽고 받아들일지 궁금해진다. 자극적이지 않고 소심해 보이는 이 '서있는' 사물들은 우리가 다소 익숙한 온전한 물성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지도 않고, 남성적인 주체를 대변하고 있지도 않기 때문이다.
저스틴 가이안 Justin Gainan_Let's move this land_Color print_2011

아담 톰슨과 함께 저스틴 가이어에게 오브제는 붕괴된 로맨티시즘romanticism의 잔존물들이다. 말없이 남겨진 철, 아스팔트, 플라스틱들과 그 뒤로 보이는 남자의 행동은 반전이다. 아담이 영리하게 사물들을 수집-세워둬, 현대미술의 맥락에서 신화화됨과 기억이 재조합 해낸 사물에 대한 상황 모두를 해체하고 있다면, 저스틴은 보다 경험적 행위 자체에 방점을 찍는다. 사진이 증명하듯 작가는 공사장 같은 현장의 흙더미 또는 돌무더기 위에서 양팔 벌려 껴안는 듯 포즈를 취하면서 익살스런 미소를 띠고 있다. 작가는 진보를 향한 발걸음들이 도처에서 발견되는 공사현장과 같은 곳에서 그 상황들과 교섭한다. 그런데 그 교섭 장면이란 것은 어이없다. 대화하는 작가의 행동도 대화하고자 하는 상황도 말이 안 된다. 왜냐면 주변에 사람은 저스틴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사진 앞에 놓인 저스틴의 사물들은 전시장 내부에서 작가가 저지른 행동의 증인으로 참여하고 있으나 말이 없다. 이 사진은 예술로의 변용체로서 역할이 부여된 사물임을 드러내고 동시에 즉자 대자한 물성으로서의 일회성에 치명적 상처를 가한다. 공사장에서 전시장으로 운반되어 왔을 법한 이 말없는 사물들은 증인이기 이전에 시공간 속 작품인체 존재한다. 저스틴의 오브제는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시뮬라크르simulacra면서 실천적 역할이 부여된 경험의 산물이다. 이중으로 분리되고 해체된 상황은 환영이 만들어내는 극적 상황의 로맨티시즘을 제거한다. 근대화의 산물이자 복제된 오브제는 억지스런 현대인의 모습이다. 그리고 작가는 이러한 상황에 대처하는 한 명의 주체로서 유머humor 넘치는 실천을 감행하고 있는 것이다. 유머는 작가가 자신의 작업을 합리화하는 방법이자 작가로 작업할 수 있는 방식이다.
요그 오버그펠 Jorg Obergfell_Triptychon_3 pigment prints_150×60cm

저스틴과 함께 도시의 신화와 싸우는 또 다른 작가는 요그 오버그펠이다. 요그도 역시 위의 두 작가처럼 도시쓰레기debris에 집중한다. 아니 집착한다. 플라스틱 병, 과일상자, 옷 조각들은 모두 메트로폴리스가 만들어내는 신화에서 제외된 부산물들이다. 이 부산물들로 재조립된 작은 규모의 미니어처들은 부산물들의 상황을 반복한다. 하늘을 찌를 듯 거대한 건물들은 프린트로 복제되어 킹콩의 발 밑에 놓여지고 - 마치 자유의 여신상을 패러디 한 킹콩기념비 같다 - 플라스틱 페트 안으로 넣을 만큼 작게 제작된다. 도시건물이 프린트로 복제되어 이미지로 남아 작아지는 규모의 전환은 요그가 주로 취하고 있는 방식이다. 또한 런던의 카보 스퀘어Cabot Square와 같이 다국적기업 콤플렉스건물 입구에서 점프하는 두 젊은 남자나, 비닐봉지 깃발이 펄럭이는 삼단연작사진은 중세미술의 신화적 맥락을 끌어들인다. 규모의 반전으로 상황을 전복-해체하는 요그의 작업은 작가적 실천으로 아담과 저스틴의 그것과 유사한 전략을 취한다. 이러한 전략들은 이중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관객을 집중시키고 하이퍼텍스트의 여러 층위에서 유희하도록 만든다.
최대진_Globe No.1_polyurethan, birdcage, playmobile, chain_213×67×65cm_2009

그리고 최대진의 작업은 다소 표현적이지만 전복적 입장 표명을 강화한다. 최대진의 경우는 제도에 대해 비판적이다. 특히 그의 드로잉작업은 세계와 접촉하는 몸적 통로로서의 주요한 매체이다. 그의 드로잉은 작가의 직간접적 개입이 이루어지는 지점으로서 힘의 분배와 (비)구조적 인식 모두를 가능하게 한다. 「globe」에서 그는 지구를 새장으로 구현하고 있고 갇힌 듯 보이는 플라 모델 인간들은 새처럼 살아가도록 배치된다. 여기서 상당히 전지전능한 시선 속에서 이루어지는 작가의 개입이 확인된다. 새장을 삐쳐나간 하얀 폴리우레탄덩어리나, 구겐하임미술관을 쓰레받기로 쓸어 담아 버리는 듯한 「Bad Company」의 하얀 왁스덩어리 모두 세상을 하나의 역한 덩어리로 만들어 비판적으로 읽고 있는 듯하다. 세상을 읽고 사회를 향해 던지는 작가들의 시선은 그리 녹녹하지 않다. 작가의 거슬리는 감각기억들은 드로잉이나 오브제로 수집되어 아카이브 되고 마지막으로는 무리constellation를 이루며 배치되고 있는 것이다.
요 오카다 Yo Okada_Not Human & Installation view of drawings_2010

요 오카다의 오브제는 최대진의 그것과는 또 다른 문화적 맥락을 보여준다. 두 작가 모두 드로잉을 중요한 매체로 활용하고 있지만 말이다. 문화적 실천을 실현하는 요 오카다는 마스크에 집착한다. 가장하고 환영을 만드는 마스크는 존재론적 문화적 다름의 경험이 만들어내는 미학을 확인하게 해주는 소재이다. 그의 특별한 털-마스크는 또 다른 존재하는 종-외계인을 확인해주는 증거물이 된다. 이 존재와는 이해를 공유할 수도, 소통할 수도 없다. 이는 픽션 속에 등장하는 희화된 캐릭터 츄바카Chewbacca이기도, 이미지 뒤덮인 세상에 일침을 가하는 껍데기이기도 하다. 블록버스터 영화인 스타워즈에 등장하여 널리 알려지고 굳혀진 이미지는 자본이 개입된 문화생산의 단면이지만, 허물처럼 벗겨진 지금의 모습은 일종의 털 그 자체로서 실재와 실제의 간극을 설명하고 있다.
장유정_수평선_잉크젯 프린트_106×140cm_2011

장유정, 강승희, 박성연, 박지혜 작가는 특유의 섬세한 감각적 시선과 사물에 대한 몰입, 그리고 이를 통한 판단과 분석으로 기억의 감각물들을 수집한다. 각자의 가치 판단에 따라 구분되고 경험의 문제로 분류되어 익숙한 상황으로 마무리된 감각물들은 새로운 경험에 노출되면서 확장된다. 경험의 간극을 설명하는 장유정 작가는 사물, 사진, 그리고 그 위 드로잉으로 실재에 대한 문제를 해체한다. 여기서 경험의 다름이 변증법적으로 구현된다. 즉 작가의 소외된 시선, 또는 빗겨있는 시선이 사진작업에서 객체화된 중심적 상황으로서 극복되는 것이다. 하지만 사진에 의해 고스란히 조명된 상황은 다시 간극의 확대로 드러난다. 그리고는 경험의 간극이 가져오는 낯섦은 그 위 드로잉이라는 가장 작가적인 습관적 개입으로 마무리된다. 경험적 일상이 복제라는 개입으로 낯설게 되고, 여기에 작가는 또 다른 주관적 개입을 더함으로써 자신의 불안을 해소한다. 그리고 이 산물인 오브제는 젠더문제로도 담론화 되길 거부하는 듯 모호함의 극대치로 생산된다.
박성연_Installation View of Open Studio at ISCP, New York_2010

유사한 코드전개를 보이는 박성연 작가 역시 반복적이고 익숙한 몸짓인 손뜨개 작업을 보여준다. 이전에 보여주었던 다분히 타자화된 시선들과 미묘한 감성 표현들은 적극적 차원으로 전환되어 코드화 되었다. 더욱 나아간 비정형 형태의 오브제와 손뜨개라는 작업 방식은 시적이고 감성적인 수사 공간을 생성한다. 최근 해외 레지던시의 경험은 작업의 전환점이 되는데 일조하였다. 그녀는 타자들의 미묘한 이야기들을 담아내며 수사 공간을 더욱 확장시키고 있다. 가장 일상적이고 사적인 경험이 실천으로 코드화 되고 있는 것이다.
강승희_Melting Pot_Embroidered on digital print with mixed material_150×150cm_2010

강승희 작가의 각 캐릭터들은 살아 움직인다. 각 캐릭터들은 작가가 기억하는 문화적 감각물로서 주어진 상황 속에 다채롭게 그려지는데 이 역동적인 이미지 아카이빙은 전 화면에 고르게 퍼져있다. 여기서 강승희 작가에게 문화적 차이는 다양한 캐릭터 창조의 기술과 노동집약적 자수 작업을 관통하는 소재가 된다. 이러한 경험적 간극이 가져오는 어색함과 불안증은 가장 익숙한 몸짓으로 해소된다. 이 가장 익숙한 몸짓 자체가 다양한 캐릭터의 행동방식을 보여주는 드로잉으로 코드화 되는 것이다.
박지혜_Lost In The Fathomless Waters_단채널 비디오_00:03:48_2010

박지혜 작가 역시 빅토리안 시대의 산업화에 의한 번영의 이미지를 스크랩한다. 그녀의 스크랩 수집 방식은 섬세한 여성주의 이미지에 집중된다. 사회적으로 여성의 가정적 지위와 역할의 문제가 부각된 가장된 이미지들은 동화처럼 사랑스럽고도 동시에 기괴하기까지 하다. 부드러운 꽃의 이미지로 그려지는 젠더의 문제는 박지혜 작가의 주요한 관심사로 보인다.
이윤미_Untitled_접시에 쌀_가변설치_2010

이윤미 작가의 작업은 위 작가들과는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든다. 그녀는 회화의 평면성을 해체한다. 드로잉에서 시작되는 힘 있는 선의 표현들은 꽤 오랫동안 작업해온 작가의 내공을 반영한다. 작가가 작업을 전개하는 과정을 살펴볼 때, 2차원이자 동시에 3차원 공간, 경험적 공간으로의 모호성은 회화에 대한 현대미술의 맥락을 해체한다. 특이하게 그녀가 차용하고 있는 회화와 조각적 경향의 관계는 오래된 담론과 그 밖의 비담론을 모호하게 한다. 2차원이건 3차원이건 다소 장식적인 공간 구성은 맥락 화되어 담론 화되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작가의 설치는 경험의 공명이기보다는 회화의 문제에 천착해있는 담론적 차원에서 읽혀지는 것이다. 반면 관습적, 습관적인 쌀을 이용한 쌀 드로잉 작업은 경험의 이야기를 던진다. 이는 경험적 내재와 형식적 외연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변용된 사물을 제시한다. ● 이렇게 10명의 다른 오브제 이야기들은 들여다볼수록 겹침 없이 스펙터클 하다. 이들의 경험적 층위는 다양한 코드로 전개되고 이들의 충돌과 융합은 다변화되었다. 상호 맥락을 이어가며 연계를 맺는 이들 10명의 이야기는 사뭇 진지하다. 가볍지 않은 이들의 이야기는 최근 깊이 없이 산만하게 뿌려지는 이야기들의 속에서 주목할 만하다. ■ 오세원


예술에 대한 동시대 예술가의 고민과 대응은 모두 다르다. 한 두 개의 폴더 안에 담아 묶어서 설명한다는 것이 불가능할 만큼 그 유사성을 발견하여 연관 짓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전시를 통하여 오브제라는 끈으로 작가와 작가들의 작품을 매듭지으려고 하는 이유는, 오브제에 담긴 그 반항적이며 전복적인 에너지에 대한 향수 때문이다. 물감만큼이나 쉽게 사용되고 있는 오브제의 현재 위치를 염두에 두었을 때, 과잉에 따른 스타일화 되어가는 현상에 대하여 고민하게 된다. 그러나 표현 매체로서의 오브제는 여전히 매력적이며 작가들이 보여주고 있는 각자의 인식과 태도는 끊임없이 새로움을 지향한다. ● 오브제, 오브제, 오브제... 이 전시 타이틀은 반복하여 강조하는 행위를 뜻할 수도, 흥얼거리는 노랫말일 수도 있다. 오브제는 현대미술의 경계에서 재현과 전략, 대응 등 예술가 개개인의 의도와 목적에 따라서 다양하게 접근되어 왔다. 지나간 쟁점과 이슈라며 진부성을 논하기 이전에, 새로운 예술이 앞선 예술의 후위현상일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어떤 이에게는 추억을, 누군가에게는 현재를, 다른 이에게는 새로움을 향한 자극이 되길 기대하며 여기 모인 작가들의 문제의식과 어법을 교차시켜보려 한다. ● 우리는 오브제를 구심점으로 모이지만 오브제의 가장 철저한 배반자 이길 꿈꾼다. 예술가들이 예술의 가장 철저한 배반자를 꿈꾸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 강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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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space LOO 신진작가 기획展   2011_0708 ▶ 2011_0807 / 월요일 휴관




김승택_돌담길_디지털 프린트_105×160cm_2009



초대일시 / 2011_0708_금요일_06:00pm

참여작가 김승택_김효숙_백승민_변시재 변시재_이재명_ 이지영_추효정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아트스페이스 루 ART SPACE LOO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110번지 Park110 빌딩 Tel. +82.2.790.3888 www.artspaceloo.com




도시를 살아온 세대가 있다. 풍요롭고 안정적인 시대를 살아온 이들은 격정적이고 치열한 삶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환경 하에 자라났지만, 그들이 살아야 하는 도시는 또 다른 의미의 각개전투를 펼쳐야 하는 어려운 시대이기도 하다. 지난 반세기에 걸쳐 성장했던 기성세대에게 국가의 경제적 성장, 민주주의 안착의 진통이 주요 이슈였다면 도시를 살아온 이들 세대는 그러한 결과물인 물질적 가치에 옛 것이 자리를 내어주는 환경에 익숙해져 왔다. 발전의 논리 안에서 도시에 존재하는 것들은 그 효용성에 한계점을 언제나 내포하고 있고 이러한 현실 속에서 이 세대는 빠른 속도로 새것이 쏟아지고, 끊임없이 개발되고 마천루가 높아지는 도시와 친숙하게 살아왔다. 현대의 도시는 공간은 한정되어 있으나 한계는 없는 듯, 사람들로 하여금 자본과 권력의 부피 확장에 따라 끊임없는 흐름에 몸을 싣고 이동하게 하며, 부유하듯 도시와 도시 사이를 이동하는 방식을 점점 더 간략하고 편리하게 만들어 내고 있다. 내 집을 나와 걸어서 내 이웃을 만나고 내 고향, 터전을 쓰다듬듯이 옮아가던 유기적인 이동은 사라지고 이제는 도시에서 도시로 국가적, 문화적 경계가 무색한 효용성의 이동을 거듭하게 되었다. 안정과 정착의 맥락에서 집이 가지는 자아의 상징성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물질의 효용성, 실존하는 존재의 위기감을 안고서 도시와 이동, 경계확장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하고 부유하듯 도시의 간격에 살아가는 이들 세대의 자아 또한 타인과의 관계와 사회성 위에 위태하게 서 있는지도 모른다. 이들이 도시라는 구조 위에 세운 불안정에서 안정으로 이동하는 자아와 사적 경험을 짚어보고 그들이 만들어갈 미래에 대한 대안을 함께 강구해 봐야 하는 타당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 ● 김승택, 이재명, 백승민, 추효정 ● 도시가 보여주는 화려한 현실의 이면에는 급조된 사회적 기반의 흔들림이 가려져 있다. 이 같은 회체계의 골조가 부재한 상황은 사람으로 하여금 풍요로움 속에서도 상실감과 정신적 불안정을 내포한 채 도시와 도시 사이를 표류하게 하고 현실과 이념의 경계 어딘가에 새로운 유토피아를 꿈꾸고 안착하고자 하게 한다. 이 작가들을 통해서는 현실과 추억, 공간과 환경의 특성을 각각의 방법으로 재구성하여 도시의 내면을 말하고, 작가들에 의해 재해석된 도시의 현재를 짚어본다. ● 김효숙, 이지영, 변시재 ● 마당과 지붕이 있는 어릴 적 집은 이제 기억으로 존재한다. 국토성장의 과도기를 살면서 경제발전과 성장이라는 기치아래 도시는 변하고 새로워지며 빠르게 그 부피를 키워나갔다. 급속도로 변하는 도시의 환경 속에서 인간성의 본질은 점차 잊혀지고 물질적 가치를 따라 부유하고 있는 듯 보이기도 한다. 계속된 이동과 비영속적인 소유의 개념이 삶의 모습과 추억의 형태를 바꾸고 도시적 공간과의 새로운 소통의 생태를 만들어 내게 했다. 늘 과도기적인 도시와 부유하는 현대인의 삶을 겪어오며 그들의 사적인 경험들을 통해 형성된 기억과 도시적 생태를 열어보면서 불안정해 보이는 현대인의 상실감과 불안정을 완화하고 치유하며 도시와 화해하고 소통하는 모습을 진단해 본다. ● 김승택 ● 무엇이 진실인지 아닌지 분명하지 않는 나에겐 둥근 지구 위에 네모지게 서있는 많은 것들이 카메라 렌즈를 통해 둥글게 보여 지는 것이 왜곡이 아니라 실제로 둥글기에 그렇게 보여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사실적 상황들이나 현실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다시 한번 재구성함으로써 사실들은 왜곡되거나 허구적인 공간으로 보여지지만 그 속에 펼쳐지는 요소 하나하나는 사실로써 현실에 존재해 있다. 그러나 시간이 변하면 그 존재성은 사실이 아니게 될 수도 있다. 이러한 공간과 장소, 진실과 거짓에 대한 논의는 계속해서 거론 되어 왔고 지금도 진행 중이고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무엇이 진짜인지, 진실인지는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 단지 나의 모든 작업들은 영화를 연출하는 감독의 시각으로 시각적 재미를 통해 문제를 제기하고 싶을 뿐이다.
백승민_TRIPTYCH#1 (Scene #10, #11, #1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각 37.9×37.9cm_2011

