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곤 플래시 OBT>(Polygon Flash OBT)는 1997년 일본에서 발생한 ‘닌텐도 쇼크’라고도 불리는 ‘폴리곤 쇼크’사건으로부터 시작합니다. 본래 ‘폴리곤’은 ‘다각형’이라는 사전적 정의 외에도 3D 컴퓨터 그래픽의 단위를 이루는 가장 작은 조각을 의미하며, 비디오 게임을 원작으로 하는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이하 포켓몬)의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이 캐릭터는 네트워크에 서식하는 특이한 종으로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 일행이 포켓몬을 포획하기 위해 네트워크에 잠입하고 추격하는 과정에 등장하는데요. 일본 전역의 브라운관을 통해 방영됐던 이 추격의 과정에서 발생한, 적색과 청색이 빠르게 점멸하는 폭발 효과 때문에 포켓몬을 시청하던 700여 명이 발작을 일으켰고, 이후 애니메이션을 포함한 광범위한 영상매체에서 이러한 효과를 제한하는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이후 이 사건을 포켓몬 쇼크 또는 폴리곤 쇼크라 부르게 되었으며, 일본 방송 관련 법에서 모든 영상매체에 특수효과 삽입을 제한하는 법률이 신설되었습니다. 또한 이 사건으로 인해 포켓몬스터 애니메이션은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발작을 일으킨 TV 프로그램」 으로 기네스북에 등록되는 불명예를 안았습니다.
폴리곤 쇼크는 가상공간이 브라운관을 통해 현실에 보낸 일종의 신호이자 현실에 개입한 상징적 사건입니다. 더는 현실과 가상이 화면을 경계로 온전히 분리되지 않고, 상호 참조하고 동기화해 영향을 주고받습니다. 스마트폰의 등장 이후 우리는 육안으로는 그 구성단위를 파악할 수 없는 매끄럽고 납작한 화면을 통해 새로운 풍경을 유사 경험하고 있는데요. 이 손바닥만 한 기기를 활용하면 단순히 화면을 출력하는 것 외에도 위치 정보, 기울어짐, 높낮이를 계산해 혼합현실, 혹은 현실적 가상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