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과 허구 : 경계를 넘나드는 다큐멘터리
2011 일민미술관 다큐멘터리 아카이브 정기상영회 2011_0215 ▶ 2011_0227 / 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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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00502e | 2010년 정기상영회로 갑니다.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월요일 휴관
일민미술관 ILMIN MUSEUM OF ART 서울 종로구 세종로 139번지 제1전시실 Tel. +82.2.2020.2055 http://www.ilmin.org/
일민미술관은 2011년 다큐멘터리 아카이브 정기상영회 『진실과 허구 : 경계를 넘나드는 다큐멘터리』를 마련합니다. 다큐멘터리라고 하면 흔히 '연출되지 않은 사실', '객관적 진실'을 기대합니다. '사실적이고 진정성을 가진 기록'이라는 그 의미처럼 다큐멘터리는 진실/사실만을 기록한다는 오래된 신념이 존재해 온 것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굳건한 전통과 함께 논픽션, 다큐멘터리 드라마, 페이크 다큐, 모큐멘터리 등 다른 관점과 방법으로 세상을 말하고 보여주는 다큐의 새로운 흐름들도 존재합니다. 기존 다큐의 개념이나 전통과 교차하고 충돌하는 다큐멘터리의 또 다른 흐름들은 리얼리티,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 구분, 새로운 차원의 리얼리티라는 의미들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다큐멘터리와 극영화의 이항대립을 해체하는 보편적인 흐름 속에서, 2000년대 이후 한국 독립다큐멘터리 진영 역시 고전적 다큐멘터리의 범주를 벗어난 새로운 시도들을 본격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진실과 허구 : 경계를 넘나드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진실을 담아내는 여러 방식들을 마주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자 합니다. ■
일민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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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가 있었다 House of the Freshness_안건형_116min_2008
1. 고양이가 있었다 House of the Freshness | 안건형 | 2008 | 116min ● 갑이는 해운대 주변 횟집의 아들이다. 주변에 횟집이 많이 늘어나 장사가 안되고, 그래서 식구들 모두 돈이 부족해 힘들어한다. 부엌에서 일하는 이모님은 황혼이혼을 했다. 제사를 지낼 필요가 없고, 그래서 희망도 없다. 아직 어린 조카 호성이는 항상 새로운 놀거리를 찾아 다닌다. 갑이의 어머니는 편찮으시다. 운동을 해서 나아지기를 갑이는 바라지만 어머니의 관심사라고는 횟집의 장사와 아들의 결혼뿐이다. 어머니는 아들들에게 집과 장사를 물려주어 집안이 살아나길 빌지만, 갑이는 그걸 바라지 않는다. 어느날 갑이는 길에서 고양이를 한 마리 주워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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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시블루스 Taxi Blues_최하동하_105min_2005
2. 택시블루스 Taxi Blues | 최하동하 | 2005 | 105min ● 서울에는 2만여 대의 법인택시와 4만여 대의 개인택시, 도합 7만여 대의 택시가 시내를 누빈다. 보통 12시간 근무, 주야 2교대로 근무하는 택시 기사들은 하루에 20-30회 승객을 태워야만 8-10만 원대인 사납금을 채우고 잔돈푼을 가져간다. 그렇게 그들은 서울 구석구석을 달리고 다종다양한 사람들을 옆자리 혹은 뒷자리에 앉힌다, 2003년 8월, 난 그 7만여 대의 택시 중 한 대를 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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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두기비디오 Mokdugi Video_윤준형_53min_2003
3. 목두기 비디오 Mokdugi Video | 윤준형 | 2003 | 53min ● 이야기는 한 여관의 몰카에 찍힌 이상한 물체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한다. 인터넷에서는 이 물체가 틀림없이 귀신일거라는 이야기가 떠돌기 시작하고, 이 소문을 들은 한 피디가 소문의 실체를 밝혀내기로 결심한다. 떠도는 영상과 상황을 바탕으로 이 여관이 회기동의 한 여관임을 알아낸 그는 그곳을 찾아가 그 영상이 찍힌 방을 수색한다. 여관의 주인과 주위 사람들을 취재하던 중 그는 이 여관의 주인이 20여 년 전 부산에서 일어난 충격적 일가족 살인사건의 가족의 집을 소유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결국 부산 일가족 살인사건의 발생지인 폐가를 찾아가게 되고 거기서 끔찍한 진실을 알아내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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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추말리기 Making Sun-dried Red Peppers_장희선_54min_1999
4. 고추말리기 Making Sun-dried Red Peppers | 장희선 | 1999 | 54min ● 70대인 할머니와 50대인 어머니, 그리고 20대인 딸. 3명의 여성이 각기 다른 경험과 각기 다른 꿈을 가지고 한 가족 안에서 살고 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는 서로를 가장 따뜻하게 감싸주기도 하지만, 한 개인이기에 앞서 가족 안에서 주어지는 역할들이 서로를 억압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해마다 초가을이면 아파트 옥상 한구석에서 연례행사로 치뤄지는 '고추 말리기'. 이 행사를 통과하는 할머니와 어머니, 딸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16mm 카메라와 6mm 디지털 카메라로 함께 찍기 시작한다. 다큐와 극영화를 넘나드는 자유로운 양식, 그리고 사람과 영화, 여성과 영화, 현실과 드라마 이 모든 것을 유쾌하게 그리고 솔직 담백하게 그리고 있는 영화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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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로틱번뇌보이 Erotic Chaos Boy_최진성_80min_2005
5. 에로틱 번뇌보이 Erotic Chaos Boy | 최진성 | 2005 | 80min ● 세상엔 두 종류의 사랑이 있다. '빡센 사랑'과 '엄청 빡센 사랑'. 시작은 원래 빡세지 않았다. 본의 아니게 엄청 빡센 사랑 이야기가 되어버린 나의 에로틱 번뇌 스토리. 하긴, 언제는 사랑이 럴럴했었나. 이 영화를 보는 당신은 지금 어떤 사랑을 하고 계시나요? 이 영화에 나오는 모든 것은 소설 속의 주인공이 말하는 것처럼 간주되어야 한다.