백승민 ● 작품들은 본인의 관념 속에 존재하는, 텍스트로 작성된 가상의 국가에 대한 내용을 이미지로 구현한 것이다. DIVERLAND(디벨랜드)라는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국가에 대한 전반적인 체계와 세부적인 이야기, 국가 디자인 등을 작업의 주요 모티프로 하고 있으며, 각각의 작업이 모여 유기적인 하나의 큰 이야기로 연결된다. 텍스트에 명시된 내용은 주로 은유와 상징의 방법으로 이미지로 표현된다. 상상속의 국가인 디벨랜드는 'Divertimento'와 'land'의 조합어로 픽션(Fiction)의 이미지들이 충돌하고 있다. (중략)본인은 관찰자의 위치에서 사회와 사람간의 관계의 부조리를 가상의 제3세계에 대입해 현실사회의 문제점을 간접적인 어법으로 드러내고 있다. 작업에서 현실사회의 도덕적 용인의 한계를 벗어난 표현과 강박적으로 표현된 대칭의 구도는 질서, 원칙과 규칙의 폭력적 강요 등을 나타내며, 이러한 작품 내부의 사회는 현실사회의 터부가 재현되는 공간으로 존재한다. 작품 내부의 사회는 현실사회의 완강한 부정인 동시에, 현실사회를 '현실 사회답게' 만들어 주는 인간성이나 규범과 같은 요소들을 상실한 상태에 대한 거울 이미지로 나타난다.
이재명_Chanc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7×162.2cm_2011

이재명 ● 이재명은 현실의 법, 특히 자본주의적인 현실의 법이 강력하게 작동함으로써만 가능한 세계의 흔적들을 회화면에 끌어 들이고 있다. (중략) 그런데 이재명은 현실의 법에 의거한 이러한 구조물들에 대해 전혀 긍정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는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정확하게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도 아니다. 언뜻 보기에 초벌그림과 같은 느낌을 주는 일종의 팝아트적인 그의 필치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중략) 현실의 법에 의거한 세계를 표현하고자 하면서 이렇게 묘한 필치를 구사하는 이재명의 의도는 지우고자 하는 부정의 태도와 채우고자 하는 긍정의 태도를 넘어선 제3의 영역으로 향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제3의 영역은 어디인가? 스스로가 생명의 차원을 유지해야 하기에 분명 포함되지 않으면 안 되는 현실의 세계, 그러나 거기에 포함되고 싶어도 포함될 수 없도록 자신을 내쫓아 배제시키는 이 현실의 세계, 그렇게 내쫓음으로써 끝내 자신을 포함시키는 이 현실의 법에 의거한 세계이다. (중략) 이재명은 특히 자본주의적인 현실의 법에 의해 지탱되는 대표적인 구조물들을 끌어와 자기 나름의 '어중간한' 필치를 활용함으로써 바로 이러한 일종의 이율배반적인 존재 방식을 띤 두 항, 즉 현실의 법에 의거한 세계와 그 세계에 대해 내재적 초월의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는 자신의 존재를 여지없이 회화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출처 조광제 '내재적 초월의 묵시록' 발췌)
추효정_Still life_캔버스에 안료, 유채_112×194cm_2011

추효정 ● 추효정의 회화에서 이 같은 공간과 이미지가 형성된 근저에는 인간의 욕망에 관한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인간의 자본을 소유하고 증식시키려는 욕망과 공간, 도시가 얽혀서 이뤄지는 자본주의 사회의 맥락을 직조하는 것이다. 파편화되어 분절적으로 나타나 증식하는 도시의 표면은 자본주의의 욕망과 동거하며 계속해서 세포 분열해 나간다. 하지만 그같은 욕망은 중단되며, 버려진 공사현장으로 방치되기도 한다. 작가는 이같은 현실에 주목하여 흙더미와 공사현장을 뒤덮은 두껍게 덧칠되어 흘러내리는 푸른색 타포린의 표현을 통해 덧칠된 욕망, 그것을 덮으려는 욕망이 혼재된 도시풍경을 적절하게 드러내고 있다. 공사현장은 인간의 개발 욕망과 공간의 구성에 있어 권력화된 체계를 드러내고, 작가는 그것을 단순히 묘사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 같은 '체계' 자체를 구도와 색채, 질감으로 드러냄으로써, 개발과 공사를 둘러싼 맥락을 생각해보도록 한다. 인간의 욕망과 권력의 수단이 되어온 '개발'과 '공사'가 과연 계속되어야 하는지를 말이다. (출처 김우임 '욕망과 권력의 체계_공사는 계속되어야만 하는가' 발췌)
김효숙_부유하는 나의 도시_아크릴 채색_73×73cm_2010

김효숙 ● 집은 주체에게 친근하지만 타자에게는 낯설다. 이런 낯설음이 타자에게 호기심과 욕망 그리고 두려움의 대상으로서의 집을 정초시켜준다. 그렇게 정초된 집(집의 정체성)은 주체와 타자와의 관계의 경계를 넘어, 주체와 또 다른 주체(주체의 내면에서 발견한 타자)와의 관계를 아우른다. 그러므로 나(나의 정체성이 투사된 집)는 나에게 친근하면서 동시에 낯설다(자기소외). 집의 이중성이 존재의 이중성에로 확장되는 것. (중략) 저마다의 방들은 말하자면 세계로부터 고립된 섬들(고도)이다. 그러나 인간은 관계의 동물이며, 여하튼 그 방들(벽)을 허물어 관계의 망을 복원해야 한다. 여기에 자기모순이 있고 세계(타자)와의 갈등이 있다. 작가의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은, 축조된 벽면들과 허물어진 벽체들의 무분별한 편린들이 어지럽게 공존하는 건축현장의 살풍경은 이처럼 세계로부터 물러나 있고 싶은 주체의 욕망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차하면 타자(세계)와의 관계의 망으로부터 도태되고 퇴출될지도 모른다는(일종의 자기거세) 불안감이 공존하는 존재의 아이러니를, 그 이율배반을 보는 것 같다. (출처 고충환 '건축인간, 세계를 해체하고 재건축하는' 발췌)
변시재_불편한 관계 속에서 그를 만나다_혼합재료_75×75cm_2010

변시재 ●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문명은 지나간 것들을 그대로 수용하지 못하고 우리가 처한 공간 속에 더 잘 조화 될 수 있는 새로운 측면들을 모색한다. 끊임없이 바뀌어야 하는 운명을 감수해야만 하는 듯 초록의 차단막이 쳐진 공간에선 땅이 파헤쳐지고 곳곳에 세워진 타워크레인은 철골 구조물들을 쌓아 올린다. 신록이 드리운 푸른 그늘아래를 거닐던 경험보다 오고가는 동선에 쳐진 초록의 공사장 차단막이 더 친근한 존재로 다가왔다던 작가는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상상하며 공사장 펜스 천으로 박음질해서 초록의 거대한 집 구조물을 만들었다. 인고의 결과로 만들어진 스펙터클한 구조물이기 이전에 생물학적 개념이 도입된 사회 구조와 작가의 상상이 집적된 아날로그적 표현공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중략) 상상력이 강제하는 것은 내면의 일기에서 볼 수 있는 것 같은 작가의 모습이고 우리는 그곳에서 추출된 지고의 형식을 대면하게 된다. 그것은 인간, 자연, 인공물(도시)들의 유기적인 관계로 나타나고 고통, 생성, 파괴로 이어지는 순환적 연결고리에서 결국 작가가 강조하는 것은 바로 받아들임이다. 세계와 나 사이의 적의로부터 화해하고 운명에 의한 혹독한 고통을 감내하는 것이다. 자신의 피로 물들인 채 비상하는 새처럼 말이다. (출처 이상호 'Demoli-Creation & 치유와 재생' 발췌)
이지영_쟈니의 파라다이스_장지에 연필_130×162cm_2010

이지영 ● 우리는 종종 공원에서 식물로 조각 되어진 동물상을 만나는 일이 있다. 그것이 코끼리의 형상을 하고 있다고 가정을 하자. 당신은 그것을 보고 코끼리라고 소리치는가, 아니면 나무라고 소리치는가. 어느 꼬마가 코끼리를 보자고 달려가던가, 아니면 나무를 보자고 달려가던가. 항시 어렵지 않게 보면서 자라온 그 대상은 너무나도 평범하지만 한편 비범하기도 하다. 우리는 그것을 무엇이라고 인식해야 할 것 인가. 인간욕구에 의하여 도심에 만들어진 두 자연의 탁월한 융합은 자연의 극치이기도 하지만 사실 식물로써도 동물로써도 그 본래의 모습을 빼앗겨 버린 자연의 정체성 혹은 가치의 상실이기도 하다. 현대의 비약적 발전은 인간에게 무엇이든 만들어 낼 수 있는 힘을 실어주었다. 그리고 인간은 마치 신이 된 듯 많은 것을 자신들의 위상에 맞게 재창조 해나가고 있다. 그 과잉된 능력은 실재를 뛰어넘어 실재보다 더 실재 같은 가짜의 세상 안으로 우리를 초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출처 작가노트) ■


 





먼저 할 일부터



노주환展 / NOHJUHWAN / 盧主煥 / sculpture   2011_0708 ▶ 2011_0721



노주환_먼저할일부터_사랑_압축스티로폼_130×140×14cm_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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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1_0708_금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30am~06:00pm

아트파크 ARTPARK 서울 종로구 삼청동 125-1번지   Tel. +82.2.733.8500 www.iartpark.com



문자로 우리 삶 그리기·조형하기 ● 낯익은 풍경처럼 우리 생활에 익숙한 소리인 "먼저 할 일부터"·"천천히"·"영혼의 자유"·"말, 몸조심"·"관심"·"자비"·"사랑"이 벽 한 면에 부유한다.(그림 1 「먼저할일부터」) 이는 활자 조각가로 알려진 노주환 작가가 생활신조로 일상에 품고 다니는 글귀들이다. 그 주변엔 우리의 지혜를 어느 때보다 불멸의 존재로 만든 인쇄술을 가능케 한 금속 활자에 대한 작가의 오마주인 일련의 활자 책들이 보인다. 영롱한 지혜가 수면 위로 떠오르듯 무작위로 배열된 활자를 배경으로 다양한 높낮이로 올라 온 문자들은 경구를 그려낸다.(그림 2「사랑은, 납활자」) 그는 자신의 생활신조와 활자 책이 펼쳐 보인 경구처럼 우리에게 친숙한 단어와 문장을 엮어 이번 전시를 풀어내고 있다. 우리 역사와 지형을 품은 활자 조각이 그동안 만들어낸 장대한 풍광과 달리 여기의 문자들은 활자라는 틀에서 벗어나 다채로운 모습으로 우리 삶을 마주한다.
노주환_사랑은_납활자_22×30×5cm_2011
노주환_속담기둥_압축스폰지_450×65×65cm_2011

질그릇처럼 단순하고 소박한 작가 자신의 생활신조는 아래층에 설치된 속담 기둥과 조응한다. 4m 높이의 기둥은 계단참에서 바라보면 고대 그리스 신전의 원형 기둥을 연상시킨다.(그림 3「속담기둥」) 기둥에 다가설수록, 흥미롭게도 그것의 마다마디마다엔 문자들이 새겨져 있다. "등잔 밑이 어둡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우리 귀에 친숙한 속담들이다. 약 170여개의 속담이 원형기둥을 완성한 것이다. 그리스의 석공들은 인체를 토대로 해 기둥을 올렸다면, 작가는 인류의 삶의 지혜를 토대로 해 기둥을 올렸다.
노주환_꿈_압축스티로폼_260×50×35cm_2011

속담 한 구절 한 구절 원형 기둥의 마디를 회전시키며 읽다보면, 속담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던 네델란드의 화가 브뤼겔의 그림들이 주마등처럼 눈앞을 스쳐지나간다. 「소경이 소경을 인도한다」에서 볼 수 있듯이, 브뤼겔은 붓으로 섭정 시대의 네델란드를 비웃고 인간의 어리석음과 교만에 경종을 울리고자 했다. 한편 노주환의 속담 기둥은 브뤼겔의 속담 그림처럼 사상을 설교하고 있지 않다. 그는 우리 삶과 문자가 만나는 지점을 조형하기 위해 속담 기둥을 올린 것이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우리네 삶의 지혜를 문자로 집약해 전승된 속담은 다름 아닌 민간 문화의 반영이기 때문이다. ● 속담 기둥 주변에 흐드러진 "꽃"과 "꿈"은 키 큰 억새가 바람에 출렁이듯 휘어진다.(그림 4「꿈」) 이곳에 피어나고 있는 "꽃"과 "꿈"은 사전적 정의를 넘어서 우리가 삶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저 너머의 상징이다. 작가는 "꽃"과 "꿈"이라는 단어에 왜상(anamorphosis) 기법을 이용해, 단어의 이미지는 볼 수 있으나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보기 어렵게 변형시켰다. 개념미술가들과 달리 활자가 만들어 내는 텍스트보다 활자 그 자체의 조형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노주환은 밝힌 바 있다. 표음 문자인 한글 역시 그에게는 하나의 이미지인 것이다. 이미지로서 문자를 차용한다는 것은 그가 이미지로 사유하는 시각예술의 본질을 잊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노주환_다라니_나무_2×700×1cm_2011
노주환_사랑탑_압축스티로폼_145×80×50cm_2011
노주환_어디로_납활자_18×25×5cm_2010

이렇게 속담 혹은 단어를 우리 삶의 기표로 그려낸 노주환은 두 개의 층 벽에 부착한 『다라니경』에서 시각적 사유의 대상인 이미지의 경계를 촉각적 사유로의 확장을 시도한다. (그림 5「다라니」) 마치 돌담벽을 스쳐가는 손끝마디의 감촉으로 『다라니경』의 한 글자 한 글자를 관람객은 탐독하게 된다. 이는 문자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삶의 지혜가 관조의 대상으로 우리 앞에 펼쳐지기 앞 서 우리 삶에 스며들어 있음을 체험케 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노주환은 이번 전시에서 속담과 같은 경구를 통해 우리 삶과 문자가 만나는 모습을 그려내고 조형함으로써 관람객으로 하여금 의사소통의 시각적인 기호 체계로서가 아닌 인류의 삶의 표징으로 문자를 조망하게 한다. ■ 이재은




Feels like Home



권인숙展 / KWONINSOOK / 權仁淑 / painting   2011_0710 ▶ 2011_0724 / 수요일 휴관



권인숙_Feels like hom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2×162cm_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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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수요일 휴관

씨드 갤러리 SEED GALLERY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교동 9번지 아주디자인타워 1층 Tel. +82.31.247.3317 blog.daum.net/gallerymine cafe.daum.net/seedgallery



다양한 현실에 대해 미묘하고 공감적인 컨셉을 제시하는 언어들은 내게 있어 미니어처(설치미술), 그 미니어처가 놓여진 풍경(평면회화), 연극무대이다. 일상 생활 속에서 쓰이는 사소한 물건이나 공간과의 작은 만남들을 작업으로 옮기면서 매우 사적이며 특별할 것 없는 곳을 무대 위에 열어 보인다. 개인적 경험이 묻어나는 공간(작가의 방, 작업실, 또는 자주 찾는 카페)을 작은 상자 안에 담아 마치 연극무대나 혹은 인형극 세트를 연상시키는 작업을 한다. 내 일상이 담긴 상자는 여행지에 낯설게 놓이기도 하며 사고의 움직임을 유발하는 구성을 보인다.
권인숙_낙관적인 꿈_캔버스에 유채_112×194cm_2011
권인숙_도시의 가장자리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2×145cm_2011
권인숙_낙관적인 꿈 II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4.5×90cm_2011

작은 사건들 그리고 이 개인적 상황들이 그대로 드러나 보이는 공간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그 공간안에는 무질서하게 놓인 물건들이지만 모두 미묘한 특징들을 가지고 있다. 그것들은 여행을 떠날 때 필요한 물건이거나 그림을 그리기 위한 도구들이다. 내 일상과 이상은 그렇게 한 화면 안에서 용해된다. 생생한 일상의 단편들은 이질적이며 다채로운 세계 속에서 작은 이야기들을 만들면서 진행되는데 그것들은 무대장치로도 표현된다. 무대 위나 상자 속은 내 존재에 대해 얘기하거나 아니면 덧없는 일상의 사건을 보여주는 도구이다.그것들은 기억속 내 여행지에 펼쳐지게 된다.
권인숙_여름날에 생긴일_캔버스에 유채_60×72cm_2010
권인숙_비돌_혼합재료-미니어처_36×30×33cm_2010

내가 선택한 사물이나 공간은 친밀하며 매우 사적이고 인간적이다. 이러한 작업은 내 경험과 연결되는 기억들을 환상적이거나 모호한 어조로 환기시키고 그 단편적인 기억의 끈들을 묶어 새롭게 하는 과정이다. 새롭게 태어난 공간들이 관객들로 하여금 소소한 공감을 얻어 그들이 그 안에 자신을 투영해볼 수 있고 또 어떤 재미있는 상상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좋겠다. ■ 권인숙

 







경계에 서다

박종필展 / PARKJONGPIL / 朴鍾弼 / painting 2011_0711 ▶ 2011_0817


박종필_세상의 모든 꽃들 part.1_캔버스에 유채_100×200cm_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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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비앤빛 갤러리 B&VIIT GALLERY 서울 서초구 서초 4동 1317-23번지 GT 타워 Tel. +82.2.590.2353 www.bnviitgallery.com


박종필 회화론 - 아이러니와 마스크라드 ● I. 화가 박종필은 2006년 즈음부터 실재와 가상 사이의 경계에 놓인 작품들을 제작하고 있다. 실재와 가상, 두 영역의 공존이란 애매한 상태에 관심을 둔 그의 작품들은 대체로 캔버스 위에 유화로 그려지지만, 간혹 오브제 제작과 설치도 이루어진다. 2000년대 신진작가들의 네오팝 경향과 맞물린 작업 성향과 탁월한 사실주의 능력 때문에, 하이퍼리얼리즘으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작가 자신은 이 분류를 정중히 사양한다. 기계에 의존한 기능적 회화인 하이퍼리얼리즘에서 발견된 차가운 비인간적 성질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박종필은 오히려 구상회화의 구성적 복잡성과 심리적 의미 부여를 선호한다. 이를 위해 오브제 제작과 설치를 시도하고, 그 파생 효과를 회화에 취합하기도 한다. ● 실재와 가상은 본질적으로 상반된 개념어로서 상호 모순된 가치를 나타낸다. 하지만 이 둘은 작가의 작품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양면적 특성으로 공존하고 있다. 대립된 두 요소가 이루는 부조화의 상황이 곧 아이러니이다. 작가는 후기산업사회 현실이 지극히 모순된다는 점을 가리키기 위해, 이 아이러니를 작품의 중요한 지표로 선택한다. 문학에서 아이러니가 종종 진리를 강조하는 비유나 풍자의 한 형태로 사용되듯이, 작가는 이를 자연인인 인간의 본성과 과학기술의 인공적 상황이 충돌하는 현실을 은유하기 위해 사용한다. 현대 매스미디어 사회에는 실재와 가상이 뒤섞인 기묘한 환경이 형성되어 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광고계에서는 가상세계가 오히려 현존하는 실재계를 구축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까지 작가가 선택해 온 소재들도 다름 아니라 이 같은 후기현대사회의 기묘한 상황을 반영한 이미지들이다. 이를테면 매스미디어가 유통시킨 쾌락적 소비대상의 이미지들로, 상품화된 케익과 인위적으로 장식된 사탕 그리고 온갖 꽃들의 이미지가 실재와 가상의 경계에서 거의 강박적으로 화면 위에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박종필_between the fresh_캔버스에 유채_189×259cm_2010

