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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ab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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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시각: 2013.03.14 16: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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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제목: [기사] 소쿠리작가, 최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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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최정화의 작업을 본 것이, 남성월간지에 나오는 인테리어 소개였다. -_-;  굵은 곱슬머리에 지금관 꽤 다른 마른 몸매의 프로필 사진을 보면서 볼만한 작업을 하는 구나 여기긴 했는데 이렇게 까지 박터지는 작업을 할 줄은 몰랐다.  그때 실린 이미지가 -지금은 개털처럼 많은 인테러어지만- 모든 장식을 뜯어버리고 콘크리트 벽면까지 긁어내어 건물 자체를 드러나게 하는 것이었는데 나름 "간"이 있는 분이구나 싶었다는.
딱히 한국인 이어서 국제적으로 더 알려지길 원하는 건 아니지만, 물성 자체를 추구한다는 측면에서 꽤 집중해서 "관"하고 있다.  특히나 종로2가 국세청 뒤의 역작은 실제 역사에 남을 작업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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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구글검색



설치작가 최정화


 최정화 작가는 인조 꽃, 알록달록한 소쿠리, 로봇 인형, 구슬 등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평범한 물건들을 이용해 관람객들에게 예술이 결코 저 높은 곳에 위치한 것이 아니라 우리 곁의 일상임을 일깨워주는 작업을 펼치고 있다. 또 작업 뿐 아니라 인테리어, 영화, 연극, 건축 등에서도 활발히 자신만의 색채를 담아내는 작업에도 열심이다. 일상이 예술이고, 예술이 일상이라는 최 작가를 서울 연지동 작업실에서 만났다.
<편집자 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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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최정화. 그의 작업 철학은 ‘예술과 일상의 거리 좁히기’다. 그러기 위해 사람들과, 세상과의 ‘소통’을 가장 중요한 작업의 키워드로 삼는다. 그래야만 관람객들의 마음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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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정화 작가는 먼저 Korean Artist Project(이하 KAP)가 작가들의 정보를 잘 전달해준다는 점에서 무척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KAP은 작가 홍보의 또 다른 가지를 치는 셈이나 마찬가지다. 사실 작가들이 원래 홍보 같은 건 못하는 사람들인데 인터뷰도 동영상이 잘 나와 작가들에게 도움이 된다.”