일민미술관 다큐멘터리 아카이브 ● 일민미술관은 사회적이며 동시대적인 시각문화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는 미술관을 지향합니다. 이를 위해 시사성이 있는 영상작품으로 이루어진 다큐멘터리 아카이브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민미술관 다큐멘터리 아카이브는 2002년 신설된 후, 270여 편의 국내외 주요 다큐멘터리와 100여 편의 비디오 아트를 소장, 관리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소장 작품 편수를 늘려가고 있습니다. 다큐멘터리 아카이브는 일반인들에게는 평소에 접하기 힘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으로, 상영기회가 제한된 비상업적 다큐멘터리 감독과 제작자들에게는 많은 사람들에게 작품을 알리는 기회의 장소로 활용됩니다. 다큐멘터리 아카이브의 소장 작품들은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으며, 교육적 자료로 무상 제공되거나 미술관의 전시관련 프로그램을 위한 자료로 사용됩니다. 다큐멘터리 아카이브는 일민미술관 4층에 자리하고 있으며, 개인 모니터, VCR/DVD Player, Headset, VCD 감상을 위한 멀티미디어 컴퓨터를 갖추고 있고 다큐멘터리 관련 서적을 비치하고 있습니다. 또한 상영회를 개최하여 보다 많은 관객들과 함께 국내외 주요 다큐멘터리를 관람하는 기회를 만들고 있습니다.
□ 아카이브 이용방법 - 이용장소_일민미술관 4층 다큐멘터리 아카이브 - 이용시간_평일 오전 10시-오후 6시 / 토, 일 오전 11시-오후 4시 - 이용방법_일민미술관 홈페이지 http://www.ilmin.org/에서 검색하거나 아카이브에 방문 하여 비치된 목록을 통해 원하는 작품을 선택하여 감상할 수 있습니다. - 일민미술관 다큐멘터리 아카이브 이용은 무료입니다.
Decoding
김병준_김지연_서이겸_이정희展 2011_0215 ▶ 2011_0227 / 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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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준_your portrait 1_캔버스에 유채_259.1×193.9cm_2010
초대일시 / 2011_0215_화요일_06:30pm
참여작가 / 김병준_김지연_서이겸_이정희
전시기획 / 김호경
Opening Concert / 어쿠스틱밴드 '셋이서'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CSP111 ArtSpace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188-55번지 현빌딩 3층 Tel. +82.2.3143.0121 blog.naver.com/biz_analyst
『Decoding』展은 CSP111아트스페이스 전시지원프로그램으로 세상을 향해 날개 짓을 시작하려는 신진작가 김병준, 김지연, 서이겸, 이정희와 함께 기획한 전시이다. decoding은 '해독'이란 뜻으로 코드화된 기호를 푸는 과정을 말한다. 작가는 세상과 자신의 경험을 그들의 심리 방식으로 작업에 기호화 시켰다. 그들의 기호는 판독의 단서가 되는 형상을 균형과 조화 속에서 제시하면서도 불투명한 채로 남겨놓고 있다. 그들만의 무의식 기호의 재현성을 작품을 통해 관람자와 공감하고자 한다. 관람자는 작품 속 기호를 그들만의 방식으로 해석하는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거쳐 상상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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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준_your portrait 2_캔버스에 유채_259.1×193.9cm_2010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나의 물질적 욕망은 너무나도 거대해지고 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물질 만능사회에서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는 우리의 미래는 아이러니하게도 왜 밝아 보이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다. 요즘 젊은이들의 너무나도 흔한 고민이지만 풀기 쉽지 않다. 지금 우리의 얼굴 속 표정은 어떤 모습을 짓고 있을까?(김병준) ● 김병준의 작품은 우리의 모습을 반영하는 하나의 은유적 자화상이다. 작가는 작품 속 인물과 대면하면서 그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가벼워 보이면서도 무거운 그의 붓질로 나타내었다. 관람자는 작품의 크기에 압도되고 그의 기호화된 이야기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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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연_∞-A_캔버스에 혼합재료_193.9×259.1cm_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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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연_∞-B_캔버스에 혼합재료_112.1×162.2cm_2010
'유토피아'란 '없는'과 '장소'라는 두 말을 결합하여 만든 용어로서 현실적으로는 아무데도 존재하지 않는 이상의 나라, 또는 이상향을 가리키는 말이다. 반면 '디스토피아'란 가장 부정적인 암흑세계의 허구성을 그려냄으로써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모습을 가리킨다. 나는 화면 속에서 즐거움과 어두움, 즉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가 공존하는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상상속의 제 3의 공간을 만들어 내어 제시한다. 내가 제시하는 제 3의 공간속에서 느껴지는 그 공간의 느낌은 경쾌함이나 즐거움일 수도 있고 우울함, 암울함일 수도 있다. 이러한 느낌은 나와 같이 결핍으로 인해 욕구를 충족하기를 원하는 사람 혹은 이런 것들에 대해 전혀 생각도 안 해본 제 3자가 어떤 시각으로 해석하고 바라보느냐에 따라 느낌과 내용은 결정되어 질 것이다. (김지연) ● 김지연의 「∞_ space(무한공간)」작업에 표현된 '나'는 나의 결핍된 부분을 채우려는 욕구에서 시작되었다. 작가는 원하고 상상하던 공간을 만들어 대리만족을 하며 관람자가 해석 하는 방식에 따라 공간 속에서 욕구와 희망을 상호교환 하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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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이겸_가장 지루한 질병_캔버스에 유채_162.2×162.2cm_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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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이겸_가장 지루한 질병_캔버스에 유채_146×146cm_2010
내가 겪는 정신적 상처는 신체적 상처로 드러난다. 언젠가부터 내몸에 짓이겨진 문신처럼 남은 흉터가 존재 한다. 흉터 자체만으로 정신적 상처가 되지 않았지만 성장하면서 그 흉터들은 나에게 참을 수 없는 존재가 되었고, 이제는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정신적 상처가 되어 간다. 이 현상들은 타인에게 비춰질 때 더욱 심화되기도 하고, 조금은 치유되는 경우도 있지만 깨끗이 나을 수 없게 한다. 스티커를 붙였다가 떼인 자국처럼, 화상을 입은 듯 한 자국처럼 내 몸에는 원하지 않는 문신들이 새겨졌다. 나는 그 흉터들이 싫지만 굳이 치료하거나, 해결하려고 애쓰지 않는다. 이는 나 자신이 나 자신을 일정한 거리를 두고 관찰하는 것이고, 이는 세상을 보고 읽는 방식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나도 모르게 항상 관조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서이겸) ● 서이겸은 자신의 상처가 타인에게 비춰질 때 치유되는 경우와 심화되는 경우의 순환적 과정을 색채 리듬감으로 표현해 낸다. 관람자는 무의식 안에 억압 되어있다가 현재 영향을 미치는 프로이트의 사후성 논리에 따른 해석과정을 경험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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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희_VOGUE GIRL JUNE 2010 P260_캔버스에 유채_130.3×162.2cm_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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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희_VOGUE GIRL JUNE 2010 P261_캔버스에 유채_193.9×259.1cm_2010