작가의 케익, 과일, 사탕, 꽃의 이미지는 너무도 먹음직스럽고 싱그러워서, 즉각적으로 우리 욕망을 일깨우고, '주이상스'(쾌락적 즐거움)의 환영이 되도록 한다. 하지만 실재의 허상인 이미지는 우리의 갖고 싶고 먹고 싶어 하는 욕망을 실제로 채워주지는 못한다. 이미지에는 실재가 풍기는 달콤한 향기도 부드러운 맛도 없다. 더욱이 작가의 화면을 잘 살펴보면, 그 이미지는 기대와 달리 즐거운 쾌락의 향연이 아니다. 클로즈업된 광경 속의 케익과 과일들은 온통 질퍽한 붉은 색 시럽으로 뒤범벅되어 있고, 인간 머리 모양을 한 사탕들이 여기저기에 수상한 광채를 번득이며 불쑥 튀어 나와 있다. 이 당혹스러운 느낌이란... 게다가 쾌락의 상징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뭉개어지거나 흘러내릴 것 같아 보인다. 시각을 포화시키는 강렬하고도 모호한 비정형의 형상들은 결국 탐닉과 동시에 혐오의 이미지로 확인된다. 처음 유혹적이었던 이미지가 상식을 깬 정반대된 모습으로 확인되는 과정은 감상자를 심리적으로 불안하게 한다. 그런 맥락에서 작가의 작품을 초현실주의자 마그리트의 '이미지의 배신'이란 미적 태도와 동일화시켜도 무방하리라 본다. ● 작가는 전통적 관례대로라면 정물화가로 불릴 수 있다. 17세기 서양미술사에서 죽은 자연(nature morte), 정지된 삶(still life)을 의미하며 등장했던 정물은 본래 삶과 죽음, 활기와 정지, 환영과 자기반영, 실재와 가상의 이율배반적 요소가 함께 어른거리는 장르였다. 그런 역설적 사색의 분야인 정물을 선택함으로서, 작가는 삶과 실재 옆에 죽음과 가상이 깃들어 있다는 아이러니의 메시지를 효과 있게 전달할 수 있는지도 모른다. 마치 근대 화가들이 풍요의 정물을 그리면서도 메멘토 모리(죽음을 기억하기)의 알레고리를 즐겨 암시했던 것처럼 말이다. 다만 새삼 초점을 맞추어야 할 점이 있다면, 그것은 이 정지된 자연 이미지 안에 현대사회의 과도한 인위성이 공존함으로서 포스트모던 시대의 본질적 문제를 적나라하게 은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박종필_between the fresh_캔버스에 유채_130×130cm_2010

II. 박종필의 "꽃" 연작 (「Between the fresh」 연작, 2008~2010)에는 생화와 조화가 뒤섞여 있다. 하지만 두 요소들의 시각적 구분은 쉽지 않다. 대단히 명확한 사실적 구상임에도 이 초록의 향연장 안에 식별이 어려운 조화가 섞여있다는 사실이 우리로 하여금 불현듯 가식의 스크린 앞에 선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그러나 잠시 숙고해보면, 참과 거짓이 혼합된 이 같은 상황은 실상 이중적 양면성을 내포한 현대사회의 상황 그 자체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가 참과 거짓, 실재와 가상을 구분하고 분리하려는 태도가 더 모순인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복제와 가상이 만연된 오늘의 사회에서 실재와 환영, 참과 거짓은 동시에 병존하는 필연의 요소들이기 때문이다. 실재만이 유일한 가치이고 가상과 대립한 지배적 우월 요소란 주장은 더 이상 현실성이 없다. 마찬가지로 실재를 가리는 가상도 그 위장과 은폐를 통해 실재를 몰아내기보다 실재를 가리면서 동시에 은연 중 가리키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요컨대 실재에 대해 가상은 마스크라드 masquerade(가리기)의 역할을 수행하며, 현실에 대한 이미지 역시 그러한 마스크라드의 기능을 한다고 말할 수 있다. ● 거짓-모상이 참-원상을 완전히 가려서 은폐하지 않음은 일종의 풍자이고, 높은 단계의 정신적, 심리적 역설의 플레이 즉 마스크라드이다. 이 같은 마스크라드에 의해, 작가는 회화적 환영(=가면)에 틈새를 만들고 이를 통해 자기반영을 한다. 작가가 사진을 사용하지 않고 유화와 붓을 계속 고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계적 복제가 아닌 심리적 무게가 실린 손작업으로 마스크라드의 효율을 높이려는 까닭이다. 아닌게 아니라 스치고 지나간 붓질 자국들이 여기저기 눈에 띠는 순간, 환영의 완벽한 가면놀이는 더 이상 효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된다. 자기반영의 마스크라드에 의해. 가상의 본래 위상이 여지없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포스트모던의 미술은 대부분 실제와 가상 사이의 마스크라드 작용을 적절히 응용하고 있으며, 생화와 조화의 혼합인 "꽃" 연작은 실제와 가상을 혼합한 포스트모던의 절충적 상황을 적나라하게 은유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박종필_cake_캔버스에 유채_100×100cm_2009

20세기 이후 현대미술은 환영주의 illusionism와 반영성 reflexity 사이의 반복되는 긴장에 의해 전개되어 왔다. 이미지는 환영이란 가면으로 현실-실재를 가장하여 감추거나, 혹은 자기반영으로 도리어 자신의 마스크를 지적하고 그 가면 아래 숨겨진 진실을 찾아내도록 요청하기도 한다. 후자의 반영성은 이미지 자신의 허구성에 이목을 집중시킴으로서, 실재와 가상의 구조적 본질을 드러나도록 한다. 마스크가 환영이라면, 마스크라드는 바로 이러한 반영성을 가리키는 명칭이다. 한데 흥미로운 점은 환영주의와 반영성이 일반의 예상과 달리 늘 대립쌍으로 양립해왔다는 사실이다. 실재와 가상이 양면가치로 공존하듯이, 환영주의와 반영성은 대립된 상극이 아니라 오히려 작품 구조를 통해 상호침투하는 관계를 형성해왔다. 두 요소의 공존의 관계는 포스트모더니즘 미술을 통해 더 강화되고 있는데, 양자가 어느 비율로 서로 밀고 당기는지는 매 작품마다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작가의 작품에서는 재현과 반영이 각각 높은 비율로 존재하며 마찰을 일으키므로, 감상자는 마스크라드를 쉽게 판단할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게 된다. 그렇다면 감상자는 작가의 작품에서 반영의 마스크라드를 어떻게 판별해낼 수 있을까? 방법은 이렇다. 작가는 극도의 사실주의 재현으로 초실재의 환영을 성취하는데, 간혹 그것의 참과 거짓 사이의 갈등이 작가로 하여금 환영의 가면을 불가피하게 내려놓게 만든다. 바로 이 순간 감상자는 그 가면 아래 혹은 뒤에 숨겨진 진실 즉 마스크라드로 시사된 진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박종필_cake_캔버스에 유채_100×1
2011.07.06 20:41:20 / Good : 513 + Good

zabel

  • 작성시각: 2011.07.14 17:4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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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bescape

신기혁展 / SHINGIHYUCK / 辛基赫 / painting 2011_0713 ▶ 2011_0719


신기혁_Cubescape_패널에 유채_64×105cm_2009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01222e | 신기혁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1_0713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공평아트센터 공평갤러리 GONGPYEONG ARTCENTER GONGPYEONG GALLERY 서울 종로구 공평동 5-1번지 공평빌딩 2층 Tel. +82.2.3210.0071 www.seoulartcenter.or.kr


상상과 연상 공간으로의 초대-신기혁의 Cubescape ● 신기혁의 회화는 회화의 일차적 속성인 시각적 환상(illusion)을 자신의 회화작업 방식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인다. 이러한 방식은 감상자가 작품을 감상할 때 실제로 착각할 정도로 대상을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것이다. 환영?환상이란 감각의 착오를 통해 실재와 같은 이미지가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러한 현상은 보여 지는 것과 실재 하는 것 사이에 항상 긴밀한 관계가 형성된다. ● 신기혁의 회화는 인상파 이후 회화의 공간감을 제거해 나가면서 전개된 추상미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그러면서 그는 현대회화에서 '공간' 혹은 '공간감'이 갖는 의의와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 이를 통해 현대미술에 있어서 회화적 가능성은 무엇인지 끊임없이 모색한다.
신기혁_Cubescape_패널에 유채_130×116.5cm_2011
신기혁_Cubescape_패널에 유채_134×121.5cm_2011
신기혁_Cubescape_패널에 유채_121.5×124.5cm_2010

"보여 지는 것을 그릴 때, 나는 실재하는 것과 똑같이 그리려 한다. 그럴 때 마다 무수히 변화하는 실재를 보게 된다. 실재를 표현하기 위해 때로는 왜곡과 과장을 통하여 실재보다 더 리얼하게 그리기도 한다. 회화는 이와 같은 일루젼을 통해 우리에게 실재보다 더욱 리얼한 환영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신기혁의 작업노트 중)

신기혁_Cubescape_패널에 유채_111.5×130cm_2010,2011
신기혁_cubescape-Eagle_캔버스에 유채_152×151cm_2008,2011
신기혁_Cubescape-Margarita_패널에 유채_111.5×118.8cm_2009

어디선가 본 듯한 중절모를 쓴 남자가 바다가 보이는 묘한 창이 있는 곳을 향해 걸어간다. 계단과 창, 마치 어딘지 모를 신비스러운 입구 같은 곳을 마주하고 있는 듯하다. 신비스러운 공간에 절묘하게 배치된 사물들, 미술사책에서나 봄직한 조각상 등은 보는 이로 하여금 상상과 연상의 공간으로 빨려 들어가게 한다.(중략) ■ 장진




The Playground Project-1

정희두_최지선展 2011_0713 ▶ 2011_0719



초대일시 / 2011_0713_수요일_06:00pm

기획 / 플레이그라운드 프로젝트 playground project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갤러리 룩스 GALLERY LUX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5번지 인덕빌딩 3층 Tel. +82.2.720.8488 www.gallerylux.net


두개의 공간과 시선 ● 'Playground'는 두 작가가 소통하고 공유하고 있는 작업공간의 명칭이기도 하며 이 전시는 앞으로 작업에 뜻이 있는 신진작가들이 주체가 되어 각각 다른 자신들의 주제로 개인 작업을 발표함으로써 사진으로 대중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한다. 이들은 『The Playground Project』라는 프로젝트 형식으로 전시를 매년 1회 진행할 예정이며 올해 그 첫 발을 내딛는다. 이번 전시는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하고 있는 두 작가의 감수성이 담긴 작업들로 그 간의 작업에 대한 솔직 담백한 결과물이다. 또한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그들의 무의식적 경험과 사고에 담겨있으나 표현하기 어려웠던 자신들의 소소하고 아련한 이야기들을 작품을 통해 보여준다.
정희두_Convenience store #05-1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66.5×100cm_2011

정희두 Jung Heedoo 「Resonance of memories : Convenience store」 ● 사진 속에 그려진 낯선 풍경은 흑백의 대비와 명료한 구성으로 작가가 추억하는 내용을 전이하는 고리가 된다. 그는 깊은 새벽 우리 주위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한강의 편의점을 초현실적이고 몽환적인 시선으로 포착했다. 자신과 타인에 대한 기억의 흔적을 담아내는 그의 작업은 야간에 장노출을 사용하여 편의점 내부공간과 주위의 공간들을 신비스럽게 표현한다. 그는 어쩌면 너무 익숙하고 당연한 것이라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피사체들이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도록 그것들이 가진 화려한 불빛을 사진 속에 담아내었다. 그래서인지 한강의 편의점이라는 소재는 우리에게 친숙한 공간이지만 어딘가 낯설고 새롭게 보이기도 한다. 그는 자신의 기억이 내재된 주관적인 공간을 의도적으로 심리적 거리감을 두고 촬영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눈에 띄지 않았던 상황들을 읽히게끔 한다. 깔끔하게 정돈된 화면구성은 가벼운 일상의 기억들을 시적으로 환원시킨다. 추억을 더듬어가는 일기처럼 본인의 경험과 가까운 소재를 가지고 시작되어진 그의 사진은 환상적으로 눈앞에 펼쳐지는 공간 안에서 어떠한 일들이 일어날 것만 같은 호기심들을 불러일으킨다.
최지선_Phobia #03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66.7×100cm_2011

최지선 Choi Jisun 「Phobia」 ● 공포증 [ phobia , 恐怖症 ] 이란 거의 해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으면서도 공포에 묶여 버리는 신경증의 일종으로 강박감성의 하나이며 무엇에 놀라는가에 따라 광장공포, 대인공포, 불결공포, 고소공포, 폐쇄공포 등으로 명명하고 있다. 최지선은 이러한 소재들을 섬세하게 다루어 세련된 자신만의 스타일로 표현해내었다. 작가는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외부의 공포와 불안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자 하는 심리적인 상태에 대해 표현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가지는 걱정과 불안은 사회와 인간관계 속에서 외면되거나 감추어진다. 너와 나 우리라는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억압된 다양한 심리는 여러 가지 형태로 우리의 무의식 속에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관계 속에서 느끼는 두려움과 불안을 나만의 공간에서 홀로 마주해야한다면 어떤 느낌일까, 그는 사진 속세계를 통하여 외부로부터 자신을 지키고자 하는 연약한 방어기제를 나타낸다. 본인의 예민한 감성에서 비롯되었다는 그의 사진은 사방이 온통 하얗게 칠해져있으며 또 숨 막힐 정도로 촘촘히 채워져 있다. 이러한 방법은 공포증에 대한 직접적인 연출을 통해 공포로부터의 갈등을 대리해소 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공포에 대한 이야기를 사진 속에 직접적으로 끌어들임으로써 공포를 치유하는 일종의 동종요법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누구나 경험했을 법한 이러한 감정은 그 외부의 공포와 불안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고자 하는 본능이며 작가는 이 원초적 경험을 사진으로 서사화 하고 있다. 또한 타자와의 관계에 대한 괴리로 인해 밖으로 표출되지 못했던 작가의 욕망을 직접적인 방식으로 드러낸다. ● 프로젝트의 전체 타이틀인 '두개의 공간과 시선'이 의미하는 바와 같이 두 작가는 각기 다른 시선과 경험 속에서 표현되어진 새로운 공간과 관련한 작업들을 선보인다. 그러나 이 두 신진작가들이 공간을 대하는 태도는 그들의 사진작업 방식의 차이만큼이나 상이하다. 그들은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에 대해 담담하고 무심하게 또는 집요하고 적극적으로 연출하기도 하며 자신만의 방법론으로 프레임을 채워나간다. ● 이번 『The Playground Project-1』展은 '사진'이라는 시각언어를 통하여 작가들 본인의 예술적 감수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노력의 결과로 첫 시발점이 되는 전시이다. 진솔한 마음으로 사물을 대하고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하고자 하는 열정을 가진 두 작가는 앞으로도 작업에 대한 진지한 태도로 끊임없이 새롭게 도전하여 각자의 개성 있는 시각을 보여주고자 노력할 것이다. ■ 박혜림
정희두_Convenience store #03-2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66.5×100cm_2011
정희두_Convenience store #03-1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66.5×100cm_2011
정희두_Convenience store #06-1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66.5×100cm_2011
정희두_Convenience store #01-1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66.5×100cm_2011
정희두_Convenience store #23-1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66.5×100cm_2011

Resonance of memories : Convenience store ● 누구나 자신의 기억 속에 깊이 자리 잡은 기억이나 추억이 있다. 아름다운 기억이든 슬픈 기억이든... ● 나에게 사진속의 그 곳은 나 자신과 타인들이 기억을 공유하는 공간이다. 그 안에서는 무수히 많은 기억의 흔적들이 혼재해 있으며 서로 공명resonance하고 있다. ● 「Resonance of memories」 시리즈 중 첫 번째 작업인 「Convenience store」 는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히 한강공원에 있는 편의점의 야경사진으로 보일수도 있다. 이 작업은 그 기억들을 간직하고 있는 편의점 이라는 대상에게 주는 고마움의 '선물' 이다. 선물은 받는 사람이 기분 좋고 행복해야 하며, 또한 예쁘고 아름다워야 한다. 나의 편의점 기념사진 혹은 프로필 사진은 그러한 마음으로 만들어 졌다. ● 긴 시간의 노출을 사용하여 편의점 내부를 환상적인 공간으로 표현하였으며 백색의 지워진 공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관객이 상상해볼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관객들에게 친숙한 한강이라는 공간을 새로운 이미지로 표현하여 사진 속 공간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이 생기길 기대해 본다. ■ 정희두

최지선_Phobia #01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100×100cm_2011
최지선_Phobia #02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100×100cm_2011

phobia ● 인간은 누구나 일상에서 작은 걱정과 불안을 가지고 살아간다. 이 사소한 두려움들은 사회와 관계 속에서 잊혀 지기도 하고 애써 외면하거나 또는 감추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 대수롭지 않은 불안들을 혼자만의 공간에서 마주한다면 어떨까. ● 혼자라는 것, 나만의 공간에서 혼자 산다는 것은 타인을 의식해 나를 꾸미거나 과장된 행동을 할 필요가 없는 편안함을 가지지만 그 편안함으로 인해 나의 내면과 정면으로 마주해야 하는 -숨을 곳도 도망갈 곳도 없이 나 자신과 맞닥뜨려야 하는 두려운 일이기도 하다. ● 작업은 나의 예민함에서 시작되었다. 시간을 두고 차곡차곡 채워져 내 불안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나의 공간을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공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공간은 그 장소의 정체성을 말해준다. 실생활 크기의 연극적인 공간 연출을 통해 누구나 한번쯤은 느껴보았을 인간의 불안한 심리와 강박적 정체성을 경험하기를 바란다. ■ 최지선





What Had Happened


김아영_김재범_전채강_진기종展 2011_0714 ▶ 2011_0818 / 월요일 휴관


진기종_4got_6채널 비디오 설치, CCTV 카메라, 6 LCD 모니터, 혼합재료_가변크기_2011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화~금 11:00am~08:00pm / 토,일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두산갤러리 서울 DOOSAN Gallery Seoul 서울 종로구 연지동 270번지 두산아트센터 1층 Tel. +82.2.708.5050 www.doosangallery.com