  KAP이 3년을 기한으로 한 일몰사업이라는 점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한 최 작가는 “이런 기획이 한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시간을 두고 지속돼 작가들을 좀 더 다층적으로 다뤄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 작가는 올해 국내외에서 다양한 전시가 예정돼 있다. 지난 2월 오픈한 대구미술관 전시를 비롯해 3월에 일본 세토우치, 쇼더지마, 4월에는 홍콩 엠플러스미술관 오픈 프로젝트에 세계 7명의 작가들과 함께 참여한다. 5월에는 부에노스아이레스, 타이베이, 9월에는 상하이 등 전시일정이 빼곡하다. 모두 3~4년 전부터 의뢰가 들어와 꾸준히 준비하고 있는 전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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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Life>(Perth International Art Fair), 2012, 풍선, 가변크기</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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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서 지난해 연말에는 프랑스 니스의 윈저호텔에 최정화룸을 오픈했다. 호텔 측의 요청으로 방 하나를 ‘최정화 스타일’로 꾸몄다. 이 방은 앞으로 전 세계 관광객들에게 코리안 아티스트 최정화의 색채를 알려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처럼 전 세계를 내 집 삼아 왕성하게 활동하는 최 작가는 지금까지 꾸준히 작업 철학으로 삼아 온 ‘예술과 생활의 거리 좁히기’라는 철학이 요즘 들어 세계의 미술관이나 미술인들에게 크게 호응 받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15년 전이나 지금이나 작업 마인드가 똑같다. 예술이 가까이 하기에 너무 먼 당신이 아니라 일상이 예술이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항상 변화하면서 반성하고 질문하게 만드는 것이 작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예술과 일상의 거리 좁히기’라는 최 작가의 작업 정신을 잘 보여주는 전시가 현재 대구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 3월2일 개막해 오는 6월23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에서 최 작가는 하얀 벽면의 전시공간이 아니라 홀과 복도, 로비 등 사람들이 분주히 오가는 공간에 작품을 전시했다.
  “대구미술관에는 어마어마하게 큰 홀이 있다. 그 홀을 보니까 뭔가 해보고 싶어서 플라스틱을 쌓았다. 20년 동안 모아온 잡동사니들을 보여주고, 또 관객들이 좋아하는 자석놀이터 등 체험 작품도 많이 설치했다. 미술관 안에서도 저는 공공영역에만 작품을 설치했다. 생활과 예술의 거리 좁히기라는 의미다. 예술이 뭔지 모르지만 관람객들이 찾아와서 재미있다고 느끼거나 ‘이게 뭘까’라는 질문을 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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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r Air>(Perth International Art Festival), 2012, 플라스틱 바구니, 가변크기</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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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 작가는 ‘예술이란 겉절이와 묵은 김치가 함께 나오는 한정식 밥상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막 버무린 김치나 숙성된 묵은 김치나 모두 중요하며 이 둘이 함께 있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믿는 최 작가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문화를 튼튼하게 만드는 요소라고 강조했다.
  일상과 예술의 거리 좁히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최 작가는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지금 미술이라고 하는 것들은 어쩌면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것들이다. 오히려 생활에 남아있는 것이 미술로 보존된다. 그렇게 따지면 와글와글, 바글바글 시끄러운 게 미술이며 생활로부터 멀어진 예술은 예술이 아니다. 예술을 위한 예술은 멸균실에서 보호받다가 없어지고 만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삶이 예술이고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다. 디지털이 세상을 바꿔놓아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사려 깊고 소통 잘하느냐, 친화 능력이 있느냐, 작가로서 태도와 관점이 있느냐 등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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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 Together>, 2010, 플라스틱 바구니, 가변크기</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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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작활동에 있어 최 작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소통이다. 최근 여러 분야에서 소통을 주요 어젠더(agenda)로 삼는 통에 식상해진 느낌이 있지만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야말로 작가로서 가장 중요한 창작의 테마라고 생각한다.
요즘처럼 분초단위로 변화하는 디지털 세상에서 여전히 휴대폰 없이 유선전화로만 사람들과 연락하면서 아날로그를 고집하는 점도 눈길을 끄는 최정화 스타일이다.
  “휴대폰이라는 문명의 이기를 쓰지 않는다. 나 하나 안 써도 세상은 문제없이 돌아간다. 워낙 정보의 양과 종류가 넘쳐나서 숨만 쉬어도 정보가 들어온다. 특히 대한민국은 버스나 지하철이나 택시를 타면 눈과 귀가 괴롭다. 지배당하고 끌려 다니고 봐야 하고 들어야 한다. 그나마 휴대폰이라도 없으니 자유롭고 여유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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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기>(Kunsthalle Gwangju), 2011, 혼합매체, 가변크기</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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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한 작업이 없는 시간에는 대부분 시장이나 골목길을 어슬렁거린다. 평소 즐겨 찾으며 삶의 에너지를 얻어오는 곳이 시장과 골목길, 그리고 여행이다.
“사람이 살아가고 있는 모습에서 아이디어를 얻는다. 시장이나 골목길에는 살아있는 생생함이 있다. 그래서 항상 작업실을 시장 통에 얻는다. 시장에는 사는 맛, 먹는 맛, 보는 맛이 있다. 나는 맛있는 생활, 멋있는 생활을 좋아한다. 맛과 멋이 딱 맞아떨어지는 그런 공간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
  골목길이나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즐거움을 찾는 행위를 스스로 ‘골목질’, ‘시장질’이라고 명명한 최 작가는 자신을 즐겁게 만드는 방법을 찾아 추구하는 것이야 말로 예술가의 첫걸음이라고 말한다. 인디언이 산이나 들판에 가서 자신의 자리를 찾듯, 누구나 자기 자신이 가장 편안하고 행복한 자리를 찾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 작가의 작업실에는 전국방방곡곡, 전 세계 골목골목을 탐험하면서 수집한 물건들이 빼곡하게 쌓여있다. 1960년대 아리랑 성냥갑부터 로봇, 구슬목걸이, 못난이 삼형제 인형 등 누구나 한번쯤 경험했던 물건들이다. 구닥다리 물건들을 마치 보물처럼 소중하게 모으고 있는 이유를 묻자 최 작가는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라는 시로 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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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화 작가의 서재 책장 곳곳에 작가가 직접 수집한 온갖 물건들이 보인다.</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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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는 시 귀처럼 남들이 쳐다보지 않는 낡은 물건에서 오래 묵은 것의 매력을 느낀다는 대답이다.
“유어 하트 이즈 마이 아트(Your heart is my art.). 당신이 생각하는 마음이 내 예술이다. 당신이 느끼는 걸 돕고 당신이 생각하는 걸 예술로 만든다. 애정이 없으면 예술을 하지 못한다. 어쩌면 예술은 부처와 마찬가지다. 누구나 깨달음을 얻으면 부처가 될 수 있는 것과 같다.”
  전시 뿐 아니라 인테리어 사무실과 대안공간을 동시에 운영하면서 바쁘게 살고 있는 최 작가는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동남아시아 어느 시골 마을에서 느림의 시간을 살아보고 싶은 소망이 있다. 동남아시아 어느 마을에서 시간을 쓰는 방법, 공간을 쓰는 방법, 사람을 만나는 방법을 다시 배우고 싶다는 그다.

글 ‧ 사진=김효원 스포츠서울 기자 hwk@artmuseums.kr
동영상 및 작품사진=한국사립미술관협회 KAP 팀 제공
2013. 3. 11 ©Art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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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P 작가 추천사유>

  알록달록 플라스틱 바구니, 이태리 타월, 버려진 밥상, 의자, 심지어 쓰레기봉투까지. 최정화 작가에겐 작품의 재료가 아닌 것이 없다. 그의 손을 거치면 플라스틱 바구니나 빗자루는 커다란 조각으로 바뀌고, 버려진 쓰레기봉투들은 만국기가 되어 휘날린다. 반짝이는 반사지와 플라스틱 구슬엮음, 그리고 간단한 LED조명만으로도 판타지의 공간이 만들어진다. 이렇게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지만 제대로 눈길 한번 주지 않았던 것들이 최정화를 작가를 만나면 금세 새로운 ‘예술’로 거듭난다. 그래서 그의 작품을 둘러보고 있노라면 마치 토끼를 따라 이상한 나라에 도착한 앨리스처럼, 그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세상에 빠져들게 된다.

  요즘 같은 세상에 핸드폰도 없이 가볍게 바람처럼 이 나라에서 저 나라로, 이 도시에서 저 도시로 떠다니면서 보여주는 그의 작품들은 플라스틱처럼 가벼우면서도 발랄하지만, 그 이면에는 동시대 우리의 삶과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있기에, 그의 작업은 동시대 한국현대미술을 대표한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신보슬 토탈미술관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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