그림 속 인물들은 어딘가 부자연스럽고 인물간의 구성과 포즈들이 경직되어있다. 이들은 잡지 속에 존재하는 모델들이다. 눈에 익숙하고 흔한 잡지 속 인물들을 재조명하여 표정에서 드러나는 감정을 통해 작가 자신이 포함된 젊은 세대의 감성과 고민들에 대해 생각해본다. 어쩌면 젊은 세대를 통틀어 말하기보다는 그들을 '나'화 시켜서 절제된 듯 한 표정 속에 내가 느끼는 개인적인 감정들을 담아 계속해서 나를 그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잡지이미지의 인물은 옷과 가격을 제시하는 수단으로 존재하지만 작품에서는 인물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 새로운 이야기를 암시한다. (이정희) ● 이정희는 모든 사건과 일을 가볍게 생각하는 젊은 세대의 습관적인 특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것을 부정적이거나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않고 절제된 표현으로 '젊은이들' 그 자체를 담았다. 기호로 암호화 된 잡지 속 모델의 이미지를 작가의 작업 방식으로 해석 하면서 관람자가 또 다른 식으로 상상할 수 있도록 해준다. ● 이번전시는 관람자 개개인의 자유연상을 통한 새로운 의미의 가능성을 열어 놓고 해독의 수단으로 작가들의 드로잉, 음악, 일기, 꼴라주가 함께 하는 복합적인 전시 공간을 이룬다. 미술작품과 공연으로 확장된 예술 공간 속에서 관람자는 보고 듣는 경험으로 해석하며 창조적 활동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
김호경 The Competition
강민석展 / KANGMINSEOK / 姜岷汐 / painting 2011_0219 ▶ 2011_0225 / 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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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민석_경쟁 Comptition NO.3_혼합재료_60×130.3cm_2011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강민석 홈페이지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1_0219_토요일_05:30pm
관람시간 / 10:00am~06:3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맥 GALLERY MAC 부산시 해운대구 중2동 1510-14번지 웰컴하우스 2층 Tel. +82.51.744.2201 gallerymac.kr
멀리서 바라보는 도시는 자유로움 속에 평등과 법규, 절제와 규칙 등의 성격을 가진 채 살아있어 보인다. 규제라는 울타리 안에서 목적지를 향해 달리는 도시 안의 수많은 자동차들은, 각기의 꿈과 희망을 위해 체계적이고 계획적이며 반복적인 행동으로 도시의 이미지를 대변하며, 이는 복잡한 도시 속 사람들의 획일화 된 이미지를 또한 나타내기도 한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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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민석_경쟁 Comptition NO.2_혼합재료_60×162.2cm_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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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민석_경쟁 Comptition NO.1_혼합재료_60×162.2cm_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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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민석_나타나다 Come in sight_혼합재료_130.3×60.9cm_2010
이 자동차들은 서로 경쟁하듯 삶 속에 목표의식을 가지고 도전하고, 그 과정에서 즐거움을 얻고, 나아가 사회의 내면적 고뇌를 탐구하고 윤리적 고찰하는 과정마저 보여지고 이는 내가 보는 인간의 모습을 대변한다고 느끼곤 한다. 또한 이 과정들은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 기대, 흥분을 안겨주며, 목적지 다다를수록 발생하는 갈등, 모험, 도전을 통해 이상향에 다가가는 감각적 충족을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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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민석_웜홀 Worm hole_혼합재료_116.8×116.8cm_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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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민석_도망치기쉬운방법 Easy way out_혼합재료_79.5×130.3cm_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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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민석_블랙홀 Black hole_혼합재료_87×116cm_2009
이러한 감각적 충족은 나의 작품에 등장하는 터널, 놀이기구, 크레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나는 그 속에서 즐기면서도 떨어져서 관찰하며 또한 감각적 충족을 또한 추구하고 충족한다. 나는 내가 왜 이러한 것을 추구하고 충족하는지 아직 그 분명한 이유를 알지 못한다. 다만 내가 무엇을 추구하고 그것에 의해 충족된다는 것을 발견했을 뿐이다. 아직은 나열된 나의 아이콘들의 의미를 찾아가며, 나는 내가 왜 이러한 것들에 왜 관심을 갖는지 알고 싶다. 아는 것은 내가 경쟁에 민감하며, 나의 사회적 나이는 내게 그것이 당연하다는 것을 받아들이라고 말해준다는 것이다. 경쟁, 그 속의 다양한 감각들, 그리고 바라보는 나. 현재 내가 계속 지켜보고 있는 나와 나와 비슷한 사람들의 모습, 그것을 나는 지금 그리고 있다. ● '나는 달리고 있고, 경쟁 중이며, 또한 그것을 바라보고 있다.' ■
강민석 깊이를 알 수 없는 연못: Abyss
왁구바리셰이크展 2011_0219 ▶ 2011_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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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깊이를 알 수 없는 연못_3채널 비디오 설치_2011
초대일시 / 2011_0219_토요일_05:00pm
참여작가 / 권재한_최윤희_이동훈_임경미_노종남_이상규
관람시간 / 12:00pm~08:00pm
플레이스막 placeMAK 서울 마포구 연남동 227-9번지 1층 Tel. +82.17.219.8185 www.placemak.com