두산갤러리 서울에서는 7월 14일부터 8월 18일까지 김아영Ayoung Kim, 김재범Jaebum Kim, 전채강Chaegang Jeon, 진기종Kijong Zin 작가의 그룹전 『What Had Happened』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사회적 사건들을 다루는 네 작가의 작업을 통해 현대인이 겪는 심리적 문제를 살펴보고자 한다. ● 현대사회는 기술, 정보,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풍요롭지만 과잉된 시대이며, 이러한 모습은 우리가 매일 보고 듣는 여러 사건들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번 전시의 네 작가는 회화, 사진, 영상, 설치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건 발생 직전과 직후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보여주거나 작가적 해석을 더해 새로운 이야기를 구성해 우리 시대의 모습을 표현한다. ● 이번 전시에서는 이처럼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사건의 원인과 이유에 대한 작가들의 진지한 시선을 살펴보면서, 여러 사건들이 현대인들에게 쉽게 잊혀지고, 무감각하게 받아들여지는 심리적 문제를 되짚어 보려 한다. ● 김아영(b. 1979)은 첼시 컬리지 오브 아트 앤 디자인에서 석사를 마치고 서울(스페이스 바바, 2008)과 영국(Street Level, 2010, I-Myu Project, 2009)에서 개인전을 개최하였으며, 김재범(b. 1976)은 신구대학 사진과 학사를 마치고 서울(덕원갤러리, 2010)에서 개인전을 개최하였다. 전채강(b. 1985~)은 이화여대 회화-판화과 학사를 마치고 서울(갤러리 현대 윈도우 갤러리, 2009, 갤러리 정미소, 2009, 16번지, 2010)에서 3차례 개인전을 개최하였고, 진기종(b. 1981~)은 경원대학교에서 학사를 마치고, 서울(2010, 16번지, 2008, 아라리오갤러리)과 독일(2009, Gallery Paln D), 및 대만(2008, Gallery Grand Siecle)에서 4차례 개인전을 개최하였다. ■ 두산갤러리 서울
김재범_Let's wait and see_설치(ID picture)_244×366cm_2011
김아영_Not in the wrong place at the wrong time_디지털 프린트_120×160cm_2010
전채강_Today's issues: car crash_캔버스에 유채_130.3×162.2cm_2008

DOOSAN Gallery Seoul




에밀모렐展 / Emile Morel / painting 2011_0713 ▶ 2011_0723

에밀모렐Emile Morel_L'ile aux enfants-friandises_람다 프린트_126×105cm_2004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갤러리 나우 GALLERY NOW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2-13번지 성지빌딩 3층 Tel. +82.2.725.2930 www.gallery-now.com


프랑스 리용 출신인 에밀모렐은 2005년 international galleries에서 평단과 대중의 찬사를 받은 후 2006년 볼로냐 아트페어에서 강한 존재감을 보여주기 전까지 단 한번의 단독 전시회를 가졌을 뿐이다. 프랑스 영웅 전설을 토대로 한 그의 작품들은 다음과 같이 묘사된다.
에밀모렐Emile Morel_Bouffi de Gatofilles_람다 프린트_120×120cm_2009
에밀모렐Emile Morel_disco-limbes_람다 프린트_76×120cm_2007
에밀모렐Emile Morel_la promenade des b_b_s doigts de pied_람다 프린트_77×120cm_2007

디지털적 환상들을 반죽해내는 제빵사와 제과점주인은 우리들을 아기인형이 있고 문신을 한 개들이 날아다니고, 수레국화꽃과 잡종돌연변이들이 있는 별난 세상 – Gilbert and George(영국의 2인조 작가그룹, 살아있는 조각으로 자신들의 신체를 전시하며 미술계를 파란을 일으킴)라면 부인하지 않을 알록달록한 사탕색으로 가득 찬 세계- 으로 데려다 준다. (Stani Cahine, 큐레이터이자 평론가, 파리)
에밀모렐Emile Morel_Le safari luminescent_람다 프린트_120×120cm_2008
에밀모렐Emile Morel_Amanite et Gourmandise_람다 프린트_123×88cm_2005

그는 컴퓨터로 그림, 사진, 드로잉들을 만들어내는 완전히 디지털적인 표현 방법을 택하였는데, 이는 하이로니무스 보쉬(네델란드 화가로 도덕적 종교적 이야기들을 환상적인 이미지로 풀어낸 작가)의 14세기 종말론적 패널(역.판화 혹은 조각)이래 필적할 만한 것이 없는 고도의 디테일을 통한 복합적 시각 이미지를 만들어 냈다. 고도로 복잡하고, 강렬한 개념의 주제를 위해 새로운 매체를 사용하는 에밀 모렐의 뛰어난 테크닉은 그를 가장 혁신적인 현대작가중의 하나로 만들어 주었다. 각각의 작품은 환상적 영웅전설의 형태를 이루어가는 이야기이자 스케치이며 에피소드인데 이것들은 살바도르 달리 에서부터 제프 쿤즈, 매튜 바니 그리고 다카시 무라카미에 이르는 다양한 양식(樣式)에서 기원(起原)한 그의 원천적 관념을 포함하고 있다. (프랑스 전시 서문 중 발췌,번역) ■ 갤러리 나우
 




Grobal Korea Young Artist Artfair 2011

반경란展 / BANKYUNGRAN / 潘鏡蘭 / painting 2011_0715 ▶ 2011_0721


반경란_의심_캔버스에 유채_97×97cm_2011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090405c | 반경란展으로 갑니다.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 / 월간 아트뉴스

관람시간 / 10:00am~06:00pm

프라임미술관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2606번지 Tel. +82.2.745.5091~2


그를 찾는 여정… ● 요즘은 귀를 막고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귀를 막아 주위 소리를 차단하고 귀 속 공간에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과 자신만의 취향의 소리를 수집하지만 동시에 세상과의 소통을 단절해 버리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스스로 단절되기 위해 노력하는 인간의 한 모습을 귀를 막고 사는 사람들 사이에서 보게 된다. 그들은 자신에게만 집중한다. 타인뿐만이 아닌 절대자와의 단절… 이러한 모습들 속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찾아야 할 것이 어떤 것인지를 탐색하고 싶었다. 세상 속 수도자와 같은 사람들. 하지만 그들이 정한 목표는 결국 자기만의 세계일 뿐이다.
반경란_he's absence_종이에 아크릴채색_각 150×100cm_2011
반경란_무제_종이에 연필_45×38cm_2011
반경란_의심_종이에 연필_38×45cm_2011
반경란_듣다. 그를_혼합재료_112×145.5cm_2011
반경란_침묵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유채_145.5×112cm_2011

그러나 자신만의 소리가 아닌 타인의 소리를 듣고 또 그 소리의 근원을 찾아 서로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의 모습이 있다. 그들 속 누군가는 다른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을 나누어 주고 싶어 한다. 그를 통해 귀 기울이며 서로 듣게 되고 이해하게 되며 우리가 들을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 주는, 그러한 사람, 사람들을 그림으로 드러내고 싶다. ■ 반경란




FLYING

정국택展 / CHUNGKUKTAEK / 鄭國澤 / sculpture 2011_0714 ▶ 2011_0828 / 일,공휴일 휴관


정국택_flying man-red#4_스테인레스 스틸, 우레탄도장_80×80×47cm_2011

초대일시 / 2011_0714_목요일_06:00pm

후원 / 로얄&컴퍼니(주)

관람시간 / 11:00am~07:00pm / 토_11:00am~05:00pm / 일,공휴일 휴관

갤러리 로얄 GALLERY ROYAL 서울 강남구 논현동 36-8번지 로얄TOTO빌딩 2층 Tel. +82.2.514.1248 art.royaltoto.co.kr


'사람'을 만든다. ● Ctrl+C+V 키를 눌러 무한 반복으로 생성된 것 마냥 동일한 인물들은 전시장 곳곳을 경쾌한 움직임으로 가득 메운다. 공통적으로 원통형의 머리와 몸, 반구형의 무릎과 엉덩이, 목에는 날리는 넥타이와 손에 든 묵직한 서류가방으로 표현되어있다. 개성을 지닌 인물이라기보다 익명화된 현대인을 상징하는 일종의 기호라고 볼 수 있겠다. 그들은 얼굴 표정 대신 다양한 몸짓으로 스토리를 만들어낸다. 그가 주로 사용하는 스테인리스 스틸은 재료의 상징성으로 현대인의 인공적인 현실을 효과적으로 구현한다.
정국택_flying man-blue#1_스테인레스 스틸, 우레탄도장_120×120×55cm_2011
정국택_flying man-blue#5_스테인레스 스틸, 우레탄도장_100×100×45cm_2011
정국택_flying man-red#3_스테인레스 스틸, 우레탄도장_80×120×23cm_2011
정국택_flying man-yellow#4_스테인레스 스틸, 우레탄도장_80×120×30cm_2011

금속 재료를 다루는 깔끔한 손맛과 작품 전반을 아우르는 구성력, 즉 손의 기능으로 유발되는 '기술적 재능'과 더불어 작품을 이끌어 가는 내러티브와 위트의 감각은 정국택 작가만의 특징이 된다. 기존의 전시에서는 금속이라는 고유의 재료가 가지는 무채색이 특징이었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뜀박질을 하고 있는 인물들의 발 아래 저마다의 의미를 지닌 톡톡 튀는 컬러 덩어리가 등장한다. 이는 현대인들이 반복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하루를 의미한다. 일상을 벗어나고픈 응집된 욕망이며, 역설적으로는 그들의 바람과 희망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정국택의 '사람'들은 그 일상에서의 탈출을 꿈꾼다. 그렇다고 온전히 벗어나서는 살 수 없는 다시 돌아가야만 하는 그들의 세계인 것이다. 그 모습은 동화적이고 우화적이어서 감상자에게 친숙함과 즐거움을 가져다주지만, 현실세계를 풍자적으로 서술하는 형식으로 시대적 상황을 역설적으로 나타낸다.
정국택_flying man-mobile_스테인레스 스틸, 우레탄도장_가변크기_2011
정국택_flying man-mobile_스테인레스 스틸, 우레탄도장_가변크기_2011

정국택 개인전 『Flying』에서 작가는 복잡한 사회 속에서 자유를 갈망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갤러리로얄 공간의 특성을 적극 이용하여 보여준다. 자유로운 비상은 해방을 의미한다. 항상 긴장을 요구하는 우리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은 힘들지만, 현대인은 일상적 삶의 테두리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자유로워지고 싶어 한다. 갤러리 로얄에서 진행되는 정국택 개인전을 통해 현대인의 잃어버린 자아를 발견하는 한편, 자신을 되돌아보며 언제나 자유를 꿈꾸는 우리들의 모습을 작품 속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갤러리 로얄




눈부신 도시의 황홀경

구본석展 / KOOBONSUK / 具本錫 / painting 2011_0716 ▶ 2011_0724


구본석_The City_혼합재료_181.8×260cm_2011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00517b | 구본석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1_0716_토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주말,공휴일_10:00am~05:00pm

한전아트센터 갤러리 KEPCO ARTCENTER GALLERY 서울 서초구 쑥고개길 34(서초동 1355번지) 한전아트센터 1층 Tel. +82.2.2105.8190~2 www.kepco.co.kr/gallery


눈부신 도시의 황홀경-구본석의 「The City」시리즈 ● 구본석은 까맣게 어둠이 내린 캔버스에 각양각색의 비즈를 촘촘히 박아 조명이 밝혀진 도시의 야경을 완성한다. 작가는 높은 곳에서 조망하는 시점을 통해 우리에게 익숙한 '대도시'의 모습을 보여준다. 고층 빌딩이 빽빽이 박혀 있고, 일렬로 늘어선 차들의 행렬이 시작도 끝도 없이 이어지고 있는 현대인의 삶의 모습을 단편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구본석_The City_혼합재료_130.3×162.2cm_2011
구본석_The City_혼합재료_91×122cm_2010

작품을 보면 먼저 수십만 개의 비즈들의 반짝임이 눈을 압도한다. 작가가 노동집약적인 작업으로 완성한 세계다. 비즈라는 재료를 통해서 작가는 화려하면서도 키치적인 인상을 동시에 전달한다. ● 각각의 작품은 직접 찍은 사진이나 수집해온 기존의 자료 사진을 기반으로 했다. 서울이나 맨하튼, 시카고 등 유명 도시의 모습을 소재로 했지만 작품에서 그 도시임을 알 수 있는 요소는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 제목도 모두 「The City」로 일정하다. 이것은 그가 특정 도시의 모습을 묘사하기보다는 일반적인 도시의 모습을 통해 자본주의의 본질에 접근하는 데에 관심이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구본석_The City_혼합재료_145.5×227.3cm_2011
구본석_The City_혼합재료_116.8×91cm_2011

작가가 보는 자본주의의 본질은 양면성에 있다. '비즈'로 형상화된 도시의 모습은 끝도 없이 화려하고, 빛나는 것을 추구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과 그 결과로 만들어진 '과잉된' 화려함의 세계를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동시에 그 화려함은 우리의 눈을 현혹하며 '어둠'을 감추게 하고 있다. 대상 자체는 마치 비즈라는 재료가 그런 것처럼 알고 보면 그 의미나 가치면 에서는 오히려 텅 비어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작가는 이러한 양면적인 특성을 알게 됐을 때 느낄 수 있는 허탈감과 같은 정서를 관객에게 전달하고자 했다.
구본석_The City_혼합재료_65.1×100cm_2010

그의 작품은 소립자화 된 인간 사회에 대한 은유이기도 하다. 고층빌딩이 만들어낸 직선적 움직임들은 화면 전체적으로는 '전기 회로'와 같은 이미지를 만든다. 이 안에서 개인은 한 소립자에 불과할 뿐, 익명적인 존재로서 그 자신의 정체성을 존중받을 순 없다. 또한 이러한 욕망의 주체들은 도시 내에서 출구를 찾지 못하고 내적인 순환만 거듭한다. 작품이 대체로 하늘도 지평선도 나와 있지 않은, 조금은 답답할 수도 있는 구성을 하고 있는 것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구본석_The City_혼합재료_145.5×227.3cm_2011

전통 산수화에는 옛 대가들이 높은 산에 올라 자연과 인간세를 바라보며 느낀 황홀감이 화폭에 담겨있다. 구본석의 '도시' 시리즈는 이러한 그림의 현대적 번안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렇지만 그것이 주는 '아름다움'에 대한 관점은 이중적이다. 도시 안에는 다양한 인간들의 희노애락이 복잡하게 뒤섞여 있지만, 반짝 반짝한 조명들은 이러한 것들을 어둠 안에 감추고, 획일적인 '화려함'만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황홀한 동시에 허망한 도시의 풍경은 그렇게 그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초상이기도 하다. ■ 김보란


 
2011.07.14 17:41:15 / Good : 494 + Good

zabel

  • 작성시각: 2011.07.20 01:5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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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플 The Multiples

요셉 보이스展 / Joseph Beuys / installation.mixed media   2011_0616 ▶ 2011_0828 / 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 / 국민체육진흥공단_매일경제

관람료 성인, 대학생_3,000원(단체 1,500원) 청소년(13-18세)_2,000원(단체 1,000원) / 어린이(4-12세)_1,000원(단체 500원) * 단체 : 20인 이상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마감시간 1시간 전까지 입장 가능)

소마미술관 SOMAMUSEUM 서울 송파구 방이동 88-2번지 제1~6전시실 Tel. +82.2.425.1077 www.somamuseum.org


"Wenn Ihr alle meine Multiples habt, dann habt Ihr mich ganz. 너희 모두가 나의 멀티플을 가진다면, 너희는 나를 온전히 가진 것과 같다." (요셉 보이스) 요셉 보이스(1921-1986)는 전후 유럽미술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작가이며 그의 삶과 예술이 불가분의 관계로 얽혀 있어 오늘날 여전히 '보이스'라는 작가는 복잡한 인물로 남아있다. 그의 신화, 과거 독일의 트라우마, 현대 사회와 정치적 이슈들은 전후 유럽의 주요작가인 그가 남긴 수수께끼 같은 작품들에 대한 평가에 언제나 따라다니는 것들이다. 2차원 내지 3차원 오브제를 에디션으로 남기는 것은 유럽의 멀티플 방식이었는데, 1930년대에 마르셀 뒤샹이 자신의 작품 69점을 박스 안에 미니어처 사이즈로 모아놓았던 것이 선구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보이스는 멀티플을 통해 좀 더 광범위하게 자신의 작품이 순환되기를 원했다. 에디션이 붙은 작은 오브제, 대량 생산된 엽서들, 펠트, 나무, 유리병, 캔, 악기, 레코드, 필름, 비디오, 퍼포먼스에 연계된 오디오 테입과 같은 레디메이드 오브제 등은 그의 일대기와 아이콘에 대한 암시적 상징물들이다. 보이스가 꿀벌이나 토끼 피, 펠트와 지방과 같이 범상치 않은 재료들을 작품에 사용한 것은 2차 세계대전 중 비행기 추락사고 등에서 얻은 부상으로 시작된 치유와 탄생 개념, 그리고 그가 주장한 사회적 조각 이론에도 닿아 있다. 그의 사회적 조각이론은 혼돈 속 비결정적 상태의 사물에 조각과정을 통해서 질서를 부여하는 개념이었다. '모든 사람이 아티스트이다'라는 보이스의 주장이 그의 조각이론의 출발점이 된다. 과정으로서의 조각이론은 유동적인 것으로, 화학반응, 발효, 부식, 증발 속에서 변화해간다. "만물은 가변 상태 안에 있다"라는 그의 주장은 눈에 보이지 않는 확대된 예술개념의 또 다른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자신의 신체 뿐 아니라 죽거나 살아있는 동물을 작품 속에 끌어들여 상처를 치유하려는 보이스의 퍼포먼스는 내면의 전쟁을 계속 치르고 있는 그를 신화 속 인물로 전설화시키는데 한 몫하고 있다.
요셉 보이스_멀티플 The Multiples展_소마미술관 제1전시실_2011 ⓒ Joseph Beuys / BILD-KUNST, Bonn - SACK, Seoul, 2011
요셉 보이스_멀티플 The Multiples展_소마미술관 제2전시실_2011 ⓒ Joseph Beuys / BILD-KUNST, Bonn - SACK, Seoul, 2011

