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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ab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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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시각: 2016.02.18 23: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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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제목: [memo] 바츨라프 하멜
저는 텅빈 무대 또한 사랑합니다. 여기서 문제는, 얼마나 오랫동안 텅빈 무대가 유지될 수 있느냐는 겁니다. 제가 관찰한 바로는, 첫번째 단계에서 대체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죠. 두 번째 단계에선 관객이 불안해하기 시작합니다. 왜냐하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기때문입니다. 세번째 단계에선 가볍게 웅성거리기 시작합니다. 왜 공연을 계속하지 않는지 그러면서도 왜 막을 내리지 않는지 등의 모든 것들을 관객에게 설명하지 못하는 극장 측의 무기력함을 목격하고 있기 떄문이죠. 네, 그리고 네번째 단계에선 관객이 극장을 떠나거나 웃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빈 무대가 저만의 실체를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텅빈 무대 만의 메시지. 몇분으로 압축된 세계의 공허. 끝없이 비워내 그 자신마저 비어버린 공허는 침묵합니다. 텅 비어버린, 그 자체로 말입니다.
- 바츨라프 하멜의 희곡 "떠남"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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