깊이를 알 수 없는 연못, 막연하다. 막연한 연못에 무엇이 빠졌을까? ...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르는 오래된 연못이 지금도 어딘가에 있다. 지금을 살고 있는 사람(현대인)들이 겪는 가장 막연한 고통은 무엇일까? 왁구바리셰이크는 눈에 보이지 않으면서 현대인들을 괴롭게 하는 연못 속의 침전물을 “불안”으로 꼽았다. 불안은 두려움 전의 정신적인 지속상태로 암암리에 우리를 괴롭힌다. 의식하지 않는데 의식하고 있는 것, 두려운 줄 몰랐는데 두려워 하는 것 등이다. 왜 우리는 인식하지 못하고 정확한 원인을 알지 못하는 데도 불구하고 여러 종류의 불안에 사로잡혀 있는 것일까? 앞서 불안이 현대인을 괴롭게 하는 요소라 했지만 사실 왁구바리셰이크가 이야기 하는 불안은 현대인들이 늘 상 괴롭다고 느끼는 것이 아니다. 삶 속에서 너무나 빨리 스쳐가거나 너무 깊숙한 곳에서 베어 나와 무엇인지 모르겠는, 안개 같은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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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깊이를 알 수 없는 연못_3채널 비디오 설치_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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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깊이를 알 수 없는 연못_3채널 비디오 설치_2011
불교에서 보는 고통의 원인은 무명(無明)으로서 무명이란 '고통의 원인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을 의미한다. 바꿔 말해 '고통의 원인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 바로 고통의 원인' 이라는 자기 지시적(Self-referential) 구조를 지니고 있어, 실제로 고통을 벗어나기 전에는 무명이 무엇인지도 알 수가 없도록 되어있다. 우리가 안다고 착각하는 것은 다만 문자에 불과할 뿐이라는 것이다. R. May에 의하면 공포는 구체적이고 특정한 위험에 대한 반응인 반면에 불안은 불 특정적이며 애매모호하며 대상이 없는 위험에 대한 반응이라고 했다. 이처럼 공포는 위협을 주는 대상을 알고 있어서 위협적인 상황에서 대응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지만 불안은 그 대상이 모호해 스스로 자각 하고, 대응하기보다 오히려 오관이 희미해져 현기증까지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모름으로 불안이 형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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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byss-KM_설치_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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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byss-DH_설치_2011 / Abyss-YH_설치_2011
이에 왁구바리셰이크는 불안의 시작을 알아보고자 했다. 극명한 해답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왜?' 라는 질문만으로도 불안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한 작가들은 불안의 연못을 만든다. 관객들의 눈앞에 놓여 진 연못은 특정적인 불안을 담고 있다. 무명(無明)하여 겪는 불안을 해소하려는 시도는 경제적 현실 속에선 현대인들에게는 사치일 수 있다. 하지만 꼭 한 번쯤은 생각해볼 만한 것이 아니겠는가? 근원적인 불안의 심연에서 수면위로 코를 내밀어 숨 쉬어 보게 되는 것만으로도 삶에 대한 긍정적인 의미를 다시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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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byss-JN_설치_2011
왁구바리셰이크는 '왁구바리'라는 명사에서도 추측할 수 있듯 주로 평면 작업을 해온 6명의 작가로 구성된 단체다. 그들은 대전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평면 작업에만 국한되지 않는 다양한 작업을 위해 단체를 만들어 프로젝트들을 직접 기획/진행 하고 있다. 프로젝트들은 작가 단체인 왁구바리셰이크 뿐만 아니라 작가들 개개인의 작업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작품의 소재나 내용, 실현 방식 등에서 다양한 실험을 가능케 하고 전시의 공간을 연구한다거나 작업의 관계에 대한 연구, 심지어는 작품 담론의 깊이를 쌓아가는 데 있어서도 작가들의 단체 활동은 활성제이자 각성제가 된다고 말한다. 앞선 두 프로젝트에 이어 이번 플레이스막에서의 작품 활동도 6명의 작가들에게 좋은 반향이 되었기를 바래본다. ■
막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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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byss-JH_설치_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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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byss-SK_설치_2011
현대인들은 고독한 군중의 사회 안에서 어딘가에 잠재하고 있을 내면적 불안을 안고 산다. 운과 환경, 사고, 병과 죽음의 공포, 우연과 뒤늦은 발달, 적절한 시운과 불행 모든 것이 불안의 대상이며 개개인에게 있어서 그 기분들은 저마다 다를 것이다. 내재된 불안의 무엇이라 설명하기 힘든 그리고 예측하기 힘든 불측지연이라는 말로 짧게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연못 속에서 연못 밖으로 나가야 하는지, 아니면 그 안으로 더 들어가야 하는지 또한 역시 막연한 일이다. 우리는 작업의 결과물에서 사유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고 싶다. 결국 불안이라는 정서는 행복한 일상 안에서도 함께하는 것이며, 하이데거의 말처럼 우리 인간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불안을 느낀다고 했으니... ■ 왁구바리셰이크
머물지 않음...MONOXIA
고석명展 / KOHSUKMYUNG / 高錫銘 / photography 2011_0223 ▶ 2011_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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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석명_북해도_사진_67×100cm_2010
초대일시 / 2011_0223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갤러리 토포하우스 TOPOHAUS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4번지 Tel. +82.2.734.7555/+82.2.722.9883 www.topohaus.com
인간이란 혼자 와서 홀로 가는 것, 그러기에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외로움에서 벗어날 수 없는 가 봅니다. 자연에서 나뭇잎 하나 같은 것 없이 제 각각의 모습을 하고 있듯이 개개인도 자기의 독특한 개성으로 홀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 평소 인간의 고독한 모습에 관심이 많은 저는 이번에 여성 특히 중년 여인의 고독에 촛점을 맞추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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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석명_역삼동_사진_67×100cm_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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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석명_여의나루_사진_67×100cm_2010