신화 ● 히틀러 유겐트 단원이었던 보이스는 19세에 독일 공군에 입대하여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고 영국 포로가 되었다가 패전 후인 1947년에 독일로 돌아왔다. 국가 사회주의와 홀로코스트로 어려운 시기를 겪던 서독에서 보이스 작품의 뿌리인 "상처"는 그의 과거와 나치 체제의 타부에 맞서 애도하는 개념에서 시작되었다. 이후 1960년대 반전 성명 속에서 개인의 창작과 환경적 책임을 지지했던 그는 60년대 초 많은 퍼포먼스를 통해 대중의 참여를 독려하고 의식과 상징을 공유하고자 했다. 보이스 작품에서 십자가는 그리스도와 병원(응급실)을 상징하는 표식과 맞물려 치유의 개념으로 사용되었다. 그의 작업에서 중심은 '행동(Actions)'이었으며, 가르치는 일, 대중 상대의 토론과 퍼포먼스가 포함된다. 반복되는 주제는 사회적, 정치적인 이슈이며 녹색당의 창립 멤버로 생태계 연관 운동을 전개해 독일 정계에도 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자본주의나 공산주의 조직의 경제에 대하여 제3의 방법으로 작품에 반영하기도 했는데, 동독에서 생산된 물품의 종이 백 위에는 Guten Einkauf(Good Shopping, 잘 샀음)라고 씌어져 있으며 이는 미술시장에 대한 풍자이기도 하다. ● 제1전시실은 보이스라는 인물과 그의 작업관을 전반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자료들로 구성된다. 2차대전 참전 중 얻은 화상의 흔적은 작가에게 이후 일생을 두고 줄곧 지속되는 치유행위의 근거가 된다. 전투기 조종사로 참전했다가 추락한 크림반도에서 타타르인(Tartars)에 의해 펠트와 지방으로 치유된 경험은 보이스의 재료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 그에게 있어서 펠트는 보호, 보온의 특성을 지닌 재료였으며, 액체와 고체의 성질을 모두 갖고 있는 지방은 혼돈과 영혼의 초월적 상태를 내포하고 있어서 에너지 즉 열의 상태에 따라 스스로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재료였다. 이렇듯 그의 신화는 구원, 신비주의, 종교적 의식과 맥락을 같이 하는데, 보이스의 작업관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만든 만화 패널을 공간 양쪽에 배열하고 쇼 케이스를 통해 작가의 드로잉 노트와 자료들을 소개함으로써 보이스의 내면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요셉 보이스_멀티플 The Multiples展_소마미술관 제3전시실_2011 ⓒ Joseph Beuys / BILD-KUNST, Bonn - SACK, Seoul, 2011
요셉 보이스_멀티플 The Multiples展_소마미술관 제4전시실_2011 ⓒ Joseph Beuys / BILD-KUNST, Bonn - SACK, Seoul, 2011

펠트와 토끼: 치유와 탄생 ● 제2전시실의 중심은 보이스의 펠트 양복이다. 보이스는 예술에 있어서 엘리트주의에 반기를 들며 1960년대부터 멀티플 작업을 했는데, 이 작품이 가장 유명한 멀티플일 것이다. 퍼포먼스 「Action and Dead Mouse/Isolation Unit」(1970)에서 이 양복을 입었는데, 펠트의 보온성은 '영적인 따스함 혹은 진화의 시작' 개념을 아우르는 것이었다. 예술에 있어서 그 치유력과 사회적 기능을 믿었던 보이스의 철학은 이렇듯 작품의 소재에도 반영된다. 1950년대부터 줄곧 펠트, 지방, 동(copper)과 같은 재료를 절연체, 전달체, 전도체, 변환체의 개념에서 작품에 사용했는데, 여기에는 고고학, 지형학, 인류학, 동물학, 신화, 역사, 본능, 의학, 에너지, 소통 등의 문제가 복잡하게 맞물려 있다. 보호 혹은 방어적 개념의 펠트로 제작된 이 양복은 평범한 양복이 아니라 겸손한 재료로 만들어진 현대적 갑옷이라 할 수 있다. 긍휼의 대상인 인간의 육체(존재)가 제외된 빈 껍데기 같지만 그럼에도 이 양복 안에는 영적인 힘이 내재되어 있다. 이 양복은 단순한 양복이 아니며, 보이스에게 아트는 美(beauty)가 아니라 소통이자 자유에 관한 창조(creativity)임을 말해준다. ● 제4전시실은 토끼방으로 꾸며진다. 보이스의 작품에서 토끼는 드로잉이나 판화에도 등장하고 토끼 피가 재료로 사용되기도 하고 퍼포먼스의 도구로 사용되기도 한다. 구체적 내용은 작품에 따라 틀리지만 토끼는 생물학과 성별(양 이론), 동물의 직관력과 지능, 대지, 부활, 구원 등을 나타낸다. 전쟁은 보이스에게 자신의 신체, 삶과 죽음, 육체와 정신의 경계를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 퍼포먼스 영상 「죽은 토끼에게 어떻게 그림을 설명할 수 있을까」에서 보이스는 죽은 토끼를 안고 3시간 동안 들리지 않는 속삭임으로 토끼에게 자신의 드로잉들을 설명한다. 작은 창문을 통해서만 보여진 샤머니즘적 퍼포먼스에서 그는 치유와 연금술을 상징하는 꿀과 금박으로 얼굴을 감싸고 자신을 토끼와 동일시하고 있다. 토끼는 굴 속에서 태어나 지상으로 올라오기 때문에 보이스에게는 탄생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그는 이 퍼포먼스에 대해 "완고한 이성주의로 무장한 인간보다 토끼가 더 잘 이해한다... 나는 토끼에게 그림에서 정말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위해 그저 흝어 보는 일이 필요할 뿐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보이스는 순수한 정신, 정확한 해석에 연연하지 않는 정신은 모든 이에게 있다며 "모든 사람이 아티스트가 될 수 있다"는 말을 남겼다. 1982년 카셀 도큐멘타에서는 '7천 그루의 떡갈나무' 퍼포먼스를 펼쳤는데, 현무암 돌덩이를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7천 그루의 떡갈나무가 심어지는 것에 따라 조금씩 돌을 치우는 액션이었다. 이는 환경보호와 예술의 결합을 통해 지구의 사막화를 막기 위한 상징적 투쟁으로 해석되며, 예술가로서 파괴의 재건에 개입하고자 한 그의 신념을 잘 보여주었다. 이 퍼포먼스는 이번 전시에서 현무암 돌덩이에 토끼가 그려진 판화와 영상을 통해 선보여진다.
요셉 보이스_멀티플 The Multiples展_소마미술관 제5전시실_2011 ⓒ Joseph Beuys / BILD-KUNST, Bonn - SACK, Seoul, 2011
요셉 보이스_멀티플 The Multiples展_소마미술관 제6전시실_2011 ⓒ Joseph Beuys / BILD-KUNST, Bonn - SACK, Seoul, 2011

FLUXUS 퍼포먼스 ● "Wer nicht denken will, fliegt raus. 사고하기를 싫어하는 사람은 지구를 떠나거라." (요셉 보이스) 1945년 이후 현대미술의 흐름이 미국으로 흘러가고 있었으며 1960년대 초 뉴욕과 유럽, 특히 뒤셀도르프에서 '기존의 예술, 문화 및 제도에 대해 불신하는 反예술적, 反문화적 그룹, 플럭서스가 탄생한다. 이들은 1950년대 추상표현주의 운동의 지나친 형식주의에 대한 반발이었고 반항적 전위예술로서 예술과 삶의 통합을 지향하고 행위예술을 통해 관객의 참여를 유도하였다. 플럭서스 멤버로서 보이스는 1962년부터 1965년까지 시간의 경과에 따라 자연스럽게 구성되는 다수의 이벤트와 퍼포먼스를 펼쳤다. ● 플럭서스 오브제는 은유의 기능 대신 퍼포먼스나 멀티플의 일부로서 그 순간의 유쾌하거나 불손할 목적의 소품으로 존재한다. 보이스는 음향의 대체 개념에 관심이 있었고 특히 피아노 같은 악기를 플럭서스 퍼포먼스에서 부수거나 발로 차는 등 비음악적 방식으로 이용했다. 조지 마치우나스(George Maciunas)가 다다에 영향 받은 구상 시(詩)개념을 발전시켰고 보이스는 그로부터 자신만의 음악을 파생시켰다. 그는 피아노를 작품 속에서 은유적 오브제로 이용했고 그랜드 피아노를 종종 펠트로 감싸기도 했는데, 이는 고급의 상징인 그랜드 피아노를 곤궁의 상징인 펠트로 감싸 사운드(소통)를 죽이고 침묵케 함으로써 오히려 거대한 잠재력을 역설적으로 표현하고자 한 것이었다. 외형적으로 부정적인 상태이나 피아노가 내면의 에너지에 집중하게 함으로써 긍정으로 바꾸어 놓는 작업이었고 이는 치유(창작)와 상통하는 것이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일 영상 「코요테 III」(1984)는 코요테의 괴성을 모방하는 보이스와 피아노를 연주하는 백남준의 공동 퍼포먼스이다. 이번 전시에 출품되지는 않았지만 「코요테, 나는 미국을 좋아하고 미국도 나를 좋아 한다」(1973)는 에너지 촉매작용의 상징인 펠트를 뒤집어 쓴 보이스가 미국 인디언이 숭배 대상으로 삼았지만 미국인들에 의해 멸종된 코요테와 3일간 뉴욕의 한 화랑에서 동고동락한 퍼포먼스였다. 이렇게 코요테를 소재로 삼아 자연적이며 원시적인 것에서 생명을 구한 보이스의 토템적 신념은 문명이 자연과 공생해야 할 필연적 관계임을 시사하고 있으며 환경보호에 적극적인 사회적 행동가로서의 그의 행보로 이어진다. 이러한 일련의 그의 활동을 전시실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박윤정





Sacrifice

이동욱展 / LEEDONGWOOK / 李東昱 / photography   2011_0720 ▶ 2011_0802


이동욱_turtles_피그먼트 프린트 디아색 프레임_141.17×83cm(Edition of 5), 70.19×41.26cm(Edition of 5)_2007

초대일시 / 2011_0720_수요일_06:00pm

후원/협찬/주최/기획 / 노암갤러리

관람시간 / 10:30am~06:30pm

노암갤러리 NOAM GALLERY 서울 종로구 인사동 133번지 Tel. +82.2.720.2235~6 www.noamgallery.co.kr blog.naver.com/noamgallery


우리는 스스로 만들어 놓은 체제 속에서 억압과 희생이라는 삶의 구조 형태를 띄우며 살아간다. 억압된 삶은 내면의 혼란과 함께 현실 속에서의 갈등을 발생시키며 삶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을 느끼게 한다. 기쁨과 노여움, 슬픔과 즐거움 곧 사람의 여러 가지 감정(感情)을 토대로 이번 작업에 등장하는 동물들은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인간의 심리적 내면과 실존적 현실을 대리하고 있다. 동물이란 단어를 그대로 해석하면 움직일 동(動) 만물 물(物) 움직이는 모든 것이다. "사람은 생각하는 동물이다"라고 아리스토텔레스는 동물과 인간이 분명히 다르다는 이론을 갈파하였지만,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동물적이다. 지극히 이성적이기도 하지만, 때때로 따지고 고민 하지 않고 본능에 충실한 삶을 살아 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현실에서 인간이라는 동물이 현존하는 한 삶의 고충은 끊임이 없고, 인류의 문명은 끊임없이 역사를 써 내려가듯 이어진다.
이동욱_mountain goats_피그먼트 프린트 디아색 프레임_93.85×83cm(Edition of 5), 46.64×41.26cm(Edition of 5)_2010

작가 이동욱은 전작 「lost」에서 바비인형을 통해 이중적인 시선과 심리를 작업의 주요소재로 삼았다고 하면 이번에 새롭게 동물을 주제로 『Sacrifice』에서는 인간의 삶과 내면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가상의 현실 공간 안에서 다양한 동물들을 주제로 하여 다각적 구도로 조합하고, 재구성함으로써 극적인 인간의 삶을 새롭게 해석한다. 고립된 공간 안에서 나선형의 계단을 물끄러미 응시하고 있는 길을 잃은 듯 연약한 염소, 군집형태로 모여 전진하는 거북군단, 한 지붕 위에서 나른하게 앉아 다양한 자세로 요염하게 나른함을 부리고 있는 귀여운 고양이들, 그리고 목이 길어서 슬픈 기린은 너무 낮아 앉을 수 없는 의자만을 한없이 응시하고, 우유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인지 즐기고 있는 것인지. 모호하게 궁금증을 유발하는 돼지, 말, 코뿔소 등은 사진을 관람하다 문득, 사람이 있어야 할 위치와 공간에 배치된 동물들이 마치 인간을 대리하고 있다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약한 존재들로 인해 끌어 오르는 보호본능과 강하고 위협적인 것들에게 맞서려는 경계의 형태, 왠지 모를 따듯함이 느껴지는 친근함, 내면 깊이 자리한 인간의 심적 갈등이 주는 포괄적이며 다양한 심리를 대변하고 있다.
이동욱_a cow_피그먼트 프린트 디아색 프레임_124.52×83cm(Edition of 5), 61.89×41.26cm(Edition of 5)_2009
이동욱_a slippery hanoverian stallion_피그먼트 프린트 디아색 프레임_173.53×83cm(Edition of 5), 61.89×41.26cm(Edition of 5)_2011

작가는 표현의 대상을 필름과 디지털 기법을 사용한 이미지들을 통해 자신만의 실험적인 사진기법으로 재현하였고, 사진과 회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느낌으로 다양하게 결합해 풀어내고 있다. 'Slippery American black rhino'에서 작가는 실험적 의도를 구체적으로 나타낸다. 작품은 부드러우며 끈끈한 듯 액체 속에서 뿔만 드러낸 채 표정을 읽을 수 없는 긴장감과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다. 흑과 백의 대조되는 색감으로 긴장감은 고조되고 검은 코뿔소의 상징인 뿔은 위협적이기도 하며 애처롭게도 느껴진다. 인간의 완전성과 불완전성의 경계 선상에서의 다채로운 심리를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며, 실험적인 방식으로 다각적 해석의 가능성과 회화적 표현을 돋보이게 한다.
이동욱_a Spanish black fighting bull_피그먼트 프린트 디아색 프레임_130.24×83cm(Edition of 5), 64.73×41.26cm(Edition of 5)_2010
이동욱_cats_피그먼트 프린트 디아색 프레임_83×136.58cm(Edition of 5), 41.26×67.91cm(Edition of 5)_2010
이동욱_a slippery African black rhino_피그먼트 프린트 디아색 프레임_83×83cm(Edition of 5), 41.26×41.26cm(Edition of 5)_2011

포토그래퍼 이동욱은 사진으로 그림을 그린다고 말한다. 그림의 배경과 대상이 되고 다양한 각도로 연출된 구도 등에 상징성이 부여되고 최종적으로 완성된 이미지들은 작가의 세계관과 결합되어 완성된다. 사진은 기록이며, 현실을 대변하는 증거물로써 우리의 삶들을 대변한다. 작가는 새로운 사진들을 통해 관람객과의 소통의 통로를 연다. ■ 배은혜





찰스 리브레 Charles Libre

찰스장展 / CHARLES JANG / painting   2011_0720 ▶ 2011_0810


찰스장_Sonokong_캔버스에 에나멜_144×107.5cm_2011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찰스장 홈페이지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1_0720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2:00pm~08:00pm

텔레비전12갤러리 TELEVISION 12 GALLERY 서울 마포구 서교동 360-12번지 2층 Tel. +82.2.3143.1210 www.television12.co.kr


힘을 뺀다는 것처럼 어려운 게 또 있을까. 자전거를 탈 때도, 춤을 출 때도 그리고 누군가를 사랑할 때도 힘을 빼야 자연스럽고 편안해진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알면서도 의지와 욕망이 앞설 때 우리는 본능적으로 모든 육체와 정신의 근육에 힘을 주고 만다. 예술가가 작업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때때로 힘이 잔뜩 들어간 작품들이 강렬한 인상을 남길 때도 있지만, 지치고 힘든 누군가에게는 그 작품을 감싸고 있는 강한 힘이 버거움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하지만 빛을 알고서야 어두움의 가치를 알 수 있는 것처럼, 잔뜩 힘을 준 뒤에야 그것을 덜어내야 하는 이유를 알게 되는 것이 세상의 이치인 듯하다.
찰스장_다쿠마_캔버스에 에나멜_91×116.8cm_2011
찰스장_티나_캔버스에 에나멜_130.3×162.2cm_2011

영미 미학자 앨런 골드만은 예술작품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유머'를 들었다. 작품과 관객의 관계를 새롭게 설정할 때, 모더니즘 시대에 객체로 머물러온 관객이 주체성을 획득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유머'라는 것이다. 코리안 팝 아티스트 찰스장이 이번 전시를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힘을 뺀 뒤에야' 얻게 된 '자연스러운 유머'. 고로 전시명 또한 할리우드 배우 잭 블랙의 자연스럽고 편안한 '유머러스함'에 대한 오마주의 의미로 그의 출연작 '나초 리브레'를 인용해 '찰스 리브레'라고 지었다.
찰스장_Guyeongtan(Baseball)_캔버스에 에나멜_160.2×130.3cm_2011

힘을 뺀다는 것은 많은 것을 의미한다. 우선 팽창된 의지와 욕망을 정리한다는 것이고, 세상을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이며, 생각과 행동의 속도를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 고로 그는 이번 작업에서 상상 속에 구현되는 장면들이 손끝에서 자연스럽게 꽃 피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그 때문일까? 이번 작업에서 그는 그동안 사용해온 강렬한 색채와 강한 테두리를 과감하게 버리고, 톤 다운된 색과 다소 흐릿해진 형상들을 화폭에 얹었다. 그리고 그 위에 물감을 흩뿌리는 자동기술법을 덧입혔다. 스페인어로 '자유'를 뜻하는 '리브레'를 선뜻 전시 명으로 삼은 것처럼 자유롭게 작업하고 싶은 작가의 소망을 마음껏 드러낸 것이다.
찰스장_Mickey Mouse_캔버스에 에나멜_145.5×112cm_2011

이번 작품에서도 카툰과 애니메이션에서 차용한 대상들이 등장한다는 사실에는 변화가 없지만, 그 강렬하고 발랄한 주인공들은 이렇듯 새로운 표현방식으로 미래적인 모습에서 과거적인 것으로 치환되었다. 마치 총천연색 컬러텔레비전 속에서 나와 초기 흑백필름의 끈적끈적한 젤라틴 표면 위로 걸어간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회귀가 반가운 것은 과거를 돌아보면서 진정한 자아를 깨닫고자 하는 작가의 순수한 의도가 엿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진정성은 작품에 묘한 여운을 더하며,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감성을 촉촉하게 만들어준다.
찰스장_Donald Duck_종이에 에나멜_162.2×130.3cm_2011

