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景의 면面
장명훈 [a.k.a zabel] / ZANGMYUNGHOON / 張明勳 / photography 2017_1218 ▶ 2018_0120 / 일,공휴일,23일 휴관
장명훈_앉음_서울역_피그먼트 프린트_22×22inch_2015
초대일시 / 2017_1230_토요일_06:00pm관람시간 2017년 / 05:00pm~11:00pm / 일,공휴일,23일 휴관 2018년 / 06:00pm~12:00pm / 일,월,화요일 휴관
사진전시관&펍 펜타그램 Place PENTAGRAM 서울 성북구 동선동2가 24 Tel. +82.(0)10.4065.0764 placepentagram.com
삼십이 넘었으나 모르는 게 뭔지도 깨닫지 못한 어느 날, 사무실 형광등을 고치고 있었다. 여러 불만들과 사람 생각을 곱씹다 천장 쇠붙이에 몸이 닿았고 눈 앞의 것들이 사라졌다. 감전으로 거개의 감각이 날아가고 지금도 또렷이 기억나는 검정을 처음 보았다. 단 하나의 지각물도 없이 완전한 검정체가 정신을 짓니기는 공포의 감각. 핸드폰 진동처럼 몸을 떠는 나를 앉히고 시각이 돌아올 때까지 진정시키며 대화해 주었던 동료와의 일이 전혀 기억에 없을 정도의 패닉이었다. 엉겁의 아주 짧은 시간이 흐르고 흔들리는 눈꺼풀 위로 여명이 물들듯 희미한 온기가 생기자 겨우 볼 수 있었다. 십수년간 사진을 공부하고 광원을 다루었지만 처음으로, 가느다랗고 희미한 빛이 검정 물질의 내부에서 실체처럼 솟아나오는 몸의 경험은 정말 낮설었다. 우주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1)암흑에너지와 같은 흑체를 뚫고 몇 십만 광년 너머에서 흘러나오는 작은 흔들림같은 그 빛.
장명훈_경적_북촌_피그먼트 프린트_11×11inch_2015
장명훈_복구_원흥_피그먼트 프린트_11×11inch_2016
장명훈_49제_용미리_피그먼트 프린트_11×11inch_2016
장명훈_ExIT_숭실대_피그먼트 프린트_11×11inch_2017
장명훈_소독_은평구청_피그먼트 프린트_11×11inch_2016
장명훈_무제_홍대_피그먼트 프린트_8×8inch_2017
그 일을 다시 떠올리게 된 것은 십여년 뒤 낡아진 몸을 추스르면서 였다. 용산 인근에 거처를 마련하고 산책을 다니면서 주변에 조금씩 쌓이는 빛들을 알게 되었다. 미군주둔 이후 손 타지 않은 나무들이 무성한 녹색 벽을 만들었고 푸르른 공실에 내려앉은 빛을, 나는 오롯이 감싸 담기 시작했다. 촉각으로서의 빛, 초등학교 말부터 카메라를 잡았으니 근 삼십년 동안 사진을 매만졌지만 멀쩡할 때는 모르던 감각이었다. 차가운 눈보라 사이로 바늘처럼 따끔대던 빛은 민들레가 피면서는 살갗 위로 발정난 거품처럼 보글댔다. 하여 뜨거운 시간을 부양하던 땡볕은 높은 구름 아래서 여름을 화장시키고 반짝임은 물화되어 비 내렸던 한해. 그렇게 일년 이년이 지나고 조금씩 빛들을 필름에 새길 수 있게 되었다. 소리를 듣지 않으면 셔터 작동여부도 알 수 없는 롤라이코드를 품고서 영롱이라 할 수 있는 것들을 오려 모았다. 사진은 빛의 자국이나 광자와 파동의 남은 진동들은 렌즈를 통해 온기로 자리하길 원했다. 이로서 빛과 그림자를 다시금 평면에 놓아본다. ■ 장명훈
*각주 1) 암흑 에너지(暗黑energy, 영어: dark energy)는 우주에 널리 퍼져 있으며 척력으로 작용해 우주를 가속 팽창시키는 역할을 한다. 우주 안에 있는 모든 물질들은 중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만약 우주를 팽창시키는 암흑에너지가 없다면 우주 자체가 물질들의 중력에 의해 수축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우주는 우주 안에서 물질들이 끊임없이 새로 만들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팽창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그 팽창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기까지 하다. 이것은 우주 안에 있는 물질들의 중력을 모두 합친것보다 더 큰 어떤 힘이 우주를 팽창시키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힘을 암흑에너지라고 하며 어떤 것인지 모르기 때문에 '암흑'이라고 부른다.(출처:위키피디아)
modified at 2017.12.29 12:30:17 by zabelmodified at 2017.12.29 12:31:14 by zabelmodified at 2018.01.04 18:35:27 by zabel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