일반적으로 우리 여성들은 젊은 날 결혼, 출산, 육아, 자녀교육 등으로 자기 희생과 봉사를 하면서 정신 없이 지냈을 것입니다. 그러다가 40대 후반이 되면 시간적 여유가 생겨 이제까지의 자기 인생을 되돌아보며,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이어 갈 것인지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이때 함께 외로움도 많이 느낀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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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석명_여의도_사진_67×100cm_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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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석명_화도면_사진_67×100cm_2010
중년 여성들이 이렇게 외로움에 빠질 때 주로 가는 곳은 어디일까, 그럴만한 곳을 헤아려 보았습니다. 고궁을 찾기도 하고, 강변을 거닐기도 하며, 버스나 기차를 타고 홀연히 어디론가 떠나기도 하고, 종교나 문화 공간의 문을 두드리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사진기를 들고 그런 곳을 찾아 가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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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석명_강남_사진_67×100cm_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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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석명_봉은사_사진_67×100cm_2011
그곳에서는 아주 간혹 누구도 동반하지 않은 여성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의 뒷모습은 앞모습이 숨기고 있는 속마음을 말해주는 것 같더군요. 인간의 뒷모습에는 거짓이 없다고 하지 않던가요. 여인의 고독한 모습은 이미 많은 예술 작품을 통하여 표현되어 왔습니다. 같은 주제이나, 저는 초보자의 풋풋한 시각으로 대상을 바라보고서, 소박하지만 의미 있는 작품을 만들어 보려고 노력하였습니다. 그 중에서 『머물지 않음...MONOXIA』라는 제목에 걸맞는 작품들을 모아 전시회를 마련하였습니다. ■
고석명 About shatter
권선展 / KWONSUN / painting 2011_0211 ▶ 2011_0228 / 일,공휴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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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선_about shatter4_캔버스에 유채_163×97cm_2010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09:00am~06:30pm / 일,공휴일 휴관
송은 아트스페이스 SONGEUN ART SPACE 서울 강남구 청담동 118-2번지 Tel. +82.2.3448.0100 www.songeunartspace.org
언제부터인가 나는 현재의 나의 모습에 답답함을 느낀다. 여간해서 뚫릴 것 같지가 않은 벽 앞에서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하고 무력감을 느끼기도 한다. 미래를 기획하거나 과거를 회상할 때 또는 이미지를 떠올려 작업을 하고자 할 때 이러한 기분은 회색빛 레이어를 한 겹 씌워놓은 것처럼 시야를 흐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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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선_about shatter3_캔버스에 유채_163×97cm_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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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선_Dermatoglyphics - birds_유채, 카멜레온 잉크_각 61×61cm_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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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선_dermatoglyphics-butterfly_유채, 카멜레온 잉크_각 120×120cm_2010
나의 작업실은 새로 리모델링을 하였다. 어느 날 작업실에 앉아 벽의 한 구석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데 문득 내 눈으로 벽의 균열이 들어왔다. 깔끔한 벽면에 웬 균열? 하며 잘 들여다보니 벽체 구석구석 더 많은 균열들이 있었다. 균열이 난 자리엔 페인트들이 일어나고, 일어난 페인트 밑으로는 시멘트 구조물이 보였다. 나는 균열 간 페인트들을 손톱으로 떼어내며 페인트칠을 하기 이전의 벽체-본래의 벽체 혹은 벽체의 본질-를 마주하고 앉았다. ● '답답하게 놓임'을 인간의 본질이라도 되는 듯이 수용해오던 나는 문득 이 답답하게 '처해있음'의 원인을 물어가기 시작한다. 답답한 "처해있음"에서 나는 어떠한 행위를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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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선_About shatter 5_캔버스에 유채_163×97cm_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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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선_About shatter 6_캔버스에 유채_163×97cm_2011
인간은 그들이 속한 사회의 문화적 경험과 규범을 통해 행동양식이 규정지어진다. 사회집단의 규범, 도덕, 가치, 신념 등의 문화가 전승되는 과정을 통해 한 집단의 개체로 존재가치를 부여받은 뒤에도 자신의 행동에 대한 타인의 기대를 의식하게 된다. 이러한 사회적 상호작용은 개인의 사회성을 발달시키고 사회적 참여를 가능케 하는 의사소통 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들은 하나의 집단을 형성하고 그 안에서 자신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다-그것이 발전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구축된 사회적 특수성에 위배되는 자들은 특수한 환경에 강제로 영입되어 재사회화 된다. 작은 분자의 단위로 이루어진 경험의 축적 중 현재의 시스템에 맞지 않는 몇 개의 분자들은 버려진다. 결국 인간들은 자신의 특수한 본질을 거세당한다. 이렇게 수용적인 세계의 이미지로서 조명하고 그것을 컨트롤하기 위한 작업은 파시즘, 군국주의 같은 이데올로기에서도 발견된다. 극단적인 전체주의는 개개인의 특수성을 무시하고 마치 소화시키기 편한 유동식과 같은 인간세상의 이미지를 만든다. 그들은 결코 부서지지 않을 인간세상의 구조물을 지은 듯하지만 그것 때문에 유약해져서 세계는 한꺼번에 깨부술 수도 있고 당장 깨부숴지지 않더라도 주변의 다른 환경적 조건들에 반응하여 조금씩 서서히 부서져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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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선展_송은 아트큐브_2011 권선_About shatter_설치_180×75×75cm_2011