삶이 버겁고 고달픈 것은 의지와 욕망이 큰 탓이다. 고로 모든 의도적인 것을 버리고 순리를 따르고 나서야 우리는 비로소 자유로워지며, 유쾌해진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처럼 우리가 사람에서 자연이 되는 길을 선택할 때, 퍽퍽한 식물이 붉은 꽃을 피워내는 것과도 같은 기적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의지가 사라졌다고 해서 수동적이게 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힘을 빼기로 결정하는 것만큼 놀라울 정도로 주체적인 결심도 없기 때문이다. 진정한 유머는 과장과 거짓이 없을 때 나온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다면, 작품으로 누군가에게 웃음을 전하고 싶다는 찰스장의 소망은 이번 전시에서 확실히 실현된 듯하다. 지금 그에게 작업은 더는 고된 노동이 아니며, 생의 원천적인 즐거움이 되었기 때문이다. ■ 김지혜





이미지의 수사학

Rhetoric of the Images展   2011_0715 ▶ 2011_0918 / 월요일 휴관


곽남신_달하고 놀기(Playing With the Moon)_캔버스천에 스프레이, 색연필_169×130cm_2009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곽남신_권여현_공성훈_김 준_서용선_오원배_유근택 유현미_정종미_조덕현_주태석_황인기_황용진_황주리

관람시간 / 화~금_10:00am~08:00pm / 토,일,공휴일_10:00am~07:00pm / 월요일 휴관

서울시립미술관 SEOUL MUSEUM OF ART 서울 중구 미술관길 30(서소문동 37번지) 본관1층 Tel. +82.2.2124.8800 www.seoulmoa.org


『이미지의 수사학』展은 다변화되어가는 현대미술의 흐름 속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이미지의 존재 방식에 대해 체계적으로 고찰해봄으로써 한국 미술의 발전적 방향을 제시해보고자 하는 취지로 마련되었다.
권여현_Rhizome forest_캔버스에 유채_227×181cm_2011
서용선_칸막이_은박지꼴라주, 아크릴채색_200×200cm_2006
오원배_무제1(Untitled 1)_하드보드지에 혼합재료_190×470cm_2011
정종미_푸른산수(Green Landscape)_한지, 안료, 염료, 콩즙, 들기름, 곡물풀_94×326cm_2001

이번 전시에서는 현재 우리미술계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며 한국 미술을 선도하고 있는 중진 작가 14인의 작품에 집중하여, 이들이 작품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며 사회적 의미를 생산하도록 하는 시각적 수사학을 심도 있게 조명해 보고자 한다.
조덕현_칸메이도사진관가족(Kanmeido Photo Studio Family)_캔버스에 연필, 콘테_294×497×50cm_2009
주태석_자연 이미지(Nature Imag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00×200cm_2009
황인기_Pla Gogh_plastic block_231×281cm_2011

전시 구성에 있어서는 보는 즉시 즉각적으로 인지 가능한 구상적 이미지로 구현된 작품으로 범위를 한정하여, 이들 14인의 작가들이 작품을 통해 표현하고 소통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또한 이러한 소통을 위하여 취하고 있는 표현 방식은 무엇인지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해 보고자 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45세에서 60세에 이르는 작가들의 작품으로 구성함으로써 짧게는 20여 년에서 길게는 40여 년의 세월동안 끊임없는 미적 실험과 변주의 과정을 거치며 자신만의 독자적인 표현방식에 안착한, 그러나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작품들이 선보인다. 이에 따라 개념적 구분이나 주제별 구분보다는 각각의 작가에 초점을 맞추어 현재 이들의 행보를 가늠해볼 수 있는 대표작들을 선별하여 전시를 구성하였다.
황용진_나의 풍경 10102(My Landscape 10102)_캔버스에 유채_193.9×259.1cm_2010
황주리_식물학(Botany)_캔버스천에 스프레이, 색연필_130×169cm_2009

따라서 본 전시는 우리 미술계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중진 작가들의 작품을 심도 있게 고찰해봄으로써 한국 현대 미술의 현황 및 향후 발전 가능성을 조망해 볼 수 있는 기회의 마련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서울시립미술관





2011 갤러리룩스 신진작가 지원전

2011_0720 ▶ 2011_0830



초대일시 황용일展 / 2011_0720_수요일_06:00pm 장유진展 / 2011_0803_수요일_06:00pm 박은광展 / 2011_0817_수요일_06:00pm

참여작가 황용일 / 2011_0720 ▶ 2011_0802 장유진 / 2011_0803 ▶ 2011_0816 박은광 / 2011_0817 ▶ 2011_0830

주최 / 갤러리 룩스 후원 / 고은문화재단_토요타아트스페이스_그린아트_종이에그린

관람시간 / 10:00am~07:00pm / 공휴일 11:00am~07:00pm / 마지막 화요일 10:00am~12:00pm

갤러리 룩스 GALLERY LUX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5번지 인덕빌딩 3층 Tel. +82.2.720.8488 www.gallerylux.net


새로운 형식, 새로운 미학을 가진 신진작가들의 발굴은 사진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킨다. 갤러리 룩스는 이러한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으며, 젊고 역량 있는 작가에 대한 지원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매년 신진작가 공모를 통한 전시지원을 진행해 왔다. 올해도 열악한 예술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작업하고 있는 신진작가들의 기획전 전시참여를 통해 젊은 작가들의 창작활동을 활성화하고, 갤러리의 공익성을 높이고자하고 노력하고 있다. 갤러리 룩스 신진작가 지원전은 2008년 처음 시작되어 올해로 네 번째 해를 맞았다. 올해 신진작가 지원전 역시 뜨거운 관심 속에서 진행되었고, 사진작가 배병우와 미술평론가 박영택 교수의 심사를 거쳐 박은광, 장유진, 황용일 총 세명의 작가를 선정하였다. 올해 선정된 이 세 명의 신진작가는 각 2주, 총 6주 동안 갤러리 룩스에서 전시를 열게 되며, 이 중 한 명은 부산의 TOYOTA ART SPACE에서도 6주간 개인전을 하게 된다. ■ 갤러리 룩스
박은광_Like an Afterimage-37th-7ave_디지털 C 프린트_16×16inch_2008

2011갤러리룩스 신진작가 지원전-심사평 ● 출품된 포트폴리오에서 3명의 작가를 선정하는 일은 신속하게 이루어졌다. 그만큼 3명의 작품이 여럿 중에 눈에 띄었고 다른 작품들과 차별화되었다는 반증이다. 그 다음의 우열은 가늠하기 어려웠다. 박은광, 장유진, 황용일이 그렇게 선정되었다. 비교적 고른 기량과 시선을 간직한 이들은 무거운 개념이나 과도한 연출에서 비껴나 차분한 감수성으로 대상을 응시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심사위원들은 사진 자체의 힘과 흥미를 간직한 사진에 더 관심이 갔다. 그것은 분명 보는 행위로부터 출발해 그것이 남긴, 결국 보고만 것이 관자의 망막과 가슴에 상처 같고 여운 같은 심연을 파는 일이다. 그 구멍의 깊이가 아득한 사진이 좋다.
박은광_Like an Afterimage-Pratt2_디지털 C 프린트_16×16inch_2008
박은광_Like an Afterimage-200 North End_디지털 C 프린트_16×16inch_2008

박은광의 사진은 핀홀카메라의 시선으로, 마지못해 수용한 세계의 비근한 정경을 감성적으로 보여준다. 몽롱하며 흐릿하게 다가오는 이 상들은 보이는 것과 보지 못하는 것들 사이에서 흔들리는 듯 하다. 아무것도 아닌 풍경이 그 아무것도 아니라는 슬픈 진실을 여지없이 안겨준다는 점에서 좀 매혹적이다. 작가의 감성과 마음으로 건져 올린 풍경이다.
장유진_home wear 07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60×90cm_2010
장유진_home wear 13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60×90cm_2010
장유진_home wear 04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60×90cm_2011

장유진의 사진은 발랄하고 도발적이다. 여자의 옷 사이로 잠입해서 찍은 사진, 마치 '아이스께끼'하고 소리치며 여자아이들의 치마를 들러 올려 기어이 그 안을 들여다보고자 한 악동들의 놀이를 연상시킨다. 그것은 왜곡된 신체의 드러남이자 화려한 꽃무늬 치마 안으로 보는 이를 감싸 안는 체험을 주기도 한다. '왜상'의 흔적이 만들어낸 기이한 이미지와 묘하게 자극적인 상황설정이 흥미롭다.
황용일_soso #7_디지털 피그먼트 프린트_110×165cm_2009
황용일_soso #12_디지털 피그먼트 프린트_110×165cm_2010
황용일_soso #11_디지털 피그먼트 프린트_110×165cm_2010

황용일의 사진은 박은광과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있다. 차분하게 가라앉은 이 흑백의 사진이 담아내고 있는 풍경 역시 평범하고 적조하다. 그러나 무척 감각적인 사진이다. 아무것도 아닌 풍경과 사물이 작가에 의해, 사진에 견인되어 낯설고 모호하고 매력적인 존재로 돌변하는 기이한 체험을 안긴다. 사실 사진이 그런 존재일 것이다. ● 이렇게 3명이 선정되었다. 이들에게 축하 드리며 앞으로 이들 작품을 자주 접하기를 기원한다. 갤러리 룩스에서 매년 공모하는 이 행사가 앞으로도 '거품 속에 비수' 같은 존재들을 건져 올리는 중요한 기능을 다해나가길 바란다. ■ 배병우_박영택




2011.07.20 01:59:52 / Good : 379 + Good

zab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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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의 바다/화해의 바다







2011 제1회 인천평화미술 프로젝트   2011_0722 ▶ 2011_0828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1_0722_금요일_06:00pm

참여작가 시각예술 분야 / 강 혁_고찬규_공성훈_김광성_김성호_김영옥_김재화_김종오_김주호_김지원 김태은_김태준_김현철_김형기_도로시 디온_도지성_류성환_박경훈_박인우_박진화_박충의 박흥순_배진호_서용선_성효숙_송필용_쑨광화_여 운_오석근_유지환_윤석남_이명복 이부록 & 안지미_이세현_이용백_이윤엽_이이남_이 인_이종구_이 탈_정정엽_정평한_조 습 조우치_차기율_최병국_최정숙_타케시 모로_하성흡_한원석_허용철_허원주에_홍선웅_홍지윤 문학 분야 / 강제윤_김창수_이세기_최원식_오시은

주관 / 인천문화재단 주최 / 인천아트플랫폼 후원 / 인천관광공사_옹진군청_주안영상미디어센터

관람시간 / 10:00am~06:00pm / 금~토_10:00am~08:00pm / 월요일 휴관

인천아트플랫폼 INCHEON ART PLATFORM 인천시 중구 해안동1가 10-1번지(제물량로 218번길 3) Tel. +82.32.760.1000 www.inartplatform.kr





인천아트플랫폼(관장:이승미)은 2011년 제1회 인천평화미술 프로젝트 - 『분쟁의 바다/화해의 바다』展을 오는 7월 22일부터 8월 28일까지 약 40일 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11년 '평화, 시민, 소통'을 기조로 운영되고 있는 인천문화재단이 주관하고, 인천아트플랫폼이 기획과 진행을 맡았다. ● 인천아트플랫폼은 인천지역작가, 아트플랫폼 입주작가,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예술가(화가, 시인, 인문학자 등) 약 60명과 함께 올 3월부터 5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백령도, 대청도, 연평도 답사를 진행했다. 예술가들은 답사를 통해 얻은 평화에 대한 사유와 아름다운 섬으로부터 받은 감동을 기반으로 '평화'와 '바다'를 주제로 예술 작품을 창작하였고, 마침내 올 여름 인천 시민과 그 감동을 함께 나누게 되었다.
김광성_염원1_한지에 수묵채색_47×96cm_2011
박충의_효근이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5×53_2011 박충의_미연이의 등교길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5×53_2011
오석근_교과서 (철수와 영희)p.306~307 The Text Book (Chulsoo & Younghee) p306~307_디지털 C프린트_100×124cm_2011

시각예술 분야의 작가 54명 및 문인 5인의 작품 약 120점으로 구성되는 전시의 내용은 매우 풍성하고 다양하다. 참여 작가들은 '평화?바다?섬'이라는 문구에서 연상되는 일반적이고 포괄적인 의미의 '평화'를 이야기함은 물론, 인천 인근의 섬을 직접 경험하고 그 동안 체감하지 못했던 서해의 아름다움을 다양한 형식으로 표현했다. 백령도와 대청도의 절경과 비경, 아름다운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위안을 담은 작품은 물론 남북한의 대치 상황에 대한 언급 등 '평화'를 화두로 한 담론이 예술작품으로 표현된다. 또한 연평도 사건과 그 잔재에 대한 안타까움과 그럼에도 버릴 수 없는 희망의 메시지도 빠지지 않는다. 이러한 내용들은 회화, 조각, 영상, 퍼포먼스, 장소특정적 설치, 시와 에세이라는 역시 다양한 형식과 형태로 표현되었다. 더욱이 이번 전시에는 중국과 일본, 미국 작가가 함께 참여하여 그들의 눈으로 본 백령도, 연평도, 서해를 확인할 수 있다.
이세현_Between Red-101_리넨에 유채_300×300cm_2010
이용백_Angel-Soldier_HD영상_00:17:00_2011
차기율_순환의 여행-화해(和諧)_철, 물, 자연석, 인물 미니어쳐_25×450×200cm_2011

7월 22일(금) 오후 6시에 진행되는 전시 오프닝 행사는 한국 인디씬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싱어송 라이터 이장혁의 식전 공연으로 시작된다. 이후 섬 답사를 통해 평화의 필요성을 절감한 작가들의 목소리가 문학평론가 최원식 인하대 교수의 '평화선언문'을 통해 전달될 예정이다. ● 길고 지루한 장마가 지나고 무더운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인천아트플랫폼의 『분쟁의 바다/화해의 바다』展의 아름다운 작품을 감상함으로써 관람객들은 바다로 여행을 떠나는 시원한 기분을 만끽함은 물론,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고 이 시대와 현 상황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의미 깊은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타케시 모로_벙커 옵스쿠라 Bunker Obscura_피그먼트 프린트_40×60cm_2011
하성흡_인당수_한지에 수묵담채_89.5×130cm_2011
허웬주에_水 布面油_캔버스에 유채_100×150cm_2006

독일의 베를린은 2차 대전 당시 폭격 맞은 성당을 그대로 보존하여 시민들이 평화의 절실함을 매일 경험하도록 하였다. 또한 베를린 장벽을 이용한 예술 프로젝트를 추진한 바 있다. 이처럼 2011년 '분쟁의 바다/화해의 바다'展으로 첫 회를 맞은 '인천?평화?미술 프로젝트'는 평화를 염원하는 예술가들의 중지를 모아 인천을 대표하는 예술 프로젝트로 꾸준히 지속될 예정이다.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 인천의 여름을 자유와 평화로 뜨겁게 달구는 것과 함께, '인천?평화?미술 프로젝트'가 '평화와 예술의 도시 인천'의 이미지를 강화하고 도시 브랜드로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 인천아트플랫폼








신한갤러리 작가공모 2012년 Shinhan Young Artist Festa





접수기간 / 2011_0725 ▶ 2011_0825







접수마감 / 2011_0825_목요일

신한갤러리 SHINHAN MUSEUM 서울 중구 태평로 1가 62-12번지 신한은행 광화문지점 4층 Tel. +82.2.722.8493 www.shinhanmuseum.co.kr




신한갤러리 2012년 작가공모를 실시하고자 합니다. 아래의 공지사항을 살펴보신 후 지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전시기간 중 1회 『작가와 함께하는 미술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오니 이 점도 숙지해 주시기 바랍니다. 작가 여러분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 신한갤러리


신청기간 : 2011. 7. 25(월) – 8. 25(목)

선정대상 : 개인전 7건

신청방법 : 직접 방문, 우편 접수(2011년 8월 25일 소인이 찍힌 것에 한해 유효함)

제출서류 - 갤러리 대여신청서 1부 - 전시 계획서 1부 - 포트폴리오 1부(이미지 10점 내, 인화 및 출력물, A4 규격으로 제출 요망) - 작가 약력 1부 - 기타 전시관련 자료 접수된 서류는 일체 반환하지 않으며, 포트폴리오는 발표 후 3개월 내에 방문시 반환 가능합니다.

공모심사 및 대관 선정자 발표 신한갤러리의 공모 선정 대상자는 외부 심사위원의 공정한 심사를 거쳐 선정됩니다. 선정되신 분께는 개별 통지해 드리며, 선정결과 및 심사평은 2011년 9월경 신한갤러리 홈페이지 [공지사항]란에 게시합니다.

대관 조건 : 전시장, 온•오프라인 광고, 도록제작, 프로그램 지원, 기타 홍보 등

문의 100-101 서울 중구 태평로 1가 62-12 신한은행 광화문지점 4층 담당자 김남은 shgallery@shinhan.com (전화문의는 받지 않습니다.)





만화 캐릭터, 미술과 만나다








시간과 존재의 흔적



구본아展 / KOOBONA / 具本? / painting 2011_0725 ▶ 2011_0826 / 주말 휴관



구본아_시간의 이빨_한지에 먹, 채색, 금분, 은분_130×100cm_2011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10613b | 구본아展으로 갑니다.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작가와의 대화 8월 중순 예정(추후 공지) * 아래 연락처로 성함과 이동전화번호를 알려주시면 일정을 문자로 알려드립니다.

관람시간 / 09:00am~04:00pm / 주말 휴관

대우증권 역삼역 갤러리 YEOKSAMYEOK GALLERY/ DAEWOO SECURITIES 서울 강남구 역삼동 679-5 아주빌딩 3층 대우증권 WM Class 역삼역 지점 Tel. +82.2.568.8866 www.sisoa.com



시간과 존재의 흔적_"그곳에 그들이 있었다" ● 2004년 「物」 연작에서부터 근작 「시간의 이빨」(2011)들에 이르기까지, 구본아는 작은 크기의 한지조작들을 이어 붙여 그림을 위한 화면을 만들고, 그 위에 견고한 물성(物性)의 형태들과 연약하고 유기적인 형상들을 공존시킨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산(山)과 괴석(怪石), 벽(壁), 시계태엽과 같은 빛바랜 기억 속의 형상들, 그리고 화석이 되어버린 듯한 꽃과 나비, 얼음결정의 자연물들. 이들은 우리가 잊고 지냈던 무엇인가를 일깨우는, 이미 지나가버린, 그리고 되돌릴 수 없는 시간과 존재들의 흔적들이기도 하다. ■ 김동현
구본아_시간의 이빨_한지에 먹, 채색_130×100cm_2011
구본아_시간의 이빨_한지에 먹, 채색_130×100cm_2011


삶이란 바로 소멸이다. 기계의 잔해들은 과거의 기계와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예전의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런 잔해는 예전의 형태를 잃어버렸지만 예전에는 느낄 수 없었던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온전한 건물보다는 폐허에서 더 생동감이 느껴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변화해 가는 것이 바로 삶이다. 폐허의 돌들도 기계의 잔해도 제각기 모습이 다르며, 각자 자신만의 방법으로 삶을 나타내고 있다. ■ 구본아

구본아_시간의 이빨_한지에 먹, 채색, 금분, 은분_30×30cm_2011
구본아_시간의 이빨_한지에 먹, 채색, 금분, 은분_30×30cm_2011
구본아_시간의 이빨_한지에 먹, 채색_30×50cm_2011


The 18th Exhibition_Yeok-Sam-Yeok Gallery/ Daewoo Securities





아트 후레쉬



ART Fresh展 2011_0728 ▶ 2011_0811





초대일시 / 2011_0728_목요일_06:00pm

참여작가 백현주HEAVEN BAEK_줄리앙 꼬와네JULIEN COIGNET_임흥순HEUNG SOON IM 김영은YOUNG-EUN KIM/남상훈SANG-HUN NAM_태미 킴TAMMY KIM 박능생NUNG-SAENG PARK_베로니크 포치VERONIQUE POZZI/아틸리오 토노ATTILIO TONO 킷 레이시KIT REISCH_미하일 스튜라서MICHAEL STRASSER

TEXT CURATOR ○ OPENING AND PARTY / 2011_0728_목요일_06:00pm~11:00pm ○ LIVE CONCERTS BY 오프닝 공연 404 (KR), KICK EVRYTHING (CA), CHOOK CHOOK BAND (KR) 오프닝 후원 / CASS ○ EXHIBITION / 2011_0729 ▶ 2011_0811 관람시간 / 10:00am~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서울문화재단 서울시창작공간 금천예술공장 SEOUL ART SPACE GEUMCHEON 서울 금천구 독산동 333-7번지 PS 333 Tel. +82.2.807.4800 geumcheon.seoulartspace.or.kr



톡(Tolk)! 자신의 주변을 넘어 지역을 신선하게! ● 2011년 7월 22일부터 28일까지 독산동에 위치한 금천예술공장의 3층 전시실에서 열리는 『아트 후레쉬!(Art fresh!)》展은 금천예술공장의 두 번째 레지던시(residency) 프로그램의 작가들 중 일부가 직접 기획하고 참여하는 전시이다. 김영은(1974-)과 남상훈(1973-), 미하일 스튜라서(Michael Strasser, 1977-), 박능생(1971-), 백현주(1984-), 베로니크 포치(Veronique Pozzi, 1975-)와 아틸리오 토노(Attilio Tono, 1976-), 줄리앙 코와네(Julien Coignet, 1979-), 임흥순(1969-), 킷 레이시(Kit Reisch, 1986-), 태미 킴(Tammy Kim, 1982-) 등 총 11명의 작가는 지역미술과 관련하여 '뭔가 새로운, 신선한' 작품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공감하고 참여하였다. 처음에 이 전시의 기획은 카스(Cass) 맥주를 마시다가 뭔가 신선한 것이 없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카스 맥주의 광고문구처럼 '톡'하고 병뚜껑을 땄을 때 갈증을 해소하고 답답한 마음을 뚫어주기를 기대하듯이 이들은 뭔가 신선한 것을 해보려는 생각에서 이 전시를 시작하였다. 그 태도는 무겁거나 심각하지 않았으며 외부에서 제시하는 지역미술에 대한 상(像)을 따라가는 것이 아닌 스스로 생각하는 자발적인 것이었다. 이들의 작업은 분명 모두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톡'하는 소리를 통해 주변을 환기시키듯이 그들의 작업은 각자 자신들이 속해 있는 환경을 환기시키고 있다. 그것은 직접적으로 지역주민들과 연계하여 작업함으로써 지역미술(community art)을 추구하기도 하지만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금천예술공장과 이 건물이 위치하고 있는 독산동의 공장 지역의 환경에서의 경험을 이미지로 재창조, 재구성, 재구축하여 보는 이들이 특정 장소에 대한 기존의 인식 또는 고정관념이나 맥락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 오스트리아 태생의 미하일 스튜라서는 건축 내부의 여러 가지 물질들, 사물들을 그것들의 통상적인 쓰임새와는 다르게 배치하고 구성한다. 그의 태도는 마치 구성주의자들이 재료에 대한 여러 실험들을 통해 물질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새로운 조형적 요소를 찾으려고 했던 태도와 유사하다. 이것은 건축물을 이루는 최소 단위이자 바탕이 되는 물질들을 연구하고 가장 효율적이면서 최적화된 아름다움과 쓰임새를 찾으려고 했던 바우하우스, 러시아 구성주의, 그리고 데 스틸의 연장선상에 있다. 예를 들면 미하일 스튜라서는 마루에 깔려있는 카페트를 다르게 해석한다. 평평하게 마루에 펼쳐져 있는 카펫은 바닥에서 떨어져 나와 전혀 다른 형태로 만들어진다. 리본의 형태를 띠기도 하며 돌돌 만 형태를 띠어 원래 쓰임새는 사라진다. 그는 주로 공간을 만들어내는 건축물의 여러 구성요소들을 사용하는데 금천예술공장의 경우 천정에 설치되어 있는 환기통에 주목하고 있다. 실내의 공기를 계속 환기시키기 위해 사용되는 파이프는 천정에서 내려와 바닥에 설치되며 그리고 그것들은 그것이 가지고 있는 직선이나 구부러진 곡선과 같은 조형적 요소를 잘 드러내도록 구성된다. 버려진 건물이나 또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파이프를 사용한 작품은 금천예술공장 레지던시 이전에도 보여주었는데 「포기하지마(Don't give up)」(2010)가 그러하다. 금천예술공장에서 실제 사용되는 파이프와 같은 유형의 재료이나 그보다는 가늘고 구리로 된 수도파이프는 원래 있어야 할 위치에서 벗어나 배치되었다.

재료에 대한 이해와 전혀 다른 쓰임새를 상상하여 주변 사물들과 물질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자극시킨다는 점에서 태미 킴도 미하일 스튜라서와 유사한 태도를 보인다. 현관문 사이로 신문이나 우유 등을 건물 안으로 집어 넣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조그만 구멍은 태미 킴을 통해서 전혀 다른 용도로 사용된다. 그 네모난 구멍은 사람이 다른 공간으로 넘어가는 통로로 사용된다. 물리성(physicality)이나 공간(space)을 지속적으로 다르게 만들고자하는 태미 킴은 「가짜-영원(Pseudo-Eternites)」(2011)에서 스티로폼을 천으로 감싸서 만든 기다란 막대기를 최소 단위로 사용하여 관람객들이 그것을 쌓거나 해체시켜 새롭게 공간을 구성한다. 형태가 고정된 조각 작품이 아닌 끊임없이 관람객의 개입에 따라 작품의 상태는 변하게 된다. 따라서 관람객이 어떤 성향을 가지느냐에 따라 그 스티로폼 막대기의 쓰임새는 달라지며 작품은 해체되거나 구축된다. 공간은 그에 따라 변하며 다르게 인지되고 환기된다. ● 베로니크 포치와 아틸리오 토노는 자신들이 경험한 서울에 대한 인상을 프로세스 아트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밀라노가 주된 활동무대인 이 커플은 서울이 밀라노와 달리 매우 복잡하고 정신이 없으며 역동적이라고 이야기한다. 서울에서 접한 한글, 미로 같은 서울의 경험을 한글 레터지, 실을 이용하여 치환시키고 있는데 인공적인 재료들이 아닌 밀랍(Beeswax), 기름 등 자연적인 물질들을 사용하고 있다. 그들이 사용한 재료들은 먹을 수 있거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소멸되는데 원래 오브제가 가지고 있는 물질이 아닌 자연물질을 사용함으로써 보는 이들에게 다른 관점으로 생각하게끔 만든다. 이러한 조합 방식은 심장, 귀, 눈, 혀, 두뇌 등 신체의 일부분들이 눈 속에 귀가 있듯이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상태에서 조합되어 서울에서의 경험을 표현하는데 사용된다. 사물에 대한 경험을 다시 구성하여 환기시킨다는 점에서 김영은과 남상훈의 작업은 시?공간에 대한 사람의 인지가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다르게 보여준다. 그들의 작업은 다소 가족의 부재라는 개인적인 경험에서 출발하지만 오랜 시간 꽃병에 꽂아 둔 백합이 시드는 과정을 담은 「시간-백합(Time-Lilly)」은 시간을 인식하게 만든다. 3차원 입체 영상으로 제작된 이 동영상에서 두 작가는 변화의 과정을 물 흐르듯이 찍기보다는 중간 중간에 몇 프레임씩을 제거함으로써 보는 이들의 의식을 환기시킨다. ● 서울의 복잡한 거리를 지도의 형태로 보여주는 줄리앙 코와네의 작품도 우리가 살고 있는 서울이란 곳에 대해 환기를 시킨다. 그리고 그 미로 같은 지도를 관찰하게 만든다. 그리고 한글로 쓰여있는 지역명과 실제 자신이 알고 있는 지역의 지도가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게 된다. 그는 주로 화면의 정 중앙에서 파이 형태로 지도를 그려나가는데 케익이나 피자의 한 조각의 형태로 지도를 그려간다. 한 조각이 완성되면 옆으로 돌려 그 다음 블록을 완성해간다. 이때 실제 도시의 지도는 변형되고 줄리앙 코와네가 생각하고 느낀 지도가 완성되어 간다. 그리고 정 중앙에서 시작함으로써 보는 이를 집중시키고 강한 임펙트를 준다. 도시를 상상하고 그려가는 그의 작업은 미로 같은 지도 그리기 외에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의 건물들의 모습에서도 나타난다. 금천예술공장 내 그의 작업실에서 보이는 독산동의 공장 건물은 그에게 독특한 인상을 준다. 어떠한 의도로 건축되었지만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굴뚝 위에 굴뚝 보다 더 큰 육면체가 올라가 있는 듯한 건축물의 형태는 줄리앙 코와네에게 새롭게 다가온다. 그리고 주변 지역민들이 눈 여겨 보지 않은 주변 구조물들을 쌓듯이 화면 위에 다시 콜라주하고 재구축하여 주변에 대한 인식을 환기시킨다. ● 이런 태도는 박능생의 몸소 걸어 다닌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재구성된 작업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북악산 등 서울에 있는 산들을 여러 번에 걸쳐 등산하고 그때 그린 스케치들을 바탕으로 한 박능생의 작업은 매우 성실하고 놀랍다. 이것은 줄리앙 코와네가 하루에 조금씩 길과 건물들을 그려 쌓아가며 지도를 완성해가는 방식과 흡사하다. 채워야 할 화면을 보면 언제 이 산들을 다 그리나 하고 답답하다고 이야기하지만 박능생이 완성한 지도 같은 풍경을 보고 있으면 묘한 쾌감을 받는다. 모 드라마의 '한땀한땀'이라는 대사처럼 매 순간순간 그의 노동을 축적시켜 완성시킨 파노라마는 우리 주변의 풍경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끔 만든다. 즉 한국의 산들이 중국의 산처럼 아주 거대한 규모의 산은 아니지만 그 풍경을 펼쳐 보여줌으로써 우리나라의 자연 풍경을 다시 생각해 보는 것이다. 그의 지도를 그려나가듯 환경을 관찰하고 담아내는 근면한 태도는 독산동의 모습을 그릴 때에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이 지나다니면서 보는 건물들의 모습들을 그대로 담기보다는 여러 건물들을 축적한다. 축적되는 이미지는 번지 점프를 하는 인물을 휘감기도 한다. 이 구축을 통해 주변 환경 이미지는 다르게 변하게 된다. ● 킷 레이시는 최근에 금천예술공장에 입주한 작가로 자신이 살고 있던 텍사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냥을 위한 망루라는 구조물을 금천예술공장에서 다루고 있다. 그리고 독산동 이마트에서 발견한 여러 상품 상자들을 수거해와서 그것을 가지고 포장하였다. 그는 원래 망루가 있던 곳, 그리고 그것이 가지고 있는 색을 완전히 변경함으로써 그것의 원 의미와 맥락을 변경시켰다. 높은 곳에 올라가 사냥을 할 대상을 찾고 그 대상으로부터 관찰자의 모습을 감추기 위해 주변 색을 이용하여 색을 칠하는 망루는 독산동에서 다른 버전으로 재탄생 되었다. 하지만 '관찰한다'는 원래 기능이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기존의 망루가 원래 주변의 숲이 가지고 있는 색을 바탕으로 칠해졌다면 이제 주변 색은 독산동의 일상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라면 박스나 과자 박스다. 이것은 자연물이 아닌 도시 이미지라는 이미 디자인이 완료된 레디 메이드 물건을 사용하여 자신의 관찰을 감추는 도시적인 위장이다. 따라서 킷 레이시의 망루는 다분히 관찰자의 입장이다. 망루는 밖에서 볼 때와는 다르게 가파른 계단을 위태롭게 걸어 올라가 안으로 들어가보면 매우 편안하고 안정적인 느낌을 준다. 의자를 놓고 앉아 바깥의 지나가는 인물들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사냥을 위한 것은 아니지만 자신을 드러내지 않은 채 외국인으로서 주변인들과 거리를 두고 그들을 관찰한다는 점에서 매우 효율적이다. 그는 이 망루를 또 다른 방식으로 제작하는데 그것은 실물 크기가 아닌 모형 크기이다. 특정 목적을 지니고 있는 건축물을 크기, 상태, 그리고 위치를 변경함으로써 보는 이들은 통상적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관점에서 벗어날 수는 기회를 가진다. ● 앞의 작가들이 자신을 둘러 싼 환경과 사물들에 대해 관찰자의 입장에 서있다면 임흥순과 백현주는 지역 속에 들어가 행동하는 실행자, 실천자의 입장에 서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을 행동주의자로 볼 필요는 없다. 그들이 하는 작업들이 지역 주민과의 소통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실제 그러한 상호 소통을 통해 지역을 변화시킬 수도 있지만 그것을 목적으로 하지는 않는다. 임흥순은 공공미술이라는 영역에 놓여있지만 조금 다른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는 작가이다. 그의 태도는 공공미술이라는 이름 아래에 지역주민들을 작업에 끌어드리고 그 결과물을 공동의 것이 아닌 작가의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과는 다른 태도를 보인다. 그의 작업과 기록의 과정은 매우 꼼꼼하며 성실하다. 예를 들면 그가 금천예술공장에 와서 독산동에 거주하고 있는 부인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그들의 일상을 새롭게 환기시킨 그의 「주부이야기」(2011)는 주부들과 진행한 프로젝트의 결과물로 전시되기도 하지만 하나의 책으로 마무리된다. 그 책에는 전 과정이 사진과 텍스트로 보여지는데 과정에 참여한 주부들의 이름은 모두 열거되며 주인공이 된다. 백현주는 임흥순처럼 지역민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한다는 측면에서 같은 맥락에 있다. 그러나 백현주는 임흥순과는 다른 면을 보인다. 그는 「흥신소(The Agency)」(2011)에서 흥신소라는 점포를 열고 자신의 원래 직업인 예술가가 아닌 흥신소의 직원으로 일하면서 지역민들과 만난다. 그리고 그 만남을 비디오로 기록, 편집하여 보여준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소재의 꿀풀 윈도우 룸에서 작가는 중매, 별자리점, 대화 등 흥신소를 방문하는 주민들을 만나는데 이것은 일방적으로 작가가 주민들에게 주거나 주민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나 정보를 작가에게 주지는 않는다. 작가와 주민들의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하는 퍼포먼스를 통해 작가는 지역의 특성을 드러내어 백현주는 지역미술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도록 환기시키는 것이다. ● 항상 오가며 보아왔기에 지루하고 무감각해질 수 있는 주변 환경과 사물들의 모습을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고 해석함으로써 통상적인 관점에 '환기'를 주려는 『아트 후레쉬!(Art fresh!)』展은 참여작가들의 바램처럼 신선한 맥주를 마시면서 느끼는 쾌감을 제공한다. ■ 유영아





Time



강영길展 / KANGYOUNGKIL / 姜暎吉 / photography 2011_0728 ▶ 2011_0815



강영길_존재_D 프린트, 디아섹_150×185cm_2011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070825f | 강영길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1_0728_목요일_05:00pm

기획 / 가나아트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가나 컨템포러리 GANA CONTEMPORARY 서울 종로구 평창동 98번지 Tel. +82.2.720.1020 www.ganaart.com



강영길이 바라보는 것, 또는 곳 ● 머리 속 생각들을 이어주는 끈이 잠시나마 탁 끊어졌다. 비 오는 토요일 오후, 장흥에 있는 작가 강영길의 작업실 문턱을 막 넘어섰을 때였다. 오기 전 '붉은 전구가 있는 암실'과 같은 전형적인 사진 작업실을 상상했던 것은 물론 아니었다. 하지만 그곳은 상당히 생경한 풍경이었다. 작품들이 걸려있는 벽면 네 개가 만든 공간의 한 쪽에는 길쭉한 원목 책상이 놓여 있었고 그 위에 아이맥(iMac) 한 대가 난짝 올라가 있었다. 그게 전부였다. 작업도구라곤 하나 없는 작업실에서 작가와 나는 책상 앞에 나란히 앉아 반짝거리는 아이맥 화면을 통해 그간 작업해온 결과물들을 함께 보았다. 가끔씩 작가는 1.5리터짜리 물병으로 손을 뻗어 물을 마셨다. 혹시 그는 이 작업실에서 카메라 대신 1.5리터 물병으로 작업을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강영길_존재_D 프린트, 디아섹_200×133cm_2010
강영길_변주곡_C 프린트, 디아섹_180×270cm_2007

작업실은 작가의 머리 속 ● 2007년과 2009년 아트싸이드 서울 갤러리와 북경 갤러리를 통해 그가 보여주었던 대나무와 바다 그리고 수영장(이라고 내가 간단하게 줄여 부르는) 작업들은 현재도 진행형으로 자라고 변화하고 있다. 부드러운 맥킨토시 인터페이스를 통해 세 줄기 경향의 작품들을 짧은 시간 동안 모두 볼 수 있었다. 작품을 보면서 작가는 피사체로 선택된 사물과 풍경의 의미를 짤막하게 말해 주었다. 그의 작업들은 모두 '소멸'과 소멸할 수밖에 없는 '존재'를 담고 있다. 그리고 작업들을 관통하는 이 맥락을 위해 표현은 최대한 절제된다. 소멸을 드러내는데 수사(修辭)는 필요 없다. ● 대개 작가들은 스스로가 선택한 주제와 이념 혹은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종종 치열하게 반복적인 숙련을 거친다. 그래서 때로는 표현 그 자체가 전체인 것처럼 부각되기도 한다. '작가의 작업실'에 대한 내 고정관념도 일반적인 거였다. 그는 이런 경향에서 한 발짝 벗어나 있다. 작업과 작업실 모두. ● 그의 작업은 유유자적 산책하고,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숲을 바라보고, 바다를 찾아가서 한참을 앉아 있고, 또 훌쩍 어디론가 떠나는 거다. 그 과정에서 조우(遭遇)하는 감정과 형상과 장면들을 작가는 구체화시켜 화면에 붙잡아 놓는다. 이때 필요한 도구로 그가 선택한 것이 카메라다. 내가 찾아갔던 그 작업실은 작가 강영길의 머리 속이 확장된 형태였다.
강영길_존재_D 프린트, 디아섹_150×185cm_2011
강영길_존재_D 프린트, 디아섹_150×185cm_2011