나는 '처해있음'의 답답한 기분으로부터 출발한 사색의 과정을 페인팅이라는 구체적인 방법으로 제시한다. 벽에 페인트를 칠하고 떼어내는 행위를 하며 결과적 이미지로부터 역(易)추적하는 방법으로 내가 느낀 기분과 그에 대한 일종의 사적인 투쟁(해결은 아닐지라도)의 행위를 보여준다. 본 작업에서 나 역시 콘크리트 벽의 한 면을 하나의 색으로 칠하는 전체주의적인 행위를 한다. 그러나 처음엔 벽체와 일체화 된 듯 보이던 페인트는 빛에 의해 변색되고 습도와 온도에 반응하면서 벽체로부터 균열을 내며 떨어져 나간다. 나의 작업은 이렇게 우리의 본질이 어떤 식으로 형성되고 변화되며, 어떤 상황으로 소멸되는가 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 과연 우리는 어떤 색안경에 둘러싸여 이 세상을 바라보고 있을까. 나는 벽의 페인트를 떼어나는 나름의 투쟁적인 행위를 통해 다소 선언적인 생각에 이르렀다. 아직 결정되지 않은, 유예된 우리의 본질을 알기 위해서는 가장 바깥 껍질부터 벗겨내는 소멸의 과정을 경험해야 한다고... 비록 우리 삶의 이미지가 너무 복잡하고 많이 채색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無)에 이르기까지 하나씩 하나씩 벗겨내어 보자고... ■
권선 Authentic
김성윤展 / KIMSUNGYOON / 金晟潤 / painting 2011_0224 ▶ 2011_0327 / 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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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윤_Running Deer Shooting, Chris Crick_캔버스에 유채_193.9×130.3cm_2010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00225g | 김성윤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1_0224_목요일_05:00pm
작가와의 대화 / 2011_0224_목요일_05:00pm 참석 / 전유신_아르코미술관 큐레이터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현대_16번지 GALLERY HYUNDAI 16 BUNGEE 서울 종로구 사간동 16번지 Tel. +82.2.722.3503 www.16bungee.com
수공(手工)으로 만들어진 근대 올림픽 기념초상화 ● 김성윤의 작업은 초창기 근대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을 현대적인 초상화의 형식으로 재현한 작품들이다. 본래 고대 그리스인들이 제우스 신에게 바치는 일종의 종교행사로서의 운동경기에서 유래한 고대 올림픽이 근대적인 올림픽으로 재탄생한 건 1896년의 일이고, 올림픽이 국제대회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한 건 1908년 제4회 런던 올림픽에서부터 였다고 한다.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렸던 제1회 올림픽에 참가한 국가와 선수들의 수는 13개국 311명에 불과했다고 하는데, 김성윤의 말에 따르면 기록사진을 통해 본 초기 올림픽은 지금의 올림픽과 비교하면 시골 장터의 떠들썩함과 소박함이 공존하는 그런 것이었다. ● 김성윤의 작품은 스포츠의 활기와 강인함을 드러내는 경기하는 선수들의 모습이 아니라 경기 후에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제작된 기념초상화의 형식을 띄고 있다. 초상화의 주인공들은 트로피를 한 손에 들고 있거나 자신이 출전했던 경기를 상징하는 기념물과 함께 진지한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소위 쫄바지로 불리는 몸에 딱 달라붙는 하의나 내복을 연상시키는 의상을 입고 있는 그들에게서 현대적인 스포츠 영웅의 카리스마를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실제로 초기 근대 올림픽에는 유니폼이랄 것이 없었고, 전문 직업 운동선수가 있었던 것도 아닌 만큼 지금의 전문화되고 고도로 과학적인 스포츠의 제전인 현대적 올림픽에 익숙한 우리에게 초기 근대 올림픽은 낯설고도 어설픈 코미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 김성윤은 초기 올림픽 기념사진들을 보았을 때 자신이 느꼈던 어설픔, 옛스러움, 몸매를 그대로 드러내는 운동복을 입은 남자선수들이 불러일으키는 기묘하고도 우스꽝스러운 느낌을 자신이 좋아하는 화가 중 하나였던 존 싱어 사전트(John Singer Sargent : 1856-1925)가 그렸다면 어땠을까라는 가정으로부터 이번 작업을 시작하게 된다. ● 사전트는 미국에서 태어났으나 19세기 말 파리로 이주해 작업했던 초기 인상주의 화가 중 한 사람으로, 특히 유럽 상류사회 인물들의 초상화로 이름을 알린 작가이다. 아카데믹한 화풍에 기반하면서도 전통적인 형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색채와 기법을 도입했던 그는 1894년 발표한 『마담 X』가 보여준 대담하고도 사실적인 묘사 때문에 파리 사교계에서 퇴출당한 화가이기도 하다. 사전트의 생전에 근대 올림픽이 시작되었고, 당시 초상화의 대가였던 사전트가 올림픽 영웅의 초상화를 그린다면 어땠을까라는 가정은 시대적 연결고리만으로는 충분히 개연성이 있는 상상일 수 있지만, 100여 년이란 시간이 지난 후 사전트와 올림픽 기념초상화를 연결시키는 건 흥미로운 발상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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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윤_Chris Crick Mimicking deer_캔버스에 유채_100×100cm_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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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윤_Club Swinging, Steve Wilson_캔버스에 유채_193.9×112.1cm_2010
김성윤의 상상 덕에 그의 그림 속 인물들은 서로 다른 두 개의 시간 속에서 공존하게 되었다. 초상화 속 인물들은 김성윤의 그림 속 모델들이기도 하지만, 사전트의 눈과 손으로 그림을 그려보려는 김성윤의 붓끝에서 100년 전 사전트의 화실에서 그의 주문대로 자세를 취하고 자신이 그려지는 과정을 묵묵히 지켜봤을 사전트의 모델로 되살아나, 서로 다른 두 개의 시간 속에 놓이게 된 것이다. 김성윤은 이것으로도 모자라 올림픽 기념사진 속 인물들을 사전트의 화실에 있던 모델들과 똑 같이 살아 숨 쉬는 인물들로 대체한다. 그의 그림 속에서 근대 올림픽의 선수들로 분한 모델들은 실은 작가의 친구이거나 이태원에서 찾아낸 사진 속 이미지와 가장 닮은 외국인 모델들이다. 사전트의 화실에서 모델하기의 어려움과 불만을 토로했을 사전트의 모델들과 마찬가지로, 김성윤의 모델들 역시 때로는 화가에게 왜 이런 민망한 의상을 입어야만 하는지 불만을 드러내기도 하는 살아있는 인물들로, 김성윤은 실존하는 모델들의 그 불만까지도 화폭에 포착하여 그 현장성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 모델들이 착용하고 있는 운동복과 소품들 역시 작가가 직접 한 땀 한 땀 제작한 것들이다. 작품의 배경은 물론 경기의 상징물 등 거의 대부분의 소품이 그의 손에 의해서 제작된 것이다. 재현의 밑바탕이 되는 사진 이미지가 고스란히 존재함은 물론, 소품들을 상상에 의해 창조하거나 또는 디지털 합성이미지로 제작한 후 재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성윤은 작품 속의 무대와 소품을 모두 수공으로 제작한 후 사진으로 촬영해 다시 회화로 재현하는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는다. 『Swimming Obstacle Race, Susumu Nobuhide』에서 배경에 등장하는 창의 이미지 역시 작가가 직접 벽 위에 그린 후에 다시 재현한 것이고, 커튼과 모델이 입고 있는 옷과 모자 모두 작가의 손으로 제작된 것이다. 근대 올림픽 기념사진 속의 인물들을 소품과 배경이 갖추어진 무대 공간속으로 불러내 100년 전의 기쁨과 환희를 재연시키고, 그것을 사진의 재현과 회화의 재현이라는 이중의 재현을 통해 드러내는 것이다. 그 덕분에 그의 작품은 근대 올림픽 사진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배경지식이 없이 접할 경우 잡지 화보 촬영을 위해 20세기 초의 복고풍 패션을 입은 채로 세트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델들을 그린 것으로 보일만큼 현대적으로 재현되었다. ● 이미지를 합성한 후 재현하는 대신 직접 소품을 제작하고 무대를 연출한 후 사진을 촬영하는 과정을 거쳐 대상을 재현하는 것은 소품이 만들어내는 그림자의 각도나 음영의 차이조차도 사실적으로 재현하고자 하는 김성윤의 바람에서 시작된 것이고, 이것을 통해 그는 자신이 옛날 사진을 너무 손쉽게 재현하는 것이 아님을 증명해보이고 싶었다고 한다. 그렇다고 디지털 합성이나 이미지의 차용과 조합, 편집을 통해 작업하는 다른 화가들이 모두 무성의하고 게으른 화가들은 아닐 것이다. 다만 김성윤이 이런 과정을 통해 작업을 진행하는 것은 지금 이 시대에 회화적 재현이 어떤 의미를 갖는가에 대해 스스로에게 묻고 답하는 자신과의 대화의 과정으로 보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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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윤_Figure skating, John Foster_캔버스에 유채_193.9×112.1cm_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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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윤_Gunfighter, Vianney Griffon_캔버스에 유채_193.9×112.1cm_2010
초기 근대 올림픽 기록사진은 단순히 과거의 한 순간을 포착한 스냅사진이 아니라 무수한 역사적 사실과 기억을 전달해 주는 매개체이다. 김성윤의 작품을 통해 재현된 올림픽 근대사진들은 장애물 수영이나 비둘기 사격, 달리는 사슴 쏘기처럼 지금은 사라진 과거의 올림픽 종목들을 기록한 다큐멘트이며, 올림픽 유니폼의 변천사를 보여주는 자료이기도 하다. ● 무엇보다 구 일본 제국 시대에 사용된 일본군의 군기이자 현재 일본 자위대의 군기인 욱일승천기와 일장기가 선명하게 드러난 운동복을 입은 인물이나 일본 군복을 입고 장총을 메고 있는 인물의 초상화는 일본이 20세기 초에 벌써 올림픽에 참가했다는 객관적인 사실을 읽어볼 수 있게 해주는 기록물이기도 하다. 실제로 일본은 1912년 스톡홀름 하계 올림픽부터 올림픽에 참가하기 시작했고, 일본이 올림픽에 첫 출전하기 시작했던 그 시기는 이미 일제 강점기가 시작된 이후였기 때문에 그 사실을 떠올린다면 그림 속의 욱일승천기나 군복 등을 단순한 예술적 재현의 결과물로만 읽어내기에는 지속적으로 복잡한 역사적 코드가 개입하게 됨을 부인할 수 없다. ● 올림픽 역사 사진은 회화를 통해 재현된 이상, 올림픽의 역사만을 증거하는 다큐멘트 즉, 기록물이 아니라 훨씬 더 복잡한 문화적, 역사적, 정치적 현실을 반영하는 컨텍스트로 진입한다. 더 정확히 말하자만, 단순한 다큐멘터리 기록 사진에 불과한 근대 올림픽 사진들이 김성윤의 손을 통해 현대적으로 재현됨으로써 오히려 더 복잡한 컨텍스트를 구축하게 된 것이다. 『Gunfighter, Vianney Griffon』 속의 사격 선수는 근대 올림픽 선수의 초상이라기 보다는 그의 의상과 소품 또는 총을 겨누고 있는 행위로 인해 미국의 서부시대 카우보이의 현대적인 버전 즉, 현대 미국문화의 한 단면을 그린 것이라고 해도 부인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근대 올림픽 참가 선수들의 초상사진이라는 문맥과는 전혀 다른 문맥으로 컨텍스트의 전환이 이루어진 것이다. ● 김성윤의 작업은 올림픽의 역사라는 과거를 현재화한 즉, 현재화된 과거의 한 장면들이다. 예술적 가치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다양한 재현의 코드가 내포될 수밖에 없는 주제인 셈이다. 올림픽이라는 이벤트 자체가 지닌 다양한 문화, 정치적 코드에 한국과 일본의 과거의 역사와 올림픽의 상관관계, 올림픽 기록물들에서 보이는 20세기 초 서구 세계의 문화, 정치적 코드에 이르기까지 김성윤이 구축한 컨텍스트 안에는 무수하게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과 재현의 개념에 대한 질문들이 내포되어 지속적으로 움직이며 또 다른 컨텍스트를 형성해 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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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윤_Authentic展_16번지_2011
김성윤은 올해 2월에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고, 16번지에서의 이번 전시가 생애 첫 개인전인 새내기 작가이다. 김성윤을 직접 인터뷰하기 전에 그에 대해 전해들은 사전정보는 이런 정도의 것이었고, 인터뷰를 통해 비로소 작품과 작가를 동시에 첫 대면할 수 있게 되었다. 김성윤의 작품과 작가를 만나는 그 순간, 그 장소에서 작가에게 가장 먼저 던져보고 싶은 질문이 있었다. 이 시대에 구상회화를 그린다는 것에 대해 고민해 본 적이 있는지, 고민하기를 강요당한 적은 없는지 하는 것이었다. '회화의 복권'이라는 말이 지나간 유행어처럼 들릴 만큼 회화가 다시 각광을 받고 있는 시대이긴 하지만 여전히 설치미술이나 미디어아트가 대세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고, 아무래도 다양한 매체를 실험하고 관심을 가질만한 연배의 작가가 구상회화 그것도 초상화라는 장르로 자신의 첫 개인전을 연다는 점에서 김성윤에게 무엇보다 먼저 묻지 않을 수 없는 질문들이었던 듯하다. ● 한 큐레이터는 자신의 글에서 "굳이 그림이 무엇을 드러내는 것이어야 하는지 반문하면서도 그래도 결론은 언제나 구상화가 단순묘사는 아니어야 한다는 것이다...... 추상이든 구상이든 풍부한 표현미는 그림의 덕목이자 특징이다. 그러나 그런 표현이란 생경하고 새롭지 않으면 결국 그리기의 기술을 보거나 보이려는 것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기 힘들다. 그러기에 대부분의 구상화에 좀 더 치열한 작가의식이란 무엇인지를 말하고 싶고 묻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김성윤이 아니더라도 이시대의 구상회화는 이러한 질문을 필연적으로 불러일으키게 하는 시대적 운명을 타고났다. 게다가 작가로서의 출발을 비교적 이른 시기에 '갤러리 현대'의 '16번지'에서 한다는 것과 구상회화의 복권이 전 세계 미술시장의 급성장과 일정부분 그 맥을 같이해왔다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맞물려 이제 막 작가로서의 첫 발을 내딛는 그에게 조금은 성급할 수도 있을 이런 질문들을 던져보지 않을 수 없었다. ● 김성윤은 대구 출신으로 국민대에 진학하기 전까지는 온전히 대구 지역에서 미술학도로서의 교육을 받아왔는데, 여전히 회화와 구상미술의 세가 강한 지역 미술계의 특성상 회화중심의 교육을 받았고, 그 때문인지 회화에 대한 편애의 감정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대학 진학 후에는 일종의 문화적 충격이라 부를 만큼 다양한 장르와 새로운 실험적 미술의 경향을 접할 수 있었고, 다양한 매체를 사용하도록 권유받고 실제로 영상 작업을 해보기도 했지만 회화에 대한 선호를 부정할 수 없어서 결국 회화를 선택했다고 했다. 김성윤은 인터뷰 내내 '대구?영남권 미술계'라는 말을 몇 번이나 사용하면서 그 지역적 영향이 자신에게 미친 영향이 얼마나 큰가를 드러내었다. 그러나 자신에게 회화의 기본을 가르쳐 준 곳이 그곳이지만 특유의 지역적 특수성을 벗어나서 새로운 회화에의 시도를 해보고 싶고 회화가 지닌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다는 포부를 차분한 목소리로 들려주기도 했다. ● 김성윤은 회화의 재현이 갖는 의미에 대한 고민과 그의 의도와는 다른 문맥들로 파생되는 것에 따른 재현의 다층성에 대한 고민 사이에서 아직은 재현의 본질과 위상에 대한 고민 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듯하다. 작가를 처음 만나자마자 던졌던 질문 그대로 김성윤의 재현에 대한 진중한 고민들은 그의 작품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김성윤의 작업이 재현이라는 방법론을 기반으로 하는데 따라 발생하는 필연적인 재현의 컨텍스트에 관해 그의 심도있는 고민과 명확한 시선이 좀 더 작품 속에서 드러날 수 있었으면 한다. 이제 첫 발을 내딛는 작가인 만큼 앞으로의 작업에서 김성윤의 보다 다양한 고민의 흔적들을 확인하게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
전유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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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윤_Portrait of Smoky_캔버스에 유채_80.3×100cm_2010
Hand-painted modern Olympic portraits ●
Follower : 이미지 채집
손국환展 / SONKUKAN / 孫國煥 / painting.photography 2011_0225 ▶ 2011_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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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국환_Partier-1_디지털 프린트_100×94cm_2011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손국환 홈페이지로 갑니다.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10:00pm
소노팩토리 SONOFACTORY 서울 마포구 동교동 204-54번지 태성빌딩 1층 Tel. +82.2.337.3738 www.sonofactory.com
책상서랍을 열고 그 안에 키우던 사슴벌레를 찾는다. 서랍 가득 이파리들이 시들어버렸고 그 벌레는 있어야 할 자리에 없다. 아무리 풀을 뒤적여도 보이지 않는다. 내 기억 여덟 혹은 아홉 즈음이었다. ● 그 사슴벌레는 서랍 뒤와 책상 사이 공간의 어둠 속에서 나를 응시한다. 벽에 바짝 붙어서 아무리 손으로 떼어 내려 해도 발가락에 힘을 주며 버틴다. ● 컴퓨터 앞이다. 오늘도 무언가를 생산해낸다. 만들어간다. 쉼 없이 쏟아져 나오는 이미지들, 어지럽다. 어떤 기억 속 이미지를 재생산한다. 오늘은 그 어둠 속 벌레이다. 인간을 흉내 내는 곤충들이다. ● 디지털 복원에 의해 재구성된 거대한 벌레들은 실제 같아 보이지만 기억이 만든 흉내 내는 Fake이다. 수많은 데이터의 조합으로 복원된 아름다운 허상뿐인 Nature이다. ■ 손국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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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국환_Lier-1_디지털 프린트_50×88cm_2010_부분 손국환_Lier-1_디지털 프린트_50×88cm_2010
이미지 채집 : 가상 데이터-곤충 만들기 ● 모더니즘 이후 최근까지의 예술 흐름을 보자면 관객들에게 감상적 차원을 넘어 분석과 해독의 과정을 요구하는 듯하다. 물론, 미적 체험의 기준과 범위는 분명 그 예술이 위치한 시대적 맥락을 반영하여 변화할 수밖에 없겠지만, 과거 시각적 쾌(快)를 추구했던 시대와 비교해보자면, 현대 예술은 여러가지 복선이 깔린 비밀 문서처럼 해독의 과정을 필요로하는 기표와 상징의 덩어리로 변모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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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국환_Visitor_디지털 프린트_90×130cm_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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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국환_Runner_디지털 프린트_70×110cm_2010
손국환의 작업은 이러한 측면에서 매우 솔직하며 담백하다. 그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곤충 이미지는 실제 곤충의 모습을 매우 높은 배율의 매크로렌즈로 촬영한 듯 보인다. 그러나 이상하다. 곤충들은 마치 인간처럼 서있거나 팔장을 끼고 있고 흡사 모자까지 착용하고 있다. 이 정도 되면 관객들도 지금 보고 있는 이미지가 실제 이미지가 아니라, 컴퓨터로 합성된 가짜 이미지인 것을 알아차리게 된다. 최근 실사같은 디지털 합성 이미지가 널리 사용되고 있기에 이러한 순간에 느끼는 괴리감은 실제로 그리 크지 않다. 흥미로운 지점이라면, 우리들은 이미 가상 이미지를 현실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과거 한 장의 사진이 현실 이미지인지 합성된 가짜 이미지인지 그 진위 여부가 중요하게 생각되었던 때와 비교해보자면 사뭇 놀라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에 들어서는 진위 여부 자체보다는 그러한 이미지가 어떠한 맥락에서 사용되는지가 오히려 중요해졌다. 따라서 손국환의 작업을 보며 그가 왜 곤충을 모티브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지, 또한 합성되는 과정은 어떠한지를 추적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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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국환_Partier-2_디지털 프린트_100×94cm_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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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국환_Partier-3_디지털 프린트_100×94cm_2011
그렇다면 그가 이러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프로세스를 살펴보기로 하자. 작가는 최종 이미지를 만들어내기 위해 몇 가지의 단계를 거친다. 첫 번째 단계는 자연의 일부분인 곤충의 선택이다. 그는 자신이 직접 길러보았던 곤충들에 관한 기억을 떠올려 그 생명체에 대한 감정을 가상적으로 만들어낸다. 작가에게 있어 곤충은 유년 시절의 향수 어린 기억이자 자연의 모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작점이 최종 결과물에 이르기까지의 다소 기계적인 과정들에서 나타날 수 있는 디지털 이미지의 딱딱함을 완화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두 번째는 선택한 곤충에 관한 이미지 채집 단계이다. 작가는 단순히 실제 곤충의 모습을 그래픽적으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에 올려져 있는 수많은 동일 곤충의 이미지를 채집하여, 디지털적으로 꼴라쥬한다. 이 과정에서도 감성적 차원이 개입한다. 곤충 도감에서 만나볼 수 있는 정형화된 사진이 아닌, 사진을 찍은 개인들의 감정과 시각이 녹아있는 이미지들을 주로 채집하는 것이다. 이러한 지점은 첫 번째 단계와 연결되어 왠지 모를 따스하고 친근한 감성들을 자아내게 만든다. 마지막 단계에서 작가는 만들어진 형태에 자연의 텍스쳐를 주입하여 최종 이미지의 색과 질감으로 표현한다. 작가가 지닌 자연에 대한 그리움과 경외감은 최종 결과물의 표면이 되어 다시 재생되고 있는 것인데, 이러한 정서가 작품을 제작하는 각 단계에서 투영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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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국환_Flinders_디지털 프린트_72×72cm_2010
위의 과정을 거쳐 제작된 이미지는 매우 실제적으로 보인다. 의인화된 표정과 동작을 통해 우리는 손국환의 작업이 가상화된 이미지임을 쉽게 알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지의 디테일은 매우 사실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 작품 속에 나타난 곤충들은 실제 곤충이 아닌 인공적 대체물이다. 작가는 이러한 대체 이미지를 만들면서 곤충 이미지로 대표되는 사람들의 기억을 채집하고 저장한다. 그리고는 시각적으로 재구성하여 마치 현실과 같은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이미지가 객관적 사실을 담고 있는가의 여부는 이미 중요하지 않다. 그의 작품속에 나타난 이미지는 특정 기표로서 상징 언어를 담고 있는 어려운 예술이 아니라, 관람객들에게 감성적으로 호소하는 아주 따스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다만 하나의 과정을 공유한다면 감상이 더욱 즐거워질 것이다. 당신이 지닌 유년시절의 기억들을 작품을 통해 떠올려보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손국환의 작품은 비로소 완성되기 때문이다. ■
유원준
2011.02.26 21:23:25 / Good : 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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