세속적인 것의 숭고함 ● 그의 작품 '눈부신 외로움'(위에서 '수영장'이라고 했던)에 대해 작가는 '우연한' 발견이었다고 말한다. 동남아 여행 중에서 그는 강렬한 햇살이 내리 쪼이는 수영장을 찾았다. 함께 간 지인이 물살을 가르며 수영하는 모습에서 그는 마치 '현실에서 분리되어 버린 것 같은 슬픔'을 느꼈다. 찬란한 햇살과 고독한 수영이라는 대비에서 작가가 느낀 감정은 카메라 렌즈와 CCD(Charge Coupled Device 촬상소자)와 메모리 그리고 프린터를 통과해 작품 평면 위로 고착되었다. 나는 이 작품 앞에 서면, 몸 속에 들어있던 특정 체액이 몸의 특정 기관을 통해 쑥 빠져나갈 때 느끼는, 끝 모를 허무가 밀려온다. ● 그런데 그의 작품은 과연 '우연히' 이루어진 걸까? 아무나 '세속적인 것의 숭고함(sublimity of the mundane)'을 발견하는 것이 아니다. 위대한 통찰은 모든 사물에 깃들어 있는 매우 놀랍고도 의미심장한 아름다움을 감지할 줄 아는 사람에게만 찾아온다. (이에 대한 사례로 아르키메데스, 피타고라스, 존 틴달, 스젠트 기요르기 등 수학자와 과학자, 그리고 머스 커닝햄, 르네 마그리트, 마르셀 뒤샹과 같은 예술가들을 꼽는다. 요약하자면, 물체의 길이가 음의 높낮이와 관련이 있음을 처음 알아낸 것은 대장장이가 아니라 대장장이의 망치질 소리를 주의 깊게 듣고 있던 피타고라스였다는 거다. 모든 사물과 현상에는 숭고함이 있지만 통찰력 있는 사람만이 그것을 감지할 수 있다.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 미셸 루트번스타일, 생각의 탄생, 박종성 옮김, 에코의서재, 2007, p.69~74)) 때로는 하찮게까지 여겨지는 사물과 사건에 대해 감성적인 통찰을 하는 게 그에게 있어 창작이다.
강영길_존재_D 프린트, 디아섹_150×185cm_2011
강영길_존재_D 프린트, 디아섹_150×185cm_2011

직관으로 바라본 세계 ● 사랑에 빠진 사람이 그렇듯이 통찰은 직관에서 시작된다. 직관은 매우 아름다워서 학습과 탐구에 의해 습득된 것들과는 차이가 있다. 직관이 주는 쾌(快)는 예술에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거시와 미시를 다루는 물리를 비롯한 과학에서도, 심지어는 주식시장에서도 직관은 아름답다. 케플러는 그의 두 번째 법칙, "한 행성과 태양을 연결하는 동경(動徑)은 같은 시간 동안 같은 면적을 쓸고 간다"라는 아름답고 명쾌한 명제를 오로지 직관으로만 감지했다고 한다. (행성운동에 관한 '케플러의 법칙'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이중 두 번째 법칙은 이전까지 천문학에 있어서 이론과 관측 사이에 존재했던 불일치의 대부분을 해소하게 해주었다. 그런데 이 발상은 케플러의 머리 속에서 직관으로만 남아 있었다. 그는 이것이 옳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어째서 그러한지를 실제로는 이해하지 못했다. (찰스 밴 도렌, 지식의 역사, 박중서 옮김, 갈라파고스, 2010, p.449~452)) 직관 없는 과학자는 평범한 직장인이고, 직관 없는 작가는 매일 보는 우리 주변의 생활인에 가깝다. ● 작가 강영길은 직관으로 세계를 본다. 그의 대나무 작업에서 주제는 대나무 숲이 있어야 할 곳에 대신 자리잡고 있는 어둠이다. 사라질 수밖에 없는 모든 존재에 대한 성찰을 그는 말하고 싶어한다. 이를 위해 해질녘이거나 아니면 그 바로 직후의 시간에 대숲을 찾는다. 그가 찾는 것은 대나무의 조형성이 아니다. 처음 대나무 작업과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작품에서 형태는 가장자리로 밀려나고 대신 그 자리를 빈 공간이 차지한다. 아마도 이번 전시에는 볼 수 없을 지 모르는, 바다 작업에 대해 작가는 말한다. 경계가 무너진 영원의 영역을 시간이 그려냈다고. ● 그는 하늘과 구분되지 않는 바다 앞에 앉아서, 혹은 어둠 속으로 형태가 사라지는 대숲을 바라보면서 곧 과거가 되어버릴 그리고는 소멸할 현재의 시간을 측은한 눈빛으로 떠나 보낸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그의 손가락 끝만을 보고 있는 건 아닌지. (작가 강영길의 작품에서 대나무 혹은 수평선만 주시한다면 그것은 마치 달 대신 손가락만 바라보는 것일 겁니다. (오색동행 - 하인두 선생 가족전 서문 중))이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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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아展 / PARKSANGA / 朴相娥 / painting  2011_0727 ▶ 2011_0802

박상아_The Animalbody Streamline-Environment Pollution_ 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실크스크린_90×90cm_2011


초대일시 / 2011_0727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관훈갤러리 KWANHOON gallery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5번지 2층 Tel. +82.2.733.6469 www.kwanhoongallery.com



보들리야르는 매스미디어의 시대를 소통의 황홀경에 빠진 시대라고 이야기 한다. 다양한 도구를 이용해서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연장이 많은 목수와 같이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도구를 통하여 어떠한 이야기를 할 것인가에 대하여 설명하고자 한다. 나는 매스미디어의 시대를 포함한 이전의 시대 그리고 다가올 시대에서도 변치 않는 진정한 황홀경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황홀경에 들게 하는 감각을 느끼는 신체 부위에서 나오는 기(氣)를 간단한 기호로 도식화 하는 것이 나의 의도이다. 눈으로 직접적으로 볼 수는 없지만 보이지 않아도 말하지 않아도 전달 될 수 있는 것을 의미하는 몸의언어이다. 형이상학적 이야기가 아닌 몸에서 반응하는 자극과 반응에 관한 표현인 것이다.
박상아_The Animalbody Streamlin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실크스크린_80×130cm_2011
박상아_The Animalbody Streamlin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실크스크린_80×130cm_2011

Energy spots on the bodyPart1 - The Humanbody 미학은 말하는 주체가 감각적 주체, 즉 몸의 주체임을 우리에게 보여 준다. 의미, 감각, 감수성, 감각성, 감정 '감성적 지식'의 원리로서의 미학에 의해서 열려지는 수순라고 1970년 알렉산더 바움가르텐이 미학에 내린 정의 이다. 이처럼 미학의 정의를 몸의 주체라 하는 것도 지각할 수 있는 몸 자체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잘 알려주는 예이다. 몸 자체의 존재와 그 존재들 사이의 소통으로 그림을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인간을 포함한 유기물의 형상은 에너지의 결합이 응축되어 있는 형상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손끝을 움직여 느끼는 것을 미미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생명의 움직임에 의미를 크게 부여한다면 인간 몸체가 지니는 커다란 에너지에 대해서 인지 할 수 있을 것이다. 에너지의 결정체라 볼 수 있는 인체를 포함한 유기물은 자신의 몸 자체를 통해 감각을 느끼게 된다. 몸의 형상과 존재 자체는 같은 것이라고 볼 수 있으며, 감각 중의 하나인 미적 감각을 통하여 존재의 본질과 형상에 관한 표현을 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것은 작가와 관객이 되는 인간 본질에 관한 생각을 포함하는 것으로서 이해나 계산에 의한 사유 활동 보다는 감각에 근거한 작업을 하고자 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박상아_The Animalbody Streamlin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실크스크린_72.7×90.9cm_2011
박상아_The Streamline-Food chain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실크스크린_130.5×80.5cm_2011

Part1-(3) Energy spots on the Body -Disease Series- ● 인간이 갖을 수 있는 질병과 그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음식을 통한 상호작용을 도식화 하여 표현한 시리즈이다. 동양의학에서 많이 나타나는 이러한 상호작용은 직접적이고 물리적인 치료와는 달리 각각의 음식이 포함하고 있는 성분과 성질이 인체에 작용하게 된다. 여러가지 질병과 그 질병을 완화 시킬 수 있는 다양한 음식에 관한 이야기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작용을 점과 선으로 표현하여 앞의 작품들과 같은 조형을 이루어 본인 작업에 통일성을 주고자 한다. 이 작업은 Part2-(1) Food Chain과 연관되어 있으며 사람과 동,식물 간의 긍정적인 조화를 제시한다.
박상아_The Body Streamline-Disease Series(Fractur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6.8×91cm_2010
박상아_The Body Streamline-Disease Series(Food poisoning)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6.8×91cm_2010

Part2 The Animalbody ● 인간의 형상과 마찬가지로 외형의 모습이 더 다양한 동물의 몸을 가지고 작업을 한다. 동양의학인 침술을 사람이 아닌 동물에게 적용하여 앞에서 말한 기(氣)를 간단한 기호로 도식화 하는 것이다. 동물의 생명에너지와 자극은 인간의 언어와 기호로 표현된 적이 없으므로 더 다양한 가상을 표현할 수 있다. 그리고 사람들이 먹는 생물의 기운을 표현하여 사람에게 그 기운이 전달되는 과정을 Part2-(1) Food Chain에서 연관시켜 작업하고자 한다. ■ 박상아





2011 한-아세안 멀티미디어 공모전-전시 & 세미나



『FUTURE IMAGE』   2011_0728 ▶ 2011_0814



조규성_#1(Bubble Series)_사진_2008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2011 한-아세안 멀티미디어 공모전 홈페이지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1_0728_목요일_06:00pm

참여작가 안성석 AHN Sungseok (Korea)_Agung Nugroho Widhi (Indonesia) Chanathip Keawsuk (Thailand)_Febian Nurrahman Saktinegara (Indonesia) Geric Cruz (Philippines)_Haris Abadi (Malaysia) Hassnal Adam Raasalhague Sulaiman (Brunei Darussalam) Hoeng Keomakara (Cambodia)_조규성 Kyusung Jo (Korea) Linh Duong (Vietnam)_Nassier Nash Anggahan (Philippines) Poe Sandar Lin (Myanmar)_Saratool Pongpramoon (Thailand) 주선희 Sun-hee, Joo (Korea)_Tammy David (Philippines) Team - Febian Nurrahman Saktinegara_Arie Naftali Hawu Hede (Indonesia) Team - Nguyen Nghiep Truong_Nguyen Tuong Van (Vietnam) Thanavorakit Kounthawatphinyo (Lao PDR)_Willis Turner Henry (Indonesia) Wu Siyi (Singapore)

주최 / 한-아세안센터 후원 / 대안공간루프_비쥬얼아트센터 보다_아세안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아세안문화정보위원회_아세안대학네트워크_팔레 드 서울_홍익대학교 협찬 / 드림액자 기획 / 서진석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갤러리 팔레 드 서울 gallery palais de seoul 서울 종로구 통의동 6번지 Tel. +82.2.730.7707 www.palaisdeseoul.net



국제기구 한-아세안센터에서는 한국과 아세안 회원국의 만 30세 이하 청년작가를 대상으로 2011년 한-아세안 멀티미디어 공모전을 개최합니다. 올해로 3회를 맞는 본 공모전은 사진?영상 등 멀티미디어를 통하여 한국과 아세안 청년들 간 상호이해를 넓히고 뉴미디어를 매개로 실력을 겨루는 역동적인 교류확대를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공모전 주제인 'FUTURE IMAGE'는 과거와 현재가 아닌 현재와 미래의 아세안 지역의 새로운 이미지를 정립하고 글로컬 시대의 새로운 예술, 문화 정체성을 제시하고자 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21세기 디지털 시대의 주변이 아닌 또 다른 중심으로 아세안 예술의 이미지를 추구함으로서 이번 공모전은 과거의 아세안 국가들이 가지고 있던 정형화된 이미지를 넘어선 아시아 젊은 크리에이터 간의 교류의 장이 될 것입니다.
주선희_Hide&Seek_디지털 프린트_2009~2010
Chanathip Keawsuk_Portrait of the Barber Shop_42×29.7cm_2011

1980년대 이후, 확산되어온 글로벌리즘은 결국 서구 중심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며, 다양한 문화와 사상을 포섭하지 못한 채 불균형한 양상으로 흘러갔습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글로컬리즘'으로 21세기 주요 화두로 떠오른 글로컬리즘은 '다양성'을 인정하면서 균형 있는 '세계화'를 지향하는, '지역'과 '세계'가 융합되는 현실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경제적인 면이 부각되는 현 시점에서 '한국', '중국', '일본'을 중심으로 한 일련의 구조가 다시금 형성되었으며, 이는 또 다른 '불균형'을 만들어냈습니다.
Geric Cruz_Where I End and You Begin_사진_2008~2011
Agung Nugroho Widhi_Eko Suranto(from the workers series)_사진_2009

이번 행사는 한국, 중국, 일본, 인도의 예술교류에서 벗어나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아세안 10개국의 시각예술 기획자와 작가가 참여하는 미디어아트 공모전 'Future Image'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 전시는 21세기 디지털 시대에서 주변이 아닌 또 다른 중심이 되는 아세안 예술의 이미지를 추구함으로써 과거 아세안 국가들이 지니고 있던 정형화된 이미지를 넘어서는 양 지역 크리에이터 간의 교류의 장이 될 것입니다. 그 동안 아세안 미술은 지역적 ? 민족적 특성과 과거지향적인 이미지에 방점을 찍는 '오리엔탈리즘'이라는 도구로 분석되어온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이를 극복하고, 현대미술 안에서 자리매김하고 있는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들을 제시하고자 하며 이는 동시대 아세안 미술의 진면목을 조명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입니다. ■ 김지혜
Thanavorakit Kounthawatphinyo_Wheel of Life_사진_2011
Willis Turner Henry_CIMED 12_사진_2010~2011
Tammy David_Crown and Country_사진_2007~2011


ASEAN-KOREA CENTRE launches the 2011 ASEAN-Korea Multimedia Competition for young artist including university/graduate students of ASEAN and Korea. The Competition is organized to provide a channel of exchanges and to enhance mutual understanding between the young generation of ASEAN and Korea through new media. The theme, FUTURE IMAGE illustrates ASEAN's today and tomorrow's contemporary image and suggests a new conformity of its art and culture in this glocal society. It aims to be a cultural platform for the young communities of ASEAN and Korea to overcome the standardized image of ASEAN and to pursue a new and contemporary language of the art in ASEAN as the nexus of today's digital community. ● Globalism, which continued to spread across the world from the 1980s onwards, is often criticized for imbalances that spring from the failure to break free from Western-oriented perspectives and to encompass different cultures and ideas. This gave rise to an alternative called glocalism. Glocalism, the new buzz word of the 21st century, seeks to achieve balanced globalization that embraces diversity and to find effective ways to promote the prosperity of local communities. what we have to keep in mind is that inequality and imbalance are found not only in relationships between the West and the East; another dimension of imbalance was created from a system that centers on the three countries of Korea, China and Japan due to the heavy focus on economic growth. In short, we are going down the wrong path of reproducing the adverse effects of Western-led globalization since the emergence of neo-liberalism. It is time we set this on the right track. This event is an important step to bring stimulating changes to Asia's art scene overwhelmingly inclined toward Korea, China, Japan and India. The centerpiece of the event will be bringing together and artists from ten newly emerging ASEAN countries. It is designed to spotlight ASEAN art continuing to rise as another central pillar of the art world in today's digital era and to serve as a new forum for Korean artists to expand cultural exchanges with ASEAN artists striving to push the boundaries of ASEAN art. ASEAN art has long been considered to overtly promote Orientalism that emphasizes the regional and ethnic attributes and backward-looking images. This event aims to shed light upon the less known aspects of ASEAN art as a forward-looking contributor to the contemporary art world to counter fixed images of the past. It is expected to showcase the true colors of contemporary ASEAN art. ■ Jihye Kim

Wu Siyi_Transitional Landscape 6_아카이벌 잉크젯 프린트_29.7×21cm_2010
Hassnal Adam Raasalhague Sulaiman_This might be the last time_사진_2011












2010 세계보도사진 올해의 사진
조디 비버 (남아프리카공화국)


- 7월 28일 ~ 8월 28일 예술의전당 에서
- 54년 역사, 세계 최고 권위의 보도사진전


45개 국 100여 개 도시에서 순회 전시 중인 ‘2011 세계보도사진전(World Press Photo 2011)’ 서울 전시회가 7월28일부터 8월28일까지 예술의전당 V-갤러리에서 열린다. 54년 전통을 가진 세계 최고 권위의 포토저널리즘 페스티벌인 ‘세계보도사진전’이 국내에서 열리는 것은 올해로 벌써 8회째이다.
작년 한 해 동안 전 세계 125개국에서 5,691명의 사진기자 및 사진작가들이 10만8천여 점의 작품을 출품하였다. 2011년 2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9개 분야로 나눠 심사를 하고, 그 중 23개국 55명 사진작가들의 사진을 수상작으로 선정 발표하였다. 이번 전시회에는 수상작을 중심으로 170여 점의 엄선된 작품이 전시된다.
대상에 해당하는 ‘2010 올해의 사진상’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사진작가 조디 비버(Jodi Bieber)의 작품이 선정되었다. 이 작품은 작년 8월9일 타임Time지의 표지에 게재되어 큰 이슈가 되었다. 탈레반에 의해 코, 귀가 잘려진 18세 아프가니스탄 여인의 인물사진이다. 이번 사진전에는 작년 10월에 69일간 지하갱도에 갇혀 있다 구출된 칠레 광부들이 찍은 사진에 특별상(Special Mention)을 수여함으로써 역사적인 기록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 비전문가의 이미지에도 큰 의미를 부여한 것이 특이할 만하다. 특별히, 작년 10월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기념식에 나타난 김정일, 김정은 부자의 사진을 찍은 홍콩 AP사 사진기자 빈센트 유(Vincent Yu)의 작품이 뉴스 속의 인물부문에서 3